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사실 다시 글을 남기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지난 번에 쓴 '이너게임'이란 글 때문입니다. 사실 제 예상보다, 이너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좋은 책 추천 받아서 고맙다는 이야기도 들어봤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

나름 원망 아닌 원망도 들어야 했는데요. 덕분에 "아직도 내 글이 너무 어렵구나. 좀 더 쉽게 쓰자."는 반성과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빌려서 피드백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다소 어렵다는 분들을 위해, 나름의 변명과 위로를 드리자면 결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선, 코칭이란 분야에 대해서 많이 읽어보지 않은 경우에 낯선 개념이 주는 어려움이 컸으리라 생각 됩니다.
마치 처음 여행가는 외국 땅에 도착하자마자 내집 안방처럼 자유롭게 돌아 다니기는 어렵듯, 코칭이란 분야에 대해서 처음 접하는 분들이 많을테니 그로 인한 이해의 어려움이 예상이 됩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생각해 주셔요.

두 번째, 번역이 좀 아쉽습니다. '비평가적 인지'라거나 '기동성'이라거나. 뭔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느꼈을 겁니다.
제가 보기에도 번역이 매끄럽게 잘 된 편은 아닙니다. 원문으로 해석하면 되려 이해가 쉬우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자책 마시고 여러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 역시 2번째 읽었을 때 이런 내용이었나 하면서 새로워했고, 3번째 읽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닐 거라 믿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너게임에 나온 개념을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다른 책 한권을 소개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바로 구본형 소장님의 '필살기'라는 책입니다. 구본형 소장님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낯선 곳에서의 아침’ 등의 책으로 유명한 변화경영 전문가입니다. 
안타깝게도 2013년에 갑작스래 돌아가시고 말았지만, 후학들로 구성된 구본형변화연구소가 이어져 내려오면서 그의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이자, 제가 앞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삶에 큰 영향을 미치신 마음 속 스승님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소개를 보시고 관심이 생긴다면 다른 책들도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사실, 소장님의 책 중에서 '필살기'는 제가 그리 좋아하는 책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제가 시의적절 했기에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읽어보시는 분들은 개인적으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추천드립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1. 욜로와 영수증, 우리는 무엇을 따라가야 하는가?

YOLO(욜로), 다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얼마 전, 한참이나 YOLO(You only live once) 열풍이 불었습니다.
"단 한번 뿐인 삶,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를 소중히 여길꺼야!" 라는 주제의식은 나름 시의적절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철학을 풀어내는 방식은 어떠했을까요?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진행하던 모든 일을 접고 제주도로 내려간 사람도 있고, 몇년 동안 세계여행을 다니기로 결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수도 있고, 나름의 필요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삶의 방식이 더 이상 내 삶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는다면,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일탈적 소비'에 불과했다면 어떨까요? 
수 많은 기업들의 욜로 마케팅에 쉽게 휘둘려 버리는 상황도 진정한 ‘자기 만족'이라 볼 수 있을까요?

이 극단에 ‘김생민의 영수증’이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욜로하다 골로간다’는 말을 유행시킨 김생민은 이 코너에서 인생 첫 전성기를 맞이하죠. 
저 역시 몇 편을 들었는데, 재미있더군요. 저 역시 물가 비싼 서울에서 살면서, 혼자 버는 입장에서, 아이도 키우는 상황이라 공감이 안 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죠. 돈이라는 건 원래 안 쓰는 것이죠. 저도 처음 들었습니다만, 이러한 사람들을 ‘YALT’(You also live tomorrow) 족이라고 부르더라구요. 
우린 내일도 살아간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능한 혼자 다니며, 음악은 1분 무료 듣기로 듣습니다. 그렇게 돈을 모아서 미래를 준비합니다.


욜로와 영수증, 무엇이 정답일까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할까요, 현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해야 할까요?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죠. 어쩌면 이 딜레마는 같은 문제의 다른 ‘해결책’이 아닐까요?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요? 최근, 일련의 현상을 지켜보면서 나름의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욜로와 영수증, 이러한 신드룸의 본질은 바로 현대인의 ‘불안’ 때문이라고 봅니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동시다발적 불안이 우리를 목 조릅니다. 일을 해도 불안하고, 놀아도 불안합니다. 돈을 써도 불안하고, 안 써도 불안합니다. 
나의 미래가 불안해서, 살아있는 현재에 모든 것을 걸거나 (YOLO), 지금이 아닌 앞으로의 먼 미래에 모든 것을 겁니다. (YALT)

저 역시 그랬습니다. 이 글에서 모두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꿈꾸던 이상'을 쫓아 현실을 벗어나고자 애쓴적도 적잖이 있고,
"미래 따윈 개나 줘”란 생각으로 그저 하루하루를 버틴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극단적 경험은 늘 얼마의 후회를 남기더라구요. 
적어도 저에겐 멀리 떨어진 이상 속에서만 사는 삶도, 순간 순간 펼쳐지는 현실 속에서만 사는 삶도 ‘정답’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질문은 바뀌어야 합니다.
현재와 미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이 근본적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을까?’를 물어야 합니다.
저자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필살기’를 제안합니다.

P. 20 "참을 수 없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두려워 말고 그 일을 따라 나서라. 그 우주적 떨림을 거부하지 마라. 그 일 속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면 그 일이 곧 자신의 천직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 그런 떨림을 얻지 못했다면 지금 주어진 일을 아주 잘 해낼 수 있는 즐거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을 알아내는 순간 매일 숙제처럼 목을 죄어오던 일상의 일들 중에 어떤 것들은 나의 타고난 적성에 잘 어울려 이내 즐거움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그 일이 내 천직으로 가는 입구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 그 일에 통달하게 되면 죽을 때까지 먹고 살 수 있는 평생의 직업으로 변용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직장인의 필살기 발굴 원칙이다."

