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썩. 사무실에 앉자마자 하루는 시작됩니다. 시계는 멈춘 적이 없습니다. 똑각똑각. 모니터를 켜면 메일이 쌓여있고, 메신저를 키면 누군가가 말을 겁니다. 사방에서 나를 찾습니다. 대답하고, 답변하고, 달려갑니다. 여전히 시간은 총알같이 흐르고, 마음을 다잡을 때쯤, 하루는 지나가 있습니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도대체 알 수 없습니다. 정신없이 바빴지만, 도저히 집중하지 못한, 그런 날은 돌아가는 길도 무겁습니다. “난 왜 이럴까?” 자책하고, 후회도 됩니다. 배개에 머리를 붙이며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뜹니다. 어제와 같은 하루는 반복됩니다.

혹시, 여러분은 공감이 되시나요? 슬픈 현실이죠. 어느 특정인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직장인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일'은 어떤가요? 안녕한가요? 불행하게도, 업무를 방해하는 적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새로운 정보로 가득한 스마트폰, 잦은 회의, 카카오톡의 알림. 이 뿐만 아니죠. 고객의 불만, 상사의 꾸짖음과 책망. 사방에서 나를 비난하고 비판하는, 끊임없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어보세요. 과연 그게 다 일까요? “난 왜 하는 일마다 이 모양 일까?” “이렇게 해도 될까? 진짜 모르겠어. 바보 같아.” 수 없는 자책들, 그것은 어쩌면 내 안에서 수없이 만들어내는 ‘나의 목소리'가 아닐까요? 이 때, 우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우린 더 충만하게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현 직장인 에스티유니타스는 제가 아는 그 어떤 곳보다 ‘젊은 기업’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도 많은 편인데요. 종종 저는 그런 동료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그 과정에서, ‘일’이나 ‘직업’에 대한 질문도 받고, 나름의 답변도 하곤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전 제각각의 '정의’를 발견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일은 임무의 수행이고, 누군가에겐 월급이며, 누군가에겐 책임이며, 누군가에겐 사교 활동이며, 누군가에겐 명예, 누군가에겐 정치, 누군가에겐 성장, 그리고 혹 누군가에겐 사명일수도 있습니다. 일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은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에 대한 제 생각을요. 일을 처음 시작하던, 오래되었던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주제가 아닐까 싶네요. 오늘 여러분께 소개 할 책은 ‘이너게임’입니다. 참고로, 이 책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책 10권에 언제나 포함되는 그런 책입니다. 제 오랜 친구를 소개하려니 살짝 신나네요 :)




1. 이너게임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이너게임의 저자, 티모시 골웨이의 이력은 특이합니다. 그는 테니스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하나의 원리’를 터득하게 됩니다. 이후 스키, 음악, 골프 등에 실험해 보았으며, 나중에는 이를 기업에 전파하며 비즈니스 코치로 활동을 넓히게 됩니다. 심지어, 모든 영역을 성공적으로 말이죠. 도대체 그 원리는 무엇일까요? 그 비밀이 바로 ‘이너 게임’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나 자신과의 게임'에서 이기는 법입니다. 티모시는 수 많은 선수들의 훈련을 관찰하며 한 가지 이상한, 그리고 공통된 특징을 발견합니다. 바로 이것이죠.

"코치 시절 초기에 나는 두 가지 특징적인 현상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레슨을 받으러 오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고치기 위해 정말 열성적이라는 점이었다. 또 코치인 내가 자신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치료법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다들 믿고 있었다.” 코치들은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다양한 지시를 합니다. 해야 할 것과 해선 안 될 것은 무엇인지 가르치는 것이죠. “좋았어” 혹은 “틀렸어”라고 말하는 코치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학생의 역할은 점점 단순화되어갑니다. 자신도 모르게 외부의 판단에 길들여지는 것이죠. 정리하자면, ‘나는 문제가 있고, 답은 저기에 있어’입니다.

