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책을 보고, 간단한 리뷰를 공유하는 것. 이것은 내가 세운 목표였다. 
내가 어떤 책을 보는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되기에도 좋은 통로라서 생각해서다.
그리고 그건 나에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벌써 6개월이 넘게 밀리고 있는 일이다. 
나는 한번 미뤄지면 끝도 없다. 일들이야 언제나 바쁘게 돌아가고, 블로그 안 올린다고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기에. 게다가 요즘 다양한 성찰 글들이나 독서 리뷰를 올리고 있는 것도 이미 만족이 되기에. 

처음엔 그냥 없었던 일로 할까.. 지금 올리던 컨텐츠나 꾸준히 올릴까.. 하다가, 성에 차지 않았다. 
아니 뭐 대단한 거라고 미루긴 미뤄. 대충 써서 올리면 되지 까짓꺼. 사람들에겐 좀 늦었다고 하면 되지. 
생각해 보니 그렇다. 이 블로그 누가 본다고. 그냥 내 맘대로 하자. 그래서 쓴다. 
작년 10월에서 12월까지 읽은 책 리뷰다. 지난 9월까지 읽은 책이 78권이었더라. 79에서 쭉 이어진다. 


2014년 10월 
79. 질문의 힘_사이토 다카시 : 질문을 몇 가지 기준으로 나눈 점이 꽤 인상적이었던 책이지만, 그리 좋은 책이란 느낌은 받지 못했다. 전형적으로 일본 사람이 쓴 책. 그 느낌 그대로. 

80. 스토리_티모시 윌슨 : 좋은 책이었다. 사람의 네러티브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쓴 책이다. 각자의 세계관이 어떻게 인생을 좌우하는지, 그리고 그 세계관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런 것들을 고민하는 나에게 생각을 정리할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다. 

81. 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_고미숙 : 고미숙 작가의 책은 언제나 읽기 편하다. 그리고 내가 공감하는 주제를 어쩜 그렇게 콕콕 잘 뽑아내는지. 수유+너머와 같은 학습 공동체를 꿈꾸는 나로선 이런 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위안이 된다. 

82. 공감하는 능력_로먼 크르즈나릭 
2014년 10월 최고의 책. 작년 한해 공감에 대해서 공부해보자고 마음 먹고 본 책이 4-5권 정도 되는데, 공감의 시대와 더불어 최고의 책이었다. 공감하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 다양한 실험과 근거로 제시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83. 원피스식 세계 최강의 팀을 만드는 힘_야스다 유키 : 10월 중순이었나, 우연한 계기로 한일청년포럼에서 강의를 맡게 되었다. 주제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해서, 예전에 했던 원피스를 다시 꺼내들었다. 강의 주제로 원피스를 고른 이유는, 일본인들도 있을 거란 기대를 하기도 했고, 메시지를 잘 정리하면 괜찮을 거란 생각에. 하지만 결과적으로 강의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건, 강의란 형식이 내 맘에 들지 않았다. 사람들과의 소통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나는 사람들의 피드백이 없이 혼자 주절주절 하는 것을 참 어려워 하는구나. 그런 생각도 했던 강의였다. 좋은 기회였지만,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84. 예술가들에게 슬쩍한 크리에이티브 킷 59_케리스미스 : 중고책방에서 혹 해서 산 책이었다. 엄청 유용하게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ㅠ 


2014년 11월 
85. 체인지메이커 혁명_베벌리 슈왈츠 : 아쇼카 재단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들을 모은 책. 우리 집에 이런 책들이 몇 권 있다. 수업 준비 겸, 나도 볼 겸 사는 책들인데, 공통점도 있다. 좋은 책이긴 하지만, 이상하게도 끝까지 잘 안 보게 되는 책들이라는 것. 내 성향은 남의 사례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구나. 그런 배움도 얻는다. 

86. 인문학 명강_플라톤 아카데미 : 2014년 11월 부터 내가 다루는 주제가 조금씩 이동하기 시작했다. 공감과 스토리에서 ‘인문학’으로. 공감은 내가 잘 하고 싶은 분야이지만,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더라. 공감의 중요성은 뼈져리게 알지만, 공감은 결국 공감받는 경험으로서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로선 육아과 교육을 통해서 공감을 배우고 있는 것이고. 그렇게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문학’공부로 넘어갔다. 원래 관심은 무지 많았지만 시작이 늦었다. 이 책은 그런 관심의 일부로 가볍게 본 책이었다. 

