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월요일. 자유학교 수업 마지막 날이었다. 느낀 점을 다들 이야기하는데, 조금 짠했다. 한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정말 한명 한명 깊이 들어왔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더랬다. 개인적으로도 재미도 있었고, 의미도 있었고 말이다. 다음에 또 기회가 생기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내가 원하는 형태의 디자인씽킹 수업을 그나마 이번 기회에 했단 느낌이어서 더욱 좋았다. 마무리하고, 미팅하러 간 곳은 이촌역. 세은쌤과의 용마중 수업 준비였다. 요즘 에르디아 활동으로 힘든 세은쌤과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앞으로 용마중 수업 어떻게 할지 고민도 하고 그랬다. 좀 더 의미있는 수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모이면 언제나 즐겁다.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가 애기를 보았다. 사실 아내의 이모네가 개인 사정으로 문제가 좀 있어서. 아내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이 지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고 싶은데 그 현명한 방법이 잘 떠오르지 않아서 걱정이다. 

4월 28일
오전엔 토론 수업을 재미있게 하고, 오후에 간 곳은 pxd다. ux디자인 하는 회사. 송영일 형님과는 몇년 정도 인연이 깊은데, 이번에 초등학생들을 위한 디자인씽킹 툴을 제작한다고 해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나는 지금까지 나름대로(?) 디자인씽킹을 관심가지고 공부하고, 강의하는 거였는데, 이번 기회에 좀 더 체계적으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되었다. 어떤 방식으로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고. 3시간 가량 신나게 문제 정의 및 아이데이션, 프로토타이핑을 했다. 역시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만고의 진리다. 서로 이해의 폭이 훨씬 줄어들었고, 공감하고 공유되는 생각도 비슷했다.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음에 좋았다. 저녁에는 4월 심톡이었다. 미정쌤의 진행으로 시작되는 시간이었다. 이번 달에도 11명 정도 와 주셨다. 신기하게도 언제나 10-12명 정도의 게스트가 와서 함께 심톡을 이뤄나가게 된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한 인원이다. 특이 이번 달엔 새로온 분들이 5분이었다. 한분 한분 다 감사하더라. 대화는 재미있었다. 아침부터 서두르는 바람에 막판에 다소 피곤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활동이니, 마음의 충만함은 가득했다. 집에 돌아가서 아내와 대화를 나누다가 잤다. 

4월 29일
오전에 정형외과를 갔다. 요즘 일주일에 2번은 치료 받는다. 어깨와 목이 말썽이다. 자세가 약간 구부정해야 오히려 좋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다. 나의 잘못된 지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내 자세가 좋지 않았구나. 란 생각도 했고, 앞으론 아침 체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단 다짐도 했다. 그리곤 2시간 반 정도 지금까지 미뤘던 일들을 처리했다. 심톡 주소록 정리, 와우 리뷰 쓰기, 일정 정리하기 등등 나름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 업무 시간은 3시반에 종료다. 이후엔 금요일 재원이 100일을 함께 준비하기로 했기에. 서둘러서 업무를 마치자. 쑝

4월 30일
오늘은 정읍 가는 날. 나의 한계를 절감했다. 3학년, 4학년 악동들을 동시에 상대하기엔 부족하다는 사실. 지난 시간에 나의 야심작 ‘난파선 게임’을 진행했음에도, 진행이 어려웠음을 보면 이건 내가 문제가 아니라 고녀석들이 강적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합리화하고 싶다. ㅎㅎ 그리고 선생님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3-4학년을 섞어놓았을 때 수업 진행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이번 시간엔 3학년 따로, 4학년 따로 진행했다. 그랬더니 좋은 점이 보이더라. 평소 말을 잘 하지 않던 수빈이나 성준이가 눈에 보이더라. 그리고 유환이도. 그 전에 워낙 형들에게 기가 눌려 있었다 보다. 4학년 수업을 어땠을까. 음. 문제는 성재와 철원이인 것 같다. 민성이도 어렵고. 특히 성재는 처음엔 눈에 띄지 않았는데 요즘 유독 흐물흐물 말썽이다. 거의 내 말을 안 듣는 것 같다. 철원이는 꾸준하고. 다른 친구들도 싫어하는 눈치이긴 한데, 대놓고 말은 못 하고. 암튼 쉽지 않은 상황임은 틀림없다. 그래도 같이 하는 것 보단 좀 나았다. 매번 게임도 하고, 즐겁게 진행하고자 하는데 모르겠다. 정읍 왔다 갔다 하면서 독서축제 <강점혁명>을 마무리했다. 나에겐 정말 보석같은 시간이다. 아마 이 시간이 없었다면 다른 일들을 제대로 처리하는게 어려웠으리라. 갑자기 이 모든게 감사하다. :) 


