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썩. 사무실에 앉자마자 하루는 시작됩니다. 시계는 멈춘 적이 없습니다. 똑각똑각. 모니터를 켜면 메일이 쌓여있고, 메신저를 키면 누군가가 말을 겁니다. 사방에서 나를 찾습니다. 대답하고, 답변하고, 달려갑니다. 여전히 시간은 총알같이 흐르고, 마음을 다잡을 때쯤, 하루는 지나가 있습니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도대체 알 수 없습니다. 정신없이 바빴지만, 도저히 집중하지 못한, 그런 날은 돌아가는 길도 무겁습니다. “난 왜 이럴까?” 자책하고, 후회도 됩니다. 배개에 머리를 붙이며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뜹니다. 어제와 같은 하루는 반복됩니다.

혹시, 여러분은 공감이 되시나요? 슬픈 현실이죠. 어느 특정인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직장인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일'은 어떤가요? 안녕한가요? 불행하게도, 업무를 방해하는 적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새로운 정보로 가득한 스마트폰, 잦은 회의, 카카오톡의 알림. 이 뿐만 아니죠. 고객의 불만, 상사의 꾸짖음과 책망. 사방에서 나를 비난하고 비판하는, 끊임없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어보세요. 과연 그게 다 일까요? “난 왜 하는 일마다 이 모양 일까?” “이렇게 해도 될까? 진짜 모르겠어. 바보 같아.” 수 없는 자책들, 그것은 어쩌면 내 안에서 수없이 만들어내는 ‘나의 목소리'가 아닐까요? 이 때, 우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우린 더 충만하게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현 직장인 에스티유니타스는 제가 아는 그 어떤 곳보다 ‘젊은 기업’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도 많은 편인데요. 종종 저는 그런 동료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그 과정에서, ‘일’이나 ‘직업’에 대한 질문도 받고, 나름의 답변도 하곤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전 제각각의 '정의’를 발견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일은 임무의 수행이고, 누군가에겐 월급이며, 누군가에겐 책임이며, 누군가에겐 사교 활동이며, 누군가에겐 명예, 누군가에겐 정치, 누군가에겐 성장, 그리고 혹 누군가에겐 사명일수도 있습니다. 일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은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에 대한 제 생각을요. 일을 처음 시작하던, 오래되었던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주제가 아닐까 싶네요. 오늘 여러분께 소개 할 책은 ‘이너게임’입니다. 참고로, 이 책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책 10권에 언제나 포함되는 그런 책입니다. 제 오랜 친구를 소개하려니 살짝 신나네요 :)




1. 이너게임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이너게임의 저자, 티모시 골웨이의 이력은 특이합니다. 그는 테니스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하나의 원리’를 터득하게 됩니다. 이후 스키, 음악, 골프 등에 실험해 보았으며, 나중에는 이를 기업에 전파하며 비즈니스 코치로 활동을 넓히게 됩니다. 심지어, 모든 영역을 성공적으로 말이죠. 도대체 그 원리는 무엇일까요? 그 비밀이 바로 ‘이너 게임’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나 자신과의 게임'에서 이기는 법입니다. 티모시는 수 많은 선수들의 훈련을 관찰하며 한 가지 이상한, 그리고 공통된 특징을 발견합니다. 바로 이것이죠.

"코치 시절 초기에 나는 두 가지 특징적인 현상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레슨을 받으러 오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고치기 위해 정말 열성적이라는 점이었다. 또 코치인 내가 자신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치료법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다들 믿고 있었다.” 코치들은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다양한 지시를 합니다. 해야 할 것과 해선 안 될 것은 무엇인지 가르치는 것이죠. “좋았어” 혹은 “틀렸어”라고 말하는 코치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학생의 역할은 점점 단순화되어갑니다. 자신도 모르게 외부의 판단에 길들여지는 것이죠. 정리하자면, ‘나는 문제가 있고, 답은 저기에 있어’입니다.

이렇게 학생들을 지도하던 티모시 골웨이는 어느 날, 생소한 질문을 던집니다. “도대체 배움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위대한 스포츠 선수들이 최고의 능력을 펼칠 때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의외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한번쯤 그런 때 있으시죠. 완전하고 충만한 '몰입' 상태. 내가 무엇을 하는지, 왜 하는지 알고 있는,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가 던져지고, 또 그에 맞는 역량을 가진 상황. 그럴 때면 우린 일에서 충만함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매번 그렇진 않죠. 이런 말도 들려옵니다. “누가 나를 비난하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압력을 만들어내는 기분입니다. 기대만큼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 자신을 비난합니다. 그러면 자신감이 더욱 떨어집니다.” 티모시는 발견합니다. 자기 자신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내면의 목소리’라는 것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여기서 ‘게임의 룰’을 바꿔버립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포즈나, 어깨, 라켓 쥐는 법 등 일절의 '지시'를 하지 않습니다. 단 하나, '공의 움직임'만 유심히 보라고 코칭합니다. 온 몸의 주의를 '외부의 지시'에서 '공'과 '손의 감각'으로 옮기는 것이죠. 그 외에 상세한 지도는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유명한 영상이 있는데, 테니스 경험이 전무한 아주머니가 이러한 코칭을 받고, 20분만에 공을 자연스럽게 넘기는 일이 벌어집니다. '답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이죠. 또한 티모시는 경기의 룰도 바꿉니다. ‘패자가 아닌 승자가 탈락하는 토너먼트’를 제안하죠. 패배자가 올라가고, 승자가 떨어지는 룰은 ‘승리’가 자신에게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듦니다. 망설임 끝에 선수들은 자신들의 관심을 승패에서 '플레이 그 자체'로 돌립니다. "이기기 위해선,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내면의 목소리, 그리고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그저 ‘순간 순간의 집중’이 남을 뿐이죠. 그러한 코칭은 '탁월한 퍼포먼스’로 증명됩니다. 지시와 명령이 없을 때, 지금 나의 상황이 안전하다고 생각될 때, 우린 자연스래 학습합니다. 인간은 원래 타고난 학습자입니다. 그리고 이너게임은 '우리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는 전제에 기초합니다. 변화의 걸림돌이 되는 장애를 없애는 법. 그것이 바로 이너게임의 원리이자, 코칭의 기본입니다.


