12월 1일
서일대 창업캠프

우연히 알게 된 업체가 있다. 작년 한 대학교 강의에서 인사를 주고 받았고, 그 이후로 연락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했다. 헌데 두달 전 10월에 창업 강의로 오랜만에 연락이 왔고, 그 이후에 한달에 2번 정도씩 강의 의뢰를 맡기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인연이라는 것은 참 신기하다. 어떤 방식으로 인연이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작은 인연도 모두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오늘도 사업계획서 작성에 대해서 강의를 하러 갔다. 지난 번에 한번 가 보았던 서일대인데, 271번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나는 유독 버스 타는 걸 힘들어 한다. 가면서 책을 보기도 힘들 뿐더러, 진짜 문제는 멀미다.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암튼 2시간 가까이 걸려서 학교에 도착했다. 강의는 잘 진행되었다. 창업경진대회 나가는 학생들이어서 그런지 집중력도 좋았다. 중간중간 학생들이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나는 그걸 대답해 나가면서 진행했는데 나는 이런 강의가 좋다. 짜여지지 않고, 그 순간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전달해 주는 것. 기존에 경영과 마케팅에 대해서 공부해 놓은 것이 그래도 도움이 되었던 느낌이다. 


12월 2일
규선이형

오늘 오후엔 사당에서 규선이 형을 만났다. 규선형과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독서 모임을 찾고 있던 나는, 아카야라는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아마추어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상당히 (?) 용기있게 자신이 공부하는 내용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올리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에 방문을 했지만, 몇번 들리면서 꽤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했고 나 역시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 지금의 정선이도 만났고 말이다. 그곳에서 첨 규선이 형을 만났다. 최근에 본 것은 작년이다. 퍼실리테이션을 본격적으로 공부한다고 말씀하셨고, 지금은 국제 공인 자격증도 딸 정도로 전념하고 계신다. 오랜 인연을 만나는 것은 참 기쁜 일이다. 과거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그렇지만, 그러한 인연을 토대로 뭔가 재미있는 일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선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친해지는 경험으론 ‘말과 행동의 일치’ 여부를 판단할 수 없기에. 이번에 규선이 형과 대화하면서 그런 것도 느꼈다. 이 세상은 너무 좁다는 것.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을 형도 잘 알고 있고, 평판은 돌고 돌기 때문이다. 더 착하게 살아가야 겠단 결론을 내리며 대화를 마쳤다. 


12월 3일
강의보단 멘토링

오늘은 오전에 사당에서 마션 프로젝트 미팅을 마쳤고, 오후에는 창업 멘토링을 진행했다. 지난 화요일에 창업 강의가 있었고, 오늘과 내일 10시간에 걸쳐서 멘토링을 진행하는 과정이었는데, 1시간에 1팀씩 5시간을 내리 만나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그리고 사실 이런 마음도 있었다. "다들 빠지지 않고 열심히 멘토링 받으러 올 수 있을까?” 대학생들 대상으로 진행할 때, 약간의 소극적인 참여를 경험한 적이 있기에, 10팀 중 몇몇은 빠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랐다. 다행히도, 아무도 빠지지 않았고, 게다가 소극적이지도 않았다. 나에겐 쉴 틈을 주지 않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다. 의미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느끼는 것이 더 싫으므로. 오늘은 5팀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했는데 하면서 나도 참 좋았다. 몇몇 친구들은 내 말에 정말 집중해 주었고, 나 역시 그들의 생각에 집중했다. 멘토링이나 코칭은 분명 강의보다 더 많은 공과 시간을 쏟아야 하지만, 만족도는 훨씬 높은 것 같다. 지난 번 자기소개서 멘토링을 할 때도 이런 기분을 느꼈다. 나는 분명, 강의 보다 이런 식의 만남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앞으론 이런 기회를 더 늘려보자는게 나의 생각이다. 아, 창업 멘토링에서 내가 중점은 둔 것은 딱 2개다. 디자인씽킹 덕분에 나의 메시지도 간단해 졌다. 1. 그게 진짜 가치있는 문제인가? 누구에게 피드백 받아봤는가? 공감이 되는 문제를 정의했는가? 2.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실제로 개발해 보았는가? 이 두가지 질문이 창업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학생들도 꽤 동의했다고 느낀다. 


