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게으름 탓이다. 2013년 8월에 적은 글을 지금에서야 포스팅 하는 건. 2013년에 한창 읽었던 주제들이 유영만 교수의 브리꼴레르를 비롯한 '정보를 지식화하는 법'을 다룬 책들이다. 최근, 디자인씽킹과 인문학 그리고 학습하는 법에 대한 공부를 하다 보니, 이 책도 생각이 나서 다시 검색했다. 그랬더니 그냥 나의 에버노트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더라. 원래 블로그에 올릴 려고 나름 공을 들여서 편집하고 초서했는데, 이렇게 빛도 못 보게 하고 어두컴컴한 지하실에 가둬두었다니. 미안했다. 문제는 이런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 시간이 많이 지났어만, 종종 포스팅 해야겠다. 더 늦어서 이 텍스트들의 효용가치가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 참고로, 한기호 소장님을 뵌 적도 없고 책을 아주 많이 읽은 것도 아니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분이다. 그분의 사는 맥락과 책을 통에서 진실성이 느껴지더라. 얼마 전에 '책은 진화한다'라는 책도 샀는데 그것도 보고 포스팅 해야 겠다. 즐겁게들 보셔요.
핵심
- 지금 개인에게 가장 절실한 무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컨셉력이다. 달리 말하면 '브리콜라주적인 지식'이다. 브리콜라주는 바로 눈앞에 있는 것들로 필요한 무엇인가를 만드는 작업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제 개인에게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연결해 자신만의 지식을 만드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
옮겨적기
1부. 20대, 컨셉력으로 세상을 읽고 분석하라
1. 88만원 세대, 길은 없는가?
- 세상은 바뀌었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 그를 위해선 이제 상위 1%에 들어가고자 하는 꿈부터 버려야 한다. 앞으로는 99개 단점이 있어도 단 한가지 장점으로 살 수 있다. 오솔길이라도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길이면 된다. 그런 길을 걷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보여줄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그런 기회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평상시에 컨셉력을 키운 사람들이다.
- 미래에 대한 불안, 흔들리는 정치, 양극화 심화, 해소되지 않는 청년 실업으로 인해 대중들은 '성공 우화'를 포기하고 '나만의 행복'으로 노선을 바꾸었다. 자기 치유가 사회적 화두가 된 것이다. 열정이 사라지니 사람들의 마음은 메말라 갔다.
- 상인과 은행가, 사업자, 자본가들로 구성된 '탐획자 계급'은 행동과 생각이 온통 돈을 쫓는 데 집중되어 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재산이다. 바트라는 '모든 문명의 역사에서 노동자 시대 다음에 전사 시대가 오고, 전사 시대 이후에는 지식인 시대가 오며, 지식인 시대 뒤에는 탐획자 시대가 오고, 이런 과정에서 사회 혁명의 기운이 축적된다. 이런 식의 사회 진화는 자연 법칙"이라고 간단히 정리한다.
2. 나쁜 사회의 희망, 컨셉력
- 니콜라스 카는 말한다. '클라우드 소싱'으로 인해 유저들이 제작한 콘텐트가 상업화할수록 저널리스트, 편집가, 사진가, 연구원 같은 숙련 노동자마저 소프트웨어로 대체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자발적 노동을 결집해 경제적 가치를 거둬들이는 극히 소수의 기업에 의해 경제 성장이 촉진되고 소비되는 플루토노미가 강화될 것이 니콜라스 카의 판단이다.
- 우리는 네트워크 사회의 가능성에만 주목했다. 그것은 새로운 가능성이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도 하다. 이러한 체계에선 컨셉력만이 개인 생존의 솔루션이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객관적 사실을 확보하고, 경험을 쌓고, 많은 책을 읽는 거의 일상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아니면 길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2부. 20대, 컨셉력으로 생존의 솔루션을 찾아라.
