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바꾼지 열흘이 되었다.
뿔테를 쓰다가 테가 얇은 안경으로 바꾼건 처음이다.
5년째 쓰던 안경이 지겹기도 했고, 지나가던 길에 봤던 안경테가 계속 눈에 들어와서 샀다.
지난 주 월요일이다. 안경테를 바꾼 첫날.
그 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안경 테두리가 시야에 잡혔다.
그 동안은 더 넓은 뿔테임에도 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역시 뇌는 '차이'를 인식한다는 말이 맞다.
거기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하루 종일 어지럼증 때문에 고생했다.
한 두 시간 말겠지 해서 그냥 썼는데 정말 저녁까지 빙글빙글.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럴 수 있다곤 하는데. 그래도 너무 힘들었다.
정말 눈알 빠지는 줄 알았다. 종일 눈을 비볐다.
다음 날도 나아지지 않으면 따지러 가야지 하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그 말이 무색하게도 자고 일어난 다음 날은 괜찮았다.
뇌에서 어떤 조정이 일어난 느낌.
그리고 열흘이 지난 지금, 어느새 안경테는 보이지 않는다.
자연스러워 졌음을 느낀다.
이제 더 이상 나의 뇌는 이 '안경테'를 의미 있는 정보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이다. 뇌는 차이를 인식한다. 그 차이는 불편하다.
하지만 버텨야 한다. 그래야 쓸 수 있는 안경이 많아진다.
안경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낯선 경험, 사람, 관점과 부딪쳐야 하는 건 그런 이유다.
처음엔 어지럽고 거슬린다. 그
렇다고 해서, 그것이 힘들다고 금방 벗어버리는 우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인생은 길고, 예쁜 안경은 많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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