12월 4일
최악의 하루

아, 최악이다. 요즘 재원이가 몸이 안 좋다. 어제 밤부터 그랬는데, 체온이 38도까지 올라가고 중간 중간 계속 잠에서 깼다. 아기가 잠에서 깨면 부모도 잠을 못 잔다. 헌데 어젠 평소보다 그 정도가 심한 편이었다. 보통은 아내가 토닥토닥 하면 금방 잠들곤 하는데, 더웠는지 힘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하더라. 거의 2시부터 2시간 정도를 잠을 이루지 못했고, 우리도 그랬다. 그 이후 평소에는 금방 잠이 잘 들던 나였는데 왠일인지 2-3시간인가 뜬 눈으로 있게 되더라. 아무리 잠을 자려고 해도 이미 깨버린 이상 어려웠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저녁쯤이면 녹초가 된다. 하지만 같은 일이 또 발생하고야 말았다. 이번엔 11시에 잠을 들려고 하는 순간부터 그랬다. 그렇게 잠을 못 잔지 지금 거의 4시간이 지났다. 중간에 아내와 다투기도 했다. 내가 인내심이 부족하니 버럭 소리를 지르게 되고, 아내도 무척이나 예민했다. 아 최악이다. 좀만 더 참을껄. 이게 새벽에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힘들게 재우면 너무 쉽게 깨고, 그걸 반복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하더라. ㅠㅜ 어찌해야 하나. 부모가 되는 건, 어른이 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12월 5일-6일
삼성 크리에이티브 멤버십

지난 1년 반 동안의 최종 결과물, 미밈 마을이 거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오늘 SCM 수업에선 지금까지 프로토타입 수준이었던 미밈마을을 확실하게 제작하는 미션을 주었다. 그리고 ‘몰입하는 시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앞부분엔 ‘개별 시나리오’를 직접 그려보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3개의 장면을 그려냈고, 발표하면서 우리 마을의 이미지를 함께 상상할 수 있었다. 거의 두시간 정도 진행된 실제 제작에서 아이들은 놀라운 준비성과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몇몇은 내가 말은 뚝딱 하면 그걸 귀신처럼 만들어서 가지고 오는 재주를 가졌다. 보면서도 감탄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나는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미래 자신의 이상적 모습'을 계속 상상해보길 원했다. 누구와 일하길 원하고,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길 원하는지 생각해보길 원했다. 그러한 지속적 상상 속에 진짜 자신만의 자아의 신화를 살기 위한 에너지와 자양분을 얻게 된다고 믿기에. 그리고 그 장면이 아무리해도 생생하게 그려지지 않으면, 그건 사실 자신의 꿈이 아닐 수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도 있기에. 1년 반이란 시간이 끝나간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시간이 다음 주 인데, 의미있고 재미있게 마무리하고 싶다. 그리고 찾아온 일요일, 설사에 몸살에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몸이 아프면 다 필요없더라. 건강이 최고더라. 


12월 8일
할머니 소식

어젯 밤, 아내에게 우리 엄마랑 할머니 소식을 들었다. 엄마는 최근에 너무 무리하는 바람에 대상포진에 걸려서 한참을 고생했고, 할머닌 많이 위독 하시단다. 산소호흡기를 부착하신 상태로 연명하고 있다고 한다. 식사는 못 드시는 상태고. 아이고.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특히 할머니 소식은 쉽게 예상하지 못했기에 더욱 그랬다. 상태가 괜찮았을 때 할머니를 본 것은 2013년 설연휴가 마지막이다. 그때만 해도, 약간 오락가락 하신 상태였으니, 그렇게라도 봐서 다행이란 마음이 든다. 그 이후로 할머닌 요양원에 계신다. 거의 3년의 기간이구나.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소식을 듣고, 미안하단 마음과 죄책감이 가장 먼저 스쳐 지나갔다. 한번씩 전화를 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고.. 연락하는데 게을렀던 나의 철없던 20내가 원망스러웠다. 오늘 새벽이었다. 요즘 재원이가 3시쯤 되면 잠에서 깬다. 그리곤 한참을 설친다. 1-2시간 정도를 말이다. 아내는 완전 넉아웃이 되고, 나는 4시반쯤 일어나서 포대기를 했다. 그러곤 한참을 재원이를 안고 마루를 걸었다. 자장자장 하면서 재우면서 자연스럽게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빠가 어떻게 자랐는지. 그리고 지금 얼마나 슬픈지. 할머니랑 산에 다니던 추억도, 시장에 다니던 추억도 있는데, 하면서 한참을 말이다.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다. 


12월 9일
우리나라 교육이란?

