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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내 인생의 책들

[성찰] 2015년 상반기, 나의 책읽기

벌써 2015년의 절반이 지났다. 올해 상반기 나의 책읽기를 돌아보려고 한다. 그 전에, 잠시 더 뒤로 가보자. 때는 2009년, 내 인생의 가장 큰 방향 전환이 있던 해다. 원래 전공이었던 전파통신공학을 뒤로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 (그 당시 이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상태였음에도)을 하면서 살겠다는 결심을 나는 2009년 1월에 했다. 지금도 내 안에서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나왔었는지, 스스로에게 잘 했다고 칭찬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 이후 내 안정적 삶은 파국으로 치달았지만, 그래도 그 당시의 결정이 결국 지금의 나를 있게 했으니까 말이다. 나중의 결과를 생각하지 않았던, 그 순간 나의 내면의 욕망을 따랐던 그런 선택이었다. 

그러한 결정을 하고, 내가 가장 먼저 목표를 세운 것은 ‘책 읽기’다. 책 읽는 것은 원래 좋아했던 편이지만, 대부분 책을 빌려보는 편이었다. 일년에 읽는 권수도 얼마 되지 않았고, 읽는 횟수를 카운팅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당시에 2가지 목표를 세웠다. "모든 책은 사서 본다. 그리고 1년에 100권을 읽는다." 라는 나름의 담대한 목표. 지금 나에겐 이 목표가 그리 커 보이지는 않지만 그 당시 나는 이렇게 살아보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차오를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되었다. 1년에 100권 책 읽기라는 목표는.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땅에서 씨앗이라도 품어보고자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게 약 6년이 흘렀다. 올해가 7년이 들어가는 해다. 어떤 해는 100권을 넘게 본 해도 있고, 어떤 해는 약간 못 미친 해도 있지만, 대략 평균을 내면 600권 가까이 책을 읽었다고 봐야한다. 2009년에 개인적으로 소장하던 책은 10권도 채 안 되었지만, 지금 내 책장의 책들은 좀 된다. 작은 방 한쪽 벽면을 이중으로 꽉 채운 책들은 나의 보물 1호다. 그렇게 나는 읽어가면서 지금의 (사실상) 1인 기업가의 삶을 꾸려왔다. 읽기가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작년과 재작년에 걸쳐서 약간의 불만이 스믈스믈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생각의 표현’에 대한 것이었다. 
 
어쩌면 농사로 비유한다면 씨앗을 뿌리고, 물과 비료를 주지만, 수확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논. 그게 바로 나였다. 많이 읽기는 읽는 것 같은데, 그게 걸맞을 정도의 지적 성찰이나 책과 같은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꾸려가고 있던 블로그도 한달에 겨우 1-2번 정도 글을 올릴 정도였으니,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불만, 결과물에 대한 실망은 쌓여갔다. 그리곤 반년 전인 2015년 1월에 결심했다. 올해는 읽는 책을 1/2로 줄이기로. 그리고 포스팅을 50번 하기로. 포스팅 50번을 하기 위해선 일주일에 1번 정도를 올려야 했다. 6개월 전의 나로썬 꽤 많은 양이었다. 읽기에서 쓰기로. 나는 그렇게 두번째 변화를 주기로 했다. 

지금은 6월 25일. 일년의 절반이 지난 시점이다. 돌아보기에 좋은 지점. 결과는 어떨까?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 부를 만 하다. 우선 긍정적인 부분은 바로 ‘블로그 포스팅’이다. 지금까지 무려 (놀라지 마시라) 74개의 포스팅에 성공했다. 애초 목표라면 25개 정도의 포스팅을 했어야 함에도 벌써 300% 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 이는 나로썬 비약적인 변화였다. 비록 하루에 방문자 수가 20-30명을 왔다 갔다 하는 미미한 블로그지만, 무언가 꾸준히 하고 있다는사실은 나에겐 꽤 큰 위로가 된다. 참고로 그렇게 된 이유로는 ‘일상의 성찰’이라는 매일 매일 쓰는 일기글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도 마음에 드는 변화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의 실패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독서량이다. 좋은 책을 선정해서, 50권 정도를 여러번 심사숙고해서 읽어 보겠다는 나의 목표는 온데간데 없고, 작년과 그리 다를 바 없는 탐욕스런 독서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의 내 현실이다. 6월까지 읽은 책을 정리해보면 대략 40권에 달한다. 다시 말해, 올해는 사실상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 변명을 더하자면, '나는 아직 배고프다.’고 말했던 히딩크 감독의 말이 떠오른다. 한 쪽의 나는 깊이 있게 책을 보고, 재독에 삼독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을 원하지만, 다른 한쪽의 나는 그저 보고 싶을 땐 언제든 책을 들춰서 읽어대는 탐욕스런 책벌레를 원하기도 하기에. 일단 어쩔 수 없다. 목표는 수정이다. 2015년 독서 목표는 80권이다. 그리고 포스팅은 150개다. 내년에 더 깊이있는 책들로 다시 도전해 보기로 하자. 읽었던 책들에 대해서 간단한 리뷰도 쓸려고 했으나, 시간이 없는 관계로 그건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일단 봤던 책들을 올려본다. 6월 30일 전까지는 리뷰를 다 쓸 것이다. 

1월 
어떻게 살 것인가_유시민
블리스, 내 삶의 신화를 찾아서_조지프 캠벨
몸과 영혼의 에너지 발전소_짐 로허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_이희석
유태인의 공부_정현모

2월
희망의 인문학_얼 쇼리스
인생수업_엘리자베스 퀴슬러 로스
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_진 리들로프
올바른 생계수단에 대하여_크리슈나무르티

3월
삶에 내게 말을 걸어올 때_파커 j 파머
보이지 않는 고릴라_크리스토퍼 차브리스
디자인씽킹 강의노트_리팅이 외 지음
어떻게 자기답게 사는가_연지원
거대한 사기극_이원석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_이와사키 나쓰미

4월
인생학교 - 작은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는 법_존 폴 플린토프
고민하는 힘_강상중
도산에 사는 즐거움_이황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_파커 j 파머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_피에르 바야르
호모 코뮤니타스_고미숙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_마커스 버킹엄
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_엄윤숙, 한정주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_요시다 타로

5월 
인생학교 - 일에서 충만함을 찾는 법_로먼 크르즈나릭
불안_알랭 드 보통
그림책 읽는 즐거운 교실_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생태요괴전_우석훈
에티카, 자유의 긍정의 철학_이수영
강점에 집중하라_마커스 버킹엄
남자의 물건_김정운
딜리셔스 샌드위치_유병률

6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_이진우
피터드러커 자서전_피터드러커
30분에 읽는 니체_로이 잭슨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_사사키 아타루
포트폴리오 인생_찰스 핸디
작가수업_도러시아 브랜디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_폴 D 티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