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 10월에 읽은 책


두 달에 걸쳐 본 책은 총 8권이고, 그 중 선정한 책은 3권이다. 

'학습하는 조직' '기업문화 오디세이' 그리고 '조직행동 연구'

3권의 책 모두 나의 장기적 관심사에 부합하는 책이자, 

깊은 연구가 동반된 양질의 책이다. 결론은 좋았다 :) 




2017년 9월

[경영] 넷플릭스, 스타트업의 전설_지나 키팅

[학습조직] 학습하는 조직_피터.M.센게 

[리더십] 실패한 탐험가 성공한 리더_마곳 모렐 

[조직문화] 기업문화 오디세이 1_신상원



9월의 책을 한권 고르라면, 피터 센게의 '학습하는 조직'이다. 

2010년에 <제 5경영>을 읽은 경험이 있지만, 번역 때문인지 정말 어렵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개정증보판을 읽게 되었는데, 그 동안 시스템 사고에 대해서 공부를 해서 그런지 훨씬 쉽게 읽혔다. 

하지만, 문제는 이해가 아니라 실천이다. 

 

[시스템 사고, 개인적 숙련, 정신모델, 공유 비전 구축, 팀 학습]

학습하는 조직의 유명한 이 5가지 개념은 학습 조직을 구축하고자 애쓰는 나같은 사람에겐 평생의 숙제가 될 것이다.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고 삶에 이끌어내기 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반복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꼭 해내고 싶다. 우선 나부터. 


"개인적 숙련이 높은 수준에 도달한 사람은 항상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결과를 달성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실제로 그들은 예술가가 예술작품을 대하는 태도로 자신의 삶을 대하며, 그러한 과정에서 평생 학습에 전념한다. 

... 그러한 의미에서 개인적 숙련은 학습조직의 주춧돌, 즉 정신적 토대이다." (학습하는 조직 p.30)



그리고 9월의 책을 한권 더 고르고 싶다. 

사실, 학습하는 조직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면, 아무 조건없이 최고의 책으로 선정 할 그런 책이다. 

기업문화 오디세이가 바로 두번째 9월의 책이다. (아직 2권과 3권은 읽지 못했다. 조만간 구입해서 볼 예정이다.)


물론 책이 선정 된 배경에는 맥락이 굉장히 중요한데, 최근에 내가 깊이 고민하던 부분을 너무나 통찰력있게 서술했다. 

인문학(철학, 종교, 인류학, 신화 등)과 조직 문화를 연결한 저자의 경험이 나의 배경(인문학과 신화에 관심이 많은)과 연관성이 있어서 더 좋았다. 

조직 문화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 분들, 그리고 깊이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필독을 권한다. 


개인적으론 이번에 '기업문화 오디세이'를 읽으면서 나의 인생 주제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나 역시 인문학과 경영, 리더십, 조직문화 모든 것에 관심이 많으니까. 저자인 신상원 작가님도 기회가 닿는다면 꼭 뵙고 싶다. 


그 외에 '실패한 탐험가, 성공한 리더'는 

최근에 '위대한 기업의 선택'에서 아문센 리더십 비유가 너무 와 닿아서,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다가 발견했다. 

어니스트 섀클턴의 리더십을 담은 책인데, 조만간 섀클턴의 리더십을 따로 공부하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넷플릭스 책은 다소 실망이다. 넷플릭스에 아주 아주 관심있는 사람들만 찾아보길 :) 




2017년 10월

[자기계발] 구본형의 필살기_구본형

[조직행동] 조직행동연구_백기복

[자기계발] 타이탄의 도구들_팀 페리스 

[역사]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_설민석




10월의 책을 한권 고르라면, 당연 백기복 교수의 '조직행동 연구'다. 

회사에서 하고 있는 '북러닝' 과정에서 신청해서 본 책이다. 과정만 이수하면 공짜로 책을 볼 수 있다는 :) 


예전부터 조직 행동에는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전공 서적을 통해서 심리, 리더십, 의사소통 등 다양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원에서 더 공부하고 싶은 열망도 커졌다. 좋은 책을 나 혼자 공부 하려니 아쉬웠다. 


개인과 집단, 조직이란 단계를 통해서 상관 변수들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문제와 대처 방안이 달라지는 점이 재미있게 다가온다. 

어쩌면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하게 된 분야가 '리더십'과 '조직문화'인데, 

이 책과 지난 달 '학습하는 조직'과 '기업문화 오디세이'가 이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앞으로도 줄 예정이다. 

앞서 말했지만, 조직문화와 리더십, 그리고 인문학은 내 평생의 과제가 될 듯 하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좋다는 평이 많아서 봤는데, 팀 페리스의 기존의 책(4시간)을 알고 있던 터라, 솔직히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다양한 자기계발서를 한번에 몰아넣은 느낌이다. 가성비는 나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론 그릿(GRIT)이나 스위치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과장이 많고, 전하고 싶은 메세지도 많아서 다소 산만하다. 하지만, 중간 중간 통찰은 무척 돋보인다.


그 외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리디북스에서 0원에 대여하길래 빌려봤다.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다. 

깊이는 당신이 생각하는 딱 그 정도이니, 가볍게 볼 사람들에게 추천. 


마지막으로, 구본형의 필살기는 관련하여 리뷰를 작성했다. 링크는 여기로.



  1. 조아하자 2017.10.31 20:32 신고

    저도 요즘에는 일반적인 서적보다는 특정분야 전문도서에 점수를 더 주게 되더군요...


이방인, 당신은 나를 아는가? 



이제서야, 실존주의 작품으로 유명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었다. 2013년이었나, "김화영의 <이방인>은 카뮈의 <이방인>이 아니다!" 라는 도발적 번역 논쟁으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검색해서 찾아보았더니 그 논쟁은 어느정도 정리된 모양이더라. (결국 해석의 자유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다.) 얼마 전 구매한 이북으로 읽었는데, 내가 가진 버전은 문예출판사의 것이다. 문장이 워낙 짧고, 문체도 독특해서 다른 번역본이 어떨지도 궁금하다. 기회가 되면 보기로 하자. 

충격적이고 꽤나 잘 알려진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내가 읽은 번역본에선 이렇게 써 있었다.
“오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읽자마자 흥미진진했다. 좀 더 찾아보니 알베르 카뮈는 기자 출신이다. 문장을 읽으며 '역시나 첫 문장 (리드)을 뽑아내는 감각이 남다르구나.' 그런 엉뚱한 생각도 했다. 첫 문장의 역할이 다음 문장을 읽게 하는 것이라면, 본 소설에선 충분한 역할을 한 셈이다. 

그렇게 책을 단숨에 읽고 난 뒤, 나는 얼마간 혼란스러웠다. 이 작품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짧은 이야기가 엄청나게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를 품고 있었다. 사이코패스에서 예수까지.. 우린 ‘뫼르소'라는 한 인간의 이미지에서 온갖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만, 그 중 나에게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얼마나 잘 알까? 그리고 나는 그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나?” 

이 소설은 철저히 뫼르소의 내면 세계를 서술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속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우린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리고 그건 실제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온갖 상상과 억측으로 나의 행동을 해석하지만, 그것은 진실일까? 아니, 진실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러한 간극 때문에 중간 중간 재미있게 읽는 대목들이 유난히 많다. 무엇보다 나로썬, 뫼르소의 솔직함에 감탄할 지경이다. 

“여자는 그냥 울고 있다.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가 그렇게 울고 있는 것이 몹시 이상했다. 나는 그 울음소리가 듣기 싫어다. 그렇다고 그런 말을 할 수도 없었다.” p.25

“우리들이 옷을 다 입었을 때 내가 검은 넥타이를 매고 있는 것을 보고 마리는 매우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상을 당했느냐고 물었다.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대답했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 알고 싶어 하기에 ‘어제부터’라고 대답했다.” p.43

“그때 나는 일요일이 또 하루 지나갔고, 어머니의 장례식도 이제는 끝났고, 내일은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겠고, 그러니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p.51

언듯보면, “아니,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이런 싸가지 없는 놈이 있나..?" 란 생각이 들 정도로 냉담한 모습이다. 실제로 그는 이러한 행동 때문에 나중에 살인을 묻는 재판장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배심원 여러분, 이 사람은 어머니가 사망한 바로 그 다음 날에 해수욕을 하고 부정한 관계를 맺기 시작하고 희극 영화를 보면서 시시덕거린 것입니다.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p.186

나는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인정하기 싫을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대부분은 ‘답정너’가 아닐까?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그런 우리에게 단지 필요한 것은 ‘그럴듯한 원인’을 발견하는 것이다. 결과가 있으면 원인도 있어야 하기에. (특히나 중차대한 사건일수록 더욱 그렇기에) 다시 말해, 살인을 하기 위해선 동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만큼 파렴치한이어야 한다. 그렇게 우린 우리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결국, 뫼르소는 ‘살인자’로 "판정" 되었다. 부모가 죽고 난 뒤에 보여야 하는 '의례적'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질문을 던지자. 우린 얼마나 많은 ‘보편적 기준과 도덕’을 내세워 사람들을 가두는가? 우린 정말 진실이 궁금한 것일까? 하다 못해 변호사가 이렇게 일갈한다. 