어떻게 해야 ‘필살기’가 우리 같은 직장인의 반복되는 일상에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같이 한번 답을 찾아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2. 반복되는 일 속에서 '나'를 발견하기

한번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은, 아니 우리 직장인은 얼마나 업무에 몰입하고 있을까요?
몇년 전 기사이긴 하지만, 한국경제 (2013년 10월 21일)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직장인의 67%는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며, 22%는 ‘적극적 비몰입’상태로 업무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무에 몰입하는 비율은 약 11%에 불과하다."

여러분은 어떠한가요? 부끄럽게도, 저 역시 스스로에게 "100% 집중하고 있는가?" 라고 자문한다면 떳떳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과 SNS가 일상을 지배하는 요즘은 더욱 몰입이 어렵습니다. 위기의 전조입니다.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몰입을 하지 못하니, 다른 곳에서 그리고 보다 멀리서 '나'를 찾습니다.

p28 직장인의 정신적 불행은 일 속에 ‘내’가 없기 때문이다.
일 속에 자신이 들어 있는 지 자세히 살펴라. 충분히 깊게 들여다보면 그 속에 ‘내’가 있다. 여기가 출발점이다.

우리만의 필살기를 갖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어디 멀리 배낭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일상과 업무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공부로 예를 들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공부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공부를 못하는 사람과 잘하는 사람은 싫어하는 '공부의 범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공부를 못하는 사람은 '공부' 그 자체를 싫어합니다. 공부를 중간정도 못하는 사람은 '공부' 중에서도 예를 들면 '수학'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은 '수학' 중에서도 '미적분'을 싫어하고, 공부를 아주 아주 잘하는 사람은 '미적분'중에서도 ‘특정 문제'가 싫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이 무엇을 잘 하고 못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가 구체적이고 명확 할수록, 그것을 '잘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비유를 업무에 그대로 가져와 봅시다. 안타깝게도 많은 직장인들이 '업무' 그 자체를 싫어합니다. 
'워어얼화아수목금퉐'이란 말이 있듯, 오로지 불금만 목을 빼고 기다립니다. 
물론, 직장에서의 그 힘든 스트레스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여기서 단순히 결론 지어선 안 됩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에서 "나는 무엇이 좋고, 무엇이 싫은가?” 여기에 대한 세밀한 분별이 있는 사람이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도 더 낮고, 성과도 높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우선 일상 업무를 세부적으로 나누어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장이 아닌 이상, 어떤 직무도 한 가지만 반복되진 않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업무를 한번 세부적으로 나눠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아래 5가지 분류를 제시합니다. 여러분의 업무가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단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그 수많은 일을 쪼개고 쪼개서,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입니다

p.35~39 업무를 최소 단위로 나눌 때의 원칙
People: 사람을 만나서 진행되는 모든 일- 보고, 멘토링, 코칭, 면담, 판매, 설득, 의견교환, 반론, 지원 등을 얻어내는 일
Activity: 다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는 모든 일- 회의, 모임, 평가, 세미나, 발표, 강연, 프로젝트 등
Paper: 모든 서류 작업의 총칭 - 세금계산서 발행, 전표 만들기, 프레젠테이션 자료 만들기, 엑셀 보고서, 디자인 등
Event: 행사 관련된 일련의 준비활동 - 홍보의 기획, 공간 셋팅, 도구 설치, 스폰서, 강사 섭외 등
Research: 특별한 결과를 만드는 일련의 연구 및 개발 - 자료 구하기, 고객 반응, 실험, 개발, 기록, 전문가 자문 구하기,

예를 들어, 제 첫 직장생활을 적어보겠습니다. 당시 제 업무는 교육 영업이었습니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업체를 찾고 전화하는 것은 너무 힘들었지만(Research - 고객 발굴),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건 재미있었습니다. (people-대화) 교육이 성사되면 강의를 듣고, 피드백하는 일도 즐거웠습니다 (Activity-강연) 하지만, 영업 그 자체에 아주 흥미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People-세일즈) 강의안이나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는 건 괜찮았지만(Paper-프레젠테이션), 회계 관련 처리를 하는 건 그때도 지금도 영 잼병이죠 (Paper - 세금계산서)

그리고 이런 저런 자료를 찾고, 공부하는 건 좋아합니다. (Reserch - 책, 자료) 그렇게 자료를 모아 나만의 컨텐츠를 만들면서(Paper -프레젠테이션) 함께 스터디를 했었는데요. (Activity- 스터디 모임)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저는 지식을 모으고, 정리를 해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일이 즐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말에는 2년 정도 그렇게 스터디를 했습니다. 결국 회사를 나와서 작은 스타트업을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본격적인 교육을 하게 되었죠. 그런 경험을 쌓고, 지금 다니는 회사에 오기 전 3년 간 1인 기업을 하면서 계속해서 교육 컨텐츠를 만들고 학습 경험을 디자인하는 일을 하게 되었구요. 헌데, 제가 만약 영업을 하면서 그 자체에 흥미를 못한채로 머물러 있었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감히 예상컨대 높은 수준의 몰입도, 성과 창출도, 색다른 경험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일상의 업무를 세부 항목으로 나누기! 그것이 필살기 발굴의 시작입니다.
그렇게 수 많은 일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 나를 드러내는 일'를 찾는 것.
이를 분명히 알고 있다면, 여러분도 첫 걸음을 내딛은 것입니다.


3. 찾았어요! 그렇다면 이제 저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자, 여러분이 한 가지 일을 발견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바로 ‘중요도’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직장인에게 회사는 고객입니다. 늘 그렇듯 내가 아니라, 고객이 가치를 매깁니다. 나의 업무 중에서 어떤 일은 상대적으로 시시하고, 어떤 일은 비교적 중요합니다. 그 순위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와 잘 맞으면서도, 회사 성과에 중요한 업무. 결과적으로 그것이 나의 '핵심 업무'입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한 것입니다.

