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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노트/일상 성찰하기

[일기] 2015년 8월 셋째주 성찰일지


8월 17일
3번의 대화

오늘 3번의 대화가 있었다. 2번은 연남동에서 마지막은 이수역에서. 그 대화에 대한 리뷰를 하고자 한다. 첫 번째 대화. 현섭형과의 대화 이슈는 정말 다양했다. 둘 다 워낙에 이런 저런거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ㅎㅎㅎ 인상깊게 들었던 것은 유여북스에 대한 경험. 거의 한달에 100만원에 가까운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것. 그것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는 것. 어찌 보면 무에서 유를 만든 것인데, 그러한 성과를 위한 필연적 수고들 (주말이면 전국을 누비며 중고책을 구입하러 가는, 1년 도서 구입비만 1000만원에 이르는, 등등)을 잘 인지하고 있다는 점도 멋졌다. 요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많아서 그런 저런 이야기들,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 아이들 가르치는 노하우도 배웠다. 인상 깊었던 문장으론, ‘취향이 곧 실력이다.’라는 것. 결국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물건을 사거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거기에 맞춰서 자신의 실력이나 성품도 따라간다는 것. 쌈마이 취향은 결국 쌈마이가 되는 것이다. 인상 깊었던 질문으론, “당신의 올해 질문은 무엇인가?” 그리고 “당신은 어떤 플레이어인가?” 두 번째 대화. 박영준 코치님과 올만에 대화 나눴다. 주로 지난 번 아쇼카에서 진행했던 “체인지메이커 워크샵”에 대한 리뷰를 진행해 주셨는데, 재미있게 들었다. 주요 질문은 두개라고 하는데, ‘왜?” 그리고 “느낌은 어때?”란 질문이었다. 느낌을 물어보는 것이 왜 중요한가? 그 이유는, ‘행동’을 해야 느낌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머리와 가슴’이 연결될 수 없다. 행동하고 경험해야 우린 그 느낌을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고, 그때서야 변화가 시작된다. 머리에서 행동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이어지는 관계에 대해서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시스템씽킹과 층위에 대한 이야기. 피터센거의 유 프로세스 등.. 박영준 코치님과의 대화도 즐거웠다. 내가 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잘 집어주신다.  마지막 대화는 정선이와 해리, 그리고 최지은 코치님이다. 각자의 근황도 나누고, 특히 요즘 내가 읽고 있는 책 ‘친밀함’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이번 달 심톡 회의도 했고, 어떻게 진행할지도 결정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한달에 한두번이라도 이렇게 편안하게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면 얼마나 좋을까. 란 생각을 했다. 


8월 18일
잡무처리하는 날

오늘은 지금까지 미뤄왔던 일들을 처리하는 날이다. 오전에 재원이 병원에 갔다가 왔고, 망원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 해야 할 일을 쭉 적어봤더니, 7-8가지 정도가 나오더라. 아주 큰 일들은 아닌데 모이니 꽤 스트레스가 되었었다. 목표를 세우고 하나하나 이루는 것! 인식형에게 아주 중요한 훈련법이다. 나 역시 하나씩 체크하기로 했다. 가장 오랫동안 미뤄온 일이 있었는데, 그것부터 했다. 네이버 블로그를 정리하는 일이다. 꽤나 긴 글을 주절주절 거리는 내 모습을 보면서 하나 느낀 점도 있다. 나란 사람은 참 말하길 좋아하는구나. 그냥 결론만 말하면 될 것을 앞뒤 상황 써가면서 주절 주절 거리고 있다. 누가 본다고 말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이렇게 누구라도 한명이라도 본다면, 그 글은 의미있다고. 나는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꼭 많을 필욘 없다고 보니까. 심톡 공지하는 것도 꽤 시간을 쓰는 일이었다. 그리고 조금 밀린 성찰 일지도 다시 쓰고, 현섭형을 통해 중고책도 몇권 구입했다. 우리 빌라 관리자로서 공지사항도 썼다. 그 시간 동안 하지 못했던 일도 있다. 책을 좀 초서하기로 했고, 역사 수업도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그것도 못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미뤘던 일은 어느 정도 해결한 편이다. 공부를 제대로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 


8월 19일
중간 점검

사실상 중간 점검이 아니다. 벌써 20일이 지났으니, 2/3 점검이지. 요즘 들어서, '탁월한 삶에 대한 필연적 수고’라는 키워드가 계속 내 머리를 맴돈다. 무슨 말이냐면, 탁월한 삶은 의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오롯한 선택이자, 그 선택에 대한 책임 또한 나의 몫이라는 것. 그 누구도 나에게 탁월한 삶을 살라고 하지 않았지만, 그저 내가 원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또 누군가에게, 상황에게 탓을 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다시 질문해보자. 그렇담, 나는 탁월한 삶을 위해 필연적 수고를 감내하고 있는가? 어쩌면 탁월한 삶은 원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훈련을 하고 있지 않은게 아닌가? 반성이 아니라 마음을 고쳐먹는 ‘회심’이 더 중요한데, 왠지 나는 반성만 하고 있단 느낌도 든다. 잠깐 8월 31일로 건너가보자. 그리곤 뒤를 돌아보자. 너는 이번 달을 어떤 한달로 만들고 싶었으며, 실제로 어떤 달로 만들었는가? 나는 시스템씽킹 공부와 역사 공부에 빠지는 한달을 만들고 싶었다. 좀 더 추가하자면, 나의 내적 욕망에 충실한 시간으로 채우고 싶었다. 현재로썬 절반의 성공이다. 지난 달에 비해선 덜 쫓기듯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리저리 좌충우돌 하고 있는 내 모습도 본다. 자유 시간이 생겼음에도 ‘정말 자유롭게 쓰는 것’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들이나, 습관적으로 하는 관습에 휘둘리는 내 모습을 말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다음 주 수욜부턴 정말로 수업이 가득하다. 최소 2달은 정신이 없다. 남은 며칠동안 활활 후회없는 나날을 만들자. 