오늘은 안양에 계신 유진쌤과 세은쌤과 만난 날이다. 캠프 관련해서 만났는데 오랜만에 즐거웠다. 특히 좋았던 것은 학교 주위의 설산 배경이다. 아침에 일찍 간 바람에 산을 조금 걸었는데, 한번 숨을 들이쉴 때마다, 그 아침의 찬공기가 폐까지 그냥 들어왔다. 숨통이 저절로 확 트였다. 이렇게 공기가 맑은 곳에서 공부하는 이 아이들은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알게된 학교 규칙은 나에겐 너무 슬픈 현실이었다.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고등학생들의 경우 취침시간이 12시 반이라는 것이다. 물론 다들 그렇게 공부하고 있다는것을 알고는 있다. 하지만 직접 확인하니 너무 슬펐다. 군대에서도 심지어 10시에는 잠을 자도록 하는데 한참 자라나야 할 학생들이 무슨 죄인가? 이것을 단순하게 하나의 사례로 보는 것은 너무 좁은 시야다. 이것이 상징하는 것은 현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이다. 현 교육을 잘 실천하기로 한 사람들은 모두가 이런 순환논리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바라고 원하는 세상은 아직 너무나 이상적인 것일까. 그런 고민을 했던 하루다. 아이들이 모두 9시쯤에 자고, 새벽 5시에 깨서 보고 싶은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그런 모습이 나는 왜 더 자연스럽게 느껴질까. 




12월 10일
심톡이란 씨앗

오늘은 오전에, 그리고 저녁에 한번씩 미팅이 있었다. 오후엔 오롯하게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그 동안도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적은 몇번 있었지만, 대부분은 해야 할 일에 치여있었다. 그래서 뭐랄까 나 혼자 만의 시간을 보낸다는 느낌이 없었다고 해야할까. 오늘도 할 일들을 가득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었다. 올해 4월쯤 이런 시간이 있었는데, 그리고 나선 거의 8개월 만에 맛보는 휴식같은 하루였다. 하기로 한 일도 별 무리없이 끝냈다. 오늘 하나 의미를 찾자면, 그건 바로 심톡의 재발견이다. 오전에 여름이 회사에서 미팅이 있었다. 내년에 들어가는 프로그램 관련해서 미리 들어보자는 것이었는데, 자연스럽게 성찰과 심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담당자분이 상당히 흥미로워 하시면서 다음에도 초대해 달라고 하셨다. 저녁에도 그랬다. 원재님이랑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런 저런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 나누면서 심톡 재미있게 봤다고 하셨다. 우리 입장에선, 그저 우리가 좋아서 하는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에 호의를 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꼭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그저 신나는 마음으로 씨앗을 뿌리다 보면 언젠간 열매가 맺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올해 심톡을 정리하는 포스팅 한번 하고 싶다. 사진부터 취합하기로. 


12월 11일
하루치기 가족여행 

그간 바쁜 일정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하루 종일 시간을 냈다. 요즘 세상에 가장 값진 자원은 시간이 아닐까. 시간 내는 게 참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오늘은 할 일이 많았다. 오전에 산부인과도 갔어야 했고, 이후엔 명동으로 갔다. 사실 재원이가 태어나고 나서 밖에서 보내는 시간의 절반은 이유식 먹이는데 쓰인다. 어디를 가든 수유실이 있는지 확인부터 해야 하고 말이다. 명동에 가자마자 역시 밥부터 먹였다. 밥먹이고 나니 벌써 오후 2시. 우리도 아웃백으로 밥먹으로 갔다. 그리곤 명동 좀 돌다가 광화문으로 고고. 아내가 꼭 사고 싶은 펜이 있다고 해서, 교보문고까지 걸어갔다. 다행히 날씨는 그리 춥지 않았다. 나도 아내도 오랜만에 이렇게 걸으니 기분이 좋아서 많이 장난치고 웃었다. 물론 이젠 예전처럼 자유롭지도 못하고, 활동적으로 노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이 좋다. 아가 덕분에 웃을 일이 많아서 좋고, 이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는 느낌도 좋다. 바쁜 일정 중 짬짬히 시간만 내면, 이렇게 평일에 얼마든지 놀 수 있는 나의 직업도 좋고 말이다. 


