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9일 오후 1시 55분
제목 : 망원동 라이프
나는 망원동에 산다. 여기 이사 온 지는 벌써 1년이 조금 지났다. 작년에 결혼을 하면서 집을 장만하고 이쪽으로 오게 되었는데,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동네가 참 좋다. 나는 대구가 고향인데, 제 2의 고향에 온 기분이다. 오늘은 망원동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한다.
나는 오늘 아침에 와이프와 일어나서 망원시장에서 국수를 먹었다. 길을 걷다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보이는데 오늘은 특히 식당이 눈에 띄더라. 망한 식당, 다시 개업하는 식당, 잘 되는 식당. 이 조그만 동네에 저렇게 많은 식당이 필요할까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식당 말고는 할 게 없는 슬픈 현실.
사실 망원은 합정보다 교통이 불편하다. 하지만 그걸 극복할 수 있는 매력포인트가 있는데 그건 시장과 한강 공원이다. 망원 시장은 서울에 몇 남아있지 않은 전통 시장이다. 최근에는 방송에도 많이 나오고, 나가보면 연예인도 종종 보인다. 장미여관의 육중완은 실제로 몇번 봤다. 그냥 동네 아저씨. 합정으로 나가는 버스길에 YG건물도 있는데, 근처를 배회하는 외국인들도 종종 보인다. ㅎㅎ
한강 공원은 날씨 좋을 때 나가면 환상이다. 우리 집에선 5분 거리. 어디서 사람들이 몰려오는지 사람도 많고, 바람도 시원하고 좋다. 나야 운동을 잘 하러가진 않지만,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최고의 장소다. 나도 종종 와이프랑 마실을 가거나, 장판을 들고 누워서 놀다 오기도 한다.
내가 망원동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사람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높은 아파트도 없고, 빌딩도 별로 없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사람이 살아 간다. 근처에 대안적 삶을 살고 싶은 사람도 , 사회적 기업도 많다. 홍대에서 밀려나 망원동에 자리를 잡은 예술가나 뮤지션도 주위에 많이 보인고 그러다 보니 예쁜 카페도 생기고, 어른 젊은이들도 의외로 많다. 그런 모든 모습들이 좋다. 과거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동네 구석구석, 사람들 얼굴 하나하나가 지금은 눈에 조금씩 들어온다. 감사하게도. 어디 먼 곳에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
미래 세계의 희망은 모든 활동이 자발적인 협력으로 이뤄지는 작고 평화로운 마을에 있다.
- 마하트마 간디 /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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