87. 위베르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 내가 당시에 수업하던 <하나인학교>에 있던 책이라 슬쩍 슬쩍 봤던 책. 옛날에 우주 참 좋아했는데 ㅠ

88. 몸으로 하는 공부_강유원 
2014년 11월 최고의 책. 철학자 강유원이 쓴 산문집이다. 이 책의 중간 중간 통찰도 좋지만, 백미는 바로 마지막에 위치한 <공부하는 방법>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공부하는 방법을 공유했고, 나 역시 꽤 많은 분들을 알지만, 이렇게 이치에 맞게 그리고 재미있게 쓴 글은 드물다. 나는 정말 종종 생각나면 그 부분만 읽는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아직 '몸으로 하는 공부’ 블로그에 올리지도 않았구나. 난 정말 몸이 아니라 머리로 공부하나 보다. 읽고 쓰고, 행동하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렵다고 이렇게 시간을 쓰는지. 혀가 찬다. 쯧쯧. 




89. 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 : 제목이 흥미로워서 잠깐 빌려본 책. 결국 진화론 적 관점에서 용기있는 척하던 생명체들은 다 죽었다. 오히려 겁이 많은 동물이나 식물들이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존재’가 단지 몸이라면 이 작가의 주장에 맞다. 하지만 나는 어떤 ‘존재’가 꼭 몸으로만 해석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린 인간이기에. 예를 들어 안중근 의사는 그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으니 진화론 적으론 실패이고, 수 많은 친일파들은 오래 오래 부유하게 (현재까지도) 살아가고 있으니 성공적 진화인가? 그런 의미에선 비판 받을 면이 너무나 많은 책이다. 존재의 정의에 따라서 해석이 다 다를 수 있기에. 나는 반대다. 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해도, 나는 그런 세상을 거부할꺼다. 메롱이다. 


2014년 12월 
90. 책은 도끼다._박웅현 : 광고하는 인문학자. 혹은 인문하는 광고쟁이(?) 라 불릴 수 있는 박웅현 CD의 책이다. 꽤 글을 잘 쓰시는 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본인 본 책을 나름의 개념과 느낌으로 잘 정리해두고 계시는구나. 참 똑똑하신 분이다. 그런 감탄을 많이 했다. 인간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도 함께 공유되었고. 인문학을 쉽게 접하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책이다. 

91. 학교 없는 사회_이반 일리히 : 
2014년 12월 최고의 책. 이 책은 단순하다. 가치의 제도화가 인간의 자율성과 자생력을 되려 방해한다는 것. 병원 때문에 인간은 공동체에서 스스로 병을 치유하는 방법을 잃어버렸고, 교회 때문에 인간은 신과 직접 연결되는 방법을 잃어버렸고, 학교 때문에 인간은 삶에 꼭 필요한 공부를 하는 법,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제도에 의지하고, 그렇게 길러지는 나약한 인간만이 남았다는 것. 이것이 이반 일리히가 던지는 담론이다. 지금 우리에게 너무나 필요한 질문이다. 그렇다. 이게 바로 지성인들이 해야 할 역할이다. 꼭 던져야 할 질문을 두려움 없이 세상에 던지는 것. 이건 내가 글을 써서 올린바가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셔요. 링크 - [책] 학교 없는 사회_이반일리히






92. 황홀한 출산 : 당시 아내가 만삭을 앞두고 있었다. 출산 준비를 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의 전반부는 매우 흥미진진하다. 중반 이후엔 다소 떨어지지만.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우린 스스로 생명을 낳을 권리가 있다. 이것을 남에게 넘겨버리는 순간, 더 두려워하게 되고, 그 두려움이 고통을 자극한다. 출산은 철저히 개인적이어야 하고, 자율적이어야 하고, 축제여야 한다는 것. 앞서 말한 학교 없는 사회의 맥락과도 연결된다. 되려 산부인과가 생겨남으로써 출산의 과정은 고통과 두려움이 되었다는 것. 우리에겐 이미 힘이 있음을 기억하라는 것. 아내와 함께 자연출산을 준비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은 책이다. 

