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아침 일찍 신흥역을 갔다. 6개월 정도 걸린 임플란트의 마지막 과정이 남았기에. 젊은 나이에 임플란트라니. 아니 오히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다는 반증인가. 무사히 끝 마치고 스켈링도 받았다. 스켈링을 하고 나면 양치질 한번에 100번 정도 한 느낌이든다. 혀로 이빨을 만지면 하나하나가 만져지는 이 느낌이 좋다. 물론 금방 사라지더라. 이후에 광화문 드림엔터에서 민희쌤 미팅. 앞으로 교육을 할 때 어떻게 서로 협조할 지 미팅을 했다. 민희쌤은 요즘 한창 회사가 성장하고 있어서인지 성장통을 겪는 느낌. 안 쓰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우리 심마니스쿨은 언제 회사가 되는걸까 ㅋㅋ. 지금은 거의 동호회에 불과하지만 언젠간 훌륭한 커뮤니티로 성장하겠지! 이후 4시엔 최승표쌤을 만났다. 우리나라 유소년 스포츠계의 희망! ㅋㅋ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유소년 스포츠 문화를 좀 더 선진적인 문화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계신다. 정말 척박한 땅에서 씨앗을 하나하나 뿌리는 모습이 멋지시다. 종종 만나서 함께 비판도 하고, 또 공감도 하고, 아이디어도 모으고 그런다. 미팅을 마치고 잠깐 일을 하고 7시 종각에서 ‘심톡’ 관련 미팅. 올해 심톡은 마치 월간 윤종신처럼 1분의 게스트를 모시고 함께 과정을 만든다. 첫번째 게스트는 VTON 김지현쌤! 정선이랑 해리랑 지현쌤이랑 같이 뭐하고 놀까 얘기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언제나 그렇듯 심톡 관련 미팅은 즐겁다. 스트레스가 거의 없는, 하지만 성과는 꽤 좋은 미팅. 아마도 그 이유에는 서로 지금까지 만들어 온 신뢰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리라. 미팅을 마치고 집에 오니 10시 반. 아내와 재원이가 나를 반긴다. 재원이 안아주고, 집안일 좀 도와주고 잠들었다. 

3월 10일
아침에 시흥시 진로도서관에서 ‘미래사회와 인재’라는 제목으로 강의가 있었다. 20여분 정도 진로 상담하시는 선생님들을 모시고 한 강의였는데 내가 꽤 좋아하는 대상이셨다. 그건 바로 ‘아이를 기른 경험이 있는 여성분들’ 쉽게 말해 아주머니들. 예전에도 한번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정말 잘 몰입해 주시고, 공감해 주신다. 강의하는 사람 입장에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보다 120% 더 말이 나오는 느낌? 2시간 정도 강의를 쉼없이 달렸는데, 모두 몰입해 주셨고 또 결과도 좋았다. 하는 사람, 듣는 사람, 기획한 사람이 모두 기분이 좋은 강의는 참 행복한 경험이다. 그 이후에 저녁 삼성크레이이티브멤버십 미팅 때문에 압구정으로 갔다. 압구정으로 가는 길엔 깜빡 졸다가 역을 지나치기도 하고~ 비몽사몽~ 요즘 밤에 잠이 부족하다. 압구정 스타벅스에 도착해서 1시간 정도는 내가 보고 싶었던 강의 하나를 보고, 이후에 2시간 정도 일을 했다. 7시반부턴 SCM 미팅을 했는데,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이번 주 토요일부터 시작인데, 그것또한 기대된다. 집에 오니 11시. 아내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짦다. 내일은 좀 더 일찍와서 집에 있어야지.

3월 11일
오늘은 5시부터 일어나서 재원이를 봤다. 아내가 힘들게 재웠는데, 계속 칭얼대기에 내가 안고 있었다. 아내는 정신이 나가기 직전! 내가 살려야 한다. ㅎㅎ 재원이는 자주 낑낑거린다. 그런데 안아 주면 훨씬 더 잘 잔다. 그래서 좀 안고 있다가 침대에 같이 누웠다. 몇몇 전문가들은 아이가 위험할 수 있기에 어른 침대에 같이 눕히면 안 된다고들 하는데, 내가 좀 조심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팔배개를 했다. 아이는 곤히 잘 자더라. 그리고 나는 아이가 옆에 있어서인지 깊은 잠에 빠지기 보단 중간 중간 재원이 돌보면서 잤다. 그랬더니 한참을 자는 재원이. 역시 엄마 아빠의 품이 최고다. 매일 그럴 순 없어도 가끔 침대에서 같이 자야지. 8시 40분에 일어나서 일을 했다. 오늘은 기획서 쓸 일이 많았다. 집에서 일 하는 걸 선호하진 않는데 그래도 집중은 잘 한편이다. 중간 중간 심톡 공지도 하고, 아기도 보고. 4시에 고양 자유학교 미팅이 있어서 나갔다가 들어왔다. 약 11차시 정도 대안학교 아이들과 디자인씽킹 수업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기대된다. 긴 흐름으로 보면 ‘문화’를 디자인하자는 기획이라, 선생님들도 기대하고 있고. 집에 와선 집안일 좀 하고, 재원이 보고, 아내랑 대화하다 보니 11시. 그때부턴 일 좀 하다가 12시반에 재원이 밥 먹이고 1시 좀 넘어서 잠들었다. 나름 알찬하루. 

