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에 대하여 

1. 캐롤라인 애덤스 밀러
- 현재 뉴욕대학교 긍정심리학 교수로 임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긍정심리학자이며 저술가이다. 펜실바니아 와튼스쿨 응용긍정심리학 석사와 하버드 대학의 마그나컴로드 대학원을 졸업했다. 사실 많은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검색 결과, 각기 다른 사이트에서도 거의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주로 ‘긍정을 위한 하루의 조언’ 프로그램이 XM라디오 채널에서 방송중이며 다양한 일간지, 잡지, TV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대중적 심리학자라고 느껴진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 최인철 교수님이 떠오른다. 행복에 대한 강의도 많이 하시고, 글도 쓰시고, 연구도 활발하게 하시니 이미지가 비슷하게 연상이 되는 듯 하다. 다른 나라보다 미국에서 긍정심리학이 유독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한 흐름에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시는 분들 중 하나라고 보인다. 책을 읽으며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잘 들을 수 없고, 대부분 실험 내용과 그 분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저자에 대한 스토리는 잘 알 길이 없었다. 

2. 마이클 프리슈 
- 현재 베일러 대학의 심리 신경학과의 임상심리분야 긍정심리학 코치이자 교수이다. 삶과 행복의 질을 다루는 연구자이자 임상의이다. <인생과 치료의 질>이란 책의 저자로 알려져 있으며, 캐롤라인 애덤스 밀러와 마찬가지로 긍정심리학의 거장으로 보인다. 사실 자세한 내용을 찾을 길은 없었다. 앞서와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20년 동안 한 가지 분야에 대해서 연구하고 코칭했다는 내용 자체만으로 존경심이 생긴다. 어떤 분야를 20년 동안 꾸준히 연구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수 많은 실험들이 그냥 쌓인것이 아니겠구나.. 란 생각을 하니 책이 다시 보이기도 한다. 



가슴에 남는 글

1. 인생 목표가 중요한 이유
1) 행복과 성공으로 향하는 지름길
- … 하지만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온 경험을 하고 나면 기존에 세운 목표를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목표를 세우거나 기존 목표를 다듬어 보다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20
+ 내가 진행하는 수업 중 ‘디자인씽킹’이란 것이 있다. 거기서 핵심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정말 진짜 가치있는 문제인가?’ 진짜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선 ‘문제’를 먼저 정의해야 한다는 점이 디자인씽킹을 다루는 나에겐 가장 중요했다. 삶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정말 가치있는 행동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는 다양한 계기와 만남들로 영향을 받지만, 그 중에서 ‘죽음’은 내 삶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가장 좋은 소재가 아닐까 싶다. 죽을 위기에 처했던 사람들의 삶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되고 말이다. 나에게 다시 묻는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죽고 싶은가? 나는 죽고 난 뒤에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 포시는 또 다른 이들의 목표에 귀 기울이고 달성 과정에 협조하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 다른 사람이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일이 더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26
+ 동의한다. 아직 나이가 많진 않지만, 분명 내 삶에서도 누군가를 도왔을 때 만족도가 더 높았다. 하지만 아직은 무섭기도 하다. 먼저 내 실력이 되어야 돕지, 선무당이 사람 잡는 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무엇이든 지나치면 안 되는 법이다. 자신의 그릇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누군가를 도우려는 노력도 모두 필요하다. 내년엔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도움 받으며 살아가고 싶다. 

- 30년간 꾸준히 삶의 만족도를 연구한 끝에 행복해지려면 목적의식과 방향을 제시하는 확실한 인생 목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또 삶의 한 부분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면 그 강력한 ‘파급’ 효과 덕분에 전체적인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다는 사실도 입증되었다. 31
+ 인생 목표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 나의 경우에도 분명하다. 인생 목적이 없었던 시절보단, 그 이후의 삶이 더 만족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내 인생 최초의 목표는 내가 군대 있을 때 세웠다. 그 전에도 뭐 한양대 가고 싶다거나 그런 목표를 만든적은 있지만, 내 마음을 담은 목표는 군대 있을 때가 처음이었다. 그 당시 정한 목표는 바로 ‘내 삶을 담은 책을 쓰는 것’이었다. 그러한 목표를 품고 나니, 어떤 삶을 살아야 책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고민은 이후 자연스럽게 내 삶에 반영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못 이루고 있는 목표이나, 꼭 이루고 싶다. 서두르지 않고, 내가 만족할 수 있게, 그렇다고 너무 미루지도 않게 말이다. 