이렇게 학생들을 지도하던 티모시 골웨이는 어느 날, 생소한 질문을 던집니다. “도대체 배움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위대한 스포츠 선수들이 최고의 능력을 펼칠 때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의외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한번쯤 그런 때 있으시죠. 완전하고 충만한 '몰입' 상태. 내가 무엇을 하는지, 왜 하는지 알고 있는,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가 던져지고, 또 그에 맞는 역량을 가진 상황. 그럴 때면 우린 일에서 충만함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매번 그렇진 않죠. 이런 말도 들려옵니다. “누가 나를 비난하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압력을 만들어내는 기분입니다. 기대만큼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 자신을 비난합니다. 그러면 자신감이 더욱 떨어집니다.” 티모시는 발견합니다. 자기 자신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내면의 목소리’라는 것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여기서 ‘게임의 룰’을 바꿔버립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포즈나, 어깨, 라켓 쥐는 법 등 일절의 '지시'를 하지 않습니다. 단 하나, '공의 움직임'만 유심히 보라고 코칭합니다. 온 몸의 주의를 '외부의 지시'에서 '공'과 '손의 감각'으로 옮기는 것이죠. 그 외에 상세한 지도는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유명한 영상이 있는데, 테니스 경험이 전무한 아주머니가 이러한 코칭을 받고, 20분만에 공을 자연스럽게 넘기는 일이 벌어집니다. '답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이죠. 또한 티모시는 경기의 룰도 바꿉니다. ‘패자가 아닌 승자가 탈락하는 토너먼트’를 제안하죠. 패배자가 올라가고, 승자가 떨어지는 룰은 ‘승리’가 자신에게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듦니다. 망설임 끝에 선수들은 자신들의 관심을 승패에서 '플레이 그 자체'로 돌립니다. "이기기 위해선,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내면의 목소리, 그리고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그저 ‘순간 순간의 집중’이 남을 뿐이죠. 그러한 코칭은 '탁월한 퍼포먼스’로 증명됩니다. 지시와 명령이 없을 때, 지금 나의 상황이 안전하다고 생각될 때, 우린 자연스래 학습합니다. 인간은 원래 타고난 학습자입니다. 그리고 이너게임은 '우리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는 전제에 기초합니다. 변화의 걸림돌이 되는 장애를 없애는 법. 그것이 바로 이너게임의 원리이자, 코칭의 기본입니다.


"무언가를 바꾸길 원한다면 바꾸고자 하는 그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이너게임의 기본이다. 만약 당신이 예정된 시간에 일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면, 우선 그 상황을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일과 시간과의 관계를 좀 더 정확하게 인지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우리는 매우 흥미롭게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P.118)



테니스의 이너게임



2. 뭔지 알겠는데, 내 업무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앞서 말씀드린 ‘이너게임' 원리가 운동이 아닌 일터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어느 날, 티모시는 AT&T의 상담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대부분 상담원은 일을 지루해하고 있으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질문합니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무엇인가요?” 반복되는 상담 업무 속에서 그나마 흥미롭게 인식될 수 있는 것은 무엇 일까요? 그것은 바로 ‘목소리’였습니다.

"우리는 ‘인지훈련’ 시리즈를 개발했다. 이것은 테니스를 배우는 학생에게 날아오는 공을 잘 보도록 연습시키는 방법과 같은 것이었다. 우리는 고객의 음성으로부터 알 수 있는 것들을 ‘온화함’, ‘친근함’, ‘신경질적임’ 등으로 다양하게 구분하고 각 속성의 수준을 1부터 10의 척도로 판정하도록 상담원들에게 요구했다. 다음 단계에서는 다양한 음성으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마치 연기를 공부하듯. 스트레스 레벨이 9에 달하는 고객의 소리를 들은 상담원은 레벨 9의 온화함을 넣어서 응대한다." (P.75)

이것은 효과가 있었을까요? 대부분 그렇겠지만,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신경질적인 고객의 폭언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훈련을 통해 상담원은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었다고 합니다. 평가가 개입되지 않은 자신만의 게임 (스트레스 레벨이 7인지 8인지를 측정하는 것)을 하는 사이에, 기존 업무의 스트레스와 거리를 두게 되죠.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순 없으니까요.