자, 이제 갈 곳이 정해졌고, 달릴 의지도 생겼습니다. 남은건, ‘숙련’입니다. 새로운 습관이 실천을 이끌고, 상사의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부여한 규율이 행동의 고삐를 쥐게 하는 것이죠. 그러면 시간이 지나 빵이 익어가듯 각자의 필살기도 구워진다고 믿습니다.

P. 171 실천은 곧 매일 일정한 시간을 쏟아붓는 집중력과 반복 훈련을 의미한다.  아직 우리는 전환의 과정에 있다. 창조는 아직 개인적인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회사에서 맡긴 일은 회사에서 업무 시간에 실습하고 실험하여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허용되지만 회사가 시킨 일 이상을 스스로 창조하여 공부하고 실험할 때는 개인의 시간을 추가로 써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자신을 위한 투자이며,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평생직업 하나를 발굴해 내는 작업이다.

앞서 정한 핵심 업무를 '체계적으로 훈련'하다보면 나만이 차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회사 내에서 이름이 알려지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것이 넓어지면 업계에 이름이 퍼지게 됩니다.
그것이 그 사람의 브랜드 파워가 되겠죠. 결국, 브랜드란 내가 줄 수 있는 가치에 비례해서, 영향력이 갖춰지게 되는 것입니다.

차원이 다른 통달의 경지에 이르려면 ‘나는 이 일로 유명해질 것이다’라는 뜻을 먼저 세워야 한다. 뜻을 세우고 나면 방법은 따라온다. 승부를 걸만한 전략적 태스크를 찾아내 ‘그 일로 유명해질 것’이라 뜻을 세우고 ‘어느 누구도 너처럼 그렇게 잘할 수는 없다’는 평을 들을 때까지 탁월함으로 치솟아 올라야 한다.


구본형 작가가 강하게 강조한 부분이 이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너처럼 그렇게 잘할 수는 없다’는 평을 듣는 것.
헌데, 이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선 수동적 태도로는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선 관점을 전환한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은 ‘나는 시키는 대로 일하는 수동적 월급쟁이가 아니라 내 직무를 비즈니스로 전환한 1인 경영자’라는 정신적 혁명이다. 
내가 곧 회사다.

내 직무를 비즈니스로 전환한 1인 경영자라는 말은 사실, 무서운 말입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서 반드시 한번은 지나가야 할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신을 이리저리 거울에 비춰보며 철저하게 객관화해보는 기회는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내가 회사라면, 이 회사는 무엇을 생산하고 있는지, 어떻게 팔고 있는지, 나는 이 회사에 얼마를 투자할 것인지.
한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본형 작가는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선 ‘고정적인 투자시간’을 반드시 확보하라고 말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대를 정해놓고, 같은 양의 할일 정해 하라는 것이죠. 마치 하루 3번하는 양치질이 그리 어렵지 않듯 말입니다. 저 역시 출퇴근 시간은 마치 하나의 의식처럼 몇 가지 행동을 반복합니다. 그렇게 한지 지금은 4개월째가 되었네요. 이제는 꽤 익숙해져서, 그 동안 부족했던 글쓰기 시간과 영어 공부, 운동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습니다. 

필살기는 현재의 업무에서 시작되지만, 미래를 겨냥해야 합니다. 익숙하지 않더라고 적응해야 하죠.
새로움이 몸에 완전히 익었을 때, 우리는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의지는 약하지만, 습관은 강합니다.

P. 178 생활 습관 중 지금 꼭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은 고정적인 투자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매일 같은 시간대와 같은 양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결정적이다그리고 이 시간에 할 일 하나를 정해야 한다어렵게 시간을 확보해 놓고정작 그 시간에 딴 짓을 하면 안된다또한 이것저것 섞어서도 안된다. … 하나를 정하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한다이것은 근육을 키우는 매커니즘과 다를 게 없다.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욜로와 영수증이라는 키워드로 글을 시작했으니 이것으로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필살기’에서 이 두 현상의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욜로는 후회하지 않는 삶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는 것’은 별로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롯이 나만의 것이어야 합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것(예를 들면, 여행)은 가급적 의심해봐야 합니다. 나만의 독창적인 가치를 만들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섬세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좋아하는지.

반면, 영수증은 미래에 투자하는 삶입니다. 여기선 ‘우선 순위’가 중요합니다. 
앞서 ‘좋아하는 것’을 파악했다면, 그 다음에는 그것을 잘 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투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다른 지출은 철저하게 틀어막아야 하겠죠. 
내가 가진 자원을 일점 집중하는 것, 이것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것’과의 선순환을 불러일으킵니다.

생각해 보면 이렇더군요.
욜로가 없는 영수증은 ‘내'가 없기 때문에 허무할 것 같고.
영수증이 없는 욜로는 투자되고 훈련되지 않았기에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글의 마무리를 ‘일에서 자신을 찾고’ 그것에 ‘시간을 내어 투자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일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기 되길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짧게 쓰려 했으나 쓰다보니 또 다시 길어져버렸네요.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P. 211~212 어떤 일이든 그것을 평생 죽을 때까지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인연이다. 세월과 함께 점점 더 그 일을 잘하게 되고 그 일의 골수를 얻게 되면 그 일이 곧 내 삶의 정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 일을 위해 태어난 사람’ 이라는 말은 직업인이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1. 안수호 2017.10.23 22:29

    지금 회사에서 술 먹고 퇴근 길에 읽으면서 적는 글. 자주 이 블로그 들어오는데 댓글은 처음이네. ㅎㅎ. 내가 삶에서 아끼는 책 중에 하나가 구본형 선생님의 '나는 이렇게 살 것이다' 라는 책이어서.. 이 글 읽으면서 생각이 나더라구.
    아무쪼록 많이 배우고 느끼면서 살아가자고~언제 될지 모르는 그 날 되면 술 한잔 기울이자구!