- ‘사회적 전염’ 요인은 여러 부분에서 발견된다. 본인에게 중요한 분야에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까지 적극적으로 만든다. 34
+ 주변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하는 사람은 무섭지 않다. 자신이 그렇게 사는 사람이 무섭다. 전자는 감염을 시키지 못한다. 후자만이 감염시킬 수 있는 숙주가 될 수 있다. 나도 자기다움 바이러스 숙주가 되고 싶다! 

- 이 책을 손에 쥔 뒤 머릿속에 떠오른 목표 5가지를 아래에 적는다. 37
  • 아마추어 문화 인류학자가 된다. 왠지, 요즘 들어서 문화 인류학이 끌린단 말이지.
  • 공동체 혹은 마을 이장이 된다. 작은 공동체의 회의를 진행하거나, 아이들 교육을 돕고, 공부하는 삶을 살고 싶다. 
  • 책을 쓴다. 다만 다양한 대상을 염두하고 싶다. 어떤 책은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서, 어떤 책은 대중을 위해, 어떤 책은 나를 위해 쓰고 싶다. 
  • 탁월한 성찰 & 토론 게임을 디자인한다. 그냥 요즘에 하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쉽게 시작하지만, 마스터하긴 어려운 게임을 만들고 싶다. 
  • 태극권 고수가 된다. 시작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오랫동안 하고 싶은 운동이다. 10년쯤 지나곤 사람들도 가르치고 싶다. 

2) 대체 행복이 뭐길래?
- 연구원들이 알아낸 바에 의하면 극도로 행복한 상태는 일상생활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가 아니라고 한다. 특히 행복을 강조하느라 슬픔이나 죄책감 같은 평범한 감정을 무시하거나 억누를 경우 소중한 자기 성찰의 기회를 빼앗기고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나 부서진 꿈같은 정상적인 삶의 변화도 헤쳐 나갈 수 없기에 그 부작용이 매우 심하다. 41
+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쁨이가 모든 권한을 부여받은 모습이 떠오른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저 기쁠수만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독재자’ 혹은 ‘전체주의’와 다를 바 없다. 우리에겐 기쁨 말고 수 많은 감정이 존재한다. 그들 모두를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버럭이나 슬픔이, 까칠이를 잊으면 안 된다. 내 안의 다양한 자아들은 서로 번갈아가며 ‘대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그리고 마을 자아 회의를 통해 모두가 공감하는 최선의 답을 끌어내고, 그러한 결정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야 한다. 만약, 기쁨이만 설칠 경우 저자가 말하는 다양한 부작용들이 생길거라 자연스럽게 예상된다. 버럭이의 파업 혹은 까칠이의 반란. 무섭지 않은가? 평화로운 마을을 위해선 탁월한 자아 퍼실리테이션이 필요하다.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 일란성 쌍둥이나 이란성 쌍둥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은 부모에게서 유전적으로 확정된 행복 설정값을 물려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선택의 자유나 정신력이 그런 유전적 성질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것도 사실이다. 46
+ 부모와 자식은 어떤 관계일까? 참 재미있다. 행복 설정값 마저도 유전이 된다니. 물론 후천적 성질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편이긴 하지만, 한 아이의 아비가 된 입장에서 선천적 요소도 흥미롭게 보게 된다. 내가 행복하게 잘 하는 것이 내 아이를 위해서도,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하단 생각을 또 한번 하면서 말이다. (약간의 책임감도 생긴다.)

- 410쪽의 BAT 양식을 작성한다. 59 
a. 축복 (내가 감사함을 느끼는 크고 작은 일들)
  • 내 길을 지지해주는 부모님, 아내를 만난 것.
  • 힘든 상황임에도 내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위 사람과 환경들. 
b. 성취 (오늘 또는 과거에 달성한 크고 작은 일들)
  • 가장 큰 성취는 역시 ‘내 길을 가면서 살아있다는 것 자체'
  • 치우치지 않게(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삶의 균형감을 배워나가고 있다는 것. 
c. 건설적인 재능, 강점, 특성 (내가 잘하고 사람들이 내게서 좋아하는 크고 작은 일들) 
  • 사람들에게 뭔가를 전달할 때 호소력이 있단 이야기를 종종 들음
  • 교육에서도 이야기, 서사를 통해 의미를 부여하는 힘이 있단 이야기를 들음

3)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행복 증진 방안을 몇 가지 적어보자. 70
  • 작은 목표를 이룰 때 난 행복하다. 예를 들어, 오늘 딴 짓하지 않기로 하고, 실제로 하지 않을 때. 
  • 친밀한 대화를 나눌 때 난 행복하다. 대화 속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다면 완전 굿
  • 새로운 시도를 할 때 난 행복하다. 심톡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는 과정이 굿
  • 글을 쓰고, 사람들과 공유할 때 행복하다. 올해 가장 큰 만족도 글쓰기에 있다. 
  •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산책할 때 행복하다. 

