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삼성전자 임직원 자녀 캠프

정말 오랜만에 수원에 간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 디지털 시티. 나의 선후배들이 일하는 그곳. ㅋㅋ 임직원 자녀들 교육차 방문했다. 거의 하루 종일 수업이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삼성 크리에이티브 멤버십 선생님들과 함께 맞춰봤는데, 즐거웠다. 중학생 아이들도 처음 들어왔을 때 굉장히 수동적이었던 것에 비해서 마무리 할 때 쯤에는 적극적인 모습도 많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점심에는 혜림이와 양근이형을 만나서 잠깐 대화를 나눴고, 저녁에는 상근이를 만났다. 중간에 양근이 형이 이런 말을 했다. 여기 분위기가 어떻냐고. 나는 답답하다고 했고, 형도 동의했다. 겉으로 보기엔 너무나 생활하기 좋은 곳이다. 시설도 그렇고 밥도 맛있다. 하지만,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카드 한 장으로 다 체크되는 분위기는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물론 그 덕분에 참 편리한 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 개인적으론 그것이 미셸 푸코의 ‘원형 감옥’과 다를 바 없이 느껴졌다. 그는 말한다. "감시의 시선은  보이는 듯할 필요는 있으되 확인될 필요는 없다. 시선은 확인되지 않을 때 더욱 공포를 자아낸다. 판옵티콘이야말로 단순히 시선 하나로 가동되는 이상적인 권력 장치이다. 이때 시선은 앎과 직결된다. 죄수를 바라보는 감시인은 죄수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게 되지만 감시인을 바라보지 못하는 죄수는 감시인에 대해 아무 것도 알 수가 없다. 시선의 불균형은 앎의 불균형을 낳고, 앎의 불균형은 권력의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감시되고 있다는 생각. 그 생각 위에서 새로운 것, 혁명, 창조성이 탄생할 수 있을까? 나는 의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 어떤 권력구조로 부터도 비교적 자유로운 내 포지션에 감사한 마음도 함께 들었다. 상근이가 말했던 ‘넌 그래도 네가 좋아하는 일 하잖아. 난 그게 가끔 부러워’라는 말도 요즘 들어선 세삼스럽게 들리고 말이다. 

 
8월 11일
비교적 여유로운 하루 

오랜만의 여유다. 사실 여유있는 하루는 아니다. 계속 사람들을 만나야 하니깐, 그래도 최근 바빴던 것에 비해서 비교적 여유로운 날이었다. 오전엔 지현쌤과 친구분을 만나서 오랜만에 나의 옛날 관심사들 (영성과 명상 등등)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생각은 들었다. 어쨌든 나의 시행착오들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단, 조건은 내가 나의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하고, 성찰하고, 삶의 변화를 이뤄간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지만. 그런 성찰 없이는 아무리 많은 경험을 한다고 해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영 코치님과 대화도 나누고, 저녁에는 심톡 미팅도 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을 가까이 만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서로 배우는 것이 참 좋다. 한 달에 1-2번은 아예 날을 잡고 이런 식으로 사람들과 만나서 교류해야 겠단 생각도 했다. 

8월 12일
자신감 리더십 수업 

오늘 지난 3주간 캠프의 마지막 날이다. 용평 리조트도 이제 마지막이다. 처음 강의 했던 때가 2013년이니 벌써 2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컨텐츠도 많이 달라졌고 말이다. 처음에는 내가 원치 않는 활동도 해야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내가 하고 싶은 활동과 메시지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 그래서 나의 만족도도 꽤 높은 편이다. (참가하는 학생들도 비교적 좋은 경험을 했다고 느껴지고) 나는 매번 수업마다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주는 편인데, 이번 캠프의 핵심은 ‘자신감’과 ‘리더십’이란 말을 나만의 언어로 재정의한 것이다. 그건 ‘의미 부여’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꽤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매번 연결하고 싶었던 개념인 데이비드 린저의 ‘부족 리더십’을 연결했다. 5단계의 리더십인데 중요한 것은 2-3-4단계다. 2단계는 ‘나는 안 돼’ 3단계는 ‘나는 최고야, 하지만 넌 아니야’ 그리고 4단계는 ‘우리는 최고야’라고 한다. 자신감은 2단계에서 3단계까지 필요하다. ‘나는 안 돼’라고 생각하는, 자신감이 없는 사람에겐 ‘너는 최고야!’란 생각을 불어넣어 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타인’은 다소 중요한 개념이 아니다. 리더십은 그 다음에 시작된다. 3단계 나는 최고야에서 4단계 우리는 최고야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타인에 대한 인식과 인정’이 필요한데, 그걸 게임으로 풀어서 진행했다. 결론, 재미있었다. ㅋㅋ