"이 훈련이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었을까? 상담원들의 스트레스는 대부분 신경질적인 고객에 기인하고 있었다. 상담원들이 고객의 음성에 집중하고 고객의 스트레스 레벨이 7수준인지, 또는 8수준인지를 측정하면서 상담원들의 기분은 고객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게 된다. 비평가적 인지가 긍정적인 대응을 만든 것이다. 상담원들은 지루함과 스트레스가 평균 40%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일이 재미있다는 응답은 30% 정도 증가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며 7년 전 제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첫 직장에서 제가 한 업무는 ‘영업’이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내성적인 성격이던 당시, 저는 제 자신을 바꿔보고자 ‘영업’에 지원 했는데요.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낯선 사람에게 전화해서 미팅을 잡는 ‘콜드콜’은 엄청난 스트레스였습니다. 10번 전화를 하면 1번 정도 성공했는데요. 9번의 거절을 버텨내는 건 사회 초년생인 저에게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거절이 일상이던 어느 날, 하루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보기로 합니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입꼬리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목소리가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죠. 그때부터 전 성공률을 측정해 봤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우연일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10번 중 3번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수락률을 3배로 올린 것이죠. 성과도 기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가 줄었다는 것입니다.

인식을 바꾼다는 것은, 나만의 게임을 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실패하고 비난받는 목소리에서 벗어나,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면서 학습할 수 있습니다.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하고 싶다’가 되는 것. 내 안의 자발성에 눈 뜨는 것이 이 시도의 진짜 결과입니다. 한번의 ‘작은 시도’가 결과를 바꾼다는 것을 알고 나면, 그것은 다른 능동적 시도로 이어집니다. 저 역시 ‘입꼬리 올리기’ 이후에 몇 가지 실험을 더 했습니다. 어떤 담당자와 대화할 때 성과가 좋은지, 처음 만났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설득을 해야 하는지, 모든 것이 저에겐 작은 실험이었고, 게임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영업에 대한 막연한 스트레스를 꽤 해소해 낼 수 있었던 것이죠. 이 방법은 그 이후로도 지속됩니다. 이후에 프리랜서로서 강의를 하거나, 어떤 일을 할 때, 가급적 반복하려고 하지 않는 편입니다. 뭐든 기록하고, 아주 조금이나마 바꿔보고자 시도하는 것. 그것이 저에게 맞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회사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종종 저에게 이렇게 묻는 동료들이 있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서 의미를 못 느끼겠어요." 저는 되묻습니다."지금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주로 하고 있나요?”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을 디테일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롭거나,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봅니다. 저는 어떤 일을 하든, 그곳에서 배울 수 있는 영역은 반드시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일을 하는 입장에선 그 ‘배움’이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생각해보니, 요즘 사람들과 협상 할 일이 많은데, 제가 엄청나게 깎고 있어요.” ‘협상’이라, 얼마나 좋은 ‘게임 소재’인가요. 그것을 붙들면 됩니다. 이번에 이렇게 협상해보고, 다음에 이렇게. 뭔가 다른 시도가 가능합니다. 그러면 협상은 더 이상 스트레스가 아닙니다. 온전한 나만의 ‘게임’이 됩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렇게 ‘실험과 배움’으로 가득하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땐 이미 나는, 나의 목소리에 이끌려 움직이게 됩니다. ‘자발적 선택’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내가 선택하면, 저항은 사라집니다.

