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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일지가 밀렸다. 게다가 블로그 포스팅도 더 밀렸다. 올해 들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이것임에도. 이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것임에도. 이번에 놓치고 말았다. 아쉬움과 약간의 자책도 든다. 하지만, 다시 나아가자. 머물러 있을 시간도 없다. 성찰이 실행이 되고, 실행이 내 삶이 되고, 그렇게 내 삶의 지혜로워질 때까지 쉴 틈이 어디에 있겠는가? 


7월 20일
자소서 캠프

오늘, 당산서중에서 자기소개서 캠프가 있었다. 최지은 코치님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이 교육을 하게 된 것도 사실 우연의 일부다. 올해 1학기, 당산서중에서 ‘디자인씽킹을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좋게 본 선생님께서 함께 진행한 최지은 코치님이 기자셨다는 사실을 알고, 자소서에 대해 물어보셨다. 사실 작년에 부천대에서 최지은 코치님과 나는 함께 자소서 컨설팅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할 수 있다고 답변드렸고, 그렇게 만들어진 기회가 이번 캠프가 되었다. 사람의 일은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는 정말 모를 일이다. 매사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어쨌든 그렇게 캠프를 했다. 다들 자사고를 준비하는, 꽤 똑똑한 친구들이었다. 나는 한명 한명 만나서 봐주기 시작했는데, 정말 많은 아이들이 한 이야기가 있었다. ‘나는 특별한 것이 없어요.’라는 말. 처음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아이들이 계속 출현하자, 나는 애원했다. "제발 나는 특별한 것이 없어요. 라고 말하지 말고, 아직 찾지 못했어요. 라고 말해달라고” 언어는 생각의 틀이다. 일단 언어로 가능성을 닫으면 실제로 뇌는 그런 정보만을 진실로 인식하기에, 나는 그것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에게 제안했다. ‘자신만의 고유성’을 발견하고 싶은 아이들은 나에게 오고, 자소서 자체를 코칭받고 싶은 아이들은 최지은 코치님께 가라고. 그리고 꽤 많은 아이들을 만나서 대화했다. 한 아이는 7년이 넘도록 배드민턴을 쳐 온 친구도 있었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꿈인 아이도 있었고, 학원을 다니지 않은 아이도, 낮잠을 자는 아이도 있었다. 적어도, 나에겐 모두가 특별했다. 그리고 그걸 찝어주었다. 아이들도 신기해 하는 눈치더라. 그러한 ‘가능성’의 대화가 나는 즐거웠고, 한편으론 ‘가능성’을 말하지 않는 사회와 학교가 다소 안타까웠다. 


7월 21일
연지원 선생님과의 대화

오늘 와우 스토리 연구소 연지원 선생님과 대화를 나눴다. 사실 지금까지 1:1로 만날 기회가 많이 없었던 터라, 오랜만의 만남이었고 대화도 정말 즐거웠다. 몇 가지 피드백이 인상 깊었는데, 그 중 하나는 ‘글쓰기’에 대한 것이었다. 우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최근 쓴 니체의 글을 유심히 보셨고, 특히 작가보다 편집자의 역량이 돋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핵심을 잘 파악한다는 것도 뛰어나다. 다만, 자의적인 해석이 눈에 띄는 편이긴 하지만, 그것도 정도를 넘어가지 않는다. 납득할 정도로 표현한다. 다만, 인용을 할 때 너무 많은 작가를 인용하면 되려 전문적이지 않게 보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인용하는 문구도 맥락에 맞게 해야 하기에 인용하려는 작가의 책도 어느 정도 읽고 쓰는 것이 좋겠다. 라고 하셨다. 동감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어서 권했다. 내년부터 (아님 올 하반기부터) 진짜 좋은 책 1권을 반복해서 읽어보라. 니체, 푸코, 벤야민을 권한다. 그런 수준의 작가들의 책을 보기 위해선 사전 작업도 필요한데, 그것도 좋다. 어쨌든 그런 작가들의 책을 읽고 글을 한번 써보라.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책을 읽고 그것을 쉽게 전달하는 역할이 잘 어울린다. 글을 계속 써라. 라고 하셨다. 음. 올해 들어서 나에게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어쨌든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는 것인데, 글쓰기에 대해서 이렇게 좋은 피드백을 받으니 어리둥절 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면서, 기분이 좋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런 저런 대화를 했지만, 나머진 나만의 기억으로 남기기로 한다. 쨌든, 오늘의 결론은 이것이다. 깊이 공부하고, 계속 쓰자.  


