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책읽기 습관이 바뀐 것이 있다. 바로 ‘E-BOOK’이다. 
리디북스를 사용한지는 꽤 되었지만, 그렇게 효과적으로 사용하진 못했었다. 
아직 사놓고 못 읽은 책이 어마어마하게 쌓여있고, 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턴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읽는 맛이나 책장을 넘기는 맛은 좀 떨어지지만, 여러모로 편의성이나 비용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티를 안내고 책을 볼 수가 있다. 

평일에는 내 시간이 많다. 출퇴근을 하면서 주로 업무와 관련된 책을 볼 수 있다. 그땐 거의 종이책을 본다. 
하지만, 주말에는 언제나 가족과 함께다. 에버랜드를 간다거나, 쇼핑몰을 간다거나 할 때, 너무 티 나게 책을 읽으면 아내가 눈치를 줬다. ㅋㅋ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지, 충실하지 못하다고 하면서. 일견 동의했다. 그래서 이젠 스마트폰으로 책을 본다. 
잠깐씩 슬쩍슬쩍 보긴 이게 좋다. 특히 주말엔 어려운 책 보단, 가급적 쉬운 책을 보고자 하는데. 그래서 이북은 더 부담이 없다. 

지난 주말에는 생각보다 자투리 시간이 많았다. 덕분에 책 한권을 볼 수 있었다. 그때 기록해 놓은 글인데, 게으른 탓에 지금에서야 올린다. 
읽은 책은 ‘서민적 글쓰기’라는 글쓰기 책이다. 솔직히 털어 놓자면, 대단히 사고 싶어했던 책은 아니다. 
그저 리디북스에서 이벤트를 하기에 나도 모르게 쓱 사버린 책이다. 리디북스가 그런 식으로 뽐뿌질을 참 잘한다. 
오늘만 특가! 50% 할인! 그런 식의 마케팅 문구에 쉽게 낚이곤 한다. 이 책은 그렇게 샀다. 

한 가지 이성적 이유가 있다면, 서민 작가의 칼럼을 꽤 재미있게 읽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유머러스하고, 촌철살인적 글쓰기 실력이 어디서 비롯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책을 읽은 지 5분만에 바로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10년간 이어진 글쓰기 지옥훈련 덕분이다. 그는 틈나는 대로 책을 읽고, 노트와 볼펜을 가지고 다니며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적었다. 
서른 살에 첫 소설책을 내긴 하지만, 서른이 될 때까지는 거의 책을 읽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글을 잘 쓸 의지가 얼마나 있느냐는 것이다.”라고. 

주위에서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 왜 중간에 포기 하냐면, 그 정도의 이유나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사람들 대부분이 이렇게 글쓰기의 꿈을 접는다. 한 달 정도는 의욕적으로 글을 써도, 몇 년씩 그 열정을 지속하기는 어렵다. 왜일까? 글쓰기가 유일한 구원의 길이었던 나와 달리, 그들에게는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절실함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알아야 한다. 여자친구는 사귀다 헤어지면 끝이지만, 글쓰기 실력은 한번 갖춰 놓으면 평생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서문에서, 서민적 글쓰기)

그렇다. 그는 ‘절실했다.’ 왜냐면 그것은 그의 표현하고자 하는, 인정받고자 하는 ‘자아의 발현’이었기 때문이다. 
그게 가장 공감되었다. 그 외의 부분은 솔직히 아주 훌륭한 ‘글쓰기 책’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하지만, 일단 쓰고 보는 작가의 정신과 자세는 내가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서민 작가처럼, 나도 그렇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채,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을 지났다. 
누구보다 조용히 살아왔던 나는 20대 중반이 넘어서 조금씩 ‘내 욕망에 충실한’ 인간이 되었다. 책을 읽기 시작했고, ‘말이 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깊은 대화’를 시작했다. 지금은 앞에 서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공포심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2009년만 해도, 나는 그저 생각만 가득하고, 행동할지 모르는, 게다가 말까지 더듬는 쫄보였으니까. 

그때에 비하면 지금 나는 꽤 나를 표현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갈증은 여전하다. 말보다 글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내 생각을 정리해서,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갈망이 강해진다. 나는 그것을 원한다. 
나는 정말 글을 잘 쓰고 싶은걸까? 그렇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루고 있는 것일까?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런 시기에, 이 책은 나에게 ‘글쓰기’에 박차를 가하자는 마음이 들게 한다. 적절한 시기에 가볍게 글을 읽었다. 
일주일에 2개의 글을 쓰기로, 조용히 마음 먹는다. 


67
“텍스트를 정확하게 읽고 요약하는 능력,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명료하게 표현하는 훈련은 … 교양인이 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231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체가 화려한다’가 아니라, 글에 ‘자기 생각을 담고 있는가’다. 자기 생각이 없으면 좋은 글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233

책을 통해 자기 생각을 만든 사람은 비록 아이라 하더라도 주변 상황(회유나 조종)에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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