    • 수호야! 엄청 오랜만이다 진짜. 잘 지내지? 나도 잘 지내고 있어~ 작년부턴 다시 회사 들어가서 지내고 있지 ㅎㅎㅎ 올 연말이나 연초에 시간 되는 애들끼리 한번 보자~~ 어찌 사는지 궁금하네~ 구본형 선생님 책 좋아한다고 하니 더욱 반갑구만 :)

지난 5-6월 리뷰에 이어서 이번에는 올해 7-8월에 읽은 책 리뷰다. 리뷰를 쓰면서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 그건 바로 책 뿐만 아니라 책을 읽을 때의 기억이 함께 떠오른다는 점이다. 올해 여름은 참 힘들었고, 뜨거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추운 한 겨울에 리뷰를 쓰고 있다. 프루스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자신이 읽은 책에는 그 책을 읽은 밤의 달빛이 섞여 있다." 그래, 책을 읽는다는 건 그런거다.  

7월 
철학을 권하다_줄스 에반스
깊은 인생_구본형
메논_플라톤
성격의 재발견_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퀴즈쇼_김영하

8월 
철학의 위안_알랭 드 보통
함석헌 평전_김성수 
옥수수와 나_김영하
친밀함_매튜 켈리
생산적 책읽기 50_안상헌
세계와 역사의 몽타주,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_권용선




2015년 7월 
38. 철학을 권하다_줄스 에반스
올해 7월의 책은 바로, <철학을 권하다>이다. 이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책과 느낌이 비슷하다. 실제로 줄스 에반스도 함께 인생학교를 만든 사람이다. 내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철학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삶을 사랑하는 기술’ 이기에 굉장히 몰입해서 읽었다. 사실, 나도 조금만 더 내공이 쌓이면 로컬 ‘인생학교’ 버전의 심마니스쿨을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하겠지만. 이 책에는 참고로 내가 재미있게 들었던 프로그램인 ‘랜드마크 포럼’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더 흥미로웠는데, 저자의 생각에 아주 동의하진 않지만,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순 있을거라 본다. 8월에 읽은 <철학의 위안>과 그 궤를 함께하는 책으로, 두 권 모두 한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비슷하면서 다른, 그런 책이다. 



참고로, 누군가 이렇게 물을 수도 있다. '왜 철학을 공부해야 하나요?' 고대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땅, 부, 명성, 철학은 이 셋 중 그 어떤 것도 약속하지 않는다." 이를 뒤집어보자. 철학은 이 셋을 제외한 모든 것을 약속한다. 다시 말하면, 철학은 삶의 소유물이 아닌, 삶 그 자체를 자각하게 한다. 철학자들은 '진짜 문제'와 '가짜 문제'를 구별하는 사람들이며, 진짜 철학자들일 수록 그 분별력의 수준이 높다. 그 힘을 갖고 싶다면, 삶의 본질에 닿아 살아가고 싶다면 당신도 철학을 공부해야 한다. 그렇기에 나도, 줄스 에반스처럼, 당신께 '철학을 권한다'. 


39. 깊은 인생_구본형
내가 존경하는 구본형 선생님의 책이다.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나는 선생님께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간접적으론 이렇게 책이나 글로.. 직접적으론 선생님의 제자분들을 만나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그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분, 그리고 그 삶의 향기에 많은 이들을 도취시키신 분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이 책은 아주 얇다. 하지만 이야기의 깊이는 그리 얇지 않다. ‘자아의 신화’를 이루기를 원하는, 탁월함을 꿈꾸는 모든 분들께 권하고 싶은 한 권의 동화책이다. 아랫 부분은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들이다. 한번 읽어보라. 
 
"내가 사하라 사막을 여행할 때였다. 천지가 모래였다. 그때 거대한 케러벤들이 수백 마리의 낙타 떼 위에 짐을 실고 가는 것을 보았다. 참으로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일시에 내 여행의 모든 목적이 충족되는 듯했다. 그러나 30분이 지나자 수십 마리 혹은 수백 마리가 10여 킬로나 길게 이어져 나타나는 낙타 떼와 캐러밴은 더 이상 볼거리가 되지 못했다. 경이로움은 평범함으로 바뀌었다. 시시해졌다. 그때 사막의 아름다운 모래 굴곡 사이로 황금빛 사자 한 마리가 보였다. 사자는 조용히 앉아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한 마리로 족했다. 나는 지칠 줄 모르고 그 사자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아름다운 석양이 찾아왔고, 그 사자는 꼬리를 가볍게 칠렁이며 지는 해 속으로 천천히 사라졌다.” 우린 언제 황금빛 사자가 되는가? 우리의 평범함 속에 감추어진 위대함의 씨앗은 어느 때 발아하게 되는가? 언제 우리는 그 시점을 계기로 과거의 그 사람이 아닌 전혀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가?"

"나는 간디나 체 게바라처럼 크고 빛나는 별은 아니다. 나는 작은 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빛나야 할 운명을 가진 별’이다. 사람은 모두 별이다. 자신의 내면에 커다란 빛을 품고 있으면서도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아 장막으로 빛이 가려진 별들. 이 평범한 별들을 찾아 자신의 이야기를 창조해냄으로써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움별, 그 별이 바로 나임에 틀림없다."

"방황을 할 때는 당장 그날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되, 내일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묻지 말아야 한다. 미리 생각해둔 것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특히 다음 세 가지는 결코 생각해서는 안 된다. 먼저 하나는 굶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이며, 마지막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염려하는 것이다."


40. 메논_플라톤
사실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기 보단, 손에 잡혀서 읽은 것이 맞다. 대부분의 고전이 그렇듯, 지금 쓰는 언어가 아닌지라 이해 하긴 어려웠지만, 소크라테스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진실인가?” 소크라테스는 끊임없이 되묻는다. 이 질문에서 빠져나오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도, 당신도, 모두 그렇다. 