7월 22일
인디언 계모임 

오늘 오전엔 인디언 계모임이 있었다. 학습조직에 대한 학습조직. 그것에 내가 꿈꾸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선 일단 각자에 대한 역량도 높아져야 하고, 성찰 능력도 필요하다. 서로의 갈등을 해결하는 퍼실리테이션의 능력도 필요하고 말이다. 어쨌든 내가 기억에 남는 말을 적어보면 이렇다. 우선 핵심은 <상황의 원인>을 <나>로 돌리는 것이다. 뒷담화와 뒷담화 아님을 구분하는 기준도 결국 ‘원인’을 ‘나’로 돌리느냐, 아니면 ‘상대 혹은 상황’을 탓 하느냐 이다. 하지만 그것이 참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인디언들 중 몇몇은 퍼실리테이션에, 몇몇은 ‘자신의 욕망에 따라서 사는 삶’에, 몇몇은 디자인씽킹에, 몇몇은 독서와 철학, 그리고 인문학 공부에 열을 올린다. 그 각자의 자기다움이 서로에 대한 신뢰로 시너지를 이뤄서 결국 위대함을 함께 만드는 것, ‘공동 창조’에 이르는 것. 그것이 모든 조직의 최고의 목적이자. 최고 난이도의 시험이자, 최고의 기쁨이 아닐까. 이번에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을 꿈꾼다. 계속 실험하고 싶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삶에서 예술가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7월 23일
미술영재교육원 원데이 디씽 캠프     

오늘 하루 종일 디자인씽킹 캠프가 있었다. 이것도 참 재미있는 인연으로 연결되었는데, 지난 번 미술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교사연수를 진행했었다. 그 당시 한 선생님께서 ‘이거 우리 아이들에게도 필요할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고, 바로 캠프 날짜를 잡아버렸다. 나 역시 마침 지난 주 목요일에 칠보초 수업이 끝나서 시간이 괜찮기도 했고. 그렇게 소개로, 혹은 우연으로 이렇게 수업이 열리는 상황이 참 흥미롭다. MBTI를 보면 나는 ‘인식형’으로 나오는데, 인식형은 뭔가 정해져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것, 예상 가능한 것을 좋아하기 보단, 불안정하지만 그럼에도 흥미롭고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고 한다. 내가 그렇다. 어쨌든, 그렇게 캠프를 했다. 2가지 주제가 있었는데, 오전에는 지갑, 오후에는 리모콘이었다. 둘 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일부러 가지고 왔다. 그리고 리모콘을 고르는 이유는 단순하다. 문제가 많다. 그리고 만들기 쉽다. 이 아이들은 표현력은 정말 좋았다. 원래 미술을 하던 아이들이라 그런지, 프로토타이핑 만드는 실력이 수준급이었다. 8분 이란 시간 안에 글루건을 써서 만들 정도니.. 하지만 어려워하는 건 바로 ‘인터뷰’였다. 특히 몇몇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도 보았다. 그 시간에 끄적끄적 그리는 것에 더 익숙했던 탓이겠지. 하지만 이번 시간을 통해 조금이나마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 다행히, 캠프가 끝나고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이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처음 본다고 말씀해 주셨다. 몇몇 아이들도 나가면서 재미있었다고, 다음에 또 보자고 말해 주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공감하고,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나누고 의견을 주고 받는 것. 우리는 이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 아닐까. 그 경험을 짧게 나마 할 수 있었다면 나야 말로 참 다행이다. 조금이나마 의미가 되었길. 


