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보면, 영웅 테세우스는 아버지인 아테네 왕 아이게우스를 찾아가는 길에서 많은 악당들과 괴물들을 만나 퇴지했지요.
그 중 하나가 프로크루스테스인데, 이 이름은 '잡아 늘리는 자'라는 뜻을 가졌답니다.
이유인즉, 그는 쇠로 만든 침대를 하나 갖고 있다가 그의 집에 들어온 여행자들을 그 위에 결박하여 키가 침대 길이보다 긴 경우에는 다리를 잘라내어 역시 침대에 맞도록 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었답니다.
그러나 테세우스에게도 똑같은 짓을 하려 했다가, 이 고약한 악당은 결국 죽임을 당했지요.
이러한 연유에서, 사람들은 이렇듯 나름대로 어떤 한 가지 기준을 가지고 모든 것을 그것에다 맞추려는 사람을 프로크루스테스라고 하고, 그런 획일화 작업에 사용되는 폭력적 도구를 일컬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 합니다.
학자들은 특히 지난 200여 년간 사회 각 분야에서 획일화 작업을 해온 '근대인'을 프로크루스테스로, 그리고 그런 획일화 작업에 동원된 '근대적 이성'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비유하기도 하지요.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에서 슬로터다이크는 독서가 이 길들이기를 담당해왔다고 주장했지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교육'과 '처벌'이라는 두 가지 메커니즘이 오랜 세월 동안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역할을 맡아왔지요.
사실인즉 교육은 키를 늘이는 작업을 담당해왔고, 처벌은 다리를 잘라내는 작업을 실행해온 겁니다.
-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중에서..
현제 우리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으로 우리를 구속하고 있는가?
외부의 것인가? 내부의 것인가?
그것은 혹 우리자신이 아닌가?
"빅브라더는 정말 존재합니까?"
"물론이지, 그분은 존재하고 있네. 당도 존재하지. 빅브라더는 당의 화신이야."
"그분은 내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존재합니까?"
"자네는 존재하지 않아."
- 조지 오웰의 [198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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