3월 12일
오늘은 정읍 수업가는 날. 5시 45분에 일어났다. 평소 일찍 일어나는 편이 아닌데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많은 걸 배운다. ‘아 이렇게 일찍부터 사람들은 돌아다니는 구나.’ 약간의 반성을 하게 된다. 금방 잊어버리지만. 지금도 버스 안에서 글을 쓰는 거지만, 매주 버스 안에서 총 6시간을 보내야 한다. 사람들은 힘들겠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난 오히려 정반대다. 버스 안에서의 시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중에 하나다. 나는 주로 이때 읽고 싶었던 책을 보거나, 다큐를 보거나, 수업 준비를 한다. 돌아다닐 수 없기에 제약이 생겨서 오히려 좋다. 집중할 수 있어서. 헌데 아이들 수업은 조금 걱정이다. 아직 저학년 아이들과 어울리는 게 낯설다. 고학년 아이들은 좀 편한데 ㅎㅎ 더 고민해보자. 뭐하고 놀지 말이다. 

수업에 끝났다. 3-4학년 꼬맹이들 수업은 혼돈이다. 3학년 아이들은 장난끼 많지만 참 착하다. 괜찮다. 하지만 우리 4학년 악동들이 골머리를 썪게 생겼다. 오늘은 성민이와 무교, 그리고 설희 간의 갈등의 실체가 드러난 날이다. 아이들은 울고 불고 철영이는 계속 깐죽대고. 일단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이야기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갔지만, 잠재적 폭탄이다. 5-6학년 수업은 수월했다. 언니 오빠들이라 그런것도 있고, 아이들 성향이 온순하다. 이쁜이들. 저녁에 와서 거의 바로 잤다. 

3월 13일
오늘은 일어나서 재원이를 한참 안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아내랑 같이 보고 있는 책이 ‘엄마냄새’라는 책인데, 육아를 시작하는 입장의 엄마, 아빠들에게 참 추천할만한 좋은 책이더라. 아이를 안고 책을 보는 아침이라. 충만한 느낌. 오늘 일정은 오전에 기획서 하나 보내고, 11시까지 종로 3가에서 미팅이 하나 있고, 14시부턴 서울 크리에이티브랩에서 ‘내일의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 수업이 있다. 시스템 사고 수업인데 저번 시간이 재미있어서 기대기대 중. 수업은 역시 재미있었고, 이후엔 평소와 다를바 없는 금요일 저녁이었다. 

3월 14일
오늘은 삼성크리에이티브 멤버십 수업이 있는 날. 메인 진행을 맡은 터라, 평소보다 조금 더 준비했다. 오늘은 주로 질문에 대해 써보고 대화나누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대부분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오늘 따라 유난히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이 느껴졌다. 한참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아야 할 나이에 3-4시간씩 자면서 공부하는 걸 보니 참 안타까웠다. 아이들에게 너무 가까운 것만 볼 것이 아니라 멀리도 봐야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학교, 부모, 친구들에게 거의 포위된 아이들에게 그 말이 얼마나 효력이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첫 시간이 끝나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아서인지) 많이 힐링되었다는, 그리고 스스로를 좀 더 알게 되었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수업을 마치고는 급하게 ‘꽃다발’ 멤버들 모임으로 건너갔다. 이번에 정민형과 아미누님이 결혼식을 하게 되는데, 축하하는 의미로 모인 것이다. 잠깐 가서 대화나누고 빨리 나와야 했지만, 5년 정도에 걸쳐서 모임을 하고 있다는 것도 참 놀라웠고, 좋았고, 고마웠다. 나중에 다들 결혼하고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만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날이었다. 

3월 15일
오늘은 재원이 50일 사진 찍으러 가는 날! 유난히 아내가 많이 기뻐했다. 요 몇달 동안 거의 밖을 나가지 못해서인지 오랜만의 외출이 정말 반가워보였다. 그럴 수 밖에. 얼마나 답답했을까. 다행히 날씨도 좋아서, 금상첨화랄까. 강남역 근처 아이민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있었는데, 아직 차가 없어서 지하철로 이동했다. 확실히 아기랑 같이 이동하면 사람들이 많이 쳐다본다. 특히 할머니들이나 아주머니들은 와서 이렇게 계속 보고 계신다. 지하철에서 한 아주머니도 2달 뒤에 자기 딸이 출산한다고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왠지 기분이 좋다. 스튜디오가 갔는데 진짜 웃겼다. 아가가 살이 쪄서 웃긴 것도 있고, 촬영 내내 움직이고, 꾸벅꾸벅 하고, 찡그리고 ㅎㅎ 작가님들이 힘들었을듯. 그래도 한번 환하게 웃었다. 그럼 된 것이지 모. 아이고 이쁜 것. 촬영 마치고 장모님댁에 가서 나른한 오후를 보내고 집에 왔다. 친할머니랑 외할머니가 재원이를 너무너무 이뻐하셔서, 그 사랑이 나에게도 전해진다. 가족의 힘은 정말 세다. 저녁에는 밥먹고 나서 아내랑 ‘퍼펙트 베이비’ 2편을 봤다. 결론은, 부모가 감정조절 능력이 강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 아가가 실수를 하거나 놀랄 때 1. 자신의 감정을 먼저 추스리고 2. 아이의 감정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위로받고 자신감을 가진 아이들은 1. 새로운 것에 더 호기심을 보이고 2. 참을성이 생기고 3. 사람을 배려하게 된다. 아내랑 같이 보면서 ‘훈련’한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미성숙한 부모가 함께 성숙해지는 과정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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