“도대체 피고는 어머니를 매장한 것으로 기소된 것입니까, 살인을 한 것으로 기소된 것입니까?” 
방청객들이 웃었다. p.190

<이방인>이 발간된 1942년으로 가 보자. 당시 파리는 '제 2차 세계대전'을 치르던 중 이었다. 기존 가치가 모두 무너지던 시대. 이러한 부조리 앞에서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이 있을까? 불변의 정의나 법칙이 있을까? 그런 것은 없다. 그저 살아갈 뿐이다. 그래서 이 소설이 엄청나게 흥행 했는지도 모른다. 카뮈는 스스로를 실존주의자가 아니라, 부조리주의에 가깝다고 말했다. ‘부조리 문학’이란 간단하다. 세상에는 어떠한 불변의 정의나 법칙이 없다는 것. 그리하여 인간은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며, 타협하지 않고, 부조리에 반항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렇담, 지금 2016년 우리 대한민국은 어떤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 1942년의 파리와 비슷해보이지 않는가? 얼마 전까지 유행했던, 요즘 청년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아이고 의미없다.” 이 말은 뫼르소가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도 우리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재미있는 연결이었다.

“사랑은 생활의 변화에 흥미를 느끼지 않느냐고 묻기에 사람이란 결코 생활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떤 생활이든 다 그게 그거며, 또 나는 이곳에서의 생활에 조금도 불만이 없다고 대답했다.” p.87

“저녁에 마리가 찾아와서 자기와 결혼할 마음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건 아무래도 좋지만 마리가 원한다면 결혼해도 좋다고 말했다.” p.88

“그 순간 나는 권총을 쏠 수도 있고 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쏘아도 좋고 쏘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p.116

결론을 짓자. 지금의 이러한 부조리한 사회에 맞서 나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뫼르소의 어머니는 죽었고, 뫼르소도 그랬다. 그리고 나도 죽고, 당신도 죽는다. “어느 누구도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p.242)는 그의 말처럼 죽음은 어떤 동 떨어진 세계의 것이 아니다. 죽음 앞에 섰을 때, 우린 진정한 이방인이 될 수 있다. 이방인인 그에겐 모든 것이 낯설게 보인다. 기존 세계의 질서는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다. 한번 의심해보자. 마치 영원할 것 처럼 살아가는, 진리라고 생각되는 나의 믿음들을. 우리가 가진 그 모든 신념들을 낯설게 바라보자. 그 순간, 우리는 순간에 존재할 수 있다. 내 앞의 필터를 치우고, 그 순간의 자유함을 맛볼 때, 우린 진정한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그제서야 내 앞에 놓인 사람을 진짜 눈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어떤 신념이나 제도로 판단하지 않고, 구속하지 않은 채 말이다. 그 시작은 살아있다는 확실한 자각이 아닐까? 뫼르소의 마지막 절규가 우리에게 와서 꽃히는 것처럼 말이다. 

“너는 어지간히도 자신만만한 태도다. 그렇지 않고 뭐냐? 그러나 너의 신념이란 건 모두 여자의 머리카락 한 올만한 가치도 없어. 너는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으니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실한 자각조차 없지 않느냐? 나는 보기에는 맨주먹 같을지 모르나, 나에게는 확신이 있어.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확신. 그것은 너보다 더 강하다. 나의 인생과 닥쳐올 이 죽음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내게는 있어. 그렇다. 내게는 이것밖에 없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이 진리를 그것이 나를 붙들고 놓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굳게 붙들고 있다. 내 생각을 옳았고 지금도 옳고 언제나 또 옳으리라.”  p.238


12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나의 목표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올해 읽은 책 리뷰를 마무리 짓는 것이다. 손을 놓으려고 하면 다시 잡게 되는 목표다. 아무리 명색이 블로그인데 독서 리뷰까지 미뤄지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하지만 하지 못할 핑계는 많이 생각난다. 바쁘단 핑계,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핑계, 독서 축제 해야 한다는 핑계, 아직 못한 일이 많다는 핑계.. 모든 핑계를 넘어서서 지금 당장 블로그 리뷰를 쓰자. 그래야 나의 마음의 평화가 찾아올 것 같다. 서두르자! 

5월  
인생학교 - 일에서 충만함을 찾는 법_로먼 크르즈나릭
불안_알랭 드 보통
생태요괴전_우석훈
에티카, 자유의 긍정의 철학_이수영
강점에 집중하라_마커스 버킹엄
남자의 물건_김정운
딜리셔스 샌드위치_유병률

6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_이진우
피터드러커 자서전_피터드러커
30분에 읽는 니체_로이 잭슨
포트폴리오 인생_찰스 핸디
작가수업_도러시아 브랜디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_폴 D 티저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_사사키 아타루





2015년 5월 
25. 인생학교 - 일에서 충만함을 찾는 법_로먼 크르즈나릭
올해 인생학교 책을 꽤 봤다. 아주 양질의, 권할 만한 책이란 느낌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핵심적인 내용 정리가 잘 되어있다. 좋은 책이다. 아래의 글이 이 책의 지향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진정한 삶의 고수는 일과 놀이, 노동과 여가, 몸과 머리, 공부와 휴식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그는 두 가지 중 뭐가 뭔지도 잘 알지 못한다. 무엇을 하든 그저 탁월함을 추구하고 그에 걸맞게 완성할 뿐, 그것이 일인지 놀이인지는 타인의 판단에 맡긴다. 그 자신은 언제나 두 가지를 모두 하고 있다."

나 역시 아직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유롭게 살기로 마음 먹은지 3년이 다 되어간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려는 사람, 자신만의 천직을 찾으려는 사람,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분명 초서까지 마쳤는데 블로그에 올리지 않았구나. 오늘 중으로 올려야겠다. 
 

26. 불안_알랭 드 보통
2015년 가장 많이 본 작가 한 명을 뽑으라면 단연 나에겐 알랭 드 보통이다. "지금까지 나는 왜 이 사람의 책을 읽지 않았지?” 란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의 관심사와 지향점이 비슷한 작가다. 인생학교를 왜 만들었는지도 공감이 가고, 또 그가 기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알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기에. 불안이란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불안에 대해서 예전에 TED강의가 있었다. 나도 한번 포스팅 한적이 있고. 


그 내용을 면밀하게 담은 책이다. 각박한 현대를 사는 모든 이에게 일독을 권한다. 워낙 에티카를 재미있게 읽어서 순위는 밀렸지만, 그래도 5월 최고의 책 중의 하나다. 


27. 생태요괴전_우석훈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팟케스트 <나는 딴따라다>에서 우석훈과 선대인씨가 말하는 걸 인상깊게 들었었다. 공감도 많이 했고. 88만원 세대로 유명한 우석훈 씨의 책이라기에, 또 가볍게 읽고 싶었던 책이 필요했기에 빌려 봤다. 솔직히 약간 짜맞춘 느낌이 들긴 했지만, 신자본주의로 인한 부작용들을 요괴로 설정하고, 그것을 물리치기 위한 아이디어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주제는 흥미로웠다.

나는 희안한 습관이 하나 있다. 좋은 책인가 아닌가를 떠나서 빌려본 책은 가급적 초서를 하는 편이다. 왜냐면, 앞으로 그 책을 볼 일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이 책도 초서를 했다. 초서 말미에 내가 이런 글을 적었더라. 옮겨본다.  

"그냥 내 생각. 교육도 마찬가지. 대학이나 외국의 유명한 프로그램 다 좋다. 하지만 그것에 의존한다면 결국 생태계는 건강하지 못하게 된다. 언제나 생산자는 따로 존재하고, 우린 교육을 소비하는 사람이 될 뿐이다. 희망은 로컬이다. 우리가 만든 교육을 우리가 소비하는 것.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어 보는 것. 조금 어설퍼도, 조금 낯설어도, 조금 불편해도 그래도 이용하는 것. 나는 그것이 우리나라 교육계에서 꼭 필요한 자세라고 본다. 모두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고, 또 듣는 것. 세상 모든 사람이 학교가 되는 것 말이다. 