"학생은 자신이 스스로 학습을 통제하고 있다고 느낄 때 자신의 학습에 대해 책임감을 갖게 되며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학생은 전통적인 지시와 통제의 학습방법에 심리적으로 저항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학습의 선택권을 갖게 되면 학생은 학습에 거의 저항하지 않는다." (P.44)





티모시 골웨이



3. 어떻게 해야, 이너게임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 아니냐는 비난이 벌써 들려옵니다. 물론, 일하는 것은 게임이 아닙니다. 냉철한 실전이죠. 성과가 좋지 못하면, 가차없이 평가받는다는 것, 저도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직장인들의 동기부여는 ‘연봉’입니다. 성과를 내고, 연봉이 높아지고, 직급이 올라가는 것. 그것이 바로 ‘회사의 게임’입니다. 그 게임을 탁월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외부’의 것입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것만이 유일한 가치도 아닙니다. 특히나 평생토록 일을 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 우리에겐 ‘나만의 게임’을 발견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나와 맞아야 자연스럽고, 자연스러워야 오래가고, 오래가야 변화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외부에서 요구하는 기준과 나만의 내적인 기준을 동시에 충족시켜 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끝을 생각하기’입니다. 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예가 PCG그룹의 여준영 대표입니다. 저도 페북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인데, 철학이 재미있습니다. 그는 직원을 ‘일의 결과를 쌓이게 하는 사람’과 ‘흩어지게 두는 사람’으로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매월 회식장소를 정하는 ‘잡일(?)’을 맡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본다면, 대부분은 투덜투덜 거리면서 일을 합니다. ‘아, 벌써 한달이 지났어?’하면서 괴로와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100회 회식 때쯤 ‘강남구 회식 지도’를 앱으로 만들어야지” 같은 일이지만, 그에겐 참 멋진 ‘그만의 프로젝트’가 되는 것입니다. 여준영 대표는 이 말을 기억하라고 합니다. “내가 하는 이 일이 전통이 될 것이다” 끝을 생각하고, 거기서 출발하면, 내가 하는 아무리 작은 일도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에 부여하는 의미는 우리가 직장에서 하는 모든 행위의 배경과 상황을 결정짓는다." (P.135)

두번째 방법은, ‘되돌아보기’입니다. ‘배움’이라는 것은 경험 그 자체가 아닌, 경험에 대해서 '생각'해볼 때 일어난다고 하죠. 마찬가지로, 아무리 많은 일을 하고 성과를 내더라도 되돌아보려는 노력이 없으면, 그것은 스스로에게 ‘내면화’되지 않습니다. 티모시 골웨이는 이 행위를 ‘디브리프’라고 합니다.

"하루를 돌이켜보고 ‘디브리프' 하는 것을 학습목표로 잡는 것이 좋다. 어떤 성과를 냈는가? 잘못된 것은 무엇인가? 잘된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배웠는가? 이 STOP은 용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 하루 일을 마칠 때 ‘그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돌아보면 그 다음 날의 질을 높일 수 있다.” (P.214)

하루를 정리하면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물어본다면, 아무리 정신없었던 하루라도 그날은 헛되지 않은 것이 됩니다. 내일, 더 나은 자신과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죠.

마지막 방법은, ‘기록하기’입니다. 경험이 많아도 되돌아보지 않으면 배움이 적듯, 마찬가지로 성찰이 많아도 기록이 적으면 그 또한 아쉽습니다. 다들, 자신만의 메모장은 있으실 텐데요. 비단 일의 결과 뿐만 아니라, 업무 과정을 남기고 공유하고자 하는 의식적인 노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쓰고 있는 것을 소개하자면, ‘에버노트’입니다. 직장생활 초기부터 쓴 에버노트는 저에겐 ‘두 번째 뇌’에 가깝습니다. 모든 기록, 생각, 업무는 이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갑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수만 가지의 정보가 스쳐지나갑니다. 그 중에서 의미있는 것을 저장하고, 카테고리화 하고, 기록하는 행위는 내가 가진 관심과 욕구를 그대로 드러내줍니다. 돌이켜보면 놀랍게도, 에버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의 기억은 생생합니다. 찾아보면, 내가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이전의 나는 어디에 있을까요? 도대체 행방이 묘연합니다. 분명 나는 존재했지만, 존재했다는 것을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기록만이 궁극적인 승리를 담보합니다.


