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소연쌤과의 심톡 미팅

오늘 저녁엔 심톡과 관련해서 미팅을 했다. 소연쌤이 이번 달 호스트인데, 나만 그런가?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나에게 인상깊었던 메시지 몇 개만 정리해보자. 결국 무의식은 내가 더 자기다워 질 수 있도록 신호를 준다는 것.  / 중요한 것은 꿈이나 무의식을 해석하기 위해선 스스로 멘탈이 이미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결국 꿈은 지금의 나와 연결을 할 수 있을 때 의미를 가진다./ 35세까지의 삶은 엄마와 아빠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대신 살게 되고, 그 이후의 삶은 진정 자신의 삶이라 볼 수 있다. / 태극권을 해보는 것은 좋다. 다만 치열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되려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심마니스쿨은 내년에 각자가 가진 무기를 들어야 한다. 커리큘럼을 짜고, 사람들을 모으면서 자신이 가진 씨앗을 뿌려야 한다. / 학습조직은 아직 이르다. 다양하게 실험해보면 좋다. 다만, 서두르지 말고, 자신이 바로 섰을 떄 해야 한다. 


10월 20일
하나 느낀 것

오늘 내가 하나 느낀 것이 있다. 나의 경우, 나 자신의 일상이 부끄러우면 뭐든 뒤로 미루려고 한다. 사실 이번 달 중반에 영 만족스럽지 못하다. 한 동안 (특히 9월에) 자기조절력이 잘 발휘되고 있다고 느꼈는데 이번 달은 무너졌다. 역시 하나의 틈만 보여도 모든 틈이 붕괴되는게 인간인가 보다. 참 나약하다. 문제는 그렇게 일상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 내가 성찰을 의식적으로 게을리 한다는 것이다. 분명 아예 시간이 없어서 성찰을 못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간이 없단 핑계로 성찰 일지를 쓰는게 밀리더라. 올해 들어선 가장 많이 밀려서 쓴 것 같다. 게다가 이번 달 초에 야심차게 시작했던 친밀함 프로젝트는 이미 중단 된 상태다. 총체적으로 깨어있지 못하다. 그러니 바로 서지도 못한다. 리더는 커녕 나 자신의 리더도 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마음만 바쁘다. 돌아가야 한다.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온전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 기억하자. 첫 번째 리츄얼로 습관적으로 스마트폰 보는 걸 다스리자. 그게 참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 그 시간에 차라리 호흡을 자각하자. 


10월 21일
시스템 사고 수업 종료

이번 학기에 기존 디자인 씽킹이나 토론 수업 이외에 새롭게 시작한 수업이 있다. 바로 '시스템 사고' 수업이다.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시스템 다이내믹스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에 감사하게도 인연이 닿아서 <게임과 함께하는 MIT창의력 수업>이란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 미국 학교에서 실제로 수업하는 청소년용 '시스템 사고' 교육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한국에 도입하는 것이기에, 실수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첫 번째 학교에서 8차시 수업이 끝났다. 아이들의 개인 작업에 대한 결과물과 소감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어서, 몇 가지 생각을 남기고 싶어서 글을 쓴다. 

1. 시스템 사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메타인지’능력이다. 다양한 요소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관계성를 알아내고자 노력하는 시스템 사고의 방법론은 앞으로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물어서서 들여다보는 것. 하지만 역설적으로 아이들이 접하는 대부분의 미디어와 컨텐츠는 이러한 메타인지 능력을 길러주지 못한다. 사실 수업을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시키면 시끌벅적 하면서 좋아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해보자고 하는 순간, 금방 싫증을 내거나 어려워하는 모습을 잘 볼 수 있었다. 한 걸음 물러서는 힘, 끈덕지게 생각하는 힘. 그러한 사유가 청소년기부터 잘 형성되어야 하겠단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니콜라스 카가 예언한 바대로, 우리나라는 정말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길러내는 공장이 될 듯하다. 