41. 성격의 재발견_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이 책의 미덕은 ‘방대한 조사’와 ‘원리에 대한 설명’이다. 지난 달,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이 다소 ‘읽기 쉽게’ 쓰기 위해서 몇몇 소중한 맥락을 생략한 책이라면 이 책은 ‘읽기는 다소 어렵지만’ 앞서 빼먹은 맥락을 지혜롭게 잘 배치하고 있다. 게다가 엄청난 조사에 근거했기 때문에 직업과의 연관성이나, 전공과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나의 성격유형과 지금 내가 일하는 방식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도 신기했다. 만약, 내가 원래 전공대로 엔지니어링으로 갔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나의 강점이나 성격유형은 전혀 살릴 기회가 없었을까? 아님 그 안에서 나름의 살 길을 찾아서 지금처럼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인생은 참 모를 일이다. 이 책은 리뷰가 있다. 링크는 여기 


42. 퀴즈쇼_김영하
이 책을 읽었을 때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 때는 한 여름, 나에게 휴식을 선물하고자 고른 책이 바로 김영하의 <퀴즈쇼>다. 나는 평소에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다른 읽을 책들이 많은 편이기에. 하지만 여름이나 겨울에는 한 두권 꼭 챙겨 읽는다. 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 여름 방학이나 겨울 방학에는 왠지 소설에 손이 갔었다. 나름 고생한 나에게 주는 쉼이라고 볼 수 있겠다. 김영하 작가의 책은 오랫동안 읽고 싶었지만, 막상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천상 소설가다. 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탁월한 작가의 말솜씨였다. 특히 이 부분! 대단히 공감되었던 구절이다. 리뷰를 쓰다가 중단했는데, 어서 마무리 해야겠다. 

그 순간 나는 길거리에 그대로 멈춰 서고 말았다. 아니다. 바로 그 정신, ‘그깟 사만원 때문에’라고 말하는 바로 그 정신 때문에 나는 세상에 속아넘어가는 것이다. 다른 자들의 밥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사만원 때문에 이 새벽부터 부지런히 사기를 치고 또 누군가는 그 사만원 때문에 해도 뜨기 전에 가게에 나와 알바를 족치는데, 오직 나만이, 이 한심한 이민수만이 ‘그깟 사만원 때문에’ 라고 태연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방값 이십구만원짜리 고시원에 살면서, 천원짜리 컵라면에 유통기한 지난 삼각김밥이나 먹는 주제에 말이다. (p.112)


2015년 8월
43. 철학의 위안_알랭 드 보통
8월에는 정말 좋은 책을 많이 읽었다. 그래서 유난히 행복했던 달이다. 이 책도 그 책들에 포함된다. 앞서 철학을 권하다와 비슷한 맥락이라, 올해 8월의 책에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최고의 책으로 선정하기엔 모자람이 없다. 그리고 난 이 책들을 통해 나의 관심사를 알 수 있었다. 나는 ‘학문으로서의 철학’에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진정으로 일상을 잘 살아가기 위한 ‘삶의 기술로서의 철학’을 다루고 싶고, 정말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그게 나의 관심사다.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은 누구든 함께해요. ㅋㅋ :) 


44. 함석헌 평전_김성수 
함석헌 선생님은 내 마음의 스승들 가운데 한 분이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시대가 가진 단 하나의 문제가 있다면, 바로 ‘어른다운 어른’이 없다는 것이다. '어른다운 어른'이라고 불릴 만한 함석헌 선생님의 삶을 따라가면서, 나 역시 그러한 뜻과 의지를 닮고 싶었고, 퀘이커 교에 대한 이해도 좀 더 깊어질 수 있었다. 그 분의 삶을 따라 자신의 삶도 바친 저자 ‘김성수’ 선생님의 삶도 대단히 존경스러웠다. 나는 과연 무엇에 나 자신을 온전히 바칠 수 있을까?  


45. 옥수수와 나_김영하
지난 번 퀴즈쇼에 이어서, 소설 책이 끌리기에 이어서 본 책이다. 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이었는데, 모두 읽은 건 아니고 김영하 작가를 비롯한 몇몇 단편만 읽었다. 그리 인상 깊진 않았다. 기억에 남는 건 슬라보예 지젝 뿐이다. 


46. 친밀함_매튜 켈리
올해 8월의 책을 선정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바로 이 책과 뒤에 나올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 책 때문이다. 두 권 모두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도저히 결론이 나지 않기에, 결국 모두 선정하기로 했다. 어차피 아무도 안 보는 나만의 기준인데 뭐 어떠랴. 이 책은 지금 절판이라 구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주위에 워낙 많이 썰을 풀고 다녀서, 중고 서적으로 구한 분들이 꽤 있다. 읽고 나선 모두 하나 같이 말한다. ‘진짜 좋은 책이다’라고! 당신에게도 추천합니다. :)


하지만 정 구할 수 없다면, 참고하시길. 


47. 생산적 책읽기 50_안상헌
그야 말로 가볍게 읽은 책이다. 독서에 입문하는 사람들 대상으론 괜찮을지 모르나 나에겐 잘 맞지는 않았다. 중간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책읽기는 완전한 책읽기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상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무엇이기 때문이다. 무작정 책만 많이 읽는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독서에 실패를 했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책을 읽어도 구체적인 결과물이 없다는 생각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 책을 읽어도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책읽기가 싫어진다. 그래서 책을 읽은 후 결과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런 문장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움도 있다. 왜냐, 나는 그 생각과 반대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작가 주세페 폰티지아는 이렇게 말했다. “배우기 위해, 즐거워지고 싶어서, 글을 쓰기 위해, 또는 연설을 하기 위해, 회상하기 위해 책을 읽지 말라. 아무런 목적 없이 독서를 해야 한다. 현재를 읽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 독서하라.” 나는 생산적 책읽기 그 자체가 필요하다곤 인정하지만, 그것이 책읽기의 모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되려 요즘 같이 바쁜 세상일수록, 아주 비생산적, 비효율적 책읽기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깟 책 좀 결과 없이 보면 어떠랴! 그것으로 나의 지친 마음을 달랠 수만 있다면, 친구들과의 대화 꺼리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다고 난 생각한다. 
 

