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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노트/일상을 위한 철학 공부

[리뷰] 워렌 베니스의 '리더'를 읽고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더십 고전 of 고전


워렌 베니스의 '리더'를 지난 달에 읽었다. 꽤 인상깊게 읽었기에, 뭔가 남기고 싶었다. 

아무리 좋은 책도 곱씹어보거나, 삶에 적용해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결정한 이번 글의 주제는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이다. 


리더십 구루, 워렌 베니스가 생각한 리더십의 개념은 흥미롭다. 

그는 리더십을 '자기 자신이 되는 과정'이라고 색다르게 정의한다.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따로 필요한 것이 있을까? 언뜻 생각하면, 이것보다 쉬운 일은 없는 것 같다. 


P. 55

본질적으로 리더가 되는 것은 당신 자신이 되는 것과 같다. 

매우 간단한 것 같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워렌 베니스는 왜 '나 자신'이 되는 것이 그렇게 어렵다고 했을까? 

왜냐하면, 진짜 자신이 되기 위해선 몇 가지 관문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책에 쓰여있지는 않지만, 통과가 필요한 3가지 관문을 나름대로 정의해 보고자 한다.   


1) 첫 번째. 솔직함

이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리더의 첫번째 자질은 바로 ‘솔직함'이다. 

그리고 솔직함의 문화를 장려하고 키우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할 일이라고 못 박는다. 

P. 26

리더의 역할은 회사 내에 공정함, 솔직함의 문화를 장려하고 키우는 것이다.

“모든 비즈니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항상 있다. 그런 사람은 해고되기 마련이다.” 


나 개인적으로 정의하는 '솔직함'이란,

자신의 양심이나 내면, 혹은 ‘신'과의 관계에 근거하여,

더 이상 '모른척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본성과 위배되는 중요한 특성이다. 


인간에겐 자신의 목숨과 관계를 보전하고 영위하고자 하는 하는 자연스러운 본성이 있다. 

무언가 불합리하게 보이더라도 ‘나'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이나 큰 영향이 오지 않을 때, 우린 쉽게 눈과 귀를 감는다.

그래서 우린 무의식적으로 수 많은 상황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한다.'


분명히, 간디 이전의 수 많은 인도인들이 기차에서 차별을 받았지만 그들은 모른 척 했다. 

분명히, 로자 파크스 이전에 수 많은 흑인들이 버스에서 차별과 비난을 받았지만 그들은 모른 척 했다.

이처럼 모른 척 한다는 것은 뭔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며, 대단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너무 먼 이야기로 들리는가? 아니다. 이는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는 일이다. 


현대자동차의 박병일 명장만이, 현대차의 리콜 은폐와 기술 결함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MBC의 김민석 PD만이 MBC의 왜곡된 언론 보도와 불공정한 인사를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이처럼 결정적 순간에서 자신만의 '신념'과 '솔직함’을 고수한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이를 위해선, '자기 자신의 삶'보다 더 중요한 신념이나 믿음이 있어야 하기 떄문이다.

P. 29 

조직 상부에 진실을 말하는 부하 직원은 용기를 필요로 하고, 그리고 이런 솔직한 행동 때문에 감당하기 힘든 댓가를 치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리더는 지금까지의 상황과 주위 사람들의 기만을 견딜 수 없을 때 '드러난다'고도 볼 수 있다.

첫 시작은 바로 '솔직함'이다. 진정한 리더십이란, 이러한 솔직한 자기 표현에 근거한다. 그때 바로, 행동이 시작된다. 


김장겸은 물러나라!


2) 두 번째 과제, 시련과 성찰

안타깝게도, 모난 돌은 정을 맞고, 행동하는 자는 시련에 빠지기 마련이다.  

솔직한 사람은 호된 시련을 겪는다. 그 담금질 속에서 저항하는 자의 리더십은 성숙된다.


P. 33

호된 시련은, 리더가 되기 위한 한 가지 본질적 요소다. 시련을 겪으면서 리더십에 본질적 변화가 일어난다.

리더는 이런 호된 시련에서 교훈적인 것을 끌어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그리고 향상된 리더십 기술을 터득하게 된다. 


단순히 시련을 통과하면, 누구나 리더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 있다. 바로, '성찰' 능력이다. 그 힘이 있어야 시련을 '배움'으로 만들 수 있다.  

리더십은 그때 숙련된다. 시련을 통해 '자신만의 배움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은 그렇게 길러진다. 그것은 누군가가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P. 133

에이브러햄 잘레즈닉은 세상에는 두 종류의 리더가 있다고 주장한다.