- 일기쓰기. 글을 통한 자기 노출은 안전한 정서적 배출구를 제공하고 본인의 인생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해주며 미래의 희망에 불을 붙이는 새로운 불을 붙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므로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된다. …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살아온 날들을 글로 적다 보면 본인의 인생이 ‘의미 있다고’ 느껴져 마음의 평화와 심리적 안정을 찾게 되는 것이다. 73
+ 나에게 이런 글은 성찰일지다. 확실히 하루를 되돌아보면, 글을 남기면, 헛살았단 생각은 나지 않는다. 그냥 막 정신없이, 글도 못 쓰고 살다 보면 뭔가 만족이 되지 않더라. 가만히 앉아서 자신을 돌아보거나, 타인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을 때, 의미를 느낀다. 

- 감사 표현. 감사는 우울한 기분과 불안감을 덜어주며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이고 오래 지속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75
+ 요즘 재원이가 잠을 잘 못잘 때가 많다. 그럴 때 종종 내가 포대기를 하고 재울 때가 있다. 너무 힘들어서 그런 생각 못할 때가 많지만, 얼마 전에 ‘그래도 크게 아프지 않고, 잠만 설치니 얼마나 다행인가. 얼마나 감사한가’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정말 신기하게도 감사함이 확 몰려오더라. 정말 느꼈다. 감사를 떠올린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따뜻함을 준다는 사실을. 

- 운동. 운동은 우리의 육신뿐 아니라 영혼에도 이롭다. …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운동을 못하면 ‘금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운동을 처음 시작한 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최고의 행복을 느꼈다는 사람도 있다! 77
+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 바로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과의 관계다. 몸을 쓰는 행동을 조금씩 하다 보니, 정말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겠다. 특히 내 몸 속 요소들이 다른 요소들과 맺고 있는 관계, 관절들이 다른 관절들과 맺고 있는 관계. 그 수많은 관계들이 모여서 나를 구성하고, 나의 마음과 행동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 것 같다. 몸을 그렇게나 소홀히 하다니.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이었는지. 

- 자원 봉사와 이타적인 행동. 로라 킹은 한 학술 회의에서 행복과 이타적인 행동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므로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은 이제 “자기 계발서를 내려놓고 다른 이들을 돕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79
+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 우리 계발서를 읽어야 할 시점

- 행복한 기억의 음미. 행복한 시절을 회상하는 것이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데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행복한 가족을 조사해보면 집안 곳곳에 수많은 가족 사진이 걸려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81
+ 그렇다. 행복은 어디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 여행을 가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오롯이 즐거운 경험만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 여행을 통해 즐거운 경험을 쌓고, 또 돌아와서 일상을 보내며 여행을 떠올리는 것.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는 것이 분명하다. 나도 가족들과 떠났던 일본 여행이 아직 가끔 생각날 정도로 좋았기에. 

- 용서. 묵은 상처나 아직 생생하게 기억나는 모욕을 잊기로 결심하면 타인에 대한 연민에 눈을 뜨고 사회적인 유대가 강해져 내면에 행복을 받아들일 여지가 생긴다. 83
+ 용서는 용기다. 지난 자신을 떠나보내려는, 더 나아지려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만이 용서를 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용서할 이유가 없거든. 

- 강점 발휘. 행복 증진 기술 가운데 가장 많이 권유하는 방법은 자신의 강점을 자주 활용하고 단점을 고치는 데 시간을 많이 허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85
+ 뭐, 어쨋든 나도 내 강점으로 먹고 살다보니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은 것 같다. 일을 하다가 내 단점이 발휘되어야 할 때도 있는데 그땐 너무 힘들다. ㅠㅜ