48. 세계와 역사의 몽타주,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_권용선
친밀함과 더불어 올해 8월의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그린비의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를 알게 되었고, 그 다음 책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이어서 읽게 되었다. 굳이 벤야민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쉽게 접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 아주 높게 평가하는 책이다. 인간 벤야민에 대한 호기심을 엄청나게 증폭시켰던 책이자, 엄청나게 많은 문장을 초서했던 기억이 생생한 책이다. 어서 블로그에 옮겨 놓아야 하는데 말이지. ㅠ 



"그가 특별한 존재인 이유는 그가 그 무엇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무엇들에 대한 빛나는 흔적을 남겼다는 것이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무엇도 되지 않았던 그의 선택, 혹은 탁월한 위치 감각에 있다. 그는 어느 하나의 장소 혹은 위치를 점유함으로써 영향력 있는 지식의 권력자가 되는 것을 거부했다. 그는 끊임없이 위치 이동하고 시선의 위치를 바꾸며 글쓰기의 패턴을 교정하면서 매번 다른 것들을 만들어 냈다. 그가 원했던 것은 분류 불가능한 것들의 존재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었다.”

이 문장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들뢰즈가 말했던 ‘노마즈’의 삶. 그것을 온 몸으로 살아낸 사람이 발터 벤야민이 아닐까. 나 또한 끊임없이 이동하고, 시선을 바꾸고, 매번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많이 하게했던 책이다. 읽는 내내 정말 행복했다.  


이 책, 구본형 선생님의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사실 2006년, 대학교 3학년에 읽었던 책이다. 그 당시 나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서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었다. 당시 한창 자기계발서를 많이 보던 시절이었다. 그때의 나는 그냥 '아 구본형이란 사람이 포도를 먹으면서 단식을 했고, 그 이후에 삶이 바뀌게 되었구나. 변화를 위해선 익숙한 것과 헤어져야 하는구나' 정도의 느낌만 가지고 책을 봤었던거 같다.  


최근에 알라딘을 지나가다가 이 책을 다시 보게 되었다. 나도 양서를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읽었던 책을 두번씩 읽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지나갔지만 '왠지' 다시 읽으면 다를꺼란 느낌이 있어서 고민끝에 구입했다. 그렇게 두 번째 읽으면서 나는 과거에 이 책을 읽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부끄러웠다. 그때 내가 본건 그냥 '텍스트'였지, 책이 아니었다. 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분이 하는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독서의 신'이라 불리는 마쓰오카 세이고는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분명히 이전에 읽었는데도 그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 책이 너무나 많았어요. 책의 내용을 설명할 수 없거나, 기억이 가물가물하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책을 두 번 이상 읽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 경험을 하다보니 '책은 두 번 읽지 않으면 독서가 아니다'라는 완고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나 역시 좋은 책은 두 번 읽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가장 무서운 것은 역시 '내가 알고 있다는 생각'이다. 한번 읽어서 잘 알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같다. 이 책을 정리하면서 10장의 장면으로 재편집 해봤다. 요즘 나는 '편집'이라는 것에 관심이 많고, 잘 훈련하고 싶은데, 책을 이렇게 10가지 장면으로 편집하고 다시 쓰는 것은 나에게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다들 즐겨주시길. 





1. 불타는 갑판
- 앤디 모칸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그 순간, '불타는 갑판'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곧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것은 선택이었다. '확실한 죽음'으로부터 죽을지도 모르는 가능한 삶'으로의 선택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무엇인가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생각될 때 그것은 정보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부분적으로는 옳은 생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보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에 판단을 그르칠 때가 더 많다. 특히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올바른 판단은 그러므로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축복과 같은 것이다. 앤디 모칸은 현실을 올바르게 받아들이고 변화에 대응하여 목숨을 건진 좋은 예다. 많은 기업이 변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현재를 '불타는 갑판'으로 규정하고, 여기 그대로 남아있으면 죽고 말 것이란 절박한 인식을 가진 기업을 얼마나 될까? 그랬다면 모든 위기 상황는 기회의 시기일 것이다. 


질문 : 당신은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2. 부를 만드는 것
- 우리가 실업이라는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란 것이다. 새로운 많은 직업이 창출되겠지만 그것은 오직 준비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일 것이다. 단순한 노동력밖에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사회 하층 구조 속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욕망에 귀를 기울이라. 욕망이 흐르는 대로 일상을 바꾸어라. 하고 싶은 것을 함으로써 전문가가 되라. 하루에 적어도 두 시간 이상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사용하라. 남의 인생을 살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어야 한다. 노동은 더 이상 부를 만들어낼 수 없다. 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다. 이것이 지식 사회의 본질이다. 

질문 : 당신은 노동으로 부를 만드는가, 지식과 정보로 부를 만드는가?



3. 지식 사회란?
- 1920년대에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원가의 85%는 생산 노동자와 자본가에 의해 투입된 것이다. 1990년대에는 이 두 집단에게 돌아가는 몫은 60% 미만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설계자, 엔지니어, 스타일리스트, 기획가, 전략가, 금융 전문가, 최고 경영자, 변호사, 광고가, 그리고 세일즈맨 등에게 배분된다. 심지어 반도체 칩은 6%정도만 생산 노동자에게 배분될 뿐이다.