고객은 왕이 아니다. 고객은 노예다. 우리를 왕으로 떠받드려는 사람들일 수록, 기업일 수록 경계하라. 그렇게 왕이라는 기분에 취할 수록 나는 더욱 더 그들에게 예속된다. 노예가 된다. 나는 그들에게 돈을 내고, 그들은 나에게 기쁨을 준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지배한다. 고객이라는 말에는 너는 그저 나에게 돈이나 내고 기분이나 좋아해라. 라는 말이 들어있다. 그러니 깨어있자. 우리 모두"
 

28. 에티카, 자유의 긍정의 철학_이수영



내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충분히 이해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면 물론 No다. 하지만, 에티카에 감명받고 마음이 움직이는가? 라고 한다면 말할 것도 없이 100% Yes!라고 외친다. 올해 나에게 단 한권만 고르라고 해도 이 책을 고를 수 있을 것 같은 심정이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고, 흠뻑 빠졌던 사람이 바로 스피노자다. 올해 5월의 책으로 선정했다. 

나는 지나친 고전 만능주의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고전을 일단 읽기 시작해라. 이해를 못해도 그냥 읽어내려가라. 그래야 천재가 될 수 있다는 식의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천재 그거 해봐야 뭐 좋을 것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나에게 독서는 즐거움이다. 내가 몰랐던 것을 인식하고, 세상을 달리 보이게 하는 힘이 독서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에티카를 직접 보진 않았지만, 그 언저리를 살펴본 느낌이고, 그것만으로도 올해는 만족스럽다. 고전에 너무 목맬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읽을 때가 되면 다 알아서 읽게 되니 말이다. 

이 책을 필두로, 스피노자에 대한 관심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일단 니체를 좀 더 읽었고, 들뢰즈에 대한 책도 몇권 샀다. 철학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삶에 대한 철학을 공부하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단 생각은 아주 커졌다. 스피노자가 꿈꾼 세상. 자유롭고 능동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공동체. 나도 그것을 함께 꿈꾼다. 나와 함께 할 사람들도 어서 이 책을 읽어보시길! 


29. 강점에 집중하라_마커스 버킹엄
강점 혁명에 이어서 읽은 책. 뭘뭘 하라! 라는 식의 책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강점 카드를 적기엔 좋은 책이었다. 강점 혁명과 셋트로 보면 괜찮을 책이나, 한권만 권한다면 역시 강점 혁명이다. 링크는 여기


30. 남자의 물건_김정운
이 책은 다행히도! 블로그에 올렸었다. 김정운 교수님의 책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재미가 있다.
그분 삶을 존경하기도 하고. 링크는 여기로


31. 딜리셔스 샌드위치_유병률
이 책은 누군가의 페북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우연히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려서 찾았다가, 한참을 보고 다시 꼽아 두었던 기억이 난다. 결론부터 말하자만, 글쓰기와 관련한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의 미덕이 있다면 글을 써야겠구나! 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 이 책도 옮겨적었었다. 글을 쓰며 그래도 이때는 내가 꽤 부지런했었다는 사실을 재 확인한다. 링크는 여기로




2015년 6월 
32.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_이진우
니체에 대한 글을 쓸 때 참고했던 책이다. 꽤 길게 써 보았던 [프리드리히 니체를 만나다] 여기로 링크
이 당시 나는 스피노자에서 자연스럽게 니체로 관심이 옮겨지게 되었고, 일단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책을 골랐다. 알고보니 이진우 교수님은 한국니체학회 회장이시더라. 니체가 있었던 지역을 방문하면서 적은 에세이다. 내가 예상했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니체의 삶도 조금 들여다볼 수 있었고. 사실 일반 분들께 니체 입문서로는 이후에 읽었던 고병권 작가의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더 권하고 싶다. 


33. 피터드러커 자서전_피터드러커
내가 존경하는 어른이자 상상 속 멘토, 피터 드러커 옹에 대한 개인적 이야기다. 하지만 그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개인적으론 드러커옹의 책으론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2009년에 경영에 대해서 한참 관심이 많았을 때가 있었는데 요즘엔 인문학 책들을 더 읽다보니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었다. 이 책은 길게 리뷰했었다. 링크는 여기 
 

34. 30분에 읽는 니체_로이 잭슨
이 책은 핸드북이다. 니체에 대한 글을 쓸 때 참고한 책. 짦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얇은 책이다. 


35. 포트폴리오 인생_찰스 핸디



올해 6월의 책! 책을 읽다 보면, 내 삶을 한번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찰스 핸디의 선택이 역시 옳았음을 재확인한다.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 독립적 프리에이전트를 꿈꾸는 사람들, 1인 기업가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이 책 역시 이미 블로그에 써 두었었다. 링크는 여기로. 


36. 작가수업_도러시아 브랜디
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책. 작가수업을 이제서야 읽었다. 이 책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다. 요즘은 결론이 명쾌한 책이 좋다.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도 부럽고. 결론은 이것이다. 글을 쓰는 자가 작가다.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일단 써라. 쓰다 보면 된다. 핑계 만들지 말라. 


37.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_폴 D 티저
나는 지금까지 에니어그렘을 위주로 공부해왔다. 그러다 보니, MBTI는 비교적 소홀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와우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공부하게 되었다. 그 첫 시작이 이 책이다. 아주 쉬운 책이고, 누구나 MBTI를 배울 수 있게 써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그건 바로 에니어그램과 같은 이유이다. 
이 책의 잘못은 아니고, 절대 기질이나 성격은 책을 통해서는 온전히 배울 수 없다는 것을 다시 배웠다. 처음에 어렵지 않게 이해했다고 생각한 MBTI를 온전히 이해한건 10월이 넘어서니까. 책으론 한계가 있다. 


38.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_사사키 아타루
아. 이 책도 강렬하다. 이번 달에 읽은 책 중에서 3 손가락 안에 꼽힌다. 일본의 니체라고 불리는 사사키 아타루. 그가 말하는 어조도 특이하고, 어쨌든 재미있게 읽었다. 앞서 작가수업과 딜리셔스 샌드위치가 읽고 나면 글이 쓰고 싶어지는 책이라면, 이 책을 되려 읽고 나면 책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아니, 사실은 책이 아니다. 위대한 인간의 정신을 미친듯 읽고 싶어진다. 니체가 그랬고, 사사키가 그랬듯. 

"갑자기 출현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누구의 부하도 되지 않았고 누구도 부하로 두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게 됩니다. 어디러 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명령을 듣지 않기 때문에 무엇을 따르면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명령이라는 것은 들을 수 없습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다른 누군가의 정보를, 즉 명령을 따르기만 하면 편합니다. 

왜냐하면 그 명령은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으로부터의 명령은 자기가 바꿀 수 있습니다. 어차피 자신이니까요. 그러면 당연히 확실한 목표를 향해 똑바로 나아갈 수가 없게 됩니다. 지도 없이 이국의 숲을 비틀거리며 방황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 이 시대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다는 건, 용서받지 못할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죄책감 비슷한 감정에 시달리게 합니다. … 그래도 여전히 그렇게 한 것은 왜일까요? 그것은 책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짦은 리뷰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우연이다. 그저 '표지'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책을 읽는 중 이런 멋진 문장을 만났다. 내가 생각하는 독서와 거의 비슷한 개념이었다. “배우기 위해, 즐거워지고 싶어서, 글을 쓰기 위해, 또는 연설을 하기 위해, 회상하기 위해 책을 읽지 말라. 아무런 목적 없이 독서를 해야 한다. 현재를 읽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 독서하라.” 요즘 같이 바쁜 세상에 목적을 가지지 말라고? 누군가는 이 말에 강한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싫어하는 영어단어가 바로 For (~을 위해서)이다. 아이들은 재미를 위해서, 혹은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노는 것이 아니다. 그저 노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재미있을 수 있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것이다. 목적이 아닌 과정 추구. 내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물론 그로 인한 반작용도 만만찮다. 모든 것엔 음과 양이 있듯) 독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성과를 위해선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목적을 가진 독서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일'에 가까운 활동이지, 순수한 독서활동이라 할 수는 없다. 삶에는 일도 필요하지만, 순수 독서도 필요하기에.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건 글을 읽는다고 모두 독서를 하는 건 아니란 것이다. 


