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17일
재원이 돌상 차리기
금요일은, 오전에 아내 이름을 바꾸러 갔다. 나와 재원이 이름을 지어주신 선생님께 오랜만에 인사도 드릴겸 찾아갔고, 아내 역시 좋은 이름을 받아서 왔다. 그리고 향한 곳은 코엑스. 가까운 지역이라 오랜만에 갔는데, 별로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다. 솔직히 옛날이 더 그리웠다. 너무 백화점 같은 느낌이랄까. 특색도 없고, 서점도 작아지고.. ㅠ 아, 중요한 일이 있었다. 금요일 밤부터 재원이가 아프기 시작했다. 토요일에 병원에 가보니 열감기란다. 나한테 옮은 것 같은데, 그래서 힘들었다. ㅠㅜ 돌상 준비를 하고, 재원이를 한복을 입혔지만 계속 칭얼칭얼.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그래서 옷을 잠깐 벗어 놨더니 그나마 표정이 풀렸다. 그 똥강아지가 얼마나 답답했을꼬. ㅎㅎㅎ 그래서 아마도 역사상 처음으로 재원이는 누드로 돌잔치를 지낸 아가가 되었다. ㅎㅎㅎ 돌잡이는 ‘붓’을 집었다. 공부를 잘 할려나. 나는 공부는 못해도 글은 잘 썼음 좋겠는데 ㅎㅎ 그렇게 정신없이 돌잔치를 마치고, 일요일은 천천히 청소를 마쳤다. 3일 내내 재원이도, 나도 아팠던 터라 우리 가족은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낀 그런 시간이었다. ㅠㅜ
1월 18-20일
SCM 겨울 캠프
지난 3일간, 캠프가 있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하나하나 다 쓰는 것은 어렵지만 가장 좋았던 것, 인상깊었던 것 하나씩, 그리고 가장 많이 배운 점 하나를 남기고 싶다. 우선, 좋았던 것은 (진짜 의미에서) 학기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학기 수업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사회에 대한 관심’을 언급하고 싶었는데, 이번 캠프를 통해 다 다루게 되었다. 특히 밖에 나가서 진짜 세상을 만나본 것. 사람들을 만나서 피드백 받아본 것. 고생도 좀 해본 것. 모두 좋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역시 ‘마지막 성찰’이다. 몇몇 아이들이 이런 말을 할 때 너무 가슴이 짠했다. ‘엄만 고등학생이 뭐라고 이런데 오냐고 말씀도 하셨지만, 난 처음으로 엄마 말씀 어기고, 여기 나오는 거라고..’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처음으로 말해 본 아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된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생각하게 된다. 배웠던 점은 이것이다. 전체 진행을 내가 도맡아 하면서 별 문제는 없었지만, 한편으론 나의 한계라는 것. 다시 말해, 4명의 멘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리스크 있더라도 새로운 장을 만들고, 실험할 수도 있었는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아직 팀웍을 맞춰 본 적이 없다는 핑계로, 그렇게 하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점이자, 앞으로 내가 보완할 점이란 사실을 배운다. 결과적으로, 어쨌든 내 인생 캠프 중 하나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도 멘토들도, 운영팀도 너무나 열심히 해주었다. 행복했던 3일이었다.
1월 21일
티움 놀러가는 날
오늘 오전엔 당산에 티움 컨설팅에 놀러갔다. 재미있는 대화가 이어졌다. 사실 순수하게 노는 시간이 별로 없는게 우리네 어른들의 삶이 아닐까. 보통은 업무나 이런 저런 것에 치이게 마련이니. 그런 일정 중에 이렇게 2시간 정도 이런 저린 이야기도 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내가 이렇게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는 것 자체도 감사한 일이고, 또 잘 받아주시는 팀장님께도 감사하다. 티움이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도 나에게 많은 배움을 준다. 내가 무엇을 해야 기뻐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해주고. 오후엔 리버럴 아츠 공부를 하러 갔다가, 저녁엔 이모님과 이모부님이 사주시는 아구찜을 먹으러 갔다. 캠프 끝나고, 비교적 쉴 수 있는, 가벼운 하루였다.