"무언가를 바꾸길 원한다면 바꾸고자 하는 그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이너게임의 기본이다. 만약 당신이 예정된 시간에 일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면, 우선 그 상황을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일과 시간과의 관계를 좀 더 정확하게 인지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우리는 매우 흥미롭게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P.118)



테니스의 이너게임



2. 뭔지 알겠는데, 내 업무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앞서 말씀드린 ‘이너게임' 원리가 운동이 아닌 일터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어느 날, 티모시는 AT&T의 상담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대부분 상담원은 일을 지루해하고 있으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질문합니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무엇인가요?” 반복되는 상담 업무 속에서 그나마 흥미롭게 인식될 수 있는 것은 무엇 일까요? 그것은 바로 ‘목소리’였습니다.

"우리는 ‘인지훈련’ 시리즈를 개발했다. 이것은 테니스를 배우는 학생에게 날아오는 공을 잘 보도록 연습시키는 방법과 같은 것이었다. 우리는 고객의 음성으로부터 알 수 있는 것들을 ‘온화함’, ‘친근함’, ‘신경질적임’ 등으로 다양하게 구분하고 각 속성의 수준을 1부터 10의 척도로 판정하도록 상담원들에게 요구했다. 다음 단계에서는 다양한 음성으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마치 연기를 공부하듯. 스트레스 레벨이 9에 달하는 고객의 소리를 들은 상담원은 레벨 9의 온화함을 넣어서 응대한다." (P.75)

이것은 효과가 있었을까요? 대부분 그렇겠지만,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신경질적인 고객의 폭언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훈련을 통해 상담원은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었다고 합니다. 평가가 개입되지 않은 자신만의 게임 (스트레스 레벨이 7인지 8인지를 측정하는 것)을 하는 사이에, 기존 업무의 스트레스와 거리를 두게 되죠.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순 없으니까요.

"이 훈련이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었을까? 상담원들의 스트레스는 대부분 신경질적인 고객에 기인하고 있었다. 상담원들이 고객의 음성에 집중하고 고객의 스트레스 레벨이 7수준인지, 또는 8수준인지를 측정하면서 상담원들의 기분은 고객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게 된다. 비평가적 인지가 긍정적인 대응을 만든 것이다. 상담원들은 지루함과 스트레스가 평균 40%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일이 재미있다는 응답은 30% 정도 증가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며 7년 전 제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첫 직장에서 제가 한 업무는 ‘영업’이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내성적인 성격이던 당시, 저는 제 자신을 바꿔보고자 ‘영업’에 지원 했는데요.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낯선 사람에게 전화해서 미팅을 잡는 ‘콜드콜’은 엄청난 스트레스였습니다. 10번 전화를 하면 1번 정도 성공했는데요. 9번의 거절을 버텨내는 건 사회 초년생인 저에게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거절이 일상이던 어느 날, 하루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보기로 합니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입꼬리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목소리가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죠. 그때부터 전 성공률을 측정해 봤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우연일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10번 중 3번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수락률을 3배로 올린 것이죠. 성과도 기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가 줄었다는 것입니다.

인식을 바꾼다는 것은, 나만의 게임을 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실패하고 비난받는 목소리에서 벗어나,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면서 학습할 수 있습니다.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하고 싶다’가 되는 것. 내 안의 자발성에 눈 뜨는 것이 이 시도의 진짜 결과입니다. 한번의 ‘작은 시도’가 결과를 바꾼다는 것을 알고 나면, 그것은 다른 능동적 시도로 이어집니다. 저 역시 ‘입꼬리 올리기’ 이후에 몇 가지 실험을 더 했습니다. 어떤 담당자와 대화할 때 성과가 좋은지, 처음 만났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설득을 해야 하는지, 모든 것이 저에겐 작은 실험이었고, 게임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영업에 대한 막연한 스트레스를 꽤 해소해 낼 수 있었던 것이죠. 이 방법은 그 이후로도 지속됩니다. 이후에 프리랜서로서 강의를 하거나, 어떤 일을 할 때, 가급적 반복하려고 하지 않는 편입니다. 뭐든 기록하고, 아주 조금이나마 바꿔보고자 시도하는 것. 그것이 저에게 맞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회사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종종 저에게 이렇게 묻는 동료들이 있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서 의미를 못 느끼겠어요." 저는 되묻습니다."지금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주로 하고 있나요?”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을 디테일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롭거나,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봅니다. 저는 어떤 일을 하든, 그곳에서 배울 수 있는 영역은 반드시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일을 하는 입장에선 그 ‘배움’이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생각해보니, 요즘 사람들과 협상 할 일이 많은데, 제가 엄청나게 깎고 있어요.” ‘협상’이라, 얼마나 좋은 ‘게임 소재’인가요. 그것을 붙들면 됩니다. 이번에 이렇게 협상해보고, 다음에 이렇게. 뭔가 다른 시도가 가능합니다. 그러면 협상은 더 이상 스트레스가 아닙니다. 온전한 나만의 ‘게임’이 됩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렇게 ‘실험과 배움’으로 가득하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땐 이미 나는, 나의 목소리에 이끌려 움직이게 됩니다. ‘자발적 선택’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내가 선택하면, 저항은 사라집니다.

