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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 공부] 복잡계를 통해 본 하인리히 법칙

세상에는 참 법칙이 많다.
열역학 1, 2법칙 처럼 과학적으로 정의된 법칙이 있는 반면에, 파레토(20:80)법칙처럼 결과적(귀납적)으로 정의되었지만 그것이 사회적으로 너무나 많이 통용되기 때문에 법칙이라는 말을 쓰는 법칙도 있다. 

내가 예전에 '깨진 유리창의 법칙' '복잡계 개론' '디테일의 힘'이라는 책을 거의 연속적으로 읽었을 때 일어났던 일이 있었는데, 어느 날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 법칙이 나에게는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왔는데, 왜냐하면 어렵풋 하게 생각되었던 '세상에는 우연이 없다'라는 가정이 실제로 누군가에 의해서 법칙처럼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통계에 의한 유사성의 발견이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은 아니다.)

하인리히 법칙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중에서)
세상 모든 것은 징후를 앞세우며 다가온다. 몇 가지 잠재적인 징후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우연처럼 겹쳐질 때, 큰 사건으로 이어진다. 한 번의 대형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여러 번의 작은 사고가 지나가고 잠재적인 사고는 더 많이 지나간다는 것이다.

이것을 처음 통계적인 법칙으로 정립한 사람은 하버드 윌리엄 하인리히였다. 그는 보험감독관으로 일 하면서 크고 작은 산업재해를 보며 그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 꺼라는 느낌을 받게 되면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그에 의하면 한 번의 대형사고, 이를테면 산업재해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면 그 이전에 동일한 원인으로 인한 부상이 29건 발생했으며, 부상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사고가 날 뻔한 경우가 300건 정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1929년에 발표된 이 논문은 하인리히 법칙으로 명명되었다.

그후 하인리히 법칙은 타이와 피어슨에 의해 훨씬 더 정교하게 분석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나라 교통 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도 이와 근사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하인리히 법칙을 숫자로 표현하면 300:29:1 의 법칙이 된다. 즉, 사소한 것이 큰 사건와 연결되어 있고, 절대로 큰 사건은 징후나 조짐없이 갑자기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부분이 전체다 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 법칙을 잘 활용하기 위한 예로는 큰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 등산객들의 담배를 철저히 금지시킨다던지,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서 사소한 교통법규를 강화하는 등의 방법이 쓰여진다.

이런 하인리히의 법칙과 비슷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법칙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다. 이 실험 또한 '일단 금이 간 유리창은 전체가 쉽게 망가진다'는 이야기가 주제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중에서)
미국 스텐퍼드 대학의 심리학과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낙후된 골목에 상태가 비슷한 자동차 두 대를 세우고 한 대는 보닛을 조금 열어둔 상태로, 다른 한 대는 보닛을 열고 유리창도 조금 깨진 상태로 방치했다.

그리고서 1주일 후에 보았더니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는 배터리와 타이어를 빼가고 사방에 낙서를 하고 돌을 던져 거의 고철상태가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유리창이 조금 깨진 것 밖에 차이가 없는 데도 그런 차이가 났다. 여기서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나온다. 일단 금이 간 유리창은 전체가 쉽게 망가진다는 이야기다.


"전체가 곧 부분이고, 부분이 곧 전체다."라는 말은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예전에 본 '홀로그램 우주'(미국 양자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의 저서)라는 책에서는 우주의 구조가 홀로그램과 같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었는데, 사실 홀로그램이 '프랙탈 구조'를 가지고 있다. 프랙탈(fractal)이란 일부 작은 조각이 전체와 비슷한 기하학적 형태를 말한다. 다시 말해 자기유사성을 갖는 기하학적 구조를 말한다.

홀로그램우주
카테고리 과학 > 청소년 교양과학
지은이 마이클 탤보트 (정신세계사,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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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프랙탈은 불교의 몇 가지 개념과도 비슷하다. (위키피디아 http://ko.wikipedia.org/ 에서 참고)
불교에서 말하는 '일즉다 다즉일'은 하나가 곧 전체이며 전체가 곧 하나라는 철학이다. 프랙탈은 부분이 곧 전체임을 나타낸다. 나무의 예에서 봤듯이, 하나의 줄기는 전체의 나무 줄기의 한 부분이지만, 그 모양과 형태는 유사하다. 프랙탈에서 부분은 전체의 모습을 하고있고, 전체는 부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은 불교의 일즉다 다즉일의 개념과 일치한다.

혼자 집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보게된 책이 '복잡계 개론'이다. 이 책은 2009년에 처음 복잡계를 알게 되었을 때 본 책이었는데, 나에게는 복잡계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고마운 책이다. 개론이기 때문에 잘 정리된 복잡계 관련 개념이 많고,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지만, 특히 이 책의 111페이지를 보면 '초기 조건의 민감성'이란 성질이 나온다. 간단히 옮기면 다음과 같다.