8월 20일
칠보초 수업

오랜만에, 정읍에 내려갔다. 아이들을 보니 반가웠다. 방학 때 어떤 아이는 도서관에 갇혀서 책을 억지로 보기도 했고, 어떤 아이는 부모님이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아서 하루 종일 그저 놀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아이들은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로 놀러다니기도 했다. 아이들의 대화를 듣는데, 참 재미있었다. 3학년들과 4학년들은 시간이 짧다. 2학기에서 일단 이렇게 분리해서 진행할 예정인데, 일주일에 1시간이라 많이 아쉽기도 하다. ‘혼자 왔습니다.’란 게임을 했다. 그리고, 방학 때 있었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다. 3학년들은 방학 사이에 목소리가 더 커진 것 같다. 소리를 왜 이렇게 지르는지. 그 에너지가 가끔 감당이 안 된다.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들은 그 에너지가 다 어디 갔는지. 아쉽기도 하다. 5-6학년들과의 수업은, 좀 더 게임이 많았다. 원래 계획과 다르게 ‘마피아 게임’까지 하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의 심리나 누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지 관찰하려고 게임에 동의했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의 논리성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다음에는 ‘더 지니어스 게임’을 참고해서, 더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하고 싶단 생각을 했다.  


8월 21일
관희와의 대화

오늘은 성공회대에 놀러갔다. 정희가 준비한 협동조합 컨퍼런스에 놀러 간 것인데, 개인적으로 협동조합에 관심도 많은 편이고, 또 말로만 듣던 성공회대를 한번쯤 놀러가고 싶기도 해서 간 것이다. 가서 의외의 수확이 있었는데, 관희를 만나서 오랜만에 딥토크를 했다는 점이다. 요즘 생각하는 것들, 살아가는 것들 나누면서 서로 즐거워했다. 역시 깊은 대화는 1:1로 해야 제맛이다.  실은 컨퍼런스 자체보단 관희와의 대화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는 ㅋㅋ 후반부엔 다양한 협동조합 활동을 하는 청년들을 모아서 토크쇼를 진행했었는데, 꽤 인상깊은 청년이 한명 있었다. '협동조합 성북신나'를 이끌어가는 친구였는데, 그들 중에선 가장 가벼워 보여서 좋았다. 본인도 대안학교를 나왔다고 했는데. 그것 때문이지 어쨌든 이렇게 저렇게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우리 재원이가 저렇게 자라주면 참 좋겠단 아빠 같은 생각도 했다. 하하하. 재원이를 비롯해 모든 아기들과 청소년들이 자기 답게 살아주었음 좋겠단 이야기다. 나부터 그렇게 살아가야 할 것이고. 


8월 22-23일
주말이었다. 

토요일엔 오후에 글로벌 HR에서 디자인씽킹 강의가 있었다. 지금까지 했던 모든 강의 중에 가장 사람이 적었다. ㅋㅋ 그 대신 얻는 것도 있었다. 바로 ‘밀도’다. 사람이 적으면 ‘다양성’은 손해볼 수 밖에 없지만 ‘밀도’를 얻는다. 게다가 다들 관심이 있어서 참가한 것이라, 수업 내용을 엄청나게 잘 받아들이셨다. 놀랄만큼. 역시 교육은 ‘강사’와 ‘참가자’가 서로 ‘원해야’ 최고라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저녁엔 형님과 아주버님이 놀러오셔서 고기 구워먹으면서 놀았다. 흥부골은 역시 진리다. 엄청 맛나게 먹었다는. 일요일은 아침에 가족 산책을 갔다. 한강변으로 걸어가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놀았는데, 한강 산책도 역시 진리다. 오후에는 아내는 피곤한지 잠이 들었고, 나는 방에 들어가서 이런 저런 일도 했다. 3시반부터 시작한 청소를 비롯한 집안일은 6시 반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무사히 집안일을 끝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겠지? ㅎㅎ 아 맞다. 하나 빠뜨릴 뻔 했다. 내가 금요일과 토요일에 걸쳐서 블로그에 글을 하나 올렸는데, 그게 조회수가 꽤 높아서 놀라기도 했다. 어디선가 퍼져나간거 같은데 원래 30명 정도 들어오던 블로그에 토요일은 1700명 가까이, 일요일은 1400명이 들어왔다. 이게 무슨 일이가 좀 놀라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