12월 12-13일
마지막 SCM

토요일. 오늘 삼성크리에이티브멤버십 마지막 수업이다. 지난 2년 동안 격주 토요일은 압구정에서 시간을 보냈었는데, 앞으론 어떻게 될지.. 한편으론 걱정이 되면서도 또 한편으론 기대도 된다. 특히 이번 2기랑은 정말 많은 정을 쌓았다. 지난 번 1기는 아쉽게 1학기 밖에 시간을 보내지 않았기에, 그런 마음이 덜 한데.. 2기는 오롯히 1년 반이란 시간을 보내서일까. 그 사이에 아이들과 대화도 비교적 많았고, 다들 저마다의 성장도 뚜렷히 보여서 그런지 그만큼 아쉬움도 크다. 마지막 시간, 우린 미밈마을의 첫번째 축제란 이름으로 지난 3학기를 돌아봤다. 시험 기간이라 많이 오지 않으면 어떻하나.. 란 걱정을 했지만, 1명을 제외하곤 모두 와 주었다. 완전 감동! 축제 준비를 했다. 아이들에게 완전히 일임한 작업이었음에도 누구도 놀지 않고 각자 역할에 충실해서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간이 없어서 다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준비한 프로그램도 알찼다. 마지막에 나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나의 길을 갈테니, 여러분도 여러분의 길을 가라고.. 외롭거나, 힘들어도 누군가 길을 가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난 정말 그런 마음이다. 아이들이 여기서 발견한 자신만의 꿈에 정말 가까이 갔으면 한다. 그 과정이 어렵겠지만, 방해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렇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이뤄갔음 좋겠다. 그걸 위해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지금보다 더 멋지게 살아가고, 더 많이 성장하면 된다. 그렇게 다음에 만나서 웃으면 된다. 일요일은 대구에서 올라온 부모님과 함께 누나집에 갔다. 태어난지 이제 2주 정도 된 선우보러~ ㅎㅎ 갓난아기 보니깐 울 재원이 그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아이고 언제 키우나 싶다. 오랜만에 그렇게 가족과 함께 보낸 맘편한 주말이었다.  





2015년 봄, 성남 검단초등학교 아이들과



6월 1일
나는 무엇을 얻는가? 나는 무엇을 얻게 하는가?

새로운 한주다. 지지난주까지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다가, 아마 허리를 다친 이후에 멈췄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일어나서 으샤으샤 열심히 운동했다. 오늘 중으로 할 일이 꽤 많았다. 그래서 틈틈히 시간을 내서 일하고자 한다. 오전에는 주정미 코치님을 만나서 질문에 대한 연구 및 스터디를 진행했다. 기억에 남는 질문 2개. 나는 여기서 어떤 유익을 얻어가고 있는가? 나는 여기서 중요한 사람인가? 참 좋은 질문이다. 심플해서 좋다. 첫 번째 질문은 다들 하는 질문이지만, 두 번째 질문은 색다르다. 사실 이 부분을 충족시켜 주는 교육에서 우린 배웠다고 느낀다. 디자인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그렇지. 이후 용마중 수업을 갔다. 첫 시간이 비교하면 일취월장한 실력들이었다. 5달러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인상깊었던 활동은 3가지다. 첫 번째는 지난 번에 이미 예산을 다 사용해서, 이번에는 예산 없이 그저 매일 매일 친구들을 칭찬해주는 팀. 돈과 가치는 그리 상관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두번째로는 선생님들께 편지와 함께 커피를 건낸 팀.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교장선생님께도 전달하고 같이 사진도 찍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론 친구들에게 사탕과 편지를 나눠준 팀. 사탕만 나눠주니 피드백이 별로 였지만, 편지와 함께 나눠주니 너무 좋았단 그 메시지 자체가 좋았다. 그렇다. 가치는 언제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 그곳에서 가치가 출현한다. 나도 많이 배웠다. 

6월 2일
토론, 생각하게 한다는 것. 

오늘은 검단중에서 새로운 독서토론 컨텐츠로 진행했다. 나름대로 철학 토론이란 이름을 붙였는데 참 재미있었다. 아이들의 상상력도 좋았고. 특히 하브루타 형식으로 둘이 1:1로 토론하는 것이 좋았다. 다들 활발하게 토론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후엔 홍대로 왔다. 저녁에 인문학 강의를 듣기 위해서 미리 왔는데, 오랜만에 블로그에 포스팅도 하고, 강의도 듣고, 또 이런 저런 생각도 했다. 이렇게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그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이번에 글을 쓰면서 ‘현재를 붙잡자’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최근의 헤이한 모습과도 이제 결별이다. 배고프다. 저녁을 먹고 강의를 들으러 가야겠다. 기대 기대 중. 