다음 부분도 의미있는 문장이었다. 움베르트 에코의 말이다. “자기 안에 있는 타자를 발견할 때 사람은 비로소 ‘윤리’를 얻는다.” 종교를 가지지 않은 나의 경우에도, 충분히 윤리성을 획득할 수 있다. 윤리성은 내 안의 타자, 즉 양심을 지속적으로 의식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아무리 종교를 가지고 있고, 열심히 믿는다 하더라도 타자성이라는 '본질'을 잃어버리면 윤리는 얻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종교적이면서 집단 이기주의적인 희안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타자'를 인식하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성찰 그리고 독서다.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세밀하게 들여다 보기 어려운 세상 속에서 홀로 찬찬히 읽어 나가는 독서 활동과 성찰 활동은 그것을 가능캐 한다. 시간을 느리게 흐르게만 해도, 사람은 자연스럽게 주위의 것들에 공감하고 반응하기 시작하기에. 


마지막으로 재미있었던 문장을 꼽아보자. “롤랑 바르트는 모든 진지한 독서는 ‘다시 읽는 것’이라 말한다. 이것은 꼭 두 번 읽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구조 전체를 시야에 넣고 읽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말의 미로를 헤매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갖고 탐구하는 것이다.” 나 역시 이 말에 공감한다. 모든 독서는 다시 읽는 것이다. 나는 과감하게 이렇게 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 한번 읽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라고. 나의 경우에도 중요한 책은 3번 정도 읽는다. 처음에 줄을 치면서 읽고, 두 번째는 인상 깊은 문장을 옮겨적으면서 다시 읽는다. 그때 놀라는 일도 많다. 이런 문장이 있었어? 라고. 마지막은 내가 옮겨적은 문장을 다시 읽으며 느낀 점을 적거나 리뷰를 적는다. 그렇게 3번은 읽어야 조금은 책이 나에게 들어온다는 걸 느낀다. 내가 읽는 모든 책을 이렇게 읽을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갈 수록 "좋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 진짜 독서의 참맛이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예전에 책 조금 많이 읽는다고 우쭐했던 내가 말할 수 없이 부끄러워지는 요즘이다. 



가슴에 남는 글귀 

p.28
프랑스의 교사이자 작가인 다니엘 페나크는 자신의 독서론 ‘소설처럼’에서 ‘책을 읽다’라는 동사가 ‘꿈꾸다’ ‘사랑하다’와 함께 명령어로 바꿀 수 없는 단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사랑하라’ ‘꿈꾸라’하고 명령한다고 해서 그것이 명령자의 뜻대로 실행될 수 없듯이, 읽기 싫은 사람에게 ‘읽어라’하고 명령해보았자 그저 읽는 척하거나 이내 수면제 대용으로 활용해버릴 뿐이다. 그래서 페나크는 책 읽기를 보다 친근한 일로 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독자의 10가지 권리를 제창하고 있다. 

첫째, 읽지 않을 권리. (나는 기분이 좋지 않거나 장정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여하든 읽고 싶지 않을 때는 안 읽는다.)
둘째, 건너뛰어서 읽을 권리. (새로 발간된 전공 서적을 읽을 때 내가 잘 쓰는 수법이다.)
셋째,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괴테의 ‘파우스트’는 고교 시절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다 못 읽었다.)
넷째, 연거푸 읽을 권리 (내가 좋아하는 로크카의 시집은 하도 여러 번 읽어서 이제는 거의 다 외운다.)
다섯째, 손에 집히는 대로 읽을 권리 (이현세의 만화를 읽다가 갑자기 막스 베버를 읽은들 어떠랴.)
여섯째, 작중 인물과 자신을 혼동할 권리. (나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읽으면 햄릿이 되고 또 가끔 홍길동이 되기도 한다.)
일곱째, 읽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을 권리. (침대에서 읽고, 기차간에서 읽고, 수영장에서도 읽는다.) 
여덟째, 여기저기 부분적으로 읽을 권리 (내 특기다)
아홉째, 소리 내어 읽을 권리. (흥이 겹거나 감동했을 때는 저절로 소리가 난다.)
열 번째,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책 읽기의 장점 중 하나는 그 즐거움을 혼자만의 비밀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p.50-51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책을 읽어서 도대체 어디다 써먹을 거냐?” 이 질문은 ‘효용’이라는 관점으로만 사물을 바라보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질문이다. 물론 책 읽기는 실용적 동기를 가진 사람에게도 쓸모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 무언인가를 배워서 응용하기 위해 책을 찾는 사람들이 독서 인구의 가장 큰 축을 이룬다. 이 책 읽기는 ‘공부’로서의 책 읽기이므로 누구에게도 박해받지 않는다. ... 그러나 나는 독서 중의 독서, 궁극의 책 읽기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책 읽기’라고 생각한다. 부모에게, 선생님에게, 또는 아내에게 핀잔 받는 책 읽기야말로 책 읽는 자에게 지고의 쾌락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4만 권이 넘는 자신의 책을 밀라노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작가 주세페 폰티지아는 말한다. “배우기 위해, 즐거워지고 싶어서, 글을 쓰기 위해, 또는 연설을 하기 위해, 회상하기 위해 책을 읽지 말라. 아무런 목적 없이 독서를 해야 한다. 현재를 읽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 독서하라.” 그가 권하는 ‘목적 없는 독서’야말로 문자 그대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책 읽기’다. 이런 책 읽기는 시험에도 취업에도 농사일에도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도움이 안 되면 어떤가? 그 무엇보다도 책 읽기는 쾌락으로 충만해 있지 않은가. ...

...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책 읽기는 진정 아무짝에도 쓸 데가 없을까? 오히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책 읽기를 거듭한 사람일수록 나중에 세상에서 여러모로 쓸모가 많아지는 사람이 된다는 걸 살면서 새록새록 깨달아왔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책 읽기를 많이 한 사람일수로 목적 있는 책 읽기만 주로 한 사람들에 비해 세상을 보는 눈이나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더 깊고 더 따뜻한 것을 나는 보았다. 


p.60
책을 읽을 때는 사람이 주인이다. 읽으려는 의도와 읽는 속도, 그만두는 행위를 사람이 스스로 통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상매체는 사람보다 더 힘이 세고, 사람보다 더 빨라서 사람을 종종 압도한다. 물론 편하기는 하다. 영상의 속도에 감정을 맞춰두면 스스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기뻐하고, 슬퍼하고, 화내는 일을 남의 의도에 내맡기기 쉽다. 책 읽는 일이 사람과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참으로 중요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은 스스로 책을 고르고, 책장을 연다. 또 스스로 활자를 따라 눈동자를 굴리고, 때로 앞장으로 되돌아가려고 손가락을 움직인다. 또는 읽다가 팍 덮어버리거나 휙 던져버린다. 이 모두 사람이 스스로 하는 일이다. 따라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일보다 귀찮고 힘이 드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래서 그만큼 더 가치 있는 일이다. 책을 읽는 일은 사람이 스스로의 몸과 마음의 주인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p.64-7
어떻게 하면 이 ‘끔찍한 무관심’을 극복할 수 있을까? 이탈리아의 기호학자 움베르트 에코와 마르티니 추기경의 서간집 ‘무엇을 믿을 것인가’에는 그 해답의 작은 단서가 비친다. 로마교구의 마르티니 추기경이 던진 “비신앙인은 어디에서 선의 빛을 찾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에코의 대답은 이렇다. “자기 안에 있는 타자를 발견할 때 사람은 비로소 ‘윤리’를 얻는다.” 사람은 타자를 인식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육체를 존중하고 그 육체의 확장인 다른 사람의 말, 사상을 인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대량학살, 식인 풍습, 타자의 육체에 대한 모욕을 인정하는 문화가 과거에 있었거나 지금도 있는 것일까요? 그 문화들은 ‘타자’의 개념을 단지 부족 공동체에만 국한시키고, ‘야만족’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십자군 병사들조차 이교도들을 사랑해야 할 이웃으로 간주하지 않았습니다. 타자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 우리를 위해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욕구들을 타자에게서도 존중해야 할 필요성, 이것은 바로 천년에 걸친 인류 성장의 결실입니다."
/ 움베르트 에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묻지 맙시다. 

… 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상은 나치 학살자들이 ‘타자’의 범위를 자기 민족으로 국한시켰기 때문에 생긴 일이리라. 그렇다면 이 영상미디어의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전쟁과 살인의 물화를 거부하는 일, 미디어 이벤트가 된 전쟁과 테러의 와중에도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느끼는 일, 텔레비전을 끄고 책을 읽는 일이다. 