"학생은 자신이 스스로 학습을 통제하고 있다고 느낄 때 자신의 학습에 대해 책임감을 갖게 되며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학생은 전통적인 지시와 통제의 학습방법에 심리적으로 저항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학습의 선택권을 갖게 되면 학생은 학습에 거의 저항하지 않는다." (P.44)





티모시 골웨이



3. 어떻게 해야, 이너게임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 아니냐는 비난이 벌써 들려옵니다. 물론, 일하는 것은 게임이 아닙니다. 냉철한 실전이죠. 성과가 좋지 못하면, 가차없이 평가받는다는 것, 저도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직장인들의 동기부여는 ‘연봉’입니다. 성과를 내고, 연봉이 높아지고, 직급이 올라가는 것. 그것이 바로 ‘회사의 게임’입니다. 그 게임을 탁월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외부’의 것입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것만이 유일한 가치도 아닙니다. 특히나 평생토록 일을 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 우리에겐 ‘나만의 게임’을 발견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나와 맞아야 자연스럽고, 자연스러워야 오래가고, 오래가야 변화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외부에서 요구하는 기준과 나만의 내적인 기준을 동시에 충족시켜 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끝을 생각하기’입니다. 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예가 PCG그룹의 여준영 대표입니다. 저도 페북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인데, 철학이 재미있습니다. 그는 직원을 ‘일의 결과를 쌓이게 하는 사람’과 ‘흩어지게 두는 사람’으로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매월 회식장소를 정하는 ‘잡일(?)’을 맡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본다면, 대부분은 투덜투덜 거리면서 일을 합니다. ‘아, 벌써 한달이 지났어?’하면서 괴로와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100회 회식 때쯤 ‘강남구 회식 지도’를 앱으로 만들어야지” 같은 일이지만, 그에겐 참 멋진 ‘그만의 프로젝트’가 되는 것입니다. 여준영 대표는 이 말을 기억하라고 합니다. “내가 하는 이 일이 전통이 될 것이다” 끝을 생각하고, 거기서 출발하면, 내가 하는 아무리 작은 일도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에 부여하는 의미는 우리가 직장에서 하는 모든 행위의 배경과 상황을 결정짓는다." (P.135)

두번째 방법은, ‘되돌아보기’입니다. ‘배움’이라는 것은 경험 그 자체가 아닌, 경험에 대해서 '생각'해볼 때 일어난다고 하죠. 마찬가지로, 아무리 많은 일을 하고 성과를 내더라도 되돌아보려는 노력이 없으면, 그것은 스스로에게 ‘내면화’되지 않습니다. 티모시 골웨이는 이 행위를 ‘디브리프’라고 합니다.

"하루를 돌이켜보고 ‘디브리프' 하는 것을 학습목표로 잡는 것이 좋다. 어떤 성과를 냈는가? 잘못된 것은 무엇인가? 잘된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배웠는가? 이 STOP은 용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 하루 일을 마칠 때 ‘그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돌아보면 그 다음 날의 질을 높일 수 있다.” (P.214)

하루를 정리하면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물어본다면, 아무리 정신없었던 하루라도 그날은 헛되지 않은 것이 됩니다. 내일, 더 나은 자신과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죠.

마지막 방법은, ‘기록하기’입니다. 경험이 많아도 되돌아보지 않으면 배움이 적듯, 마찬가지로 성찰이 많아도 기록이 적으면 그 또한 아쉽습니다. 다들, 자신만의 메모장은 있으실 텐데요. 비단 일의 결과 뿐만 아니라, 업무 과정을 남기고 공유하고자 하는 의식적인 노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쓰고 있는 것을 소개하자면, ‘에버노트’입니다. 직장생활 초기부터 쓴 에버노트는 저에겐 ‘두 번째 뇌’에 가깝습니다. 모든 기록, 생각, 업무는 이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갑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수만 가지의 정보가 스쳐지나갑니다. 그 중에서 의미있는 것을 저장하고, 카테고리화 하고, 기록하는 행위는 내가 가진 관심과 욕구를 그대로 드러내줍니다. 돌이켜보면 놀랍게도, 에버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의 기억은 생생합니다. 찾아보면, 내가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이전의 나는 어디에 있을까요? 도대체 행방이 묘연합니다. 분명 나는 존재했지만, 존재했다는 것을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기록만이 궁극적인 승리를 담보합니다.