글을 마치며.
만약, 여러분에게 여력이 있다면, '글쓰기'도 추천합니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여, 공유하는 것. 그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생산 활동’이자, ‘자아’를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무엇보다, 성찰적 글쓰기는 ‘나'를 발견하게 만들어 줍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우리는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오롯히 ‘내 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하고 싶다’를 붙들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다 솔직한 나와 대면하게 됩니다. 제가 사내 그룹웨어에서 글을 공유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구요. 또 회사에서 누리는 저만의 작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 작은 일상의 반복은 결국 ‘일에 대한 정의’를 바꾸어 놓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게 아닐까요? 그 첫 시작은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법'에서 비롯된다고 믿습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충만함을 맞보시길 고대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핵심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객관적인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해석하는 방식이다. 스토리 편집법은 자기 자신 및 사회적 세계에 대한 개인적 해석을 바꾸어 더욱 행복하게 만들고 좀 더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더 바람직한 자아관을 키워내는 것이다. 그래서, 스토리는 강요 없이 남의 행동을 바꾸고, 고통 없이 나의 행동을 바꾼다. 

정리하자면,
(1)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려면 그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봐야 한다. 자신과 사회를 해석하는 방법이 중심이다.
(2) 이 해석은 항상 고정되어 있는게 아니라 적절한 접근법을 통해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3) 해석의 작은 변화는 지속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인상깊은 구절


1. 한 걸음 물러나 이유 묻기 
-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극도의 분노와 적대감’을 느꼈던 때를 떠올리라는 요청을 받고, 4개의 집단으로 나뉜다. 
(1) 몰입하고 감정에 초점을 맞춘 그룹
(2) 몰입하고 이유에 대해 생각한 그룹
(3) 거리를 두고 감정에 초점을 맞춘 그룹
(4) 거리를 두고 이유에 대해 생각한 그룹 

연구 결과, 4번 그룹이 좋은 효과를 보았다. 그들은 냉정한 접근법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거기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적게 경험했고, 안정적 혈압을 유지했다. 이 실험의 결론은 사건을 곱씹지 말고 한 걸음 물러서서 ‘재해석하고 설명하라’는 것이다. 

2. 좋은 일이 일어나지 ‘못했을 수 있는 모든 경우’ 적어보기
- 연구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 없는 삶을 떠올리게 한다. 
(1)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끝내 결혼을 하지 못했다면 삶이 어땠을지
(2) 지금의 배우자를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는지 

연구 결과, 1번 그룹이 부부 관계에서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생겼을 일을 상상해봄으로써 사람들은 그 일을 다시금 놀랍고 특별하며 조금은 신기한 일로 받아들이게 된다. 

3. 훌륭한 부모의 조건
- 버지니아 대학에선 12-18개월 유아들을 4개의 조건에 무작위 배정했다. 
(1) 4주 동안 최소 5회 교육용 비디오를 혼자서 보기
(2) 4주 동안 최소 5회 교육용 비디오를 부모와 함께 보기
(3) 비디오를 전혀 보지 않고 비디오에 나오는 어휘를 부모가 가르치기
(4) 비디오를 전혀 보지 않고 부모가 가르치지도 않기 

결론적으로, 그 무엇도 부모-자녀 간 상호작용을 대체할 수 없다. 3번째 조건의 아이들이 가장 많은 단어를 습득했다. 흥미롭게 대다수 부모들은 자녀들이 비디오를 통해 많은 단어를 배웠을 거라고 ‘생각’했다. 안타깝게 자녀를 위한 노력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4. 복종보다 중요한 내면의 스토리 
- 체벌은 아이의 행동을 중단시키는 데 성공적이다. 그러나 엉덩이나 뺨을 맞고 자란 아이들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도덕 내면화’ 수준이 낮다. 아이는 “여동생을 때리는 건 잘못된 행동이니까 그러면 안 된다”는 걸 배우는 게 아니라, “내가 여동생을 때리면 엄마가 내 뺨을 때를 거니까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체벌을 사용하는 많은 부모는 자녀의 행동 교정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자신이 자녀의 내러티브에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느지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규칙 준수가 아니라 내면화다. 당신의 자녀의 내러티브를 어느 쪽으로 인도한 것일까?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녀의 자아관과 세계관을 방향 전환하는 것이다. 