- 명상. 명상을 할 때마다 다른 이들과의 만족스러운 상호 교류, 스트레스 감소, 자기 자신이나 타인과의 공감 능력 확대 등 그전까지 경험했던 모든 효과가 3배로 커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87
+ 요즘은 하지 않지만, 확실히 명상에는 공감 능력 확대란 효과가 있다. 사실 공감은 주의력과 관계가 높은데 명상을 하다보면 주의력이 길러진다. 좀 더 차분해지고, 멈춰서 생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대방이라면 어떨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2. 최고의 인생 목표 수립
4) 인생을 변화시키는 목표
- 심리학자들도 새해 결심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는 이런 현상에 익숙하기 때문에 “1년 중 가장 우울한 날(1월 셋째 월요일)”이라고 부르는 날이 따로 있을 정도다. … 그렇게 되면 자기가 적절한 목표를 세웠는지 검토하기보다는 그냥 패배를 인정하고 새해 결심이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만다. 93
+ 웃기다. 1월 셋째 월요일이 되자 마치 꿈에서 깨어난것처럼 현실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나를 포함해 사람들은 무언가 드라마틱한 변화를 꿈꾸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랬다. 비싼 교육을 들으면 내 삶이 완전히 바뀔 수 있을거라 기대했다. 물론 뽕맛은 있다. 얼마간은 내 생각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아온다. 내 몸이 바뀌기 위해선 '인식의 변화'로는 충분치 않다. '책임'이 따라와야 한다. 책임이 습득을 가능캐 하기에.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의식은 결코 외부로 부터 올 수 없기에. 

- 레이섬의 말에 따르면 사람은 ‘의욕을 높여주면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 설정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런 특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싫어하면서도 긍정적인 결과각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목표를 일부러 모호하게 세웁니다. 이런 함정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의욕을 높이면서도 구체적인 성과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레이섬은 이렇게 덧붙였다. “손쉬운 목표를 세우는 이유는 실패해도 자신을 탓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94
+ 내가 그런 면이 있다. 인생의 궁극적 목표는 있다. 하지만, 단기적 목표를 세우진 않는 편이다. 그것도 모호하게 세운다. 사실 이런 종류의 책 (구체적인 목표를 기입하게 하는 책)을 부담스러워 하는 면도 있다. 아마 와우 추천 도서가 아니라면 자발적으론 거의 사지 않았을 책이기도 하다. 왜 목표를 세우는 것에 약간의 반감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목표 중심적 사고 자체를 싫어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결과보단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탓에, 결과의 중요성을 쉽게 망각하기도 한다. 사실 그럴 수록 되려 결과와 성과에 대해서 명확한 피드백이 필요한데 말이다.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바람 때문에 그런 것도 있다. 목표가 모호하면 할 수록,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영역도 더 넓어지므로. 뭐, 좋다. 지금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2016년에는 좀 더 포커싱 해야 할 것 같다. 초점을 모으고, 불을 지펴야 할 것 같다. 

- 목표가 없다는 것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 따르는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나중에 새롭고 색다른 취미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아무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97

- ‘측정 불가능한 것은 실현도 불가능하다.’ 98
+ 측정 이런거 참 싫어하지만, 위의 말은 맞는 말이란 생각을 한다. 

- 측정가능한 목표의 필요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바로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꾸준한 피드백이다. … 우즈는 양동이 가득 공을 담아 의욕을 높이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 뒤 확실한 측정 방법을 이용했으며 연습 경기를 하는 동안 받은 피드백을 활용해 자세와 스윙을 교정했다. 99
+ 명확한 목표와 꾸준한 피드백. 나에게 있어서 목표 역할을 하는 건 실천 노트고, 피드백 역할을 하는 건 성찰 노트다. 이 둘의 균형이 잘 맞을 때 삶의 방향과 속도도 최적화 되는 것 같다. 실천 노트가 없으면 속도가 나지 않고, 성찰 노트가 없으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 나이가 들면 다른 목표를 뒷받침하거나 ‘지렛대’ 역할을 하지 못하는 꿈과 인생 목표가 상충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연구 결과 논리적으로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목표를 지닌 사람은 둘 중 하나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04
+ 이 책의 미덕은 ‘수많은 연구’다. 책을 보면서 진짜 별의별 실험을 다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ㅋㅋ 이 실험도 재미있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목표를 지닌 사람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 나에게 그런 목표는 무엇일까? 어렵다. 좋은 아빠가 되고 친밀한 가정을 이루는 것과 돈을 많이 벌어서 안정적 가정을 이루는 것도 사실 대치되는 목표일려나? 시간이란 절대 속성이 있으니 말이다. 난 개인적으로 초반에 선생님이 말씀하신 내용이 와 닿았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둘 다 쫓는다는 것. 두마리 토끼를 동시추격하기! 나도 그러한 관점에 동의한다. 상충되지만 않는다면, 목표가 여러개인 것은 괜찮다고 본다. 서로 시너지날 수 있게 한다면 더더욱이고. 