5월 1일
아침에 정형외과를 갔다가, 오후엔 와우 로컬투어 겸 미팅을 했다. 저녁에는 재원이 100일 잔치. 요즘 정형외과를 가면서 느끼는 한 가지, 나는 정말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많다는 것. 자세도 그렇다. 오히려 잘 모르면 고집이라도 부리지 않을 텐데, 이상하게 혹은 어설프게 알고 있는게 많다보니 실수를 자주 한다. 나의 경우, 허리를 쫙 펴서 앉는 버릇이 있는데 난 그게 좋은 줄 알았다. 구부정하면 안 좋을 거라는 생각을 했나보다. 제대로 자세에 대해서 배운 것도 아닌데, 나는 주로 허리를 꼿꼿히 세워서 다니곤 했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의 의견은 정반대였다. 결코 그러면 안 된다는 것. 척추는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은데, 무리해서 세우다 보면 더 무리가 간다는 것. 오히려 힘을 빼고, 어깨를 축 내려뜨리면 더 좋다고 한다. 에잇. 결국 자세를 다시 교정해야 한다. 제대로 알자. 오후엔 연남동과 연희동을 돌아다니기도 했고, 미팅도 했다. 오랜만에 걷기도 많이 걷고, 연남동과 연희동의 골목 골목을 잘 알게 되어서 더 좋았다. 저녁은 재원이 100일상 준비를 했다. 과일과 떡과 케잌을 사고, 아내는 예쁘게 인테리어를 꾸몄다. 아가는 본인이 100일인지도 모를텐데 말이지. 어쨌든, 장모님, 장인어른, 이모님, 이모부, 그리고 형님과 아주버님이 모두 오셔서 축하해 주셨다. 흥부골에 가서 고기를 먹고 와선, 100일 상에 재원이를 앉히고 사진도 찍었다. 계속 꾸부정 하면서 고개가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사진을 찍는게 참 어려웠다. 찍고 나니, 나 100일 때 모습이랑 너무너무 똑같아서 놀랐다. 다들 엄청 놀라했다. ㅋㅋ 나도 신통방통이다. 

5월 2일
오늘은 SCM 수업이 있는 날이다. 시간의 여행자라고,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공간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다. 이번 장소는 압구정역 근처, 도산공원으로 정했다. 개인적으로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워낙 존경하기 때문에 좀 더 좋았다. 날씨가 좋아서 아이들의 기분도 좋아보였다. 나 역시 오랜만에 1:1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서로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는 느낌이었고. 수업 시간을 마치고 간 곳은, 기흥에 사는 누나집이다. 얼마 전에 결혼 한 누나의 신혼집에 처음으로 가는 것이었다. 재원이도 구경할 겸, 겸사겸사. 다 좋았지만 가는 길이 너무 멀었다. ㅠ 아이를 데리고 기흥역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더욱. 그래도 도착하고 나니 편했다. 집도 새롭게 인테리어 해서인지 예뻤다. 아가를 재우고 저녁에는 같이 티비 보며 놀았다. 

5월 3일
다음 날, 오전에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요즘엔 매번 그렇지만, 내 의지로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거의 재원이의 의지로 내가 일어나게 된다. 누나집에서도 마찬가지. 일어나서 재원이를 안고 돌아다녔다. 하지만 생각보다 오랫동안 재원이는 잠을 안 자고 칭얼대었다. 나는 결국 거실로 나가서 내 무릎 위에 재원이를 눕혔는데, 그제서야 잠이 든듯 조용하다. 일어나기도 그렇고 해서, 그 상태에서 책을 봤다. 신영복 교수님의 ‘강의’라는 책. 요즘 읽는데 너무 재미있다. ㅜㅠ 책을 보는데 바깥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산 바로 옆에 아파트를 지었는지, 창밖의 광경이 아주 예술이었다. 푸르른 숲이 눈에 한 가득 들어오니, 마음도 조금 맑아지는 느낌도 들고 좋았다. 그렇게 오전이 지나나고, 오후에는 다 같이 세기의 명경기라고 불리는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권투 경기를 봤다. 엄청 나게 기대하고 있었는데, 경기 내용은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이후 낮잠도 자고, 일어나서 한우고 구워먹고 집에 왔다. 집에 오니 완전 다들 뻗어버린 느낌. 그래도 잘 놀다 왔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