- 보상은 위험하다. 물론 경제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이 한동안 어떤 활동을 하고 나면 그 활동을 좋아하게 되고, 결국 보상이 중단된 뒤에도 그 활동을 계속하리라고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보상이 더 이상 주어지지 않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원래의 독서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손해날 것 없으니 아무 문제 없다.” 그러나 알고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보상은 아이들이 어떤 활동 자체의 재미 때문이 아니라 보상을 위해 그걸 하고 있을 뿐이라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그 활동에 대한 내재적인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 

- 사회심리학자 마크 레퍼는 모든 교훈을 ‘최소 충분 원리’로 정리했다. 아이들이 바람직한 태도와 가치를 내면화하는 것이 목표라면 부모들은 아이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하게 할 최소한의 위협과 보상을 사용해야지 아이들이 그 것을 ‘행동의 이유’로 여길만큼 강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5. 자기 가치 확인 이론
- 사람들은 스스로를 착하고 유능하고 도덕적인 사람으로 여기려 하고, 그런 시각이 위협을 받으면 자아상을 회복하기 위해 심리적으로 어던 행동이든 하려 한다. 사람들에게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임을 되새길 기회를 주는 것은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그 분야는 ‘정체성으로 인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분야’들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어찌 되었든 인생에는 다른 중요한 것들이 있으므로, 학업은 더 이상 자기 자신에 대한 최악의 두려움 또는 다른 사람들의 고정 관념이 재확인될까봐 죽기 살기로 매달려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 미래의 내 인생을 머릿 속에 그려보고 3일 연속으로 20분씩 “어떻게 해서 모든 일이 가능한 모든 면에서 순조롭게 흘러갔고 내가 꿈꾸던 일이 실현되었는지”에 대해서 적어본다. 이 <최고의 자화상> 글쓰기를 마친 학생들은 중립적 주제에 관해 글을 쓰도록 배정된 학생에 비해 더 높은 낙관주의를 나타냈고, 삶의 만족도도 더 높았다. 


6. 고립감에서 소속감으로
- 공동체에 이해관계가 있다고 느끼고 미래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있는 아이들은 피임없는 관계를 가짐으로써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적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10대들의 내러티브를 고립감에서 소속감(나는 공동체의 소중한 일원이야)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 

그 방법으로는 정기적인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의 자아관을 바꾸는 최고의 방법은 행동을 먼저 바꾸는 것이다. (선행 실천 원칙) 실제 행동이 자아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지, 교육이 도움을 주지 않는다. 




성찰하는 글쓰기 

 

2005년,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군대를 전역하고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시기였던 것이다. 남자들은 군대를 전역할 때 쯤이면 누구나 '앞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지!' 라는 결심을 마음에 되새긴다. 내가 이 지긋지긋한 곳을 나가기만 하면 이렇게 살지 않을꺼야. 뭐 이런 각오를 다지는 것이지. 그래서 전역 후에는 습관처럼 6시에 누가 깨우지 않아도 일어나고 이불도 스스로 갠다. 나 역시 그랬다. 3일 동안은. 


군대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독서와 성찰이었다. 그 전의 인생에서 성찰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나는, 군대에서 그나마 수첩을 보게 되고 끄적끄적 거리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책을 읽게 된다. 그 전에 읽었던 책들이 정말 흥미 위주의 책이었다면 그나마 군대에선 좀 더 깊이 있는 책을 읽을 수 있었고, 그 익숙함이 아직까지 나를 지탱하는 좋은 습관이 되었다. 감사하게도 군대가 아니었음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을까? 아마 어려웠을 껄. 


상병이었나, 나는 한창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빠져 있었다. 타나타노트나 천사들의 제국을 비롯한 다양한 '영적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로웠고, 이후에도 휴가 나오면 정신세계사를 비롯한 영적 혹은 종교적 이야기와 관련한 책을 찾아서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으면서 나는 '전역 한 이후에는 꼭 명상을 해야지'라는 희안한 결심을 하게 된다. 영적 세계에의 동경이 20대 중반의 나를 그 방향으로 이끌었던 모양이다. 