책 읽기를 통해 우리는 타자를 만난다.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독서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가장 특별한 혜택이다. ... 책은 인간에게 주어진 공간과 시간의 벽을 넘어 수많은 인간 유형을 만나게 해준다. 우리는 책 속에서 허락도 약속도 없이 여러 유형의 인간들과 마음대로 만나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책 속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야말로 인간을 이해하는 출발선에 우리를 세워준다. 


p.85
종이책은 ‘무한 에너지’를 가진 매체다. 충전시키지 않아도 되고, 콘센트에 꽂지 않아도 볼 수 있다. ... 또 책은 개인매체다. 혼자서 사용하고, 혼자서 통제하고, 혼자서 즐기는 매체다. ... 책은 내용에 제한이 없다. 즉 어떤 콘텐츠도 다 담을 수 있다. 이런 콘텐츠의 ‘다양성’이 매체로서 책이 가진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의 하나다. 


p.88

이 모든 장점을 다 합쳐도 도달할 수 없는 오직 책만이 가진, 책의 가장 큰 덕목은 바로 책이 ‘사람이 주인인 매체’라는 데 있다. 즉, 책은 읽는 사람이 스스로 통제해야만 하는 매체다. 책을 읽는 일은 텔레비전 화면을 보는 행위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을 듣는 행위와는 달리 ‘읽는 의지’가 필요하다. 스스로의 의지로 스스로를 고양시키려는 인간의 행동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 행위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시청하는 행위만큼 쉽지 않다. ... 책 읽기가 고통이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책이 독자에게 자신을 해독할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독자가 책을 온전히 읽으려면 단어의 뜻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문장 전후의 문맥을 이해해야 한다. ... 그러나 책 읽기에 따라오는 이런 고통이야말로 사실은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다. 모든 쾌락은 고통의 시간 뒤에 온다. ... 깊은 쾌락일수록 깊은 고통을 요구한다. 


p.94
우리가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어떤 위정자가 독재자였고, 누가 민주적인 통치자였는지 한 칼에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 우리 역사에서 광해군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가장 손쉬운 독재자 판별법이 있다. 책을 불태운 자가 바로 독재자다. 네로, 진시황, 아돌프 히틀러와 같이 책을 불태운 사람들을 독재자라고 부르는 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을 불사르는 자가 빼앗고 없애려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의 상상력, 꿈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다. 또한 ‘남과 다른 생각’이며, 남의 말이나 남의 생각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려는 의지’다. 그렇다. 책을 읽는 일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일이며, 우리가 우리 삶의 주인공임을 우리 스스로 깨닫는 일이다. 그것은 때로 귀찮고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하고 스스로의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러므로, 더욱, 인간으로 태어난 지고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일이다. 책 읽기는 때로 어렵다. 그래도 나는 읽는다.  


p.122
다시 읽기를 주창하는 사람 중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씨가 있다. 그는 소설 ‘우울한 얼굴의 아이’에서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다음과 같이 말한다. 

“롤랑 바르트는 모든 진지한 독서는 ‘다시 읽는 것’이라 말한다. 이것은 꼭 두 번 읽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구조 전체를 시야에 넣고 읽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말의 미로를 헤매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갖고 탐구하는 것이다.”

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는 일은 오래전에 갔던 산사를 다시 찾아가는 일과 같다. 전에는 안 보이던 빛바랜 단청이며 뒤뜰의 부도탑이 어느덧 눈에 들어온다. 몇백 년 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인데 왜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같은 절을 여러 번 방문하면, 무엇보다도 절집 전체의 구도가 머릿속에 그려지고, 뒷산과 대웅전 처마 끝이 맞닿은 풍광이 가슴에 천천히 안겨오게 된다. 책도 이와 같다. 오래 사귄 책은 오래된 절과도 같다.


p.134
내용을 기억하지 않아도 좋다. 책과 함께 그곳에 있었다는 추억만 읽으면 된다. 가끔 어딘가에서 책을 읽었던 그 행위 자체가 한 권의 책이 된다. 프루스트는 말했다. “자신이 읽은 책에는 그 책을 읽은 밤의 달빛이 섞여 있다.” 


p.146
그렇다고 고전이 필요없다는 건 아니다. 고전은 많은 사람의 가슴에 오래도록 큰 울림을 남긴 책이다. 사람들이 되풀이해서 읽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고, 그 내용과 명성이 오랜 시간 전해지면서 비로소 전설이 된 책이 고전이다. 그러나 책 읽는 사람 각자에게 의미 있는 ‘고전’이 있을 뿐,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고전’은 없다. 저명한 학자나 권위자가 정한 고전 목록에 체크를 해가면서 한 권 한 권 억지로 읽는, 마치 방학 숙제와 같은 책 읽기에서 좀 자유로워 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p.164-6
아무도 내게 왜 책을 읽느냐고 물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책들이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당신은 왜 우리에게 이토록 매달리는가?”라고.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내가 책을 바라보듯이, 책 역시 나를 응시하고 있는 게 아닌가. 

불행하게도 나는 아직 책 읽기보다 더 즐거운 일을 만나지 못했다. 아마 오래도록 책을 읽고 있는 까닭도 책 읽기가 행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정치학자인 최장집 선생이 자신의 일과가 “전공 책을 읽는 시간과 비전공 책을 읽는 시간으로 나뉜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전공과 상관없는 책을 읽으면서 보낸다. 얼마 전 일본 문학의 두 거장인 쓰지 구니오와 미즈무라 미나에의 ‘필담’을 읽다가 거기에 나오는 쓰지 구니오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린 적이 있다. 다음의 문장 중에서 ‘문학’이라는 말을 ‘책’으로 바꾸면 바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될 듯싶다. 

“문학이란 재미있기 때문에 읽는 것입니다. ‘놀아야 한다’고 해서 ‘놀이’를 강요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이란 하나의 ‘놀이’와 같습니다. ‘읽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학을 읽어서는 안 됩니다. 문학을 즐겁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을 안다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가 어떤 ‘놀이’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무관심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자기가 ‘행복’ 그 자체를 모른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무관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마냥 즐거운가. 그렇지만은 않다. 책을 읽을 때 우리는 행복하면서 동시에 불행하다.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세상과의 소통과 세상과의 단절을 동시에 경험한다. 책을 읽는 자는 완전한 단독자로서 세계와 맞닥뜨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 읽는 일은 구원인 동시에 좌절이다.  


  1. 조아하자 2015.11.30 21:29 신고

    책을 불태운 자가 독재자... 맞는말인듯... 책을 포함해서 문화유산을 불태운 자가 독재자라는 말도 맞는거같아요... 최근에는 IS가 문화유산을 불태워서 말많았죠.

올해 읽은 책에 대한 짧은 리뷰다. 지금 9월인데 이제 4월까지 완료했다. 다른 포스팅보다 많이 미뤄져서, 올해 안에 완성할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앞으론 이것보다 글은 더 짧게, 핵심만 추려서 빨리 써야겠다. 그래도 돌아보니, 3월과 4월에 그나마 책을 많이 읽었더라. 

3월
삶에 내게 말을 걸어올 때_파커 j 파머
보이지 않는 고릴라_크리스토퍼 차브리스
디자인씽킹 강의노트_리팅이 외 지음
어떻게 자기답게 사는가_연지원
거대한 사기극_이원석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_이와사키 나쓰미

4월
인생학교 - 작은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는 법_존 폴 플린토프
고민하는 힘_강상중
도산에 사는 즐거움_이황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_파커 j 파머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_피에르 바야르
호모 코뮤니타스_고미숙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_마커스 버킹엄
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_엄윤숙, 한정주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_요시다 타로



2015년 3월 
10.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_파커 j 파머


내가 좋아하고, 닮고 싶은 분, 파커 파머다. 이 책도 초서를 하고, 리뷰를 적었었다. 링크는 여기로. 나에게 정말 영향을 많이 미친 책이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파커 파머의 말을 들으면서 그가 가진 철학과 사상과 내가 가진 생각들이 너무나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고, 그 계기로 퀘이커교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의 함석헌 선생님으로 유명한 퀘이커 교는 아직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꼭 한국 모임에 나가보겠다고 생각했었다. 그 만큼 나에겐 큰 영향을 미친 책! 올해 3월의 책!

11. 보이지 않는 고릴라_크리스토퍼 차브리스

내가 강의 때 자주 사용하는 영상이 있다. 바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 그것인데, 내가 그걸 좋아하는 이유는 ‘맹점’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맹점을 중요하게 여긴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 지도 모르는 그 영역.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그것. 무조건적 믿음을 멀리하고, 좀 더 회의하고 탐구하는 것. 그것의 중요함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우리가 얼마나 착각하는 존재인지 알게 하는 책이다. 착각에 대한 사례가 많고 풍부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술술 잘 넘어가진 않았던 책. 