- 인생 목표와 관련된 일에서는 자기 자신 외에 다른 사람에게도 책임을 느끼는 쪽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 새해 결심을 다른 사람에게 알린 이들은 알리지 않은 이에 비해 성공 확률이 10배나 높았다. 108
+ ㅎㅎ 나도 올해 초에 목표를 세우고, 블로그에 공지했다. 분명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행위는 나 자신을 바로 잡을 수 있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반복’이다. 계속해서 목표를 상기해야 한다. 아무리 알려고, 본인이 그 목표를 스스로 상기시키지 않으면 결국 초점을 흐려지고 되려 ‘역시 난 안돼’란 자괴감만 더 들 뿐이다. 구체적으로 생각이 나지 않아, 2015년 목표를 다시 찾아봤다. 어떤 목표를 세웠나. 음. 포스팅과 육아일기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다. 하지만 다른 목표는 놓친 것도 많다. 특히 사업과 관련해선 거의 진행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역시 자꾸 자꾸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잊어버리는구나. ㅠㅜ

- 칙센트미하이는 일을 하거나 여가 활동을 즐기면서 꾸준히 몰입 상태에 도달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임을 알아냈고, 몰입의 순간을 경험하면 전보다 독특하고 개성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109

-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은 TV를 보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과식, 과소비, 도박 등 자기가 하는 행동을 제대로 의식하지 못하는 지각없는 상태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런 상태를 가리켜 ‘시시한 몰입’이라고 하는데 이는 귀중하고 의미 있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하등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일들은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도전 정신이나 기술도 필요 없고 정신을 멍하게 만들 뿐이다. 109
+ 시시한 몰입. 나에겐 게임을 하거나, 게임을 보는 시간 혹은 인터넷 서핑할 때 그런 시간이다. 자각없는 상태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우가 꽤 있다. 그리고 정말 만족도는 낮아진다. 그게 심해진 달이 저번 10월 달이다. 내 정신은 같이 멍해지고, 목표는 멀어진다. 시시한 몰입이 아니라, 진짜 몰입했을 때는 언제일까? 강의 중간에 반응이 좋고, 나 역시 안정되었을 때 그런 몰입을 경험할 때가 있다. 그리고 쓰고 싶은 글이 막 떠오르고, 나도 막 적어나갈 때도 몰입한다. 좋은 책을 읽을 때는 더할 나위 없고. 그런 시간을 늘리고, 아닌 시간은 줄이자. 다 아는 사실임에도 잘 되지 않기에, 이번에 RESCUE TIME을 깔았다. 컴퓨터 사용시간을 체크하는 프로그램인데, 의지력의 재발견에 나왔던 사례다. 아직 우리나라 버전은 없고, 영어가 잘 되어 있길래 오늘 설치했다. 잠깐 컴퓨터를 쓰고 확인하니 확실히 도움이 된다. 내가 무슨 짓을 의미없이 하고 있는지도 잘 것 같다. 이런 기술에 의존해야 하는 내가 참 싫지만, 그래도 새로운 시도는 환영할만 하다! 


5) 도움이 되는 인생 목표 만들기 
-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았다. / 프랭크 시나트라 112
+ 내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건 바로 ‘이렇게 살아도 괜찮아’라는 말이다. 지금 내 삶이 그렇다. 전공과 상관없이 살아도, 뼈빠지게 일하지 않아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다고, 일단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것이 나에겐 중요하다.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겐 의미있는 일이다. 인생에 정해진 답은 없다는 것. 그저 각자의 방식으로 살고, 뭐 부딪치거나 힘들면 또 기대면 된다는 것.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 자기가 이미 달성한 목표 가운데 자주 생각나거나 다른 이들에게 얘기해주곤 하는 5가지 목표를 아래에 적어보자. 114
  • 매년 책 100권 읽기. 내가 세운 첫번째 ‘구체적 목표’이자, 실제로 꾸준히 달성한 목표이기에. 
  • 토익 800점 넘기. 사실 영어를 너무 못하는 나에겐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였다. 하지만 그 당시 오기가 생겼다. 이정도도 못하면 안 되겠단 생각을 했다. 토익 점수는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어졌지만, 그걸 이뤄나가는 과정에선 나에게 중요했고 꽤나 몰입했던 목표였다.
  • 타협하지 않기. 이걸 목표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선택의 분기점에 있을 때 나에게 중요한 목표는 ‘타협하지 않는 것’이다. 먹고 사는 걸 너무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고, 교육비에 투자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나 자신의 성장을 최우선으로 두었던 것이 나에겐 하나의 목표다. 
  • 매일 성찰일지 쓰기. 이건 올해 내가 세운 목표다. 사실 10월에 한번 실패했다. 지금도 너무 바쁜 일정일 때는 조금씩 거르기도 한다. 하지만 1년을 돌아봤을 때 이정도면 스스로에게 A는 아니어도 B+은 줄 수 있을 정도로 성실히 했기에. 
  • 매월 심톡열기. 이건 작년에 내가 세운 목표다. 이 목표도 나에겐 중요했다. 이런 저런 실험이 필요했고, 지금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실험실이 되었다.  

