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요즘 카페에 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글쓰기! 일상을 살고, 기록하는 것의 중요성을 몸소 체감하고 있는지라. 손에 익어가고 있다. 21일과 22일 일기를 마무리했다. 이제 몸은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조금만 더 무리하면 다시 심해지는게 감기라서. 더욱 조심해야 한다. 오전에 자유학교 10학년 수업은 잘 마쳤다. 즐거웠다. 무엇보다 수업 의도가 심플했고, 그 의도에 맞춰서 진행되었던게 즐거웠다. 복잡한 의도는 언제나 실패한다. 단순하게 가자. 간단히 설명하자면, 자기소개 시간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자기소개가 아니라, 내가 가진 장점을 서로를 통해 인식하게 하고, 내가 앞으로 가졌으면 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서로를 통해 일깨워주는 작업이었다. 이것은 그리 단순한 작업만은 아니다. 하지만 다들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인지 잘 해주었다. 그리고 나 역시 소규모 수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친밀함과 안정감이 마음에 들었고. 어쨌든 요약하자면 즐거웠던 시간! 수업을 마치고 병원에서 감기약을 타서 지금은 스벅이다. 나의 사무실 ㅎㅎ 5시 미팅 전까지 보고서 작성하자. 저녁에는 심톡. 이번에는 처음으로 지현쌤이 호스트로 진행을 해주셨는데,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나름의 삶과 관점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매달 이런 식으로 새로운 주제와 호스트를 발굴하고 싶단 생각도 했고. 하하. 2015년 심톡은 계속 잘 진핼될 듯 하다!

3월 24일
아직 몸살이 다 낫지 않았다. 하지만 토요일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상태. 아침에는 재원이 병원을 가야했다. 목욕도 시키고, 아침도 먹고, 포대기에 싸서 근처 소아과로 갔다. 갔더니 너무너무 잘 크고 있다고 하신다. 오히려 체중과다를 걱정해야 할 정도. 모자라서 문제지 넘치는 건 뭐 그리 문젤까. 기분이 좋았다. 주사 두방을 허벅지에 맞고 으앙 울던 재원이는 어느새 안고 집에 오는 길에 잠이 들었다. 집에 와서 밥먹고 오후에는 검단초를 잠깐 방문했다. 토론 교사 계약서 작성 때문에. 작년에 인연이 되었는데 올해도 1년에 걸쳐서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좀 멀긴 하지만 그래도 믿고 맡겨주심에 감사하다. 왔다 갔다 하고 나니 벌써 5시. 집에 와선 재원이를 안고 좀 잤다. 나도 피곤하고 아내도 피곤하고. 푹 자고 일어나서 저녁먹고, 집안일 좀 하고, 잠도 재우고 하니 벌써 12시. 하루가 이렇게 갈 수도 있구나. 그래도 아내가 주말에 이어 계속 힘들어했는데 도와줘서 다행이다. 낼은 위플래쉬 보고 다시 충전해야지!

3월 25일
위플래쉬를 보고. 아내님의 무한한 아량과 배려 덕분에 지난 번 <킹스맨>에 이어서 또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평일 아침에 조조로 혼자 가서 보는 영화감상이란, 직장인들은 꿈도 못 꿀 호사다. 나도 직장 다닐 때는 그랬고. 위플래쉬에 대한 워낙 높은 관심들과 극찬의 리뷰를 미리 봐서인지, 음악적 두뇌가 그리 발달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남들처럼 기립박수가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그런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렬한 비트와 메시지는 분명 내 머릿 속에 하나의 자취를 남겼는데, 이는 위플래쉬가 ‘가볍게 지나갈 만한 영화’도 아님을 말한다. 내가 ‘듣고 느낀’ 위플래쉬를 3가지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1) 재즈의 매력! 재즈를 더 알아보고 싶다!는 느낌을 남겼고 2) 탁월함과 평범한 일상이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남겼으며 3) 두 주인공의 미친 광기를 내 삶에서도 표현하고 싶다!는 갈망도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플레쳐 교수의 교수법과 인성은 전혀 동의하지 않았지만, 그가 지향하고자 하는 탁월함의 수준은 동의했기에 꽤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주인공이 막판 10분쯤 보이는 미친 인생 연주는 두고두고 남을 것 같은 느낌. 