8월 13일
시스템 씽킹 준비 

이번 2학기에 시스템 씽킹과 관련해서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존 내가 진행하던 디자인씽킹이 ‘문제 발견과 해결을 위한’ 좋은 방법론이라고 한다면, 이 시스템 씽킹은 좀 더 ‘구조지향적’이다. 전체 구조에서 어떤 변수가 ‘강화’과 ‘조절’을 낳는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서 굉장히 생태계적으로 접근한다. 다시 말해서, 디자인씽킹을 잘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방법론이라 생각한다. 디씽은 이러한 강점과 단점이 있다. 강점으론, 공감에 대한 중요성,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 빠른 실패를 통한 문제 해결, 올바른 문제 정의를 통한 올바른 혁등등 하지만 단점으론, 아직은 다소 상업적 관점이 지배적이라는 것. 그리고 상대의 만족을 위해 애쓰는 것이 ‘전체론적’ 관점에선 최선일지 아닐지 판단이 어렵다는 것. 등도 떠오른다. 시스템씽킹은 여기서 디씽의 약점을 잘 보완한다. 그리고 디씽의 강점은 시씽에게 잘 어울린다. 굳이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행동’과 ‘관조’의 변증법이라고나 할까. 내가 뭔 이야기하다 이렇게 왔을까. 아 맞다. 그래서 난 이번 학기에 시스템 씽킹 수업을 하기로 했고, 그걸 준비했던 하루였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 끝. 


8월 14일
만족도 9.5의 하루

오전에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올해 3월 들어선 처음으로 ‘압박’이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거의 매주 ‘새로운 미션’(강의 준비)를 수행해야 했었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그래도 다음 주는 다소 여유 있는 편이다. (물론 다다음주부턴 그럴 수 없다. 사실상 찰나와 같은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오전에 나만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여유로워 좋았다. 오랜만에 강의도 보고, 글도 쓰고. 오후엔 기분 좋은 낮잠을 잤다. 원래는 아내와 함께 놀려고 했지만, 날씨가 너무 무더워서 미루다가 결국 잠만 잤다. 하지만 너무 다행이었다. 그냥 기절하듯 2시간 잤다. 일어나서 아내와 산책겸 쇼핑을 갔다. 한강을 가로질러 상암 월드컵 경기장으로 갔는데, 가는 길에 대화도 많이하고, 또 날씨도 좋아서 기분이 엄청 좋아졌다. 스스로에게 점수를 물어봤는데, 9.5점 정도의 점수가 나왔다. 아내도 그 정도라고 말해줬다. 어떤 요인들이 있었을까. 충분한 휴식, 약간의 걷기, 즐거운 대화, 괜찮은 날씨, 멋진 풍광..등이 떠오른다. 삶을 잘 산다는 건, 이런 시간을 내 삶에서 부족하지 않게 채우는 것이 아닐까?


8월 15-16일
가족을 위한 주말

이번 주말도 푹 쉬었다. 재원이를 보면서 몇 가지 인식도 있었는데, 금방 다 까먹었다. 이젠 정말 기록하지 않으니 다 날라가는구나. 아쉽다. 토요일에 우리 가족은 잠실로 갔다. 제2롯데월드에 한번 놀러가보자고 해서 갔는데, 사실 요즘 롯데 좋아하는 사람 누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사람만 많더라. 막상 가서 대부분은 모유수유실과 롯데마트에 머물긴 했지만 ㅋㅋㅋ 그래도 오랜만에 이런 쇼핑몰에 나와서 아내는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젠 예전처럼 영화관에서 데이트할 수가 없으니, 이런 구경으로만 만족해야 한다. ㅎㅎ 반디앤루이스가 아주 이뻐서 맘에 들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잘 구경도 못했다. 일요일엔 종일 집에 있었다. 오전엔 청소, 오후엔 재원이랑 놀면서 티비도 봤고, 하스스톤도 조금 했다. 하스스톤은 중독만 안 되면 참 좋은 게임인데, 내가 그 조절이 좀 안 되는 편이다. 금방 훅 빠져서 하게 된다. 그럴 바엔 안 하는게 낫고. 오후 늦게부턴 나만의 시간을 좀 가졌는데, 막상 알차게 보내지도 못했다. 그나마 밤에 제 5경영 좀 읽고, 이렇게 글도 쓰니깐 좀 낫다. 이제 푹 자고, 다음 주 열심히 보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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