- 앞으로 살날이 30일 남았다면 나는 이런 일을 하겠다. 
  • 글 쓰기. 아내와 재원이에게 지금까지 내가 살았던 모습을 적고, 앞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적고 싶다. 
  • 공유하기. 지금까지 내가 진행했던 모든 수업 및 교육 자료를 블로그에 올리고 싶다. 누군가는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 1:1 대화.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들과 하루에 1명씩 깊이 대화나누고 싶다. 그게 나에겐 큰 기쁨이니까. 
  • 여행. 일주일에 절반은 혼자, 나머지 절반은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 아내와 재원이, 부모님과 누나 모두 함께. 
  • 일상. 지금까지의 일상은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 태극권도 꾸준히 다니고, 성찰일지도 꾸준히 쓰고 싶다. 달라지는 건 많이 없다. 
 
- 자기에게 가장 알맞은 방식에 따라 목표를 하나씩 적는 과정을 시작할 때는 본인의 미래를 상상하면서 스스로 “왜 안돼?”라는 질문을 던져보기 바란다. 이렇게 무제한적 사고를 펼쳐야 한껏 자유로워진 기분으로 목표를 설계할 수 있다. 120

6) 자제력 : 때로는 거절이 중요한 이유 
- 중요한 일을 달성하는 최종 단계에 다다랐을 때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스스로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 ‘쾌적한’ 삶은 살 수 있겠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거나 목표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 분명하다. 139
+ 쾌적한 삶과 나다운 삶. 그렇게 구분되는 것 같다. 태극권으로 비유를 들자면, 우린 이미 아주 불편한 자세를 편하다고 여기면서 살아가고 있다. 몸에겐 더할 나위 없이 부자연스러운 자세이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나에겐 ‘쾌적하다’ 왜냐면 너무나 익숙해져버렸으므로. 하지만 내 몸이 가진 진짜 힘은 전혀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필요한 것은 훈련이다. 이 때 쾌적함은 사라진다. 고통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 몸은 다시 힘을 찾는다. 잠재력은 깨어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인생에서 중요한 목표로 이뤄나갈 수 있게 된다. 방향을 바꾸기 위해선 한번 멈춰야 한다. 자제력은 그때 필요하다. 

- 자제력을 이해하려면 이것이 날마다 사용하는 양에 따라 강해질 수도 있고 약해질 수도 있는 근육과 똑같은 특성을 지녔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145
+ 근육도 자제력도 핵심은 꾸준함이다. 10분씩만이라도 매일 운동을 하면 엄청나게 몸이 바뀐다고 들었다. 자제력도 똑같다. 운동의 특징은 ‘하지 않으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아무리 근육이 많았던 사람도 한달만 쉬면 몸이 다 풀린다. 자제력도 마찬가지다. 그냥 살아있는 과정에선 끝없이 지키는 것. 그게 우리의 숙제다. 

- 재미있는 비디오를 보면서 행복 지수를 느낀 참가자들은 그 후 주어진 작업에서 자제력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별다른 특징도 없는 돌고래 비디오를 본 참가자들은 기운을 빨리 회복하지 못했다. 149
+ 놀 때는 그저 논다. 자제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할 때 놀듯이 하는 건 중요하다. 그래야 오래할 수 있다. 가끔 해야하는 일 때문에 자제력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주된 일은 나에게 ‘놀이’로 느껴져야 한다. 그러면 오랜 시간 일해도 그리 에너지 낭비가 없을 수 있다. 

- 캐나다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기술의 맹공으로 인한 시간 낭비와 학습, 업무 방해 때문에 미국에서만 연간 500억 달러의 비용 손실이 생기고 프로젝트를 제시간에 시작하거나 끝내지 못하는 만성 늑장꾸러기들의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154
+ 앞으로 이 숫자는 늘어나면 늘어나지 줄어들진 않을 것 같다. 기술과 산업이 발전될 수록 기업들은 더욱더 사람들의 관심과 시간을 더 뺏고자 혈안이 되어 있고, 우린 우리의 독립적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싸워야하는 입장이다. 나만 해도 그렇다. 조금 한눈만 팔면 나도 모르게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던 때도 적지 않다. 그래서 앞서 말했던 그런 프로그램도 까는 것이고. 한글화가 안 되어 있는데 조만간 되지 않을까? 