앞으로는 전문지식이라는, 새로운 생산 요소를 장악한 지식 노동자들이 새로운 사회의 부를 장악할 것이다. 이것이 지식 사회가 가지는 의미다. 앞으로 5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첫째, 지시를 기다려 일을 처리하는 수직적 조직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수평적 조직으로 바뀔 것이다. 둘째, CEO중심의 조직에서 고객 중심의 프로세스로 바뀔 것이다. 고객입장에선 내부 조직은 아무 의미도 없다. 그리고 기존 조직간 사일로식 사고에서 영역을 넘나드는 팀워크가 중요해 질 것이며, 경영 동반자로서의 협력 업체를 생각하고, 고객 중심으로 기업을 운영해나갈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이다. 


질문 : 당신은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서 매일매일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4. 개혁이란?
-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 없다. 참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현재의 제도와 시스템으로부터, 혜택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 개혁을 도와줄 사람들은 새로운 질서가 가져다줄 혜택에 대한 모호한 그림밖에는 없다. 강력한 적과 미온적인 동지 - 이것이 혁신이 성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이다. / 마키아벨리, 군주론

변혁기의 특징인 카오스는 누구에게나 불편한 것이다. 그러나 개혁 세력은 그 속에서 희망을 보고, 기득권층은 그 속에서 절망을 본다. 그러므로 개혁에 성공하려면 한 곳에서 완벽하게, 최단시간 안에 승리를 거둠으로써 전체의 국면을 승리로 돌려세워야 한다. 간단 명료한 승리는 싸움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전리품으로 스스로를 입증한다. 

질문 : 당신은 개혁을 원하는가? 당신의 강력한 적은 누구이며, 미온적인 동지는 누구인가?


5. 실업에 대처하는 법
- 일 중독증은 또 다른 형태의 질병이다. 일을 향한 정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두려움'이 동기가 된 충성이다. 심리학적 연구 결과, 쥐는 겁을 먹으면 더 많이 움직인다. 이러한 동기 유발은 반복적 작업에선 도움을 준다. 그러나 복잡한 상황에선 창의력을 저하시킨다. 쥐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그리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컴퓨터가 쉽게 대체할 수 있다. 

피터 드러커는 실업에 대해 매우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생산의 핵심적 요소로서의 노동력 소멸은 자본주의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중 '가장 핵심적인 미해결 과제'이다. 노동이 없는 세계, 노동에 기초를 두지 않은 사회는 우리가 알고있는 사회의 조직 원리와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변화의 이행에 대하여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질문 : 당신의 일은 컴퓨터로 대체 가능한가? 외국인으로도 대체불가능한 일인가?


6. 새로운 고용 원칙
- 당신이 기업이 요구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이상 해고될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개인적으로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변화를 인정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창출해나가는 것이다. 기계와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 당신의 가치가 유일하고, 노동의 대체가 어려울수록 당신은 안정적이며 더욱 윤택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당신은 무가치한 것도 팔아치울 수 있는 엄청난 언변을 자랑해서는 안 된다. 먼저 가치있는 당신의 제품을 개발하라. '가장 좋은 제품은 마케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말을 기억하라.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는 고객만이 평가할 수 있는 것임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라. 어떤 곳에서도 당신을 찾아가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보여주어라. 자기 안에 가장 강력한 생산 수단을 지니고 있는 당신은 이제 프롤레타리아가 아니다. 스스로 실업의 가능성에서 빠져나오라. 과거 아담 스미스의 분업의 원칙은 '나는 나의 일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산업혁명 시대의 초기가 아니다. 전문가의 시대인 지금은 '일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그 속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나가는 것'이다.  

질문 : 당신은 나의 일만 하고 있는가? 일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가?




7. 1인 기업
- 직장은 영원하지 않다. '평생 직장'은 이제 추억이 되었다. 스스로 힘을 가지려면 '명함의 주술'에서 벗어나야 하고, 이를 위해선 스스로를 자신의 경영자라고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다른 시각에서 자신의 일을 해석하는 힘을 제공한다. 경영은 투기가 아니다. 좋은 기업은 전공이 아닌 곳에서 게임을 벌이지 않는다. 준비된 개인은 자신이 없는 곳에 절대 퇴직금을 털어 넣지 않는다. 


돈을 목적으로 삼지 마라. 돈은 기업이나 개인이나 경영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다. 고객은 돈의 대가로 두 가지를 원한다. 하나는 '만족스러운 감정'이고, 다른 하나는 '문제의 해결'이다. 이를 위해 언제나 고객의 시점에서 생각하고, 나만이 해결 할 수 있는 영역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질문 : 당신은 영봉을 올리기 위해 일 하는가? 몸값을 올리기 위해 일 하는가?



8. 인생의 의미
- 빅터 프랭클박사는 유태인이다. 그는 죽음의 수용소에 들어가서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의 의미를 찾아내려고 애썼다. 하지만 한 개인으로서 이미 벌어진 사실, 즉 '수용소의 한 죄수'라는 상황을 바꿀 수가 없었다. 상황을 바꿀 수 없을 때, 우리는 절망한다. 그러나 그는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이 상황을 해석하는 자신의 관점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는 고난의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후에 그는자신이 겪은 이러한 변화의 힘을 환자의 치료에 적용하였다. 

그는 살아서 수용소를 나와야 했고, 이 체험을 알려야 했고, 이 체험을 통해 환자를 치료해야만 했다. 그는 도저히 그곳에서 죽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감히 그의 비전이라고 부른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다른 인생을 산다. 같은 사람이라도 날마다, 시간마다 인생의 의미는 다르다. 마치 우리가 바둑을 둘 때, 객관적으로 '가장 훌륭한 수'란 없는 것과 같다.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서, 그리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느냐에 따라 가장 훌륭한 수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인생이 무엇인지 물어보지 마라. 그 대신, 인생으로 하여금 당신에게 당신의 인생이 무엇인지 물어보도록 해야 한다. 임종의 자리에 누워, 당신은 인생에게 당신의 삶이 어떠했는지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누구와 함께 살아왔으며, 무슨 일을 했는지, 그 일은 참으로 잘한 일이었고, 그 일은 두고두고 가슴 아픈 후회였다고 말해주어야 한다. 이 구체성이 바로 당신의 인생이며, 광대무변한 우주 속에서 오직 당신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무이함이다. 