93. 초인수업 : 니체가 말한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고. 나는 듣는다. 귀 기울여 들을 것이다. 리뷰를 썼던 책이라 주소를 옮긴다. 사실 돌아보니, 쓰고 나서 꽤 마음에 들었던 글이었다. 링크- [철학] 초인수업_박찬국


2014년 4분기 리뷰

지난 3개월의 내 생각의 흐름을 정리해보면, 10월에 ‘공감’에 대한 공부의 방점을 찍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 결과물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 내 생각을 담은 글 하나가 없다는 것. 농사로 비유하자면 씨앗을 그렇게 뿌리고 물도 줬는데 열매를 맺기 전 다른 농사로 떠나버린 느낌. 그 당시만 해도 글을 쓰는 것에 두려움이 컸었다. 올해 들어서 공감에 대한 글을 좀 쓰려고 하는데 다시 들춰보려니 정리 안 한 나의 과거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11월부터 시작한 공부는 ‘인문학’이다. 나에게 인문학 공부는 결국 ‘인간 본연의 힘을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이반 일리히가 말했듯, 학교가 공부는 동의어가 아니기에. 소중한 가치는 누군가에게 맡겨져선 안 된다. 내가 직접 챙겨야 한다. 그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해, 그 힘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나는 인문학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스스로,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갖도록 말이다. 그러한 존재에 대한 사랑 위에 ‘공감’도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니까. 

나는 그렇게 2014년을 마무리했더라. 예상했던 권수는 100권이었지만 결국 93권을 읽었었다.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일년 동안 단 1권을 읽어도 내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지난 1년간 아쉬운 것은 분명하다. 글쓰기기와 실천에의 결과물. 책은 꽤 읽었지만 성찰이 한참이나 부족했다. 그에 걸맞는 실천도 그렇고. 올해는 그것을 반복하기 싫어서 궁시렁 궁시렁 계속 글을 쓴다. 성찰하고, 반복하지 않고자 노력한다. 이번 달 안으로, 시간이 허락하는 한 2015년의 내 공부 흐름도 공유할 생각이다. 여기까지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신 분들이 있다면 감사를 전합니다. :)


  1. 조아하자 2015.05.16 13:47 신고

    책 '예술가들에게 슬쩍한 크리에이티브 킷 59'는 저도 읽었는데 공감가네요. 저도 이 책 보면 창의적인 뭔가를 실천할 방법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ㅠㅠ

    • 하하 재미있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꽤 잘 디자인된 책이라 그런 기대를 만드나봐요. 그래도 아주 드물게 도움이 되는 재미있는 질문도 있던것 같습니다만 하하





핵심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객관적인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해석하는 방식이다. 스토리 편집법은 자기 자신 및 사회적 세계에 대한 개인적 해석을 바꾸어 더욱 행복하게 만들고 좀 더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더 바람직한 자아관을 키워내는 것이다. 그래서, 스토리는 강요 없이 남의 행동을 바꾸고, 고통 없이 나의 행동을 바꾼다. 

정리하자면,
(1)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려면 그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봐야 한다. 자신과 사회를 해석하는 방법이 중심이다.
(2) 이 해석은 항상 고정되어 있는게 아니라 적절한 접근법을 통해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3) 해석의 작은 변화는 지속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인상깊은 구절


1. 한 걸음 물러나 이유 묻기 
-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극도의 분노와 적대감’을 느꼈던 때를 떠올리라는 요청을 받고, 4개의 집단으로 나뉜다. 
(1) 몰입하고 감정에 초점을 맞춘 그룹
(2) 몰입하고 이유에 대해 생각한 그룹
(3) 거리를 두고 감정에 초점을 맞춘 그룹
(4) 거리를 두고 이유에 대해 생각한 그룹 

연구 결과, 4번 그룹이 좋은 효과를 보았다. 그들은 냉정한 접근법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거기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적게 경험했고, 안정적 혈압을 유지했다. 이 실험의 결론은 사건을 곱씹지 말고 한 걸음 물러서서 ‘재해석하고 설명하라’는 것이다. 