2. 시스템 사고가 낳는 훌륭한 기대 효과가 있다. 바로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게 하는 힘이다. 무언가가 지속가능해 지기 위해선 어떤 원인이 필요한가. 단시간에는 효과를 발휘하는 방법이 장기적으로는 왜 부작용을 낳는가? 그에 대한 비교적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시스템 사고다. 앞부분에 강화 루프와 밸런스 루프 그리고 특히 6차시에 ‘벌목 게임’을 통해서 <시간 지연 효과>를 다루는데, 이러한 다양한 현상을 이해하고 나면, 아이들에게도 조금은 멀리 보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게임 중독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인과지도를 그려보게 했는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중독에 빠지고, 그것이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다는 것을 인지하는데는 도움을 줬을거라 본다. (물론 인지와 실천은 다른 이야기이겠지만)

3.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시스템 사고의 본질은 ‘피드백 루프’이다.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을 고쳐나가고자 하는 사람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의 차이가 바로 그 ‘피드백 루프’의 여부에 있다. 나 자신을 알아가고, 더욱 발전하고자 하는 사람의 특징은 ‘피드백’을 흡수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기에. 사실 '피드백 루프’는 곧 ‘성찰’이다. 내가 수업 내내 강조해서 했던 말이 이것이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경험에 대해서 생각할 때 배운다.’라는 말. 나 역시 올해 들어서 이러한 ‘성찰’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고 있기에 매일 일기를 쓰고 있고, 개인 블로그 이름도 <성찰노트>라고 바꿨다. 나는 이러한 성찰 습관이 결국 메타인지 능력을 기르고, 나아가 지속가능성을 생각하게 하는 힘이라고 본다. (물론 하나의 성찰 노트와 더불어 하나의 실천 노트도 필요하다. 성찰과 실천은 함께 나아가야 하기에) 아이들에게 그 점이 와 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수업했던 것 같다.  

어제 마무리한 동양중학교에서 그 정신없는 수업 시간에도 가장 열심히 해준 학생이 있다. 그 친구가 적어준 소감이 고맙기도 하고, 인상적이어서 옮겨본다. 아직 중학교 1학년임에도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거의 모두 소화한 놀라운 친구였다. 그대로 옮겨본다.

“저는 배운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세상 어디에나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피드백, 이러한 것은 정말 평소에도 많이 들었던 것이다. 즉, 인과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을 알아가서 시험을 보고 자기가 틀린 것을 오답노트를 통해 알아가서 더욱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이 두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재미있게 배운 것 같아서 보람차고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 관계는 정말 중요하다. 왜냐하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과관계, 즉 피드백이랑 비슷해 자기 자신을 알아가서 더욱 큰 발전을 해나갈 수 있는 것. 정말 여기는 인과관계를 정말 잘 배운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것을 알아가게 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선생님.” 

10월 22일
연금술사

오늘은 정읍 왔다갔다 하면서 독서축제 한 날이다. 이제 칠보도 2번 수업 남았다. 메이즈 게임을 했고, 아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자 애썼는데, 그게 남았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들 즐거워한 것은 틀림없다. 다른 것도 좋지만 버스에서 보내는 나만의 3시간이 참 좋았는데, 이게 끝이라니 아쉽다. 오늘은 특히 연금술사 리뷰를 주로 썼는데, 파울로 코엘료의 메시지를 정리하면서 오늘 리뷰는 마무리하고 싶다. 그는 말한다. 삶은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 사실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고. 하지만 우린 서둘러서도 안 된다고. 누군가에게 의지해서도 안 된다고. 직접 해야 한다고. 용기야 말로 우리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가혹한 시험을 이겨내야, 자아의 신화를 이룰 수 있다고. 그리고 그걸 해낼 수 있는 힘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설사 보물을 발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 꿈을 이루어내는 과정이 이미 우리에게 충분한 보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파울로 코엘료는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자아의 신화를 살 수 있다고. 나도 살고 있으니 당신도 살라고 말이다. 그 말을 듣고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그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이다. 나도 그러하고 싶다. 

10월 23일
창업 캠프

오늘은 동부 인재개발원에서 진행하는 창업 캠프에 다녀왔다. 오늘 수업이 의미있었던 것은 수업 내용도 괜찮았지만, 오랜만에 했던 운전 때문이다. 교육장이 우리 집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왠만하면 대중 교통으로 이용하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여기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다행히 누나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길래 누나에게 SOS를 쳤다. 하지만 임신해서 몸이 무거운 누나 역시 장거리로 이동하는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던 와중, 누나가 아이디어를 냈다. 내가 차를 갖고 가면 안 되겠냐는. 다행히 길은 그리 어려운 길이 아니었기에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일 보험도 들었다. 정말 오랜만의 운전이었다. 마지막으로 한 것이 2011년이니 4년이나 지났다. 그 당시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나름대로 자주 몰았었다. 그때 경험이 잊혀지진 않았을까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단 괜찮았다. 아마 내 뒤에 있는 차들은 다소 답답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뭐 어쩔 수 없다. 나는 살아야 하니 ㅎㅎ. 그렇게 운전을 하고, 수업을 하고, 다시 집으로 오니 하루가 다 갔다. 이번 달은 정말 수업이 많다. 32개의 수업에 추가가 된 일정이 3개다. 거의 35개의 일정을 소화하는 한달이다. 이제 거의 끝나간다. 11월과 12월은 좀 더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자. 