글을 마치며.
만약, 여러분에게 여력이 있다면, '글쓰기'도 추천합니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여, 공유하는 것. 그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생산 활동’이자, ‘자아’를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무엇보다, 성찰적 글쓰기는 ‘나'를 발견하게 만들어 줍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우리는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오롯히 ‘내 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하고 싶다’를 붙들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다 솔직한 나와 대면하게 됩니다. 제가 사내 그룹웨어에서 글을 공유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구요. 또 회사에서 누리는 저만의 작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 작은 일상의 반복은 결국 ‘일에 대한 정의’를 바꾸어 놓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게 아닐까요? 그 첫 시작은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법'에서 비롯된다고 믿습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충만함을 맞보시길 고대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뷰

이 책은 ‘일’에 대한 백과사전과 같은 책이다. 무엇보다 진로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씩 봐도 좋을 것 같다. 일처럼 많은 변화를 겪는, 겪고 있는 개념이 또 있을까? 과거에 일은 평생 직장이란 말로 대표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도 ‘직장’까진 아니지만, ‘평생 직업’ 정도론 생각되었다. 하나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먹고 산다는 말, 나도 엄청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젠 어떤가? ‘평생 직업’이란 말도 의미없게 들린다. 직장 정도 수준이 아니라 직업 그 자체가 만들어지고 사라지고를 수없이 반복하는 세상이니 말이다. 얼마나 빠른 세상인가. 나 역시 지금은 ‘유목민’에 가깝다. 2013년과 2014년 그리고 올해, 내가 머물렀던 공간은 단 한 곳도 동일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두려움과 기대를 언제나 함께 품고 있다. 내년엔 어디서 머물 것인가? 아니 당장 다음 달에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기도 하고. 두려움과 기대는 동전의 양면이니까. 

나를 돌이켜 보면, 장래 직업을 생각해본다는 것 자체가 무슨 의미지? 란 의문도 생긴다. 내성적이었던, 그래서 친구들 앞에 나가서 말해본 적도 없던 나에게 누군가가 ‘넌 나중에 뭐가 되고 싶니?’라고 했다고 치자. 나는 뭐라고 답했을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을 비슷하게라도 이야기 했을까? 전혀 아니다. 그나마 연관성이 있는건 책읽기 정도 밖에 없다. 하지만 강의를 하거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하는 지금의 모습은 전혀 그려지지 않는다. 이런 일이 있는 줄은 당연히 상상도 못했고 말이다. (허긴 지금 내 직업이 뭔지 나도 아직 모른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현재다. 지금 내가 무엇을 공부하고 있고, 어떤 영역을 더 배워가고 있는지. 순간 순간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지금의 방향성이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한다. 굳이 과거에 내가 하고 싶었던 직업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얽매이지 말자. 

앞으로 진로를 찾는 이에게 나는 이것 하나만 강조하고 싶다. 어떤 일을 하든, 무슨 직종에 있든, 어디에 있든 당신은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 그리고 ‘커넥터 - 연결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본문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성취감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존재가 아니라 소유에서, 공감할 수 있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인간관계를 만드는 데서가 아니라 소유를 늘리는 데서 말이다. 이제 돈을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해서 의미 있고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젠 혼자만의 시간엔 무언가를 뚝딱뚝딱 생산하고, 주위 사람들과 연대하고, 함께 더 커다란 것을 추진하고, 또 헤어지고 하면서 살아가는 시대라는 사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경험을 밥으로 삼아 인생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 그러한 사실들만 기억해도 미래를 준비할 때 도움을 받지 않을까. 중간은 없다. 노예가 되거나, 주인이 되거나. 이 뿐이다. 마치 조르바처럼.   

그래도 흔들린다면, 찰스 핸디의 이 말을 기억하자. “우리에게는 인간이 경험한 이래 최초로 인생을 일에 맞추는 대신, 인생에 맞춘 일을 창출할 기회가 생겼다. … 이 기회를 놓친다면 미치고 말 것이다."




목차 정리 

1. 시작하며 - 성취감이 아니면 죽음을!
- 지금 하는 그 일, 행복한가? 돈과 의미 사이의 저울질
- 직업과 자아를 최대한 일치시켜 당신이 일하는 삶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는 지침서

2. 천직을 찾기는 왜 이렇게 어려운가? - 천직 찾기의 어려움
- 너무 많은 선택지
- 너무 이른 나이
- 비과학적 선택 기준
Q. 진로를 결정하는데 혼란을 주는 세 가지 이유는? / 직업을 바꾸는데 따르는 커다란 세 가지 두려움은? / 현실에서 당신을 가로 막는 가장 힘든 도전은?

3. 무엇이 당신을 일하게 하는가?-  천직 찾기의 기준 
1) 돈 - 쾌락의 쳇바퀴에서 벗어나라. 
2) 지위 -  지위가 아니라 존경을 얻어라.
3) 의미 - 수익과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4) 열정 그리고
5) 재능 - 연속적 스페셜리스트가 되라. 

4. 여러 개의 자아를 상상하라. - 상상 속 천직 찾는 법
1) 선택지도 만들기  
2) 상상의 직업 나열하기 
3) 나만의 구직광고 만들기 

5. 먼저 행동하고, 나중에 고민하라. - 현실 속 실험 프로젝트 
1) 근본적 안식기 갖기 - 미래 직업을 위한 휴가
2) 가지치기 프로젝트 -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배우면서 정말 열정이 생기는지 확인하는 것
3) 대화 리서치 -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 꿈꾸는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는 것

6. 당신의 일은 속박인가, 자유인가. - 일 하면서 자유를 느끼는 법 
- 스스로 직업 만들기 
- 노동윤리는 잊고 게을러지기
- 소박한 삶 추구하기
- 일과 가정의 균형 맞추기 

7. 마치며 - 찾는 게 아니라 키워가는 것 How to grow a vocation
- 천직은 천천히 만들어진다.