2. 좋은 일이 일어나지 ‘못했을 수 있는 모든 경우’ 적어보기
- 연구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 없는 삶을 떠올리게 한다. 
(1)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끝내 결혼을 하지 못했다면 삶이 어땠을지
(2) 지금의 배우자를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는지 

연구 결과, 1번 그룹이 부부 관계에서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생겼을 일을 상상해봄으로써 사람들은 그 일을 다시금 놀랍고 특별하며 조금은 신기한 일로 받아들이게 된다. 

3. 훌륭한 부모의 조건
- 버지니아 대학에선 12-18개월 유아들을 4개의 조건에 무작위 배정했다. 
(1) 4주 동안 최소 5회 교육용 비디오를 혼자서 보기
(2) 4주 동안 최소 5회 교육용 비디오를 부모와 함께 보기
(3) 비디오를 전혀 보지 않고 비디오에 나오는 어휘를 부모가 가르치기
(4) 비디오를 전혀 보지 않고 부모가 가르치지도 않기 

결론적으로, 그 무엇도 부모-자녀 간 상호작용을 대체할 수 없다. 3번째 조건의 아이들이 가장 많은 단어를 습득했다. 흥미롭게 대다수 부모들은 자녀들이 비디오를 통해 많은 단어를 배웠을 거라고 ‘생각’했다. 안타깝게 자녀를 위한 노력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4. 복종보다 중요한 내면의 스토리 
- 체벌은 아이의 행동을 중단시키는 데 성공적이다. 그러나 엉덩이나 뺨을 맞고 자란 아이들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도덕 내면화’ 수준이 낮다. 아이는 “여동생을 때리는 건 잘못된 행동이니까 그러면 안 된다”는 걸 배우는 게 아니라, “내가 여동생을 때리면 엄마가 내 뺨을 때를 거니까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체벌을 사용하는 많은 부모는 자녀의 행동 교정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자신이 자녀의 내러티브에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느지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규칙 준수가 아니라 내면화다. 당신의 자녀의 내러티브를 어느 쪽으로 인도한 것일까?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녀의 자아관과 세계관을 방향 전환하는 것이다. 

- 보상은 위험하다. 물론 경제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이 한동안 어떤 활동을 하고 나면 그 활동을 좋아하게 되고, 결국 보상이 중단된 뒤에도 그 활동을 계속하리라고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보상이 더 이상 주어지지 않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원래의 독서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손해날 것 없으니 아무 문제 없다.” 그러나 알고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보상은 아이들이 어떤 활동 자체의 재미 때문이 아니라 보상을 위해 그걸 하고 있을 뿐이라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그 활동에 대한 내재적인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 

- 사회심리학자 마크 레퍼는 모든 교훈을 ‘최소 충분 원리’로 정리했다. 아이들이 바람직한 태도와 가치를 내면화하는 것이 목표라면 부모들은 아이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하게 할 최소한의 위협과 보상을 사용해야지 아이들이 그 것을 ‘행동의 이유’로 여길만큼 강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5. 자기 가치 확인 이론
- 사람들은 스스로를 착하고 유능하고 도덕적인 사람으로 여기려 하고, 그런 시각이 위협을 받으면 자아상을 회복하기 위해 심리적으로 어던 행동이든 하려 한다. 사람들에게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임을 되새길 기회를 주는 것은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그 분야는 ‘정체성으로 인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분야’들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어찌 되었든 인생에는 다른 중요한 것들이 있으므로, 학업은 더 이상 자기 자신에 대한 최악의 두려움 또는 다른 사람들의 고정 관념이 재확인될까봐 죽기 살기로 매달려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 미래의 내 인생을 머릿 속에 그려보고 3일 연속으로 20분씩 “어떻게 해서 모든 일이 가능한 모든 면에서 순조롭게 흘러갔고 내가 꿈꾸던 일이 실현되었는지”에 대해서 적어본다. 이 <최고의 자화상> 글쓰기를 마친 학생들은 중립적 주제에 관해 글을 쓰도록 배정된 학생에 비해 더 높은 낙관주의를 나타냈고, 삶의 만족도도 더 높았다. 