6월 3일
삶에서 배운 것을 나누고, 다시 배움을 얻기

연남동 인디언 모임과 당산서중 디자인씽킹 수업이 있는 날. 오늘 오전은 연남동에서 보냈다. 지난 번에 이어서 다양한 주제들이 오고 갔는데, 인상 깊은 내용이 있었다. 지난 2주 동안 각자 배우고, 생각한 것들을 함께 나누는 것 자체 만으로 많은 도움을 얻는다. 아직 학습조직에 대한 내용을 본격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흐름이 나쁘지 않다. 즐겁다. 당산서중의 경우 이제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4팀이 있는데 각자 주제는 다양하다. 비흡연자를 위한 팀, 스마트폰 중독자를 위한 팀,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팀, 왕따 문제 해결을 위한 팀. 특히 왕따 문제는 참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가 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다음 수업까지 텀이 길다는 점이다. 그때까지 아이들이 잘 해올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한편으론 무지 기대된다. 

6월 4일
감정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칠보초 수업이다. 2주 만에 정읍에 가는 날이라 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다. 간단한 수업 리뷰를 해보자. 3학년 수업. 요즘 가장 어려운 수업이다. 3학년들을 장기간 가르쳐 보는 것은 처음이라 조금 헤매고 있다. 사실 진짜 문제는 그 중의 몇몇 아이들이다. 감정기복이 너무 심해서 수업 진행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경우, 타일러도 윽박질러도 안 된다. 4학년과 3학년에게 내가 뭔가 인지적인 도움을 주려고 했는데, 그들의 감정부터 먼저 작업해야 겠단 생각을 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기 때문이다. 5,6학년은 잘 진행되고 있다. 어려움은 좀 있지만 그래도 내가 다룰 수 있는 범위 내에 있고, 아이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 아이들과는 앞으로 디자인씽킹 수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하지만 3,4학년은 따로 진행해야 겠다. 집에 가서 미술을 활용한 방법을 알아봐야 겠다. 

6월 5일
메르스로 인한 수업 환불

오전에 신촌에 갔다. 아내가 원래 수업을 듣기로 했는데, 그 강좌를 환불하기 위해서. 사실 요즘 메르스 때문에 난리다. 특히 애기엄마들은 혹시나 모를 위험 때문에 많이 두려워하고 있다. 나도 안타깝다. 어쨌든 나도 사람들과 함께 모여야 뭔가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강의들이 취소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 많다. 생각해보면 나는 문제도 아니다. 진짜 힘든건 문화, 예술, 공연 분야일 것이다. 안 그래도 일년에 몇번 할까 말까 하는 공연을 이런 일로 그냥 날려버리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작년에도 세월호 때문에 힘들었을 텐데 올해는 메르스까지. 정말 하늘도 무심하시지. 에효. 암튼 그랬다. 오늘 오후엔 일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집이라 그런지 영 집중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봤다. 아내가 날 배려해 준다고 재원이 데리고 친정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난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지 못했다. 에효. 왜 이럴까. 나는. 

6월 6일
재원이랑 하루 종일 놀다

최근 들어 가장 편안한 토요일이다. 아내가 그토록 원하던 토요일. 내가 밖에 나가지 않는 날이 별로 없어서, 아내는 기분 좋아했다. 나 역시 별다른 일정 없이 그냥 쉬는 것이 좋았다. 쉰다고 표현하기 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사실 거의 재원이와 시간을 보냈으니. 누군가에겐 스트레스 받는 것일수도 있지만, 나는 재원이랑 노는 건 그냥 재미있다.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논다. 특히 요즘에는 서있는 것을 곧잘 한다. 모유를 먹어서 그런지 두 다리도 튼실하고, 서 있어나 엎드려 있으면 고개도 빠빳하다. 오늘은 넘 꼬부기를 닮은 모습이 귀여워서 영상도 많이 찍었다. 나중에 크면 보여주고 싶다. 얼마나 귀여웠었는지 본인은 알까. 독서축제를 위해서 노트북을 좀 보고, 책을 좀 보고, 한 것 이외에는 거의 재원이와 시간을 보냈다. 아내도 좀 쉬게 할 겸. 저녁에는 오랜만에 치킨도 시켜 먹었다. 지금까지 연애기간을 합쳐 7년을 함께 지내면서 치킨을 시켜 먹은 기억이 3번 정도 된다. 그 중의 하나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ㅎㅎ 

6월 7일
온전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

오늘 오전에 독서축제 제출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이번의 책의 분량이 워낙 많았기도 했지만, 나의 게으름과 기만도 한몫을 했다. 이렇게 보내지 말자고 마음먹인지 일주일이 되지도 않았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게 인간인가. 아니다. 인간이란 보편성으로 회피하려 하지 말자. 이것은 나의 문제이자, 개인의 의지력일 따름이다. 그런 식으로 계속 원인을 복잡하게 돌리면 돌릴 수록 답은 불분명해진다. 답은 단순한다. 하기로 한 것을 하지 않은 것. 그것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온전한 것이 아니다. 온전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고 배웠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다. 나는 온전하지 않았고, 그래서 지금 되는 일이 없다. 회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시 말한 것을 하는 것.  