- 당신을 묶고 있는 밧줄을 잘라내라 




가슴에 남은 글귀

27
‘천직’에 대한 열망은 철저히 현대에 등장한 발명품이다. 1755년에 출판된 새뮤얼 존슨의 사전에 ‘성취fullfilment’라는 단어는 나오지도 않는다. 수세기 동안 사람들은 대부분 실질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바빴다. 먹고사는, 말 그대로 ‘생존’의 문제 말이다. 그런 마당에 재능을 십분 활용하고 행복을 만끽하게 해주는 흥미로운 직업인지 따질 여유가 있었을까? 직업을 행복이나 자아성취의 길로 인도하는 모험으로 여기게 된 것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심적 자유가 생기기 시작한 현대에 들어와서의 일이다. … 모두 두둑한 월금과 안정성이라는 구시대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근사한 직업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주택 대출금을 갚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존재의 욕망을 채우는 일이 더욱 시급하기 때문이다. 

30
직업에 대한 불안에 일조하는 것은 ‘평생직장’ 개념의 실종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20대 초반에 입사하면 그곳에서 은최하는게 일반적이었다. 이제 그런 직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최근에는 ‘평생직업’이라는 개념조차 20세기의 유몰로 사라져가는 추세다. 직업의 평균 지속기간은 고작 4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우리는 계속 선택을 하며 살 수밖에 없다. 유목민처럼 이 직업 저 직업 떠돌며 단기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직업 선택은 더 이상 여드름투성이 10대 청소년과 세상물정 모르는 20대 초반의 애송이 시절에 내리는 결정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일하며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맞닥뜨리는 평생의 딜레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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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심리학>의 슈워츠에 따르면 선택의 역설은 첫째, 너무 많은 선택권은 자유가 아닌 무기력을 초래한다. … 둘째, 설령 무기력 상태를 극복하고 결정을 내린다 해도 선택지가 적은 경우보다 결과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진다. 역설의 주요 원인은 언제나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는데’라며 이미 내린 결정을 후회하고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60
안타깝게도 미래의 관심사를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신은 일생 동안 당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의미 있는 직업’이 무엇인지, 고등학생 때나 20대 초반부터 알고 있었는가? 그때는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직업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시기가 아닌가?

“돌이켜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었죠. 고작 열여섯 살에 변호사가 되기로 결정한다니. 평생 동안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그 나이에 무슨 수로 알겠어요? 열여섯 살의 나와 마흔다섯의 나는 분명히 다르잖아요. 가치관과 견해, 동기가 같을 수 없는데 말이죠."

65
새로운 결정을 내릴 때 이 두 가지 후회 중에서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 저지른 일에 대한 후회와 저지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 어느 쪽이 그나마 덜 아플까? 최근에 나온 심리연구 결과에 따르면 후자가 정신건강에 더 해롭다고 한다.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무언가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만큼 강력한 후회는 없다. 하지 않은 선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 속에서 커져가고, 점점 커진 후회는 인생에 짙은 그늘을 드리운다. 해보고 후회하는 일은 결과를 경험했으니 빨리 잊고 쉽게 단념할 수 있지만, ‘만약 그때 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이제 와서 어쩌지도 못하고 평생 마음속에 담아둘 수밖에 없다. 철학자.A.C.그레일링도 비슷한 결론을 제시했다. “세상에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는 것이다.” 

82
‘직업’을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다섯 가지

1) 돈을 버는 것 
2)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것 
3)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 
4) 열정을 따르는 것 
5) 재능을 활용하는 것

이 다섯 가지는 일에서 추구할 수 있는 의미인 동시에, 거꾸로 말하면 당신을 특정한 직업으로 이끄는 동기부여의 원천이기도 하다. 어떤 일을 왜 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힘이 생긴다. 그리고 그 힘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측면인 ‘돈과 지위’는 ‘외재적 동기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을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 세 가지. 즉 기여, 열정, 재능은 일의 가치를 그 자체로 평가하는 ‘내재적 동기요인’에 해당한다. 직업을 정할 때 이 다섯 가지 중에서 어떤 동기를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삼아야 할까? … 여기에는 정해진 답도 없고 옮고 그름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우선순위다. 자신의 우선순위를 알면 어떤 직업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엉뚱한 곳에서 헤매지 않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85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돈에 대한 욕망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스며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에는 돈벌이 자체를 경멸하고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사람들을 비난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늘날의 돈은 지칠 줄 모르는 프로테우스처럼 인간의 변화무쌍한 소원과 다양한 욕구의 대상을 자기 자신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따라서 사람들이 돈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 인간에게 돈은 추상적인 행복이다."

