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
오늘 오전에는 자유학교 디자인씽킹 수업. 리모콘을 새롭게 디자인하라는 미션을 줬는데, 꽤나 재미있었다. 문제점을 공감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토타이핑을 하는데 아이들이 즐거워했다. 그 결과물도 의미있었고.  지금까지 내가 가르치고 있는 내용 중에서 내적, 외적 만족도가 가장 높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가장 좋다. 어딘가 소속되어서 강의해야 한다면 이렇게 하진 못했을 껄. 남은 시간동안 정말 알차게 잘 만들어서 좋은 디자인씽킹 커리큘럼 완성하고 싶다. 그게 이번 4월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이후 시간에는 2시간 가량 독서했다. 크리슈나무르티의 <올바른 생계수단에 대하여>를 읽었다. 상반기 안에 ‘아는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읽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역시 그는 구루다. 이후에 시스템사고 프로젝트 하나 완성하고, 독서축제도 거의 마무리했다. 2시간 정도 웹서핑을 비롯한 쓸데없는 일에 쓴 것이 아쉽다. 

4월 7일
오늘은 SCM보고서를 작성하고, 오후에는 오랜만에 정희와 미팅했다.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기에서 팀창업입문에 대한 궁금증까지. 즐거웠다. 무엇보다 대학생활을 막 시작하는 입장이 너무 부러웠다. 내가 만약, 지금 대학교 1학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떻게 보낼까? 분면 나의 2001년과 2002년보다는 더 잘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우선 전공을 전자공학으로 가지 않았을 것 같다. 좀 더 인문적인 학과, 철학과나 사회학과 혹은 교육학과도 재미있었을 텐데. 그리고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을 줄이고 더 많은 독서와, 더 많은 실천이 있었을 텐데. 이렇게 과거로 돌아가다 보면 끝이 없다. 그리고 뭐 또 그런 방황과 낭비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더 시간을 아끼려고 하고, 더 정신을 차리려고 하는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일테니. 후회는 멈추기로 하자. 미팅이 끝나고 블로그에 간단한 포스팅을 했다. 저녁에는 심미팅이 있었다. 이번 심톡의 호스트는 ‘미정쌤’이다. 개인의 이슈로 시작해서 워크샵을 함께 디자인하는 작업이 이번 심톡의 핵심인데, 그 과정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우리는 다양한 관점을 던지지만, 그 선택을 최종적으로 호스트가 하는 것! 호스트의 이슈가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해결되는 것. 그런 것들을 상상한다. 

4월 8일
오늘 오전 미팅은 동그라미 재단에서 진행되었다. 포인나인의 민희쌤, VTON의 지현쌤과 한보쌤. 그리고 심마니스쿨의 나 ㅋㅋ 그렇게 모였다. 일단 근황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결국 인간관계의 갈등과 해결로 이야기는 급진전되었다. 학교 다닐 때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 가장 많이 부딪치는 문제가 인간관계라는 걸 상상이나 했을까? 그걸 알았다면 학교 다닐 때 배워야 하는 과목이 바뀌어야 하는건 아닐까? 요즘은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더 온전해지고, 더 진실된 소통을 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성인이 되고 이렇게 혼란스러워 하지 않을텐데. 점심은 곤드레 비빔밥을 먹었다. 완전 맛있었다. 오후에는 강의안을 만들어야 한다. 대략 4개 정도의 강의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3시간이다. 시작하자. 