12. 디자인씽킹 강의노트_리팅이 외 지음

이맘때쯤 디자인씽킹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서 참고 삼아서 본 책이다. 나는 대부분의 책은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런 스타일의 책은 그리 높이 평가하진 않는다. 이 책을 높이 사지 않는 이유를 보다보면, 내가 책을 고르는 이유를 알듯 하다. 1. 저자들의 경험이 일천하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이 정말 디자인씽킹의 대가들인지, 그런 생각이 들진 않았다. 물론 대가들만 책을 써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책을 선호한다. 개인적 선호이지만, 하여튼 깊이를 추구하는 편이다. 2. 깊이가 없으면 실용적이어야 함에도, 비교적 덜 실용적이었다. 정말 이 책을 보고 디자인씽킹 강의를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 3. 사례와 분석이 부족하다. 깊이도, 실용도 떨어진다면 ‘성실함’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방대한 자료 조사를 비롯한 사례들. 예를 들면, 디자인씽킹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분석이라든지. 하지만 이 책은 너무 주관적이었다. 그냥 디자인씽킹이 모든 것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귀결되었다. 결론적으론, 비판적 사유가 부족한 책이 아닐까. 란 생각을 했던 책이다. 미덕도 있다. 디자인씽킹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는 점. 그 점을 제외하곤 아쉬운 점이 훨씬 컸다. 추천하지 않는 책. 

13. 어떻게 자기답게 사는가_연지원

이 책은 출간 된 책은 아니다. 와우스토리연구소 내부에서 보는 책으로, 출간되어도 좋을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연지원 선생님의 가장 큰 장점으론, 균형감각을 들 수 있다.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상당히 지혜로운 관점에서 자기다운 삶의 길을 제시한다. 5개의 지침이 나오는데, 함께 생각해 볼만 하다. 1) 자신만의 길이 가라. 2) 몰입과 성찰을 끊임없이 반복하라. 3) 점진적으로 준비하여 과정을 즐겨라. 4) 두려움에 맞서 시행착오를 경영하라. 5) 완벽을 찾지 말고 현재를 잡아라.  

14. 거대한 사기극_이원석

자기계발서를 비판하는 책이다. <긍정의 배신>이란 책을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그 책의 한국 버전이라 할만 하다. 그는 자기계발을 자위행위나 마약과도 같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자조(스스로를 돕는) 사회가 아니라 공조(서로를 돕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론은 다소 뻔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비판하는 자세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나 역시 시크릿, 리얼리티 트렌서핑을 비롯한 꽤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고, 공감한 바가 있지만, 이젠 더 이상 그러한 책은 읽지 않는다. 나는 어쩌면 그러한 맹목적 믿음에 대항하기 위해서 요즘들어 역사와 철학책을 보는 것이 아닐까. 요즘 나는 건강한 회의주의자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15.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_이와사키 나쓰미

그랬구나. 이 책을 읽었었다. 내가 이맘 때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이틀 정도 누워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어려운 책은 보기 싫고, 가볍게 읽고 싶어서 고른 책이다. 솔직히 말해, 아플 때 봤던 책이라 별 느낌도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피터드러커 옹의 말씀을 이렇게 소설책으로 보니 그저 반갑고 고마웠던 기억만 남아있다. 스토리로 연결해서 대가들의 메지시를 전한 시도는 아주 좋았다. 내가 가야할 길이기도 하고. 




2015년 4월
16. 인생학교 - 작은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는 법_존 폴 플린토프

이 책도 블로그에 올렸었다. 링크는 여기. 이 책은 알랭드보통으로 대표되는 ‘인생학교’ 시리즈의 일부이다. 특히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이 있다.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군인들은 그들을 통과시킬 수 밖에 없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 된 것은 어떠한 엄청난 정치적 결단이 아니었다. 그 원인은 바로 사람들이었다. 앞으로 세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거대한 사건들로 세상은 굴러가지 않는다. 행동하는 사람들의 힘, 그것이 세상을 움직인다. “희망이란 소파에 앉아서 당첨되기만을 꿈꾸며 손에 꽉 쥐고 있는 복권이 아니다. 희망이란 문을 깨부수는 도끼이다. 희망은 행동을 필요로 한다." 
 
17. 고민하는 힘_강상중


꽤 오래 전에 유명했던 책이지만, 나는 이번 기회에 읽었다. 아직 기억 남는 것은 ‘근대성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이다. 막스 베버와 나쓰메 소세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는 우리 모두가 고립됨을 넘어서길 원한다. 고립됨을 넘어서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민해야 한다. 그것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나와 타인과의 관계를 깨닫는 것, 그것이 근대성을 극복하기 위한 길이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와 비슷한 맥락을 읽었다. 그리고 아직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자아’를 비롯한 근대적 시각이구나. 철학과 인문학은 그 너머를 제시하지만, 그것이 물질화되어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기 까지는 아직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올해 5월의 책!

18. 도산에 사는 즐거움_이황

와우스토리 연구소에서 함께 읽었던 책. 링크는 여기. 그렇다. 4월은 안동 여행으로 기억되는 달이다. 연구소 10기 연구원들 (와우광땡)과 함께 떠난 여행이었고, 그 여행을 앞두고 읽은 책이 이 <도산에 사는 즐거움>이다. 이 책을 읽고 한 가지 느낌 점. 사유의 깊이는 옛날 사람들을 따라가기 어렵구나 라는 것이다. 언듯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분명 예전보다 공부할 환경이나 조건은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이번에 안동을 가면서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그 호젓한 풍경 속에서 옛 선비들은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 느끼고, 생각했을까. 게다가 그 시대는 스마트 폰도 없지 않은가? 옛 선비들의 생각에 더욱 접근하고 싶었고, 개인적으로 지금은 서양 철학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있지만, 40세가 넘어선 동양철학을 위주로 공부하고 싶단 기존 생각을 더욱 두터이 했다. 

19.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_파커 j 파머

이 책은 여기서 왈가 왈부 하기 보단 그냥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절판이라는 점. ㅠㅜ 파커 파머의 관련 도서들을 대신 읽으며 누군가 다시 재출간하기를 기원하는 수 밖에는 없다. 올해 5월의 책으로 하고 싶지만, 지난 달과 저자가 겹치기에 패스. 내 마음 속 최고의 책 5에 언제나 들어간다. 링크는 여기

20.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_피에르 바야르

아, 책을 꼭 읽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알게 한 책.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창작의 자유를 얻는 것, 전체적 시야를 잃지 않는 것이며, 그것은 꼭 책을 섬세하게 읽는 것과 비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기존의 내가  아무리 그래도 책에 대해서 논하기 위해선 읽고 해야지! 라는 생각에 강했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선 분명 그러한 시각에서 자유로워졌다. 특히 책을 지나치게 주의해서 읽는 행위는 되려 ‘자신만의 색깔’을 잃어버리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도 매우 동의하는 바다.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이라면 한번 꼭 읽어볼 만한 좋을 책. 

21. 호모 코뮤니타스_고미숙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링크는 여기로 이 책도 결국 결론은 ‘공동체, 커뮤니티’였지만, 그에 이르는 과정은 달랐다. 바로 ‘돈’이란 주제로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고미숙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 언제나 느끼는 점이 있다. 책을 잘 읽히게 쓰신다는 점. 나도 이런 식으로 한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고전들을 엮어 나가며 생각을 펼쳐나가고 싶다. 이 책의 결론을 적어본다면 이렇다. "돈은 수단이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는 그 본질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돈은 우리의 관계를 위한, 공부를 위한, 삶을 위한 수단이 될 때 빛난다. 그렇기 때문에 지혜로운 공동체는 돈을 축적해선 안 된다. 서로 안에서 흘러가게 해야 한다. 그때서야 돈이 우리를 위해 일하게 될 것이다.” 공감. 공감. 

22.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_마커스 버킹엄

분명 과거에 읽었던 책이지만, 그때는 테스트만 했지 제대로 읽지 않았다. 이번에 함께 공부하면서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나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강점을 잘 인식하게 하는 ‘언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선, 강점 세계의 바이블과 같은 책이다. 하지만 하나의 한계도 있는데, 이러한 강점 발견 작업은 단순히 책에서 주어진 테스트 도구나 독서만으론 어렵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이번에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비교, 대조해 가면서 파악했고, 덕분에 더 명확한 인식에 다다를 수 있었다. 파커 파머의 말이 맞다. 혼자서 자기객관화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에겐 ‘타자’란 거울이 필요하다. 이 책은 함께 해야 그 값어치를 발휘하는 책이다. 링크는 여기

23. 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_엄윤숙, 한정주

4월에 안동에 여행다녀 오면서 봤던 책이다. 왠지 어울리는 책이었다. 과거에 한번 봤던 책이지만, 이런 책은 종종 가볍게 봐주면 좋다. 자세와 태도를 가지런하게 만들기에 옛 사람들의 말씀처럼 좋은 것이 없다. 