7월 24일
아나모 모임

오늘 저녁에 오랜만에 아나모 모임이 있었다. 아나모란, 아띠를 나온 사람들의 모임의 준말이다. (맞나? ㅋㅋㅋ) 좀 더 정확하게는 2012년을 중심으로 창의력학교 아띠에서 몸을 담았던 사람들이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며, 성장을 돕고 서로를 격려하는 그런 모임이다. 내 생각에는 그렇다는 뜻이다. 벌써 3년이 지났으니 꽤 시간이 흘렀다. 그 당시만 해도, 군대 갈 걱정이 한창이던 아이들이 벌써 전역이 한창이다. 관희는 전역을 했고, 경민이도 담주에 전역이다. 남은 건 현식이 밖에 없다. 아, 원이도 있구나. ㅋㅋ 그리고 당시에 고1이던 정희는 벌써 대학생이 되어서 함께 맥주를 먹을 나이가 되었다. 나의 추천으로 ‘연남동’에서 만남을 가졌다. 처음에 6명 정도 모였었는데, 점점 스믈스물 오겠다고 하더니 결국 12명이나 되는 인원이 모이더라. 누가 있었냐면, 관희 (요번에 전역하고 사업에 완전 몰입중이다), 해리 (드디어 작업을 시작한 그림쟁이:), 부선 (이 녀석도 호주 다녀와서 오랜만이었다), 경민 (에피소드 메이커 이번 건 정말 대박이었음), 원이 (원이도 정말 오랜만이었다. 스위스에서 공부하고 있는 글로벌 리더의 표본 ㅋㅋㅋ), 은정 (요즘 많이 아팠다고 한다. 맘이 쓰였다), 여름 (그나마 종종 봐서 다행인), 정선 (캠프임에도 잠깐이라도 얼굴 비춰준), 진욱 (사업 때문에 바쁨에도 와준), 유리 (육아와 일 때문에 바쁨에도 와주었구나), 정희 (같이 맥주를 먹을 수 있다니 신기한 일이구나) 이렇게 있었다. 모여서 이런 저런 근황을 나누다보니 참 대가족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들 한명 한명이 고마운 인연이고, 또 오래 가고 싶은 사람들이구나. 그런 생각도 했다. 정말 많이 웃을 수 있었다. 그래서 좋았다. 


7월 25일
와우 수업날.

와우 수업 날이다. 대부분은 수업 후기에 적었고, 짦은 성찰 거리만 옮겨본다. 수업 날은 언제나 즐거운 날이다.
짦은 성찰 1. 번역에 대한 설명이 좋았다. '나'를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도 알 것 같다. 그래야 ‘인지'되고, ‘인지'되어야 그 부분만큼은 ‘변화'할 수 있기에. 다시 말해 내 안의 무의식적 공간을 계속 개척함으로써 ‘의식화’하는 것이 선생님이 말한 번역 작업이 아닐까. 하이데거 였나,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는 말도 이러한 맥락에서 연결되어 떠오른다. 내가 성찰를 나누면서 고미숙 선생님의 <호모 쿵푸스>이야기를 했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있더라. 공유하면 이렇다. “리더란, 상황을 언어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주변을 살펴보라. 어떤 그룹이든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이는 ‘썰을 푸는’ 인간이다. 상황을 언어화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그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말과 이야기로 세상을 보는 눈을 홀라당 뒤집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혁명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혁명은 늘 새로운 말, 낯선 이야기들과 함께 등장했다.”

짧은 성찰 2. 나는 칭찬 하는 것도 어려워하고, 칭찬 받는 것도 어려워한다. 지난 번에 선생님과의 벙개에서도 그랬고, 이번 수업에서도 그랬다. 선생님이 니체에 대해 썼던 글을 잘 썼다고, 어떤 부분은 부럽기도 하다며 칭찬해 주셨다. 굉장히 부끄러웠다.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이 아니다. 속으론 좋다. 하지만 겉으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른다는 느낌이다. 그저 빨리 이 시간이 갔으면 좋겠다는 그런 민망함?이 대부분의 감정을 차지한다. 칭찬에 왜 이렇게 익숙하지 않은지, 한번 들여다 봐야 겠단 생각을 했다. 내가 워낙 익숙치 않으니, 사실 나는 다른 아이들에게 칭찬을 잘 하지도 않더라. 지시적 피드백에 대한 필요성, 그리고 칭찬에 대한 나의 인식을 약간은 알 수 있었다. 


7월 26일
꿀잠

낮잠은 참 좋은 것이다. 요즘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힘들었는데, 마침 오늘 아내가 나에게 시간을 주었다. 장모님과 코스트코를 다녀오면서 나에게 낮잠 잘 시간을 준 것이다. 게다가 맛있는 옥수수도 만들어 놓고 가셨다. 나는 옥수수를 오독오독 먹고, 단점에 취했다. 그렇게 2시간을 내리 잤다. 오랜만에 맛보는 꿀잠이었다. 역시 잠 중의 잠은 낮잠이다. 이러한 기회를 제공한 아내게에 다시 한번 감사를. 요즘 좀 피곤했었는데 그래도 이런 기회 덕분에 살 것 같단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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