87
심리치료사 수 거하트는 저서 <이기적인 사회>에서 이 주제에 관해 현명하게 논했다. “우리는 TV와 인터넷이 보여주는 소비행태에 맞추려고 분투하고, 그 탓에 늘 불만족에 사로잡혀 있다. 재화와 용역을 축적하고자 하는 욕망은 중독성이 있다. 아무리 넘치도록 가져도 그것을 제어할 경고 시스템이나 내재적인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 끝없는 욕망이다. 우리는 계속 더 원한다. 특히 다른 사람보다 ‘더’ 가지고 싶어 한다. … 우리는 상대적으로 더 큰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정신적인 풍요는 가지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정말로 중요한 것을 빼앗겼다. ‘정서적인 안전’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물질에서 안전을 찾으려고 한다.”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성취감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존재가 아니라 소유에서, 공감할 수 있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인간관계를 만드는 데서가 아니라 소유를 늘리는 데서 말이다. 이제 돈을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해서 의미 있고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100
어떤 직업을 택하든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은 다음의 두 가지 어려움에 봉착한다. 첫 번째는 행동의 영향력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서 좌절감이 온다. 수년간 학자로서, 그리고 개발 컨설턴트로서 라틴아메리카에서 가난과 인권에 관한 글을 써온 나도 절감하는 문제다. 내 손끝에서 나오는 글들이 정말 그들의 생활을 좀 더 낫게 만들어주는 걸까? 내가 사는 옥스포드에서 지역사회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는 그나마 나았다.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으로 확인한 영향력도 그다지 대단하지 못해서 또 다른 좌절을 안겨주었다. 두 번째 어려움은 이런 일을 하는 것과 돈을 버는 것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이다. 좋은 일을 하려면 반드시 고소득을 포기해야 할까? … 최근 사회적 기업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등장했으니, 신념을 실천하는 내적인 보상과 돈을 버는 외적인 보상을 전부 손에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104
더바디샵의 아니타 로딕은 말했다. “내 인생 최대의 실수는 기업공개와 주식상장을 한 것이다.” 기업을 공개한 후, 대개의 기업이 그렇듯이 주주와 투자자들, 경영진에 대한 의무가 더바디샵의 도덕관을 좀먹기 시작했다. … 로딕이 1990년대 후반에 떠밀리다시피 CEO 자리에서 물러난 후, 더바디샵은 윤리적 경영이라는 가치관을 잃어버렸다. 현재는 로레알 그룹에 속한 채 예전의 가치관은 입도 벙긋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110
일과 놀이를 일치시키는 것은 위험하긴 해도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 평론가 팻 케인이 말했듯, 우리는 ‘자신의 세상에서 자기 자신과 열정, 열의를 가장 중요시하는 놀이 윤리’를 만들고 그에 따라 살아갈 필요가 있다.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르네 드 샤토브리앙도 이미 100여 년 전에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진정한 삶의 고수는 일과 놀이, 노동과 여가, 몸과 머리, 공부와 휴식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그는 두 가지 중 뭐가 뭔지도 잘 알지 못한다. 무엇을 하든 그저 탁월함을 추구하고 그에 걸맞게 완성할 뿐, 그것이 일인지 놀이인지는 타인의 판단에 맡긴다. 그 자신은 언제나 두 가지를 모두 하고 있다."

114
일찌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가 만들어낸 신조어 ‘포트폴리오 노동자’의 본보기였다. 포트폴리오 노동자란 여러 가지 다양한 직업 포트폴리오를 개발해서 각각 파트타임으로, 그것도 가능하면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이다. 일주일에 사흘은 개발 경제학자로, 나머지는 웨딩 사진작가나 온라인 서점 경영자로 일하는 것이다. 몸과 머리를 골고루 쓰고 싶다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와 발레 교사로 시간을 나눠 일할 수도 있다. 핸디는 이것이 경제적으로 불안한 시기에 실업률을 낮춰주는 현명한 생존전략이라 보았다. 

120
선택지도 만들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것이 목적이다. 10분 동안 지금까지 당신이 거쳐온 직업을 지도로 그려보자. … 이제 그림을 보면서 다음의 세 가지 질문에 답해보자. 

1) 당신이 그린 선택지도에서 볼 때, 당신은 지금까지의 워킹 라이프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는가? 2년 이상 똑같은 일을 한 적이 없다든가, 스스로 주도적으로 직업을 선택하기 보다는 어쩌다 시작하게 됐다는 등 반복되는 패턴이 보일 것이다. 

2) 돈, 사회적 지위, 존중, 기여, 열정, 재능 중 당신이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기는 무엇인가? 중요한 순서대로 순위를 매겨보자.

기여, 열정, 재능, 존중, 돈, 사회적 지위
(나의 경우, 철저하게 내재적 가치를 추구한다. 그게 나의 강점이자, 엄청난 단점이기도 하다.) 

3) 앞의 동기 중에서 미래의 직업 선택에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싶은 두 가지 요소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기여와 열정이다. 나의 언어로 다시 표현하면 의미와 즐거움. 
나는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 내가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걸 할때 나는 즐겁다.  

121
상상의 직업 나열하기. 다음의 과제를 통해 직업에 대한 당신의 모호한 생각을 좀 더 구체적인 직업 선택지로 발전시킬 수 있다. 

1) 5개의 별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각각의 별에서 1년 동안 머무르면서 무엇이든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다섯 가지 직업을 생각해보자. 

내가 생각한 것 : 철학자 / 연극, 혹은 뮤지컬 배우 / 인류학자 / 코치 / 조용한 도서관 관장 

2) 이 다섯 가지 직업은 이전 과제에서 답한, 미래의 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두 가지 동기 요소에 부합하는가? 

YES


138-140
“서른 번째 생일 때까지 1년 동안 30가지 직업에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제게 맞는 직업을 찾는 데 1년이라는 시간을 통째로 쏟아붓기로 한 거죠. 요즘 저는 음악 행사의 프로그램 기획자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어요. 나머지 시간에는 평소 제가 동경해온 직업이나, 흥미를 가진 직업에 대해 조사하죠. 실제로 그 일을 하는 사람에게 연락해서 한 달만이라도 함께 일할 수 없는지 물어보고 기회를 달라고 부탁해요. 지금까지 페션 사진작가, 숙박업소 리뷰작가, 광고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고양이 호텔 사장, 유럽의회 의원, 재활용 센터 소장, 유스호스텔 메니저 같은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그들과 함꼐 일하며 그 직업을 체험해봤어요.” 그녀는 그래서 원하는 직업을 찾았을까? 아직은 아니라고 했다. 대신 그녀는 예상치 못했던 사실을 깨달았다.

