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2일 육아일기 
"육아란 무엇인가"

1. 
육아란 무엇인가
그것은 효율성이 아닌, 비효율성에 발을 내딛는다는 것이다. 

우리 아기가 집에 온지 꽤 지났다. 태어난지는 벌써 3주가 되어가는 중.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에게도, 아내에게도, 우리 아가에게도. 그렇지 않은 부모는 없겠지만, 나와 아내도 무척이나 아이를 아낀다. 그리고 육아를 중요하게 여긴다. 아이의 탄생을 기점으로 내 삶의 우선순위 역시 새롭게 조정되었다. 커리어, 일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더 중요한 것은 한 명 생명이라도 정말 잘 키워내는 것. 내 아이도 못 키워내는 사람이 어찌 다른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그건 기만이다. 당장을 봤을 때는 작은 일이지만, 그 작은 일이 큰 일을 만드는 거라고 믿는다. 

생각을 해봤다. 어쩌면 현대 사회란 맥락에선 ‘육아'란 참 비효율적인 것 아닐까? 현대 사회는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이자, 무한 경쟁의 시대다. 그리고 효율 중심의 사회이기도 하고. 다시 말해 들어간 자원 대비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이며, 특히 적은 자원으로 큰 결과를 낼 경우 그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송받는다. 펀드 메니저들이 하는 일이 그러하지 않은가? 하지만 육아는 어떤가? 아직 제대로 경험하지도 않았지만, 육아에는 정말 많은 정성과 공이 들어간다. 2-3시간 마다 밥주는 일부터, 하루에 10번도 넘게 기저귀를 갈아야 하고, 게다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열이라도 나면 불이나케 병원으로 달려가야 하고. 하지만 그에 비해 아웃풋은 어떤가? 아이가 태어나서 모든 일을 기억하고, 감사하다고 말이라도 하는가? 아니면 1-2년 만에 자라서 부모에게 바로 보답이라도 하는가? 그렇지 않다. 나도 그러지 못했고, 내 아이에게 그런 모습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육아와 효율과는 거리가 멀다. 

2. 
육아란 무엇인가
그것은 수단이 아닌, 목적에 머무는 것이다.  

게다가 육아는 ‘수단’이 아니다. 육아를 수단으로 접근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좋은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육아. 글쎄.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는 하지만 공감하지는 않는다. 뒤바꿔보자. 만약 우리 아이가 ‘좋은 아이’가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육아가 수단이라면, 만약 어떤 목적을 위해 힘겹게 버텨야하는 무엇이라면 나는 슬플 것 같다. 그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주로 하는 말이 ‘아이를 위해 희생한다'는 이야기다. 나는 부모가 아이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육아는 그 '과정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육아를 하는 그 과정에서 스스로 충만함을 느끼고, 배우는 것. 젊은이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 육아의 결과를 떠나서, 육아는 그 과정 자체로 이미 큰 보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내 주위에서 육아의 중요성을 알고, 그것에 공을 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사람들의 특징이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 하지만 먼 미래를 항상 그리는 사람들. 아이에게도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을까? 라고 나는 믿는다. 왜 좋은 육아를 통해 자란 아이들이 ‘마시멜로’란 유혹을 버틸 수 있는 것일까? 왜냐, 부모가 그런 마음으로 그를 길렀기 때문이리라. 만약 부모가 짧은 시간의 보상만을 바라고 육아를 했다면, 그 태도를 아이도 배우지 않았을까. 그런 아이들이 어찌 내 눈 앞에 있는 ‘마시멜로’를 저버릴 수 있을까? 순간의 만족을 참을 수 있는, '마시멜로 테스트'를 견디게 하는 그 힘은 부모로부터 나온다고 나는 믿는다. 큰 그림을 보자. 멀리 보자. 내 삶부터 그래야겠지.



재원이 2월 11일 밤, 잠든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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