2015년 5월 31일 망원동 동네 카페에서



5월 25일
철학, 위험한 생각을 하고 하게 하는 것.

오늘은 완전히 퍼져버린 날이다. 오전에 일어나서 TV를 봤다. 어제 광고를 보다가 강신주의 해탈프로젝트라는 매력적인 소개를 봤기에. 강신주 박사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내가 지향하는 삶의 모습은 분명 일부분 강신주 박사를 닮아있다. 가장 닮고 싶은 것은 바로, 가장 먼저 스스로 위험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위험하게. 도끼나 망치처럼. 말과 글로 사람들의 머릿 속을 헤집어놓는 것. 다만 나는 좀 더 듣고, 기다리고, 질문을 하고 싶다. 강신주 박사의 성향상 빨리 파악하고, 빨리 솔루션을 내놓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이 기질이라 생각하긴 하지만, 가끔은 다그친다는 느낌도 들고. 오후엔 거의 뻗어있었다. 청소하는 것 이외에는 재원이랑 놀거나 잠깐씩 책을 보았다. 어제 거의 나가있었기에 오늘은 집에서 보냈다. 저녁에 잠깐 그 동안 못 하고 있던 사진첩 정리를 했는데 그게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몸이 안 좋으니 그리 생산적이지 않게 된다. 쉽게 퍼진다. 스피노자는 그래서 신체와 정신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나보다. 둘 다 본질이다. 

5월 26일 
온전함을 회복하는 시간, 2일

화요일. 연휴가 끝났다. 하지만 지난 주 월요일부터 이어진 컨디션이 문제다. 몸이 안 좋으니 마음도 헤이해진다. 최근 안 하던 짓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하스스톤이란 게임에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동 중에 충분히 잘 보낼 수 있는 시간에 딴짓을 하기 시작했다. 오전에 토론 수업을 마치고, 저녁에 미팅을 하기까지 시간이 있었지만 시간 활용을 잘 하지 않았다. 지금의 이 글도 모든 정신이 제자리로 돌아온 목요일에 쓰는 것이다. 그날 이 성찰 일지를 썼더라면 어땠을까? 그 행동을 즉각 바로 잡을 수 있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나라는 사람의 끈질김에도 가끔 놀란다. 나는 종종 끈질기게 딴짓을 한다. 어린 시절에 비해선 그런 시간이 별로 없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종종 나를 기습한다. 그건 마치 술이나 마약과 같다. 잠깐의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결국 장기적으론 내 삶의 생생함과 충만감을 뺐어간다. 성찰하고, 반복해도 또 실수하고 그렇더라. 그래도 이번에는 2일 만에 정신 차렸다. 누구나 온전함이 무너지는 순간은 온다. 하지만 온전함을 회복하는 시간을 줄이면 된다. 이번엔 2일이었다. 다음엔 하루만에 깨닫길. 이 성찰일지가 그 역할을 하길. 

5월 27일
문제의식이 진짜 문제다

오전엔 부천역으로 향했다. 부천시 청소년 국제 교류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을 내가 맡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것과 관련하셔 담당자와 함께 조율하는 시간이었다. 외국인 대학생들과 한국인 고등학생들 간의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잘 될 수 있을지.. 나도 설렘반 기대반이다. 이후엔 당산역으로 갔다. 오후에 당산서중 디자인씽킹 교육 때문에. 날씨가 무지 더운 날이었다. 나는 원래 추위에 약해서 한 여름에도 긴팔 남방이나 자켓을 걸치고 돌아다닌다. 더위에 약한 사람들은 절대 이해 못할 짓을 나는 자주 한다. 오늘이 그랬다. 나 혼자 자켓을 걸치고 돌아다니는 느낌. ㅎㅎㅎ 수업은 이제 막바지를 향하고 있었다. 워낙 수업 차수가 작아서 어떻게 어떻게 여기까진 왔다. 공감하는 대상을 정하고, 그들과 인터뷰를 해 오는 것. 거기까진 성공했는데, 막상 인터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 ‘공감이 잘 되지 않는다’라는 피드백이었다. 나는 말했다. 초반에 실패하는 것은 괜찮다고. 정말 공감하지 못한다면 지금 대상이나 문제를 바꿔도 괜찮다고 말했다. 왜냐면, 마음에 없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더 고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문제를 잘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다면 나는 실패한 프로젝트라고 본다. 만약 변화의 폭이 작더라도, 그 문제가 정말 내가 해결했음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것이라면 그건 성공한 것이다. 그 문제의식을 가지고 앞으로 잘 살아갈 수도 있기에. 암튼 그렇게 수업을 마무리했다. 그리곤 여름이를 잠깐 만나서 탈모 방지 샴푸도 받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학교 바로 앞이라 신기신기. 저녁엔 불광으로 가서 서울 크리에이터 수업을 듣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끝.  