즉, 한번 태어난 리더와 두번 태어난 리더. 한번 태어난 리더가 가정과 가족에서 독립하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쉽다. 

두번 태어난 리더는 일반적으로 성장하면서 고민하고,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심지어는 소외감을 느끼며, 

그리고 그런 과정을 거쳐 자신의 내면세계를 개발하고 발전시킨다. 

그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신념과 아이디어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진정으로 독립성을 확보한다. 


자신의 신념과 시련을 근거해, 독립성을 보장받게 되면 그는 한 사람으로 당당히 서게 된다. 

그리고 그 굳건함을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 때, 그는 진정으로 이끄는 자, '리더'가 된다. 


P. 239

어떤 리더도 리더가 되기 위해 계획하지도 의도하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완전히 표현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갈 계획을 세운다. 

그 표현이 가치있는 것일 때, 그들은 리더가 된다. 

나는 이 표현이 참 좋았다. 


3) 마지막 과제, 비전 제시

하지만, 리더가 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 남았다. 그 요건은 바로 '타인'에 관한 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리더는 이제, '다른 이의 목소리'도 찾아주어야 한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의미의 생성이 필요하다. 다행히, 이는 인간의 아주 오래된 능력이다.  


P. 44 (사피엔스)

인지혁명이란 약 7만년 전부터 3만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 

전설, 신화, 신, 종교는 인지혁명과 함께 처음 등장했다.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다. 


작년과 올해, 엄청난 화제가 된 책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인지혁명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고, 그 시점으로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어쩌면 협력은 '다른 이들과 새로운 의미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고 공유하는 이가 아마 그 시대의 '리더'였을 것이다. 


P. 49 (사피엔스)

허구 때문에 우리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서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서로 모르는 수많은 사람이 공통의 신화를 믿으면 성공적 협력이 가능하다.

인간의 대규모 협력은 모두가 공통의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공통의 신화', 우리는 그것을 집단의 '미션과 비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 Rush의 미션은 '사람과 환경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이다. 

그들은 이러한 '그들의 신화'을 현실로 가져오기 위해서 회사라는 모습의 '공동체'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서 동물 실험 반대 캠페인을 하고, 자발적으로 봉사 하는 모습은 고대 사회의 그것과 무엇이 다를까. 


러쉬의 동물 실험 반대 운동


자신의 내적 신념을 바탕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를 창조하는 것. 그것이 리더에게 주어진 마지막 테스트가 아닐까. 

이를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표현했다. "리더십의 주요 목적은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인간 공동체를 창조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부가 필요하다. 

리더는 사물이 아니라 사람을 다루기 때문에 가치관, 책임, 그리고 신념이 없는 리더십은 비인간적이고 해로움을 줄 뿐이다. 


글을 정리해보자. 

    1. 리더들은 정직하다. 그것은 자아를 넘어선 어떤 것에 대한 강력한 신념을 의미한다. 

    2. 리더들은 행동하기 때문에 시련을 겪는다. 그 과정을 통해 자기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발견하고 리더로 거듭난다.  

    3. 리더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즉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몸소 실천한다. 그 결과, 공동체를 일궈낸다. 


나는 이러한 리더의 전형을 알고 있다. 바로, 혹성 탈출 시리즈의 '시저’다. (ㅎㅎㅎ)

그는 1편 '진화의 시작'에서, 인간을 향해 ’No!' 라고 소리치며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했고

그러한 뜻에 동조하는 이들을 모아서 공동체를 이뤘다.


2편 '반격의 서막'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시련에 빠졌고,

결국 공포와 두려움으로 지배하려는 코바의 위협도 이겨냈다.


마지막 3편 '종의 전쟁’에서, 그는 리더의 딜레마에 빠지지만, 슬기롭게 극복해 낸다. 

혼자서 극복해내는 것이 아니다. 현명하고 용감한 주위 동료들의 도움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한다.

진정한 리더는 결국, 자신을 넘어서 타인을 리더로 만들어낸다.


내가 아는 최고의 리더, 시저


시저가 영화 속에서 부딪친 시련과 딜레마들. 

생존과 비전, 단기와 장기, 실익과 가치. 개인과 집단. 복수와 용서.

리더는 결코 한 두 번의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통해 선택해 나가야 하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리더는 하나의 '지위'나 ‘위치'가 아니다.

그것은 '선택'이자 '결단' 그리고 '상태'에 가깝다.


리더는 그저 지금 이 순간, 행동하는 것이고, 바로 오늘 되는 것이다. 

그저 매 순간 솔직해 지고, 시련을 겪고, 비전을 제시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린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나는 오늘, ‘나'라는 리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