1월 22일
재원이 돌 사진
오늘은 재원이 귀 빠진 날이다. 오전에는 독서축제를, 오후에는 재원이 돌 사진을 찍으러 스튜디오를 갔다. 지난 주 돌잡이 할 때는 컨디션이 별로여서 제대로 사진을 찍지도 못했지만, 오늘은 나쁘지 않았다. 이런 저런 옷을 바꿔가며 사진을 찍었다. 얼마나 귀여운지 한참이나 웃었다. ㅋㅋ 아이고, 돌아보면 참 긴 1년이었다. 잠도 못 자고, 재원이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행복한 1년이었다. 무엇보다 아내가 참 고생이 많았다. 잘 해주고 싶은데, 그게 참 어렵다. ㅎㅎㅎㅎ 저녁에는 재원이랑 신나게 놀았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공던지기다. 커다란 공이 있는데, 내가 재원이에게 던지면, 재원이도 잡아서 나한테 던진다. 그리곤 허허허 웃는다.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도 느끼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성도 깨달아가는 것 같다. 또 저녁에 침대에 올라가도 엄청 좋아한다. 잡히지 않으려고 엉덩이를 이리저리 흔들며 도망가는데, 무지 귀엽다는 ㅋㅋ 그렇게 재원이 생일을 마무리했다. 앞으로 1년도 즐겁게 보내자~~@
1월 23-24일
내부자들
주말에는 좀 쉬었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그렇게 재미있다던데, 나랑 아내는 거의 보지 못했다. 토요일엔 몇편을 보기도 했고, 또 밤에는 영화도 봤다. 내부자들이라고 최근 흥행한 영화인데, 어느 정도 베테랑과 그 궤를 함께하는 영화였다. 사회가 팍팍해지니, 이런 통쾌한 영화가 흥행하는 것이 아닐까. 일요일에는 상근이 결혼식을 갔다가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과 선후배들을 만났다. 다들 얼굴보기 어려운데, 이렇게나마 봐서 좋았다. 간만에 푹 쉰 주말이었다.
1월 25일
부가세 까먹었다
오늘 오전에는 담주 캠프 미팅, 오후에는 보고서 작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원래 이번 주 중으로 부가세를 내려고 계획하고 있었기에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가, 날짜를 다시 확인해보려고 검색하는 순간, 깜놀했다. 날짜가 바로 1월 25일까지가 아닌가? 뭐?? 오늘까지라고? 꼼꼼하지 못한 내 성격을 탓하며, 세무서에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지금이라도 오면 할 수 있단다. 이미 시간은 5시. 최고 속도로 달려갔다. 도착한 시간은 5시 반, 내 번호는 924번이었다. 순서를 보니 앞에 250명 가까운 사람이 대기 중이었다. 아.. 오늘 집에 갈수도 없을 것 같았다. 저녁에 미팅이 있었기에, 어떻게 해서든 끝내야 했다. 일단 자리를 잡고 홈텍스로 들어갔다. 이런 저런거 잘 모르지만, 일단 뚝딱뚝딱 입력하니 뭐가 되긴 되더라. 결국 홈텍스로 부가세 처리하고 나왔다. 한 바탕 소동을 겪고 느낀 점, ‘꼼꼼하지 못하니 되는 일이 없더라’라는 것. 하기 싫은 일이라고 회피하다 보면 언젠간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점을 배웠다. 바보 같다. 정말.
1월 26일
효율성 높이기
어제와 오늘에 걸쳐서, 캠프 보고서를 마무리 지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참 생산성이 낮다. 다시 말해 몰입도가 꽤 낮아졌단 생각이 든다. 맘먹고 시작하면 금방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없을 때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결국 탁월한 멀티테스킹이 되기 위해선 몰입이 필수다. 한 영역에서 충분히 몰입하고, 완결하고, 다음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일상을 살면서 만족을 느끼는 영역도 거기에 있다. 스스로 잘 보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일상을 보내면, 나는 좌절하지 않는다. 돈이 없어도, 강의가 없어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하루가 흐트러지면, 그것이 반복되면 나는 좌절한다. 결과를 만드는 삶을 살자. 내일 목표는 이것이다. 첫 글 쓰기 그리고 와우 축제 준비하기. 책도 몇권 가지고 나가자. 그리고 공부하자. 혼자있는 시간을 가치있게 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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