다시 돌아와서, 2005년 이후부터 나는 다양한 명상 및 영성 모임을 들락 날락 거리게 된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있었지만, 나는 대학 전공 이나 취업 따윈(?) 중요치 않다는 오만함에 가득차 있었고, 수업도 철학의 이해니 뭐니 그런 것만 찾아듣고 있었다. 그 시절 나에게 있어서 가장 우선 순위는 오로지 '깨달음'이었으니까 말이다.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다소 치우치긴 했으나, 그래도 평소에 절대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깨달음이란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대화했던 기억은 아직도 즐겁게 남아있다. 이후, 스승과 깨달음의 허상을 본 것도 그때 미친듯 쫓았기 때문이고.


그리스 철학자 에펙테토스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때문에 고통을 당한다." 이후 몇 년간의 시간 끝에 나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 아, 결국 인간은 인식으로 고통받는 구나. 이러한 앎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다루는 효과적인 툴이 코칭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코칭이나 질문에 관심이 많아 진 것도 그러한 배경 때문일 것이다. 지금 내가 왜 심톡을 하고, 질문 디자인 연구원을 하는지도 10년 전으로 돌아가야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생각해보면, 결국 나는 그때의 관심사를 갖고 아직도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 과거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하나 바뀐 것이 있다면 '목적지'이다. 깨달음과 영적인 세계에 꽃혀서 삶을 바라보지 못했던 과거의 나에 비해서, 지금의 나는 건강하고 후회없이 잘 사는 것이 목적이다.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허공을 떠돌았다면, 지금은 조금 내려왔다는 점. 그리고 앞으로도 깨달음이 아니라, 사람들의 자아관과 세계관을 올바르게 형성하기 위한 교육을 하고 싶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아마 그 시작은 육아이리라. 기대와 두려움이 반반이다. 


이제 낼 모래면 2015년이다.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래도 배운 것이 있는 걸 보니 그냥 세월이 지난 것만은 아니다. 다행이도. 앞으로의 10년, 내 삶이 흘러갈지 나도 궁금하다. 2005년의 내가 지금의 모습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지금의 나도 2025년의 내 모습을 전혀 상상도 못했음 한다. 그래도 궁금하다. 2025년을 맞이하면서 그때의 나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10년 동안 무엇을 배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식:
열심히 일하는게 아직은 너무 좋다 ^^

배움:
슬럼프는 고객 내부의 그레믈린 - 변화를 싫어하고 현상 유지를 요구하는 내부의 목소리 - 이 방해공작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레믈린은 이렇게 말한다. "너무 어리석고 너무 위험해, 넌 준비가 안 됐어" 어쩌면 당신은 그 목소리가 당신 자신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레믈린이 의도하는 바는 악의적으로 위해를 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의도하는 것은 현상유지다. 과거에 이와 비슷한 목소리가, 우리가 어리석고 위험한 일을 하지 않도록 지켜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진정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변화를 시도해야 할 중대한 시점에서도 주제넘게 그레믈린이 나서게 된다.

그레믈린이 선호나는 말들이 있다. "나는 좀 더 강해져야 한다. 내가 그렇게 하면 그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 나는 해결책을 모르고 재능도 없다, 경험도 없다."

속지 말라.그레믈린을 코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객의 그레믈린은 너무 예민하고 너무 빠르고 이런 게임에 매우 노련하기 때문에, 이를 지적하는 코칭 질의에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
가장 좋은 전략 중 하나는, 그것을 인지하고 인정하고 거론하는 것이다. 어두운 그림자 밖으로 끄집어내서 그 힘을 잃게 하는 것이다. 그레믈린은 자신을 면밀히 살피는 것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 라이프 코칭 가이드 중에서..

행동:
나는 그레믈린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고 거론한다.
빛으로 나오게 한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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