7)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 두려움을 느낀 사람은 눈앞의 상황을 피하려 한다. 그래서 결국 특출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창의성도 무뎌져 인생의 패자가 되고 만다. / 프랜 타켄튼 157
+ 인생의 패자란 표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인생에 답이 있는건 아니니까. 꼭 창의성을 발휘하고 탁월하게 살아야만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뭐 성장과 학습에의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라 믿는다. 다시 말해,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사실 ‘자연스러운 변화’마저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그저 자신의 생존에만 관심이 있는 상태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인생의 패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만히 있으려고 태어난 것은 아닐거라 믿는다. 그렇담 에벌래는 뭐하러 힘들게 나비가 되겠는가? 그리고 재원이는 뭐하러 그렇게 일어나고자 말하고자 애쓰는가? 

- 행동하는 데는 어느 정도 위험과 희생이 따르지만 편안히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을 때 장기적으로 치러야 하는 대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 존F. 케네디 161

- 경제학자들은 단기적인 손실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몇 년이 지나면 자신에게 이득을 안겨주지 못한 일들을 안타깝게 여기는 대신 용기를 내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더 후회하게 되는 티핑 포인트가 찾아온다고 말한다! 위험을 무릅썼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때로부터 3-7년 정도가 지나면 이런 시점이 찾아온다. 그리고 이때가 되면 결과에 슬퍼하는 대신 자기에게 뭔가 의미 있고 어려운 일을 추구할 용기가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 162
+ 했던 것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후회! 그게 진짜 후회다. 했던 행동에 대해서 후회하는 일은 별로 없다. 물론 어리석은 행동을 했을 수도 있으니, 후회는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그 경험은 ‘배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으니까. 나도 한번 미친짓을 한 적이 있다. 지난 번 MBTI 발표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또 적어 본다. 좀 더 자세하게. 필리핀에서 공부할 때 일인데, 당시 튜터가 나보고 크리스마스에 함께 춤을 추자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연말 파티에서! 난생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춤이었고, 도전이었지만 그 당시 나 역시 이런 생각이었다.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 그리곤 1달에 걸쳐서 몰래 연습했고, 연말 파티에서 정말 깜짝 쇼처럼 춤을 췄다. 태어나서 받아 본 환호성 중에선 가장 컸다. 그 당시 지금의 내 아내도 내가 춤을 추는걸 보았으니 뭐 ㅋㅋ 엄청 쪽팔린 경험이다. 하지만, 나는 후회하진 않는다. 되려 하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 그때 경험이 이후에 ‘어떤 생소한 경험’에도 주눅들지 않게 해주는 발판이 되었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막춤도 췄는데 뭘. 이런 생각을 하면 못할 것도 별로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이후 지하철 스피치도 해봤던 것 같고, 강의도 하게 된 것 같다.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 현재의 삶에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옛날 목표에 계속 매달린 채 과감하게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다. … 학자들은 이런 ‘잃어버린 과거의 자아’가 우리를 현실에 안주시킬 뿐 아니라 현재 갖고 있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열정까지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과거의 자신을 잊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춘 이들은 남들보다 행복하며 인생 목표를 달성할 확률도 높다. 177
+ 분명 내 안에는 수많은 자아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자아들 중에선 ‘안주하고 싶은 자아’도 있고, ‘고집부리고 싶은 녀석’도 산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부르는 것이다. 회의를 여는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도 들어보고, 또 다른 자아들 (도전하고 싶은 자아)의 이야기도 들어보는 것이다. 그렇게 여러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보고 결정을 내린다면 저항이 적다고 생각한다. 내가 자주 쓰는 방법이다. 

8) 내 곁에 두고 싶은 사람들
-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한 상황이나 사람이 자기 기운을 앗아가기도 하지만 반대로 내가 가진 최고의 모습을 이끌어내는 관계도 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안다. … 자기가 주위 사람들의 정서에 얼마나 쉽게 전염되는지 알려주는 연구 결과를 보면 앞으로는 타인과의 관계를 조절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182
+ 납득은 되는 문장이나, 난 이런 접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목적’을 가진 ‘관계 조율’은 왠지 순서가 뒤바뀐 느낌이다. 내가 인맥이란 말을 싫어하는 것도 비슷한데, 관계 그 자체가 목적성을 갖는 순간 사람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임을 이해하긴 하지만..  