3. 비전 없는 시대의 솔루션 찾기
- 솔루션은 누가 제시할 것인가? 대부분의 강단 학자들에게서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그들은 박사학위를 취득하긴 했겠지만 그것마저 '지성'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이며, 세상의 변화에 따른 가치 있는 솔루션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현장 경험자들이 구체적인 자신의 경험을 통해 내놓는 매뉴얼이어야만 대중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성과를 낸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임팩트가 강한 책을 내놓아야만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요즘 젊은이들은 회사에서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래서 관두고 뭘 할꺼냐고 물으로 대답은 대개 유럽이나 몇 달 여행을 하겠다거나 공무원 시험을 보겠다는 둘 중 하나의 답이 돌아온다. 시험에 목매는 사람일수록 '인관관계를 푸는 능력이 떨어지고나 그런 노력을 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그래서 결과가 정확히 나오는 시험에 전부를 건다. 자기 주관이 부재한 젊은이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 교토대 명예교수 다케우치 요는 '지금의 대학교육에서 교수는 '스승'이 아니라 '도구'가 되어 버렸다. 매뉴얼화된 수업을 성실히 수행할 뿐인 교육 노동자다.'라고 말한다. 대학은 아직도 과거의 것은 그대로 가르치고 있다. 인간을 이해하는 기반 학문의 기도를 배우는 사람도 없다. 그저 외워서 답을 쓰기만 하는 판국이니 바뀐 세상에서 제대로 살아갈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4. 고민하는 힘이 필요하다.
-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을 통해서 볼 수 있듯,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출판 시장의 흐름은 바뀌었다. 첫째, 자아가 지나치게 비대해지던 것에 대한 반성으로 타자와의 관계에 눈을 돌렸다. 둘째, 작고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을 일상에서 찾기 시작했다. 셋째, 미국산 자기계발서에서 사람이 갖춰야 할 원칙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으로 옮겨오고 있다. 넷째, 종교적인 가르침이다. 세상이 험악해질수록 권위 있는 종교보다는 비록 마이너일지라도 새로움과 긍정적 대안을 내놓으면 빠르게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새로운 디지털 도구들은 동질적 그룹이 뭉쳐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결속형 자본'이 아닌 이질적 그룹 안에서 참여하는 사람을 무한대로 키울 수 있는 '교량형 자본'의 힘을 키운다. 지금 젊은이들은 새로운 도구를 이용해 기존의 틀을 깨고 있다. 그렇게 바뀐 세상에서 지식과 정보를 통제하려는 시도는 결국 실패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웹에서 글을 읽는 '검색형 독서'는 분명 대세이다. 세브레이 브린이 말한 '정보를 얻는 능력'은 누구나 쉽게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다 할 수 있는 일은 개인에게는 아무런 장점도 되지 않는다. 앞으로는 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기본 능력, 즉 컨셉력을 키워야만 세상을 주도할 수 있다. 그것은 책 읽기에서 키워진다. 하나의 테마를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책을 써 낼 수 있는 사람만이 비로소 전문가로 행세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3부. 20대, 지독하게 컨셉력을 갈고 닦아라.
5. 세상을 바꾸는 힘, 컨셉력
- 컨셉력이란 간단히 말하면 편집을 잘하는 힘이다. 야마나시 히로카즈는 편집이란 '일정한 방침하에서 정보와 다양한 소재를 모으로 정보와 정보, 물건과 물건의 관계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짜 맞춤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편집은 소재의 수집, 소재의 조합, 새로운 가치의 창조, 이렇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이때에는 분석 능력과 종합 능력이 필요하고, 특히 어떤 조합도 부정하는 일 없이, 적극적이고 독특한, 때로는 조합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 '지의 편집공학'의 저자 마쓰오카 세이고는 일본에서 가장 잘 나가는 정보 공학자다. 그는 광고회사에 들어가서 두 개씩 한 쌍의 광고를 따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쌍을 어떻게 관계설정할 것인지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고민했다. 그는 이때 인생을 좌우할 깨달음을 얻게 된다. "세상의 모든 정보는 혼자서 존재할 수 없다.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깨달음이다. 새로운 상품을 기획할 때는 전혀 이질적인 것들까지도 연결 지어 새로운 발상을 하는 것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그렇게 명확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6. 일주일에 책 한권을 읽어라.
- 책의 세계에선 '분할'과 '통합'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분할'이란 책이 다루는 범위기 갈수록 잘게 쪼개지고 있음을 말한다. 그러나 그 책을 설명하는 방식은 통합적이다. 정치, 문화, 기술, 금융, 국가 안보, 환경 등의 전통적 구분선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고, 다양한 시각에서 얻은 정보를 '하나의 스토리'르 엮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책 생산이 가능해진 이유는 네트워크와 디지털 기술 때문이다. 즉, 이제 인간은 하나의 테마를 실마리 삼아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여행하다가 인류가 생산한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나름의 상상을 거쳐 한 권의 책으로 생산할 수 있다. 미래에 주도권을 질 수 있는 사람은 이런 책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다.