24.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_요시다 타로


쿠바의 아바나에 대한 이야기다. 대략 알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쿠바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공산주의가 쇠퇴하고 자본주의가 득세했던 시기에, 쿠바는 조용히, 하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도시농업을 시작하는데, 그 과정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텃밭을 일구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쿠바 사례는 그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얼마 전 쿠바의 경제제재가 미국에 의해서 풀렸단 뉴스를 들었다. 과거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단순히 ‘잘 되었구나’란 생각이 들었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되려 걱정되었다. 앞으로 그들은 앞으로 ‘식량, 에너지 독립’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8월 심톡 : 내 삶의  아웃 리뷰

"내 마음은 어떻게 작동되고 있을까?"





"시간이 오래 지났다고 해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어요. 돌보지 못했던 감정들은 언젠가 나의 삶에 반영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랜 시간. 잊혀지지 않는 그 때가 있다면 그 때 감정을 다시 돌봐주세요." _김00


"그 때 감정은 단순 했던 것 같은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여러감정들이 있었네요." _조00


"무언가 일이 벌어질 때 기쁨이는 숨어있었던 것 같아요."_강00


"지금부터 그 때 미처 돌봐주지 못한 우리 아이에 대한 감정을 기쁨이로 채워줘야 겠어요."_김00


"소심이,까칠이,버럭이,기쁨이,슬픔이 모두가 서로를 존재하게 하는 모두 다 소중한 감정이예요."_최00



칭화대 10년간 최고의 교양 강의라고 불리는 <수신의 길>의 팡차오후이 교수. 예전에 보고 싶어서 체크해 둔 영상인데, 시간이 없어서 못 보고 있다가 지지난 주에 보고, 간단히 정리했다. (당시에 에버노트에 옮겨 놓았는데, 다시 블로그에 옮기기 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구나.)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보시길.

0. 도입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것은 <수신>의 문제다. 에니메이션 <닐스의 모험>에 나오는 여우 렉스를 보자. 렉스는 아주 계획적이고 바쁘다. 하지만 반면, 심리적 소양은 나쁘다. 그는 좌절을 겪었을 때 냉정하지 못하다. 결국 그렇게 이성을 잃어버리고 바쁘게 쫓아다니기만 하다가, 자신의 꾀에 자신이 당한다. 

결국, 수신이란 무엇일까? 자신의 내면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리고 좌절을 겪을 때 마음의 냉정함과 이성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팡차오후이 교수


1. 수정
수정이란, 고요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제갈량의 침착한 거문고 소리를 듣고, 15만의 사마의는 도망간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제갈량은 세상에 나오기 전, 매일 정좌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법을 수련했다. 세상 모든 대결은 사실 ‘마음’과 ‘마음’의 대결인 것이다. 우린 어떻게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 그것은 정좌다. 하루에 몇 분이라도 정좌를 해보라. 놀라운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된다. 특히 송나라의 한 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반나절은 책을 읽고, 반나절은 좌선을 한다.”  



2. 존양
존양이란, 마음을 살펴 하늘의 뜻을 찾는 힘이다. 우린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목숨을 걸고 일을 한다. 중국의 왕균요라는 CEO는 암 수술 후,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계속 일만 했고, 결국 38세에 죽었다. 사람을 때론 자기 이성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 눈앞의 이익이나 쾌락을 지나치게 중시할 때 우린 이성을 잃게 된다. 사실 일도 취미도 모두 삶을 위한 것임에도, 어느새 일과 취미를 위해 사는 우리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더 의미있게 만드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 그것이 존양의 문제다. 존양이란, '삶은 예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삶 속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의미를 찾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어떻게 존양을 기를 수 있을까? 짜증나는 일을 겪을 때 자신을 일깨우라.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일을 찾으라. 마지막으로 눈앞의 이해득실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3. 자성
자성이란, 패러다임을 깨고 한계를 허무는 힘이다. 엄청나게 큰 코끼리는 가느다란 쇠사슬로 말뚝에 묶여있다. 그 이유는 어릴 적 기억 때문인데, 그 기억은 ‘아무리 힘을 써도 쇠사슬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습관은 무섭다. 나쁜 습관이 생기면 옆의 충고는 아무 소용이 없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심각해진다. 그러한 자아반성을 방해하는 것은 바로 ‘자부심’이다. 결국 자기극복이란 나쁜 습관을 거치고 생활이 마음 속 깊이 만들어 놓은 한계를 허무는 것이다. 


4. 결론

결과적으로 수신이란, 공예가가 섬세하게 옥을 다듬듯 자신의 내면세계를 섬세하게 가공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나를 지켜내는 법’이다.  



아웃라이어(OUTLIERS)성공의기회를발견한사람들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 자기혁신/자기관리
지은이 말콤 글래드웰 (김영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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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이 책은 과학자들이 아웃라이어라고 부르는, 다시 말해 보통사람의 범위를 뛰어넘는 이들에 대한 얘기다.

행동과 사고방식이 평범한 수준을 넘어서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특별한 사람들을 검토하면서 나는 한 가지 간단한 주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가 성공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전부 틀렸다!" 성공한 사람을 만나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은가? 그들이 누구인지, 어떤 성격인지, 어떤 식으로 생활하고 있는지 궁금한가? 물론 궁금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대답을 듣기도 전에 어떤 개인적인 특성이 그 사람이 정상에 오르는 이유를 설명해줄 거라고 가정해버린다.

 

매년 출간되는 백만장자, 기업가, 록 스타, 유명인사의 자서전은 늘 똑같은 이야기로 전개된다. 초라한 환경에서 태어나 치열한 노력과 재능 계발을 통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고 영웅으로 거듭났다는 얘기가 마치 어떤 법칙에 따르듯 그려진다. 오래 전, 미국 독립의 위대한 영웅 벤저민 프랭클린의 동상 제막식에서 로버트 윈트롭은 군중을 향해 말했다. "고개를 드시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 부모나 후견인에게 아무것도 빚지지 않은 사람, 누구에게나 허락된 보통교육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한 사람, 어린 시절부터 고용인이 되어 자신이 일하는 사업분야에서 가장 낮은 일부터 시작했지만 왕 앞에 설 수 있었고 세계가 영원히 잊지 못할 이름을 남긴 이사람의 모습을 바라보시오." 이 얼마나 개인적인 특성만을 강조한 견해인가! 이 책을 통해 나는 개인적인 특성만으로 성공을 설명해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줄 작정이다.

 

우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는다. 왕 앞에 서는 이들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숨겨진 이점특별한 기회, 그리고 문화적 유산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바로 그러한 요소들이 그들로 하여금 다른이들과 달리 열심히 배우고 일하고 세상을 바라보도록 해준다. 따라서 성공한 사람은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를 묻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알아야만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또 어떤 사람은 성공하지 못하는 현상의 이면에 깔린 논리를 밝힐 수 있다.

 

생물학자들은 흔히 '생태학'이라는 단어를 통해 구조적인 차원을 설명하곤 한다. 숲에서 가장 키가 큰 상수리나무가 그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장 단단한 도토리에서 나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나무가 햇볕을 가로막지 않았고 토양이 깊고 풍요로우며 토끼가 이빨을 갈기 위해 밑동을 갉아먹지도 않았고 다 크기 전에 벌목꾼이 잘라내지 않은 덕분에 가장 큰 나무가 된 것이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은 모두 단단한 도토리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키가 큰 나무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은 그 나무가 자라난 에 관한 책이다. 자 이제부터 기존의 생각을 와장창 깨뜨릴 준비를 하시라.

 

마태복음 효과

하키와 빠른 생일 이야기는 성공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온 이야기는 정상에 오르는 아이들이 가장 똑똑하고 재능이 많다는 통념을 뒤집는다. 로버트 머튼은 이러한 현상을 마테복음의 유명한 구절을 따 '마태복음 효과'라고 불렀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예를 들어 최고의 부자들은 세금환급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다. 최고의 학생들은 최고의 강의를 듣고 피드백을 받는다. 프로 하키선수는 동료들보다 좀더 나은 지점(일찍 태어났기에)에서 출발한다. 그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낳는 기회로 이어지고, 결국 그 하키선수는 천재적 아웃라이어로 거듭나게 된다. 그는 결코 아웃라이어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그의 출발점은 그저 남보다 조금 달랐을 뿐이다.

 

스콧의 아버지 고드 와든은 아들이 생애 최대의 경기를 치를 예정인 빙판 옆에 서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제 아들은 언제나 또래 중에서 가장 컸어요. 누구보다 튼튼했고 어린 시절부터 강슛을 날려 득점할 수 있었죠. 그리고 나이답지 않게 자상하고 배려심이 있어서 팀의 리더였고..." 또래 중에서 가장 큰 아이? 물론 그랬을 것이다. 스콧 와든은 1월 4일에 태어났다. 운 좋게도 엘리트 하키선수가 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에 태어난 것이다. 만약 캐나다 하키리그의 연령 기준일이 하반기에 있었다면, 스콧은 메모리얼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대신 집에서 TV로 경기를 봐야 했을지도 모른다.