“저는 새로운 직업에 도전할 때마다 기준을 만들었어요. ‘이건 이래야 하고, 저건 저래야 하고’ 등등 제 나름의 조건이랄까, 요구사항 같은 것들이요. 그런데 일을 해보니 제가 생각한 조건과 일치하고는 직업을 찾는다는 게 얼마나 허황된 시도인지 알게 됐어요.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거였죠. 어떻게 보면 남자친구 사귀는 것과 비슷해요. 전 미혼이었을 때 마음속으로 남자친구의 조건을 목록으로 만들어놓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정작 그 기준에 일치하는 남자들에게서는 아무런 끌림도 없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해당사항이 몇 가지 안 되는 남자가 나타나 제 마음을 사로잡아버렸죠. 직업을 찾을 때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어느 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밑에서 일을 배우며 알게 된 사실이에요. 광고회사에서 일한다는 게, 솔직히 제 이상과는 전혀 맞지 않는 조건이었거든요. 하지만 저는 그 일에 푹 빠져버렸어요. 이리저리 생가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될수록 많은 직업과 사귀어보는 게 방법인지도 몰라요. 진정으로 푹 빠질 수 있는 직업을 만날 때까지 말이죠.” 로라는 30개 직업에 도전하면서 매우 중요한 사실을 직접 체험한 셈이다. ‘먼저 행동하고 나중에 고민하라’는 사실 말이다. 어쩌면 이 교훈은 진로를 변경하는 문제에 관한 지난 30년의 모든 연구에서 드러난 가장 중요한 사실일지도 모른다. 

직업 진로를 바꿀 때는 기존의 접근방식과 정반대로 다가가야 한다. 합리적으로 계획을 세우려는 자세는 인생에 대체로 유익하지만, 직업 선택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그보다는 ‘먼저 행동하고 나중에 고민하라’는 철학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은 안락의자에 앉아 곰곰이 생각에 잠기거나 직업센터에서 파일을 뒤적거릴 때가 아니다. 먼저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행동하고 고민하는 좀 더 휴쾌하고 실험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책만 읽고 목수가 될 수 없듯이, 실제 행동을 취하지 않고는 직업을 바꿀 수 없다. 

147
우리가 사회적 관계와 동료집단의 구조 안에서 갇혀 있다는 사실은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만약 당신이 변호사이고 다른 변호사들이나 관련 전문직 종사자들과 주로 어울린다면 당신의 이상과 야망도 그들과의 교류에 좌우될 것이다. 높은 연봉이나 좋은 집, 호화스러운 휴가를 당연히 누려야 하고, 일주일에 무려 60시간씩 일하는 것도 당연하다 생각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사회적 환경은 독일의 사회학자 칼 만하임이 세계관이라 부른, 선호도와 믿음 체계를 이루는 기본적인 마음의 틀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우리가 세계관이 크게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톨스토이에 따르면 사람은 대부분 “본능적으로 인생관이 비슷하고 자신과 비슷한 위치에 놓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당신은 양봉업자나 주술을 이용한 치료사 등과 교류한 적이 잇는가?” 비슷한 사람들과의 교류는 결과적으로 기존의 우선순위와 가치관을 흔들어놓는 게 아니라 더욱 강화한다. … 내 개인적 경험으로 볼 때 세계관은 꿈을 펼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마음의 장애물이다. …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에 얽매이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동료집단을 바꿔 자신과 전혀 다른 직업과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들과 대화해보는 것이다. 정말로 변호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다면 변호사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줄이는 편이 현명하다. 그들이 아무리 좋은 친구라도 말이다. 

166
경제학자 E.F.슈마허는 <굿 워크>에서 서구사회에 널리 퍼진 '자유에의 갈망’을 시적으로 묘사한다. 

나는 끝없는 경쟁에 내 삶을 바치고 싶지 않다. 
나는 기계와 관료제의 노예가 되어 권태롭고 추악하게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바보나 로봇, 통근자로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누군가의 일부분으로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내 일을 하고 싶다. 
나는 좀 더 소박하게 살고 싶다. 
나는 가면이 아닌 진짜 인간을 상대하고 싶다. 
내겐 사람, 자연, 아름답고 전일적인 세상이 중요하다. 
나느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막연히 ‘자유롭고 싶어’라는 바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당신은 자유에 대한 갈망을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체크해봐야 한다. 자유에는 당신도 알겠지만 대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풀어가야 할 딜레마는 다음 세 가지다. 

1) 안정적인 월급쟁이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가, 스스로 일을 만드는 자영업을 할 것인가?
2) ‘직업적 성취’나 근면한 노동윤리를 내팽개치고 적당히 게으르게 살며 ‘삶의 성취감’을 추구할 것인가?
3) 일에서 성공하고 싶은 야망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바람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171
20세기의 대표적인 아나키즘 연구가 콜린 워드에 따르면 자유에 대한 갈망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는 저서 <아나키즘, 대안의 상상력>에서 사람들이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는 어째서 집에만 돌아오면 기쁘게 삽을 들고 정원을 가꾸는지 질문을 던진다. 

