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쓰기 노트/어쨌든 내 생각들

[2011.5.20] '갈등'이란 무엇인가?



경영학의 대가 톰 피터스는 말한다.
"두 사람이 업무에 대해 항상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면,
그 중 한 사람은 불필요한 사람이다."
다르다는 것, 그래서 갈등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인간관계는 더 깊어지고,
조직의 창조적 생산성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 이제 선택해야 한다.
갈등을 지배할 것인가? 갈등에 지배당할 것인가?

오늘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보다가 나온 말입니다.
참 멋지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톰 피터스라는 사람을 안 좋아하기가 힘든거 같습니다. ㅋㅋ
갈등이란 말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함.
또는 그런 상태.


왜 이런 뜻을 가졌나, 하고 보면 갈등의 어원이 그 힌트가 됩니다.
갈등칡나무 갈葛 + 등나무 등藤 이렇게 두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칡나무와 등나무는 둘 다 회전하면서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다고 하는데요,
재미있게도 칡나무와 등나무의 회전 방향이 서로 정 반대라고 합니다.
그래서 같이 심으면 서로 꼬이고 얽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죠

즉, 진짜 의미로서의 갈등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을 때는 발생조차 하지 않습니다.
같은 방향(목표)을 바라보지만 서로 다른 회전 방향(의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것이 갈등인거죠..
갈등이 없다면 일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겠지만, 또한 순조롭게 망할 가능성도 높아지겠죠..
충분한 가설과 실험, 검증없이 그냥 되는 일은 원래 없으니까요..

이 처럼 '갈등'이라는 것은 우리의 삶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극적인 스토리는 언제나 갈등 속에서만 태어나니까요~ 마치 질서는 언제나 혼돈 속에서만 양태되는 것 처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갈등이 발생했을 때 '내가 옳으냐 네가 옳으냐' 그래서 '누가 잘못했냐'는 방식으로
갈등을 해석합니다. 아직도 '다름'과 '틀림'을 잘 분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

사실 삶을 살다보면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무엇이 효과적이었냐?, 무엇이 효과적이지 않았냐?'를 분별하고
가능한 빨리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본질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갈등의 원인을 처벌하는 것에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실 그 문제의 원인 또한 정확히 알 수는 없는 것이구요..
(시스템의 문제인지, 사람의 문제인지 우리는 그 진짜 본질을 알기에는 너무나 많은 착각과 의견을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사실 우리가 가진 대부분의 문제들이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인데,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거의 '사람'으로 한정짓고 해석하니까요..)

단순해 보이는 '갈등'에 대한 것도 이렇게 쓰다보니 참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나아가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우주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구나.. 하는 것을 요즘에서야 느끼고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언어에 거의 종속되어 있고, 언어를 통해서만 우리의 사고력을 확장시킬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강유원 교수님'몸으로 하는 공부'손영기 한의사'한의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에 나오는 중요한 구절 몇 가지를 끝으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몸으로하는공부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강유원 (여름언덕, 2005년)
상세보기


"고민하라, 번뇌하라, 아무 생각 없음은 악이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그것에 근거해서 독자적인 판단을 하도록 노력하라.
21세기적 인간이 되어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게 살기가 귀찮으면 단순한 사회로 돌아가라."
"세상은 나이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능력과 인격으로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하는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결국 제대로 된 삶의 기초라는 걸 배울 수 있다."
- 몸으로 하는 공부, 강유원


한의학어떻게공부할것인가
카테고리 미분류
지은이 손영기 (북라인, 2004년)
상세보기


진리를 깨닫기 이전에는 언어가 우리의 사고와 인식을 철저히 지배한다.
생각이 깊을수록 언어력이 풍부해지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쓰임이 없을수록 사고력이 증진한다.
즉 인간은 스스로 만든 언어의 틀 속에서만 사고하는 것이다.
인간의 성숙은 언어의 학습 과정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한의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손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