- 나는 제안한다. 대학에 입학하는 사람은 일주일에 한 권씩 무조건 책을 읽자고 말이다. 처음에는 인간을 이해하는 기반 지식, 철학, 역사, 심리학, 인류학, 문학 등에서 꼭 읽어야 하는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장 추구하는 전공 분야를 좁힐 필요가 있다. 사실 한 분야의 책 100권을 잘 골라 읽으면 전공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다만 이것 하나마은 기억하자. 모든 정보는 트리 구조로 되어 있다. 그 패턴을 이해하면 인간의 지혜를 심층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데, 책에도 뿌리나 굵은 줄기에 해당하는 책도 있고, 잔가지나 잎에 해당하는 책도 있다. 되도록 뿌리나 줄기에 해당하는 책부터 먼저 읽고 차차 가지나 잎에 해당하는 책으로 관심을 넓혀야 한다.
- 일본 경제 평론가 '가쯔마 카즈요'는 "책은 타인의 인생과 비슷한 경험"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왔고, 읽은 책의 성과는 업무와 실생활에 활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20대라면 아직까진 독서로 인생을 크게 바꿀 수 있다. 30살이 넘었다면 전직은 쉽지 않겠지만 책으로 주어진 환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어디에 살든, 몇 살이 되든, 책은 여러분에게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녀가 말한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이란, 인생의 자유도와 연결된다.
7. 책을 펴내겠다는 각오로 글을 써라
- 이제 누구나 블로거가 될 필요가 있다. 나는 2009년 날마나 책 한권에 대한 서평을 올렸다. 책을 읽는 데 보통 3-5시간, 글을 정리하는데 2-3시간이 걸리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일이 없었으면 이 책을 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소통의 시대에 전문가는 어떻게든 소통의 통로에서 중요한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아마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는 전문가란 사라질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시작하자. 책을 읽은 느낌을 솔직하게 털어놓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통하는 이웃을 만나게 될 것이다.
- 나는 1997년에 '출판마케팅 입문'이란 책을 내게 되었다. 그 책이 나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원고 청탁과 강의도 줄을 이었다. 이제 소수가 쓰고 다수가 읽는 구조는 지구상에서 종말을 고했다. 누구나 날마다 쓰고 있다. 이래저래 글쓰기는 누구나 갖춰야 할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다. 글쓰기는 살아남고 이겨내고 행복해지기 위해선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길이다. 나는 책을 펴낼 각오로 블로그에 글을 쓸 것을 권유한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더욱 분명하게 정리해 갈 수 있을 것이다.
- 나만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첫째, 무조건 컨셉을 간단하면서 명확하게 잡는다. 그 컨셉은 한 문장으로 요약되는 것이 좋다.
둘째,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는 역발상의 내용이어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을 단순하게 정리하는 것은 관심을 끌기가 어렵다. 되도록 남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소재를 다루되, '아 이렇게 말할 수도 있구나'하는 감탄을 자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하나의 키워드에서 다층적 의미를 꾸준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비교나 대비를 하는 유연한 발상이 필요하다. 내가 '구라에서 수다로' '열정에서 냉정으로' '성공이 고달프니 나만의 행복찾네'등등 비교나 대비가 되는 개념을 쓸 때는 언제나 반응이 좋았다.
다섯째, 구체적인 사례를 3개쯤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칼럼에는 구체적 팩트가 들어가는 것이 필수다.
8. 모든 컨셉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훈련을 하라.
- 지금 출판 시장은 독자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게 해야 한다. 단순 사실이 아닌 행동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메시지가 명확해야 한다. 극적인 구조가 있어야 한다. 캐릭터가 확실해야 한다. 우화 형식을 차용해야 한다. 말하는 이의 신뢰감을 키워야 한다. 개인의 감성에 호소해야 하며, IT혁명에 따른 구조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앞으로는 모든 책에서 이야기를 담보하지 않으면 책의 생명력이 살아날 수 없을 것이다.
- 책이나 집자의 원고를 쓰던, 단 한 장의 제품 기획서를 쓰던, 단 한 줄의 광고 카피를 쓰던, 한 단어의 제품 이름을 정하더라도 그곳에는 늘 사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한다. 이야기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유연할 사고일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외에는 무조건 배척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이런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다.
연결 고리
얼마 전에 올렸던 김정운 교수의 <오늘 미래를 만나다> 강의 리뷰와도 맥락이 비슷하다.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들어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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