오늘 광화문에서 있었던 일. 하나 더. 묘목을 나눠주는 행사였던 것 같다. 사람들 몇 백명이 쭈욱 길을 서 있었다. 마지막에 새롭게 줄을 서려는 사람이 그 앞에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거 뭐 나눠주는 거에요? 그랬더니 앞 사람이 이랬다. 글쎄요. 저도 몰라요 막 줄 서서. 지나가는 길에 스쳐 들은 대화였지만 정말 흥미진진한 대화였다. 우리나라가 이 대화에 담겨 있었다고 본다. 무슨 이야기냐?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인데, 일단 줄이 길면 그 줄에 선다. 그리고 물어본다. 뭐 주는지?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특징과 유사한데, 일단 줄이 긴 과에 들어간다. 예를 들면 의대나 법대. 그리고 물어본다. 어떤 전공인지? 이는 우리나라 취준생들의 특징과 유사한데, 일단 줄이 긴 회사에 들어간다. 예를 들면 삼성. 그리고 물어본다. 무슨 일 하는지?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하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다수는 ‘다른 사람이 무엇을 선택하는지’가 자신의 선택이 된다. 그것이 너무나 무의식적으로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스스로 그러한 선택을 내리는지도 잘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다시금 생각한다. 이 줄이 내가 스스로 판단해서 선 줄이 맞는가? 이 줄 끝에는 내가 원하는 것이 있는거 맞는가? 만약 중간에라도 그 줄이 아니라면 나는 이 줄을 포기할 수 있는가? 이러한 생각을 했던 짧은 일상이었다. 

3월 26일
오늘은 정읍에 가는 날이다. 칠보초 가는 길은 그나마 내가 일주일 중에서 가장 ‘나만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올라오는 길은 피곤해서 잘 활용하지 못하는 편인데, 내려가는 길은 확실히 오전이라 잘 쓴다. 오늘은 이번 주 와우 수업축제를 준비하기 위해서 글을 썼다. 칠보초 수업은 너는 특별하단다라는 주제로 진행했는데, ‘특별함’에 대해서 다루기 위해서 <미션 임파서블>을 준비했다. 내가 워낙 즐겨쓰는 프로그램이라 아이들 반응은 좋았는데, 앞으로는 계속 걱정이다. 허긴 어쩌면 새로운 실험을 하기에는 최고의 자리이기도 하다. 나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실험소이기도 하고. 다양한 협동학습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가서 실험하고, 아이들의 성장을 일구어나갔으면 한다.  

3월 27일
오늘 오전은 자유학교에서 수업이 있었다. 팀을 꾸리고, 배움에 대해서 간략하게 의견을 주고 받았던 시간. 던지는 건 많이 던졌고, 앞으론 내가 어떻게 하냐에 달렸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좋다. 별명도 좋고. 사실 하나인학교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작년에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다. 오후에는 소셜크리에이티브랩에 왔다. 시스템 사고도 참 매력있는 듯. 복잡계 공부도 꾸준하게 하자. 흐름을 끊기지 말자. 

3월 28일
오늘은 와우수업이 있는 날. 하루 종일 수업에 몰두한 날이다. 자세한 내용은 수업 리뷰를 통해서 전달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패스!

3월 29일
오랜만의 일요일. 오늘은 정말 부끄럽지(?) 않을 만큼 가정에 충실했다. 재원이 보고, 청소하고, 바닥도 닦고, 설거지도 하고, 재원이 응가 치우고, 재우고, 쓰레기도 비우고, 창문틀도 닦고 등등. 육아와 집안일을 평소에 해내는 우리의 어머니들이 다들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대충 청소가 다 마무리 되니까 4시 정도 되더라. 집안일은 끝이 없다. 5시부턴 내가 유일하게 보는 티비 프로그램, 케이팝스타. 원래 무한도전을 빼먹지 않고 보는 무도빠였지만, 물론 지금도 무도빠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시간 관계상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케이팝스타는 시간대가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챙겨보는데 참 재미있다. 심사의원들 멘트 중에서도 귀 기울릴 만한 것도 많고. 물론 무시해야 하는 말들도 많지만. 그렇게 잠깐 보고, 저녁 먹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잘 시간이 되었다. 아이와 함께 하는 하루는 이리도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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