질문 : 당신은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애쓰는가? 상황을 해석하는 관점을 변화시키고 있는가?


9. 비전이란?
- 경영자는 먼저 자신이 기업을 경영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직원과 공유할 가치는 없다. 왜냐하면 돈은 공유할수록 조금 가져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념은 공유할수록 강력해진다. 돈은 경영의 목적이 아니다. 그것은 경영의 결과일 뿐이다. 좋은 스코어는 팀의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한 연습의 양과, 게임 당일의 몰두 결과이다. 그러므로 비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창업자나 이를 계승한 경영자가 확실한 경영의 목적과 신념을 정리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의 재능과 열망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바로 이 개인적 가치를 공유 가능한 보편적 가치로 개념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뼛속 깊이 박혀 있는' 단순하면서 분명한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명문화할 수 있을 때, 조직 구성원 전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흡수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언어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문화적 이니셔티브이다. 구성원들이 비전이 표현되는 문학적 감수성을 통해 출근한 이유를 확인하고, 업무의 기준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질문 : 당신은 당신 인생의 경영자로서, 그만둘 수도 있는데 왜 인생을 경영하고 있는가?


10. 자신을 만나는 법
1) 변화란? 
- 바꾼다는 것은 발견이다.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잘 대해주면 느끼게 된다. 느끼면 알게 되고, 그때 세상은 다른 것으로 다가와 있다. 

2) 욕망이란?
- 다른 사람이 가치있다고 말하는 것, 학교에서 배운 위선, 사회라는 시장에서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내 속의 자아가 갈망하는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스스로 깨달은 이들은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 영국 서머힐 학교의 이념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운 자신의 관심을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추잡한 공상을 하는 사람들만이 타락을 걱정한다. 진정한 욕망의 성취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행복한 사람은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다. 행복한 아내는 남편에게 욕설을 하지 않고, 행복한 아이는 다른 아이를 괴롭히지 않는다. 

3) 지향이란?
- 누군가 말했다. 나침반이 바르르 떨며 불안스레 북쪽을 가리키려고 안간힘을 쓸 때, 그는 그것을 믿고 따른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더 이상 그런 불안한 노력을 하지 않고 한 곳을 가리키며 요지부동일 때, 그것을 버린다고 했다. 더 이상 나침반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에 안주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경계해야 할 일이다. 

4) 현재란?
- 과거에 대한 기억 상실자들의 특징은 과거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보통 사람보다 커다란 꿈을 가진다고 한다. 이것은 현재에 묶여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신착란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에디슨은 바보로 오해받았고, 빌 게이츠가 부자가 되리라 예측한 사람도 거의 없다. 그들의 특징은 미래의 관점에서 현재를 볼 수 있는 능력에 있다. 그리고 지금은 '이미 아름답고 멋진 삶을 살고 있는 나'를 위해 굉장한 반전의 씨를 뿌려야 하는, 바로 그 결정적 시기라고 믿는다. 현재는 미래를 치유할 수 있는, 기술적으로 유일한 시점인 것이다. 

5) 나는 누구인가?
- 자신이 누구인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보라. 그러면 당신은 매우 복잡한 사회적 관계 속의 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스스로에 대하여 잘 정리하여 말하기 어려운 것은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위해 10년을 써왔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얼마를 썼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 외에는 써넣을 수가 없는 것이다. 

6) 행복이란?
- 나는 인간에게 행복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구하던 것을 얻었을 때,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다 쓸 수 없을 만큼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행복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한 부자는 많다. 행복이란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행복한 시간들의 합이다. 만일 우리가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다면, 우리는 대체로 불행한 사람들이라고 믿어도 된다. 

7) 나를 위한 시간이란?
- 나는 새벽 4시경에 일어난다. 대략 6시까지의 2시간 정도는 내게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책상에 앉아 줄을 쳐가며,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즐거움이다. 또한 일기를 쓰듯 마음의 흐름을 존중하는 글쓰기도 즐거운 것이다. 나는 글쓰기에 특별한 강박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스스로에게 하나의 연습처럼 즐기고 있다. 때때로 이 시간에 마리아 칼라스나 조수미, 혹은 바흐의 음악을 틀어놓기도 한다. 좋은 음악은 군더더기가 없다. 그리고 일을 방해 하지도 않는다. 

자신을 위해 쓰는 두 시간을 무엇보다 중요한 우선순위로 올려 놓아라. 먼저 두 시간을 쓰고, 그 다음에 22시간을 남겨 두었다가 쓰도록 해야 한다. 가장 쉽게 이것을 쓰는 요령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시간대에서 두 시간을 빼는 것이다. 그것은 새벽이다. 공연히 바쁘게 보내지 마라. 인생은 의미를 찾아가는 시간이다. 쓸데없이 바쁜 사람은 인생의 시간을 잡동사니들에 다 써버리게 된다. 멍청하게 써버린 바쁜 시간이 모든 것을 망쳐 놓는다.

돌이켜보라. 당신이 아직도 기쁨으로 기억하고 있는 순간이 무엇이며, 어떻게 보낸 순간인지 머릿속에 그려보라. 하고 싶은 일은 어느 날 갑자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 조금씩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기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욕망을 믿어라. 여러 가지 마음을 유혹하는 욕망 중에서 오직 하나의 욕망만을 키워라. 시간을 씀에 있어 절제를 배워라. 각고와 단련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숙련이 주는 '멋'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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