5월 27일
나는 4시반에 무엇을 하고 싶어했나

오늘 4시반에 일어났다. 정확히는 재원이와 아내랑 함께 눈을 떴다. 요즘 재원이가 기침을 자주 한다. 오늘 병원에 데려갔더니 심한 감기는 아니고 지나가는 감기라고는 한다. 아가가 처음 감기를 걸리는거다 보니 신경이 많이 쓰였다. 어쨌든 4시 반에 일어나서 다시 자려니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 마음을 들어보니 나는 책을 읽고 싶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책을 읽으러 방으로 갔다. 아내는 자라고 했지만, 이런 기회 아니면 새벽에 일어나서 뭔가를 할 시간이 없을 것 같기도 해서 그냥 나갔다. 새벽에 읽은 책은 에커만의 <괴테와의 대화>란 책이다. 내가 배우는 연지원 선생님께서 추천한 책이기도 한데, 기존에 괴테의 작품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번 책을 계기로 하나씩 읽고 싶단 생각도 했다. 1시간 남짓 책을 읽고, 간단한 글을 블로그에 썼다. 그리고 크리슈나무르티의 <올바른 생계수단에 대하여>를 옮겨적어 보지 못했단 생각에 인상깊은 구절을 중심으로 옮겨 적었다. 뭔가 충만한 새벽시간이었다. 다시 반복하고 싶은 그런 시간. 그리곤 아침을 먹고 오전에 정형외과를 갔다가 신사역으로 왔다. PXD에 프로토타이핑 툴 만들기를 하러. 어제 정신 차린 이후엔 다시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오래 가보자. 

5월 28일
망원동 나들이 가는 날 (1)

아침에 병원에 갔다가 신사 PXD가서 미팅하고 집에 돌아온 일정이었다. 중간에는 잠깐 독서축제 마무리도 하고. 그외 별다른 일은 없는 하루였다. 다만, 저녁에 아내랑 산책 나갔던 일정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 집은 한강 근처다. 시장도 가까이 있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지하철과 거리가 있다는 점 (보통은 합정역이나 망원역에서 마을 버스를 타고 들어간다.)이지만, 장점이라고 한다면 시장과 한강이 3분-5분 거리라는 점이다. 특히 한강이 가깝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왜냐면, 어설프게 한강이랑 가까우면 사실 잘 안 나가게 되는 것이 인간인 것 같다. 게다가 한강 유수지 근처라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분위기가 더욱 좋다. 예전에 당산에 살 때도 한강과 그리 멀진 않았지만, 지금처럼 자주 가진 않았던 것 같다. 저녁에 아내랑 아가랑 같이 한강을 갔다. 요즘 하나 느끼는 점은 1인 이동도구가 유행한다는 느낌이다. 퀵보드를 비롯한 다양한 탈것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예전에 잠깐 이슈였던 세그웨이 비슷한 것도 많이 봤고, 두발만으로 움직이는 것도 봤는데, 좀 신기했다. 산책하고 집 근처 카페에서 고구마 라떼를 시켜서 먹었다. 집 근처 카페도 매일 구경만 하다가 이번에 처음 갔는데, 노랫 소리가 바깥으로 흐르고, 분위기도 좋고, 사람도 적당했다. 예전에 필리핀에서 펍을 가면 이런 분위기였는데, 왠지 외국에 나온 느낌이었다. 저녁 산책 좋았다. 