“그가 집에 돌아와 즐거운 마음으로 정원에서 땅을 가꾸는 이유는 그곳에서는 공장 주인이나 매니저, 상사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매일 똑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단조로움과 속박에서 자유로우며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일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언제 어떻게 일할지 결정할 자유가 있다.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책임진다.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일한다.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보스’가 되고 싶어한다. 세상에는 자기만의 적은 땅이나 가게, 사업을 남몰래 꿈꾸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성공 가능성이 낮고 밤낮으로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낙관적이지 않은데도 그들은 꿈을 접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자율성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75-176
최근의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시장이 요구하면 누구든 소모품처럼 폐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절감했다. …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자영업으로 진로를 바꾼 사람들은 대부분 피오나와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막중한 책임이 따르고 불안하고 좌절도 느끼지만, 결코 예전의 월급쟁이 생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이미 자유를 맛본 그들이기에 되돌아가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 놀라운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큰 교훈이 될 것이다. 아울러 피오나는 자신의 직업을 스스로 창출하는, 가장 근본적인 형태의 자기고용 방식을 보여준다. 자신에게 딱 맞는 맞춤 직업을 갖고 싶어 하는 열망은 앞에서 지적한 대로 인간다운 삶과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르네상스의 이상에서 유래한다.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에 의해 더욱 장려되었다. 

“우리에게는 인간이 경험한 이래 최초로 인생을 일에 맞추는 대신, 인생에 맞춘 일을 창출할 기회가 생겼다. … 이 기회를 놓친다면 미치고 말 것이다."
 
179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는 “인간의 본질은 새로운 경험에 있다.”고 말하며, 자유로운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 속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안전과 순응, 보신주의에 길들어서 상황을 바꿔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정된 미래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모험정신에 가장 해로운 것이다. 인간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180-181
IT 애널리스트 제임스 램은 이렇게 단정한다. “모든 노동은 자발적인 노예화 형태를 띤다.” 
누구나 마음속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담아둔 채 억지로 일어나서 일터로 향한다. 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힘들게 하면서 사는 것일까?

1) 먹고살기 위해 당연히 치러야 하는 대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현대 노동에 나타나는 파우스트적 거래다. 

2) 사회학자들은 17세기 유럽에서 등장한 이데올로기, 즉 열심히 일하면 신에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개신교의 노동윤리가 전해져 내려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낀다. 

3) 오늘날 소리 소문 없이 유행하는 ‘일중독’ 때문일 수도 있다. … 일에 중독되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일을 완벽하게 마쳤다는 만족감이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날 자르진 않겠지’하는 안심 등 긍정적인 점에 이끌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면 나중에는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일에 집착하게 된다. 

183
버트런드 러셀은 일찍이 일을 줄여야 한다는 급진적인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는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서 “세상에는 지나치게 많은 노동이 행해지고 있으며 노동이 미덕이라는 믿음이 사회에 엄청난 폐해를 끼치고 있다.”는 주장으로 학계를 놀라게 했다. 

“누구든 4시간 이상 강제로 일할 필요가 없는 세상에서는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은 과학실험에, 화가는 그림 그리기에 마음껏 빠져들 수 있다. 결과물이 얼마나 훌륭하든 그렇지 않든, 굶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신경쇠약이나 피로, 소화불량이 지배하던 정신과 육체에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이 자리할 것이다."

187-188, 191
줄어든 수입을 즐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탈산업시대에 빠르게 펴져나가는 신조인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물리주의와 소비주의에 반대하고 의미 있는 존재를 추구했던 이들의 전통을 따른다. 자연주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30달러도 채 안 되는 돈으로 직접 오두막집을 짓고 농사를 지어 생활비를 줄였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자연을 관찰하면서 쓴 <윌든>에서 그는 “인간의 부유함은 그가 신경쓰지 않고 내버려둘 수 있는 것들의 수에 비례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소박한 삶을 살려면 ‘예술은 불필요함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피카소의 철학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 달간의 모든 지출항목을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으로 구분해 자세히 기록하고 다음 달부터 ‘원하는 것’의 지출을 반으로 줄이려고 해보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는가, 아니면 놀랄 만큼 큰 자유를 손에 넣었는가? 


222
마리 퀴리의 생애에서 우리는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그녀의 직업은 천직의 모든 특성을 갖추었다. 일은 그녀에게 의미의 기본요소를 빠짐없이 충족시켜 주었다. 지적 재능을 활용하고 과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좇을 수 있었으며 방사능 치료가 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세상이 진보하는 데 기여한다고 느낄 수 있었다. … 그녀의 목표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직업 진로 때문에 침울해하는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알고 싶어 하는 것. ‘어떻게 하면 천직을 찾을 수 있는가?’의 답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마리 퀴리의 생애는 ‘천직은 찾는 것이 아니라 키워나가는 것’이라는 답을 선사한다. 

흔히 사람들은 천진이 순간적인 깨달음으로 찾게 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한다. 자리에 누워 있다가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퍼뜩 알게 된다고 말이다. ‘중국 요리책을 써라!’라는 신의 목소리가 들리기라도 하는 거처럼. … 신택을 받는 것과도 비슷한 이런 발상은 그럴듯하고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에게서 책임감을 앗아갈 뿐이다. 무언가 또는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삶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리 퀴리는 기적 같은 통찰의 순간을 거쳐서 방사능 물질 연구에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하지 않았다. 그 목표는 쉬지 않고 과학 연구를 하는 동안 서서히 그녀의 삶으로 들어왔다. … 대부분 천직은 이렇게 나타난다. 간혹 폭발적인 깨달음의 순간으로 천직을 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확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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