10월 24-25일
실밥스쿨 첫 번째 시간

이번 주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정이 있다. 오전에는 장위동에서. 오후에는 실밥스쿨 진행 때문에 이동했다. 이번 성찰은 아이들의 리뷰로 대신하고자 한다. 아이들이 순수했고, 그 한명 한명이 정말 보물처럼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내가 더 감사했다. “내가 무엇때문에 이 방황을 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나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고, 평소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과거를 떠올릴 수 있어서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00이가 중요한 경기에서 실수를 한 것. 00이가 부모님께 대든 것. 모두 내가 겪었고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공감되었다. 같은 운동선수끼리 비슷하게 느낀 게 많은 것 같다.” “워크숍을 하고 공감되는 점이 많아졌다. 앞으로 이런 걸 많이 해서 고민을 해결했으면 좋겠다.” “평소에는 이렇게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고 항상 핸드폰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운동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공감이 되고 배운게 많았다. 주제를 운동으로 하니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웠다.” “목표에 너무 깊게 빠지지 말자. 세상에는 야구보다 중요한 재밌는 것들이 많다.”

10월 26일
심톡 - 무의식으로의 여행 

오늘은 저녁에 심톡이 있었다. 2014년에 9번, 올해 7번째니 다 합치면 벌써 16번째 만남이다. 처음에는 분명 긴장했던 시간이었던 거 같은데 이제는 우리집 안방마냥 편안한 공간과 시간이다. 이번 주제는 ‘꿈과 무의식’인데 소연쌤이 진행해 주셨다. 나와도 나름 긴 인연을 자랑하는 분이시다. ㅎㅎㅎ 사람은 처음에는 5명, 시간이 좀 지나서 운영쌤이 합류해서 6명이었는데, 뭐 밀도있게 진행하기에는 나름 적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까지 해본 심톡 중에선 인원이 가장 최소 규모다. 이것도 진행하는 사람의 의도와 사람수가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간다는 느낌도 있다. 참 신기하다. 여러 이야기는 차치하고, 내 꿈을 분석한 것만 적어보기로 한다. 이번에 꾼 내 꿈은 정말 괴기했다. 나는 집단으로 전쟁 중이었고, 그 무기는 나무젓가락이었다. 그걸로 상대의 이빨을 공격하는 것이 그 전쟁이었다. 그런데 내가 노리는 그 사람은 겉보기에 약해보였는데 실은 엄청난 예언가였던 것이다. 그가 나에게 예언했다. 우리 팀 중에 한 여자가 엄청난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그렇지만 그 때 수호천사가 나타나 도와줄 것이며, 그녀는 한층 성장해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나눴고, 이런 저런 해석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은 해석은 2개다. 첫 번째로는, 젓가락과 이빨은 결국 입의 기능이라는 것. 먹고 말하는 것. 내가 싸우고 있다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 힘든 여정이 있지만 수호천사로 인해 해쳐나갈 수 있다는 건, 우리 아내와 아기 덕분이라는 것. ㅋㅋ 또 다른 것으론, 내가 나 스스로 억압하거나 미워하는 부분, 예를 들면 이기심. 그것을 넘어가는 것이 나에게 있어선, 지혜로운 자가 되는 첫 번째 길이라는 것. 요즘 하고 있는 이슈이기도 했기 때문에 많이 공감되었다. 오늘 느낀게, 이렇게 소규모로 하니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단 생각도 있다. 앞으로의 심톡이 기대되기도 하고. 암튼 오늘 짱. 

10월 27일
결혼 기념일

오늘은 결혼 기념일이다. 그리고 아이폰 6S를 사는 날이기도 하다. 나름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많은 날이었다. 오전에 pxd 송영일 형님과 강수연쌤과 미팅을 해서 11월 진로 교사 대상 교육을 기획했다.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상당히 중요한 이슈도 있었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내용도 있었다. 이후에 꽃과 편지를 사서 기념일을 준비했고, 아이폰을 사러 갔다. 3년만에 바꾸는 아이폰이라 왠지 설레기도 했다. 다른 무엇보다 이번 아이폰 색깔은 너무 마음에 든다. 역시 남자는 블랙. 그리곤 청년허브에 갔다. 저녁에 강의가 있는 김에, 가서 일도 하고, 저녁엔 수업도 했다. 정신없었던 하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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