 

1만 시간의 법칙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탁월성을 얻으려면, 최소한의 연습량을 확보하는 것이 결정적이라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거듭 확인되고 있다. 사실 연구자들은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매직넘버'에 수긍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1만 시간이다. 신경과학자인 다니엘 레비틴은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 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작곡가, 야구선수, 소설가, 스케이트 선수, 피아니스트, 체스선스, 숙달된 범죄자, 그밖에 어떤 분야에서든 연구를 거듭하면 할수록 이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세 시간, 일주일에 스무시간씩 10년간 연습한 것과 같다. 어느 분야에서든 이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서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탄생한 경우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어쩌면 두뇌는 진정한 숙련자의 경지에 접어들기까지 그 정도의 시간을 요구하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신동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마이클 호위는 '천재를 말하다'에서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숙달된 작곡가의 기준에서 볼 때 모차르트의 초기 작품은 놀라운 것이 아니다. 가장 초기에 나온 거은 대개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작성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후 점차 발전해왔다.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에 작곡한 협주곡, 특히 처음 일곱 편의 피아노 협주곡은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을 재배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걸작으로 평가받는 진정한 모차르트의 협주곡은 스물한 살 때부터 만들어졌다. 이는 모차르트가 협주곡을 만들기 시작한 지 10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중략 이 모든 행운에 공통되는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그 기회를 통해 빌 게이츠가 추가적인 연습시간을 얻었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라기 위해 하버드를 중퇴한 대학교 2학년 때까지 거의 7년간 쉼 없이 프로그래밍을 해온 셈이다.

빌 게이츠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10대가 전 세계에 얼마나 될까?

 

위기에 빠진 천재들

일반적으로 지능지수가 높을수록 더 많은 교육을 받고 더 많은 돈을 벌 가능성이 크며, 믿거나 말거나 수명도 더 길다. 하지만 한 가지 빠진 것이 있다. IQ와 성공 사이의 상관관계는 일정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만약 누군가의 IQ가 120을 넘는다면 그 이상의 IQ지수는 실제 생활에서의 성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IQ 70인 사람보다 IQ 170인 사람이 더 잘 생각한다는 것은 폭 넓게 검증되었다. 이는 비교 대상의 폭이 좁을 때, 가령 100과 130의 경우에도 성립한다. 하지만 비교 대상 모두 IQ가 비슷한 수준에서 높을 경우에는 성립하지 않는다. IQ가 130인 숙련된 과학자가 노벨상을 탈 가능성은 IQ가 180인 사람과 비슷하다."

 

학교를 적용해보면 마치 달리기 선수처럼 학교에 순위를 매긴다는 발상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절대적인 수치를 놓고 볼 때, 조지타운의 학생들은 하버드 학생들만큼 똑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충분히 똑똑하며 조지타운 대학도 하버드 대학과 마찬가지로 미래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다.

 

아시아인이 수학을 더 잘하는 이유

중국인은 수천 년간 쌀농사를 지어왔다. 가장 오래된 역사적 기록을 들춰보더라도 아시아 전역의 농부들은 지속적이고 복잡한 방식으로 꾸준히 농사를 지어왔음을 알 수 있다. 쌀농사는 말 그대로 '짓는' 것이지 밀농사처럼 '가는'것이 아니다. 아시아인은 수학에서 타고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평범한 장점이 아니다. 오랜 세월동안 한국, 중국, 일본에서 유학을 왔거나 그 나라에서 온 이민자의 자손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서구의 아이들보다 수학에서 높은 성취를 올려왔다.

혹시 쌀농사를 지으며 다듬어진 문화권에서 자란 것이 수학을 잘하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논농사와 밭농사의 차이가 교실에서의 차이를 불러올 수도 있지 않을까?

 

논에서 일하는 것은 같은 면적의 옥수수나 밀밭에서 일하는 것보다 10~12배나 노동집약적이다. 벼농사에는 두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첫째, 노력과 결과 사이에 명확한 관계가 있다. 둘째, 복잡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율성이다. 농부를 아침마다 들판으로 내몰아 일하도록 강요하는 시스템 아래서는 쌀농사처럼 복잡한 형태의 농업을 구현해낼 수 없다. "1년 내내 해뜨기 전에 일어날 수 없다면 어찌 부자가 못 되리."

 

성공하는 모든 사람은 열심히 일한다. 쌀농사를 통해 형성된 문화의 최고 장점은 그 어려운 일 속에서도 가치를 찾아낸다는 것에 있다. 그 교훈은 아시아인에게 많은 영역에서 도움을 주고 있으며, 특히 수학의 경우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매년 세계의 유명 도시에서 수학 올림피아드가 열리고 전 세계에서 모여든 1000명의 중학교 2학년생이 시험을 치른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나라가 노력과 끈기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가를 통해 그 나라의 수학 성적을 예측할 수 있다. 그 순위의 상위권에 어떤 나라가 놓여 있을까? 그 결과는 별로 놀랍지 않을 것이다. 싱가포르, 한국, 중국, 홍콩, 그리고 일본이다. 이 다섯 나라는 공통적으로 논에 물을 대는 쌀농사를 지어왔고, 그 일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문화가 자리 잡은 나라들이다.

 

자메이카에서 온 이야기
하키선수, 빌 조이, 로버트 오펜하이머, 그리고 그밖에 다른 어떤 부류의 아웃사이더라고 하더라도 드높은 횃대 위에 앉아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진심으로 "나는 이 모든 것을 내 힘으로 해냈다"라고 말할 수 없다. 슈퍼스타 변호사와 수학 천재, 소프트웨어 기업가는 얼핏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에서 벗어난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역사와 공동체, 기회, 유산의 산물이다. 그들의 성공은 예외적인 것도 신비로운 것도 아니다. 그들의 성공은 물려받거나, 자신들이 성취했거나 혹은 순전히 운이 좋아 손에 넣게 된 장점 및 유산의 거미줄 위에 놓여 있다.

이 모든 것은 그들을 성공인으로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요소였다. 아웃라이어는 결국, 아웃라이어가 아닌 것이다.

웨인 다이어의 인스퍼레이션..
몇 번이나 언급했던 책이고 정말 '영감'에 의해서 쓰여진 책이라는 확신이 보면 볼 수록 드는 책이다.
이 책을 작년에 읽었을 때랑, 지금 읽을 때랑 느낌이 전혀 다르고, 또 내년에 다시 읽어도 느낌이 다를 것 같다.
"영감으로 쓰여진 책은 기억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공감을 주지 못한다" 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인스퍼레이션내안의기적을부르는힘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 인생처세술
지은이 웨인 다이어 (아시아코치센터, 2007년)
상세보기

[영감 가득한 사람이란 이런 모습이다]

... 중략
영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만나면 이런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마음 속에 기쁨이 가득한가?

이 세상을 사랑하며 또한 그 안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밖으로 표현하는가?

자기 일에서 환희를 느끼는가?

세상은 우호적이라고 여기는가?

자신과 더불어 평화 속에 살고 있는가?

판단하기보다는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자신감에 차 있으면서도 전혀 무례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가?

즐겁게 살려고 하는가?

노는 것을 즐기는가?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나이든 노인들과도 즐겁게 어울리는가?

가르치기보다는 주로 듣는 편인가?

기꺼이 스승도 되고 제자가 되려는 마음이 있는가?

자연을 사랑하는가?

세상을 향한 경외심을 가졌는가?

도리에 맞는 겸손함을 보이는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인가?

다른 사람들을 돕는데 커다란 기쁨을 느끼는가?

모든 사람을 동등한 존재로 받아들이는가?

새로운 사상에 열린 자세를 보이는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가 과연 우리 삶에 영감 가득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아보는 데 이러한 물음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영감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가까이 갔을 때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우리 모두의 근원 에너지와 일치되는 정합 상태에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울림을 전해주는 무언가를 그들에게서 느낄 수가 있다..
중략...

위의 질문들은 나에게 아주 좋은 질문들이었다.
그리고 영감 가득한 삶, 직관을 신뢰하는 삶, 깊은 울림 속에서 사는 삶이 나에게 펼쳐질꺼라 믿는다.
아니, 나는 그것이 이미 펼쳐지고 있음을 허용하고 받아들인다.
감사합니다. 나와 나를 지지하는 그리고 내가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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