초기 조건의 민감성 (복잡계 개론 중에서)
혼돈을 구체적으로 처음 인식한 인물은 프랑스의 수학자 푸앵카레였다. 다음은 1908년에 그가 한 대중강연의 일부이다. 이 강연에는 오늘날 널리 확립된 혼돈의 본질인 '초기조건에의 민감성'이 잘 나타나 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작은 원인이 결국에 놓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 결과는 우연이야"라고 이야기하겠지요. 설령 자연의 법칙을 모두 안다고 하더라도 태초의 상태를 전부 알수는 없습니다.
..중략..
우리는 현상을 예측했고, 현상은 법칙을 따른다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러나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초기조건의 아주 작은 차이가 최종현상에서는 아주 커다란 차이를 낳습니다. 초기상태의 작은 오류는 최종상태에서 어마어마한 오류를 낳습니다. 예측은 불가능해지고, 우리는 뜻밖의 결과를 얻게 됩니다
."


다시 정리하면, "초기 조건의 아주 작은 차이가 최종현상에서는 아주 커다란 차이를 낳습니다."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삶을 사는 태도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사소한 일은 '대충' 하려는 사람
2. 어떤 일도 '디테일'하게 하려는 사람

대충하는 것도 어느 정도까지는 도움이 된다. 자전거를 몰고 싶은 사람은 대충 배워도 금방 탈 수 있다. 처음에는 훨씬 더 빨리 타고, 또 멀리 간다. 하지만, 자동차를 타고 싶은 사람의 경우 대충 배워서는 큰일 날 수 있다. 하물며 전투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대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초음속으로 하늘을 날면서, 전투기 조종에 목숨을 걸어야하는 '전투기 조종사'에게는 '대충'이란 말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어디까지 가고 싶은가? 삶에서 어느 정도까지 나아가고 싶은가?"
이처럼 "삶에서 스스로 도달하고 싶은 목적지가 어디인가?"에 따라서
지금 하는 행동을 '대충'할지, '디테일'하게 할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나에게 가장 빠져있던 부분이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개념 혹은 법칙들과 맥락이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는,
'디테일의 힘'에서 인상깊었던 문장들을 정리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디테일의힘
카테고리 자기계발 > 비즈니스능력계발 > 비즈니스소양
지은이 왕중추 (올림,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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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 (디테일의 힘-왕중추- 중에서)
p.77 디테일한 부분은 어딘가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물보라가 바다의 아름다움을 표현해주지만, 바다를 떠나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p.79 GE의 잭 웰치는 기업관리의 대가로서 '세계 관리자들의 관리자'로 불린다. 예컨데 그는 직접 간단한 편지를 써서 중간관리자, 심지어는 말단사원들에게 건네기도 하고, 1000명이 넘는 관리직원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는가 하면 GE의 고위 경영진 채용전형에 지원한 500여 명의 지원자들을 일일이 만나기도 했다. 이렇게 작고 디테일한 부분들이 쌓이고 쌓여 이른바 '잭 웰치식 관리'가 창조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가히 예술이라 할 만했다. "관리의 절반은 과학이고 나머지 절반은 예술이다"

p.90 디테일한 부분을 세심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면 결코 지금의 도요타처럼 되지 못했을 것이다.
"행운의 여신은 디테일과 함께 존재한다. 동종업계 간 승부는 바로 이 디테일에서 판가름난다."

p.123 "자신의 직업을 사랑한다면 매일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상태를 추구할 것이고, 머지않아 주변 사람들까지도 그 열정에 감화될 것이다." - 샘 월튼

p.181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먼 곳에 있는 높은 산이 아니라 신발 안에 있는 작은 모래 한 알이다."

p.221  어떤 디테일도 놓치지 말라  - 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지막으로 떠오른 말이 있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디테일 속에 신이 있다.'

정말 멋진 말이다.

  • 이종희 2011.09.04 12:42

    너무나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우리집 불 날뻔하다가 하인리히법칙을 알게 되었고 님의 블러그까지 방문하게 되었네요. 공감이 많아서 댓글 남깁니다. 아쉬운건 이글을
    제 블러그에 퍼 가고 싶은데...복사가 안되어서 아쉽네요.

    • 네 감사합니다 ^^ 집에 불이 날 뻔 했다니 큰일날 뻔 하셨군요~ 다행입니다. ㅎㅎㅎ 그리고 글 퍼가는 기능이 없나요? 저도 잘 몰라서요~ 어떻게 퍼가는지 저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