6. 고립감에서 소속감으로
- 공동체에 이해관계가 있다고 느끼고 미래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있는 아이들은 피임없는 관계를 가짐으로써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적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10대들의 내러티브를 고립감에서 소속감(나는 공동체의 소중한 일원이야)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 

그 방법으로는 정기적인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의 자아관을 바꾸는 최고의 방법은 행동을 먼저 바꾸는 것이다. (선행 실천 원칙) 실제 행동이 자아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지, 교육이 도움을 주지 않는다. 




성찰하는 글쓰기 

 

2005년,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군대를 전역하고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시기였던 것이다. 남자들은 군대를 전역할 때 쯤이면 누구나 '앞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지!' 라는 결심을 마음에 되새긴다. 내가 이 지긋지긋한 곳을 나가기만 하면 이렇게 살지 않을꺼야. 뭐 이런 각오를 다지는 것이지. 그래서 전역 후에는 습관처럼 6시에 누가 깨우지 않아도 일어나고 이불도 스스로 갠다. 나 역시 그랬다. 3일 동안은. 


군대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독서와 성찰이었다. 그 전의 인생에서 성찰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나는, 군대에서 그나마 수첩을 보게 되고 끄적끄적 거리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책을 읽게 된다. 그 전에 읽었던 책들이 정말 흥미 위주의 책이었다면 그나마 군대에선 좀 더 깊이 있는 책을 읽을 수 있었고, 그 익숙함이 아직까지 나를 지탱하는 좋은 습관이 되었다. 감사하게도 군대가 아니었음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을까? 아마 어려웠을 껄. 


상병이었나, 나는 한창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빠져 있었다. 타나타노트나 천사들의 제국을 비롯한 다양한 '영적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로웠고, 이후에도 휴가 나오면 정신세계사를 비롯한 영적 혹은 종교적 이야기와 관련한 책을 찾아서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으면서 나는 '전역 한 이후에는 꼭 명상을 해야지'라는 희안한 결심을 하게 된다. 영적 세계에의 동경이 20대 중반의 나를 그 방향으로 이끌었던 모양이다. 


다시 돌아와서, 2005년 이후부터 나는 다양한 명상 및 영성 모임을 들락 날락 거리게 된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있었지만, 나는 대학 전공 이나 취업 따윈(?) 중요치 않다는 오만함에 가득차 있었고, 수업도 철학의 이해니 뭐니 그런 것만 찾아듣고 있었다. 그 시절 나에게 있어서 가장 우선 순위는 오로지 '깨달음'이었으니까 말이다.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다소 치우치긴 했으나, 그래도 평소에 절대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깨달음이란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대화했던 기억은 아직도 즐겁게 남아있다. 이후, 스승과 깨달음의 허상을 본 것도 그때 미친듯 쫓았기 때문이고.


그리스 철학자 에펙테토스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때문에 고통을 당한다." 이후 몇 년간의 시간 끝에 나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 아, 결국 인간은 인식으로 고통받는 구나. 이러한 앎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다루는 효과적인 툴이 코칭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코칭이나 질문에 관심이 많아 진 것도 그러한 배경 때문일 것이다. 지금 내가 왜 심톡을 하고, 질문 디자인 연구원을 하는지도 10년 전으로 돌아가야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생각해보면, 결국 나는 그때의 관심사를 갖고 아직도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 과거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하나 바뀐 것이 있다면 '목적지'이다. 깨달음과 영적인 세계에 꽃혀서 삶을 바라보지 못했던 과거의 나에 비해서, 지금의 나는 건강하고 후회없이 잘 사는 것이 목적이다.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허공을 떠돌았다면, 지금은 조금 내려왔다는 점. 그리고 앞으로도 깨달음이 아니라, 사람들의 자아관과 세계관을 올바르게 형성하기 위한 교육을 하고 싶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아마 그 시작은 육아이리라. 기대와 두려움이 반반이다. 


이제 낼 모래면 2015년이다.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래도 배운 것이 있는 걸 보니 그냥 세월이 지난 것만은 아니다. 다행이도. 앞으로의 10년, 내 삶이 흘러갈지 나도 궁금하다. 2005년의 내가 지금의 모습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지금의 나도 2025년의 내 모습을 전혀 상상도 못했음 한다. 그래도 궁금하다. 2025년을 맞이하면서 그때의 나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10년 동안 무엇을 배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