4월 9일
오늘은 정읍가는 날. 날씨가 지난 주에 비해서 풀리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차갑다. 오늘 수업은 <너는 특별하단다> 자신의 강점에 대해서 인식하고, 서로의 강점을 찾아주는 수업의 마지막이었다. 아이들 한명 한명 일어나게 해서 강점을 찾아주고, 서로를 이해시키려고 했는데. 5-6학년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느낀 점도 잘 말해 주었고. 헌데 문제는 3-4학년이다. 생각보다 너무 떠든다. 뭔가 내가 말하고 있을 때 집중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냥 각자 할 일을 하고 있단 느낌. 오늘도 3번 정도 수업을 멈추고 분위기를 무겁게 가져갔다. 즐거운 미션을 할 때는 그래도 잘 따라하는데. 그렇다고 수업 시간 내내 그렇게 할 수도 없으니. 조금 힘들다. 특히 한 녀석이 있는데 유난히 반감을 가진 듯 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주 까지 스스로 태도에 대해서 적어오라고 숙제를 내줬는데 잘 할지 모르겠다. 에효. 

4월 10일
금요일 오전은 자유학교에서의 수업. 이후엔 시스템사고를 배우러 서울크리에이티브랩으로. 오늘의 불광동 청년허브 건물은 너무 멋졌다. 벗꽃이 그렇게 만발하는 곳인지 몰랐는데, 막상 보니 아주 아름답더라. 내일의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 4시의 마지막 수업이었다. 각자 프로젝트를 사고, 그걸 발표하는 시간이었는데, 우리 팀 <마을 만들기 A>는 4주부턴 나 말고 아무도 출석하지 않더라. 그래서 그냥 나 혼자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마무리했다. ㅋㅋㅋ 사실 그렇게 열심히 안 해도 되는, 강제성은 없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다. 시스템 사고도 나에게 맞는 것 같다. 어쩌면 디자인씽킹은 내가 닮아가고 싶은, 내가 배우고 싶은 영역이고, 시스템씽킹은 원래 나의 기질에 맞는 영역이란 생각. 재미있었다.  

4월 11일
토요일이다. 오늘은 오후에 바즈 나누기 체험이 있었다. 예전에 같이 공부하던 분이 소개해줘서 갔는데, 뭐랄까. 과거에 배웠던 것들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면서 또 다르게 보니 완전 새로웠다. 엑세스 컨쳐스니스랑 바즈에 대해서 처음 들어봤지만 그리 낯설지 않았다. 그렇게 바즈를 받고 나니 이완도 깊어지고, 에너지 흐름도 잘 느껴졌다. 요즘엔 명상이나 그런 것들을 잘 안 했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앞으로도 흥미를 가지고 임하기로 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말이다. 왔다 갔다 책도 읽고, 강의 준비도 하고, 하루를 아주 알차게 보냈다. 

4월 12일

일요일 오전은 언제나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때다. 하지만 오늘은 결코 그럴 수 없었다. 평화로운 오전을 보내고 있었던 찰나, 우리 아가는 또 응가를 퍼질렀기 때문이다. 헌데 보통의 경우라면 별 문제 없었을지 모르나, 이번엔 달랐다. 새로 산 하얕고 뽀얀 매트 위에서 응가를 했고, 그 응가가 번졌고, 매트에 다 묻었다. 워낙 깔끔하고 깨끗한 걸 좋아하는 아내는 당황했고, 그 길로 우리는 대청소를 시작했다. 오전은 그렇게 끝. 오후에는 예정된 나들이를 떠났다. 윤중로로 벗꽃 구경을 가기에는 너무 멀기에, 우린 유모차를 태우고 홍대로 향했다. 망원시장을 지나, 합정역을 지나 홍대로 걸어가는 길은 참 좋았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졌고, 벗꽃이 떨어지는 풍광도 멋졌다. 우린 그렇게 홍대 길목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서, 간단한 음료와 디저트를 먹고, 다시 걸어서 집으로 왔다. 남들에겐 별거 아닌 외출일지 모르나, 육아에 지친 우리에겐 꿀맛같은 휴식이었다. 좋았다. 그리고 케이팝스타4 결승전을 보고, 쓰레기도 버리고, 나는 잠깐 앉아서 초서를 했다. 책을 옮겨적는 것을 이젠 시간을 짬내서 겨우 만들어 해야 하니, 참 이 시간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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