5월 29일
피터 드러커, 칼 폴라니 그들은 친구였다

오늘은 오산 대호초등학교에서 교사연수가 있는 날이다. 작년에 독서토론 때문에 일년 동안 갔던 학교인데, 오랜만에 방문했다. 아이들도 착하고, 선생님들 인상도 참 좋은 학교로 기억하고 있다. 집에서 오산까지 거리는 2시간 남짓 걸린다. 가는 길에 쓸데없는 짓도 많이하고, 책도 많이 읽었다. 허허. 가서 진행했던 교사연수는 절반의 성과였다.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서 진행했지만, 앞부분은 괜찮았던 것 같고, 뒷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특히 요즘 독서 토론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대립 토론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은 별로 드리지 못했다. 개인적으론 초등학생들에겐 경쟁토론이 아닌 비경쟁 토론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다시 할 수 있었고. 암튼 오랜만에 교사연수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 오는 길에 '피터드러커 자서전'을 읽는데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다. 피터드러커가 가까이서 관계 맺었던 사람 중에 '칼 폴라니’가 있었다는 사실. 그는 <거대한 전환>이란 책을 쓴 경제학자인데, 최근 사회적 경제 관련해서 많이 언급되는 사람이다. 나 역시 거대한 전환을 보려고 책 리스트에 넣어두고 있었고 말이다. 내가 공부하는 것들, 관심있는 키워드 들이 이런 저런 곳에서 연결되고, 보일 때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조만간 이 책 봐야겠다.

5월 30일
5번째 와우 수업 그리고 7번째 SCM 

5번째 와우 수업, 그리고 삼성 크리에이티브 멤버십 7번째 수업이 있는 날. 원래 매월 2번씩 수업이 있는 SCL과, 매월 1번 수업이 있는 와우는 겹칠 가능성이 많았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이번 학기에는 1번 밖에 겹치지 않았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다. 수업 중간에 나가야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빠질 수 있다는 것에 위안 삼을 수 있었다.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아침에 일찍 집을 나섰다. 비가 오기도 했고, 왠지 일찍 가서 좀 걷고 싶었거든. 수업 시작 시간이 넉넉해서 근처 사직공원으로 걸어갔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종묘는 동쪽에 사직은 서쪽에 이렇게 모신다는 것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비오는 날 아침의 사직공원은 산책하기 참 좋았다.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동상에서 머물면서 참 큰 사람들이라 라는 생각도 했고. 오전의 와우 수업은 알찼다. 시간에 대해서 생각도 해보고. 내가 생각보다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단 생각도 했다. 오늘도 그렇다. 불만 불만이다. 나에게. 점심을 먹고 SCM 수업으로 갔다. 아이들을 보면서 한편으론 참 대단하고, 한편으론 안타까웠다. 특히 자기가 잘 하는 분야가 아닌 공부 때문에 너무 시달리는 아이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미술과 운동을 잘 하는 아이가 왜 영어 때문에 그렇게 골머리를 썩어야 하는지. 나중에 때가 되고 필요가 있으면 스스로 알아서 잘 할 아이인데. 에효. 수업은 꽤 잼있게 완성되었다. 이제 딱 1차시만 남았다. 마무리 잘 하자. 

5월 31일
망원동 나들이 가는 날 (2)

대청소의 날이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청소했다. 일주일을 편안하게 살기 위해선 일요일이 중요하다. ㅎㅎ 청소를 다 끝내고 밥을 먹으니 거의 1시가 되었다. 잠깐 산책을 나갔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집 근처에 새롭게 문을 연 카페에 놀러갔다. 고구마라떼를 시켰는데 맛이 좋았다. 가격도 착했고. 4000원이었으니까. 다만 아직 인테리어 공사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새집 증후군 같은 냄새가 조금 신경쓰였다. 그리곤 망원 시장을 돌아다녔다. 매번 느끼지만, 주말에는 낯선 사람들이 많다. 동네 주민들 보단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일 것이다. 어떻게 그걸 느낄 수 있냐면, 유독 메스컴을 많이 탄 고로께 집이나 닭강정, 칼국수 집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솔직이 망원시장 근처에 사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집들에서 잘 사먹지 않는다. 평일엔 생각보다 조용하기도 하고. 누가 그랬다. 유명해서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언론에 노출되어서 유명해지는 것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나는 종종 불편하다. 닭강정만 해도 예전에 2000원에 맛있게 잘 먹었는데 이젠 3000원으로 올랐더라. 그게 단기적으론 수익이 날 지 모르지만, 주위 사람들(로컬)의 마음을 잃을 정도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외부에 유명한 집이라고 해도, 결국 그들은 그 지역 사람들의 기반으로 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망원시장도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으면 좋겠다. 그냥 내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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