- 타인은 우리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건강과 장수, 성공에도 많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186

- 오랜 시간 부부 관계를 ‘잘게 쪼개서’ 관찰한 고트먼 부부는 미소, 상대를 격려하는 말, 장난스럽게 엉덩이를 치는 손길, 방어적인 태도, 눈동자 굴리기 등의 횟수를 세는 것만으로도 관찰한 부부 가운데 곧 이혼할 이들이 누구인지 90% 이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부부 관계를 깨는 가장 큰 요인은 경멸이나 혐오감을 드러내는 표정이다. 하지만 결혼한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그리고 전체적인 만족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상적으로 나누는 우정의 성질이었다. 192
+ 예전에 누군가로부터 들었던 내용이다. 진짜 대화하는 것만 봐도 이혼할지 아닐지를 구분할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허긴 생각해보면 그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도 대충 말하는 것만 봐도 어떤 관계인지 뉘앙스를 구분할 줄 아니 말이다. 말투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참 중요하단 생각을 한다. 마치 음식점에 음식만 맛있다고 다가 아니듯, 맞는 말만 한다고 다가 아니다. 그 말을 ‘맞게 들릴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 진짜 능력이 아닐까?  

- 연구자들은 따뜻한 태도나 칭찬, 아부를 꾸며내는 사람들이 거짓으로 짓는 ‘사교’ 미소를 대하면 우리 몸이 실제로 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바바라 프레드릭슨이 진행한 연구에서 몸에 민감한 모니터링 장비를 부착하고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거짓으로 꾸민 ‘사교’미소를 짓는 사람을 볼 때마다 미세한 심장 허탈을 겪었다. 이런 미소는 의식 수준에서는 알아차릴 수 없지만 장기적인 심장 건강에 상당한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193
+ 정말 흥미로운 실험 중 하나다. 어떻게 이런 실험을 생각해 냈을까? 거짓 미소를 보면 내 건강에 위험이 되다니. 나야 뭐 사교계를 잘 모르지만, 소위 말하는 재벌들의 파티에선 얼마나 많은 ‘거짓 미소’가 돌아다닐까. 그런 곳에서 ‘자제력’을 발휘하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그러니 그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지는 것도 이해는 된다. 거짓으로 미소 짓는 삶, 긴장하면서 사는 삶,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길 바라는 인생. 결코 부럽지 않다. 

- 카네기는 “2달 동안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면 다른 이들이 내게 관심을 갖게 하려고 2년 동안 노력하는 것보다 더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지금도 불변의 진리다. 199

- 아무리 친구 사이라도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잘 가꾼 정원만이 풍성한 결실과 기쁨을 안겨주듯이 우정도 정성을 쏟아야만 꽃을 피운다. 200
+ 내 관계 정원에서 우정 분야는 정말 척박하다. 부끄럽다. 

9) 심리적 프라임
- 최근 실험에서는 주변 환경의 ‘프라임’이 목표 달성 방식을 구체화하거나 해를 입히거나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밝혀졌다.  …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계속 이런 프라임을 접하는데 평소 하는 행동의 최대 80%가 이런 단서에 대한 무의식적인 지배를 받는다. 205

- “일정 시간 사이에 진행되는 행동에 있어서는 ‘다음에 뭘 하지?’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종일 우리에게 다음에 할 일을 끊임없이 제안해주는 무의식적인 행동 안내자가 있으며 우리의 뇌는 의식적으로 생각하기 전에 그 제안을 고려한 뒤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런 목표가 우리의 의식적인 의도나 목적과 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있습니다.” 210
+  어느 날 지하철을 걷다가 느낀 점이 있다. 문득 들여다본 지하철은 내 눈에 온통 광고판이었다. 분명 옛날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젠 내가 향하는 모든 시선에 광고가 날 유혹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신을 차리지 않는다면, 어찌 무의식적 메시지에 세뇌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정신차리고 살기는 더 어려워진 시절이다. 

- 무의식적인 목표란 과거 특정한 상황에서 일관성 있게 자주 선택한 탓에 스스로 그 사실을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상관없이 같은 계기가 생길 때마다 유발되는 목표를 말한다. 210

- 우리는 스스로를 조사하는 탐정이 되어 자기가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는 시각적, 감정적, 신체적, 음악적, 상황적 단서에 면밀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기 주변을 살펴보면서 눈에 띄는 물건, 풍경, 냄새, 소리, 주변 인물들을 적어보자. 그리고 이런 것들을 통해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도 적는다. 215
+ 나에게 영향을 주는 프라임들을 들여다보자. 
긍정적 프라임 : 책, 에버노트, 구글, 블로그, 수첩, 내가 쓴 글, 영감이 되는 사람들, 자연, 카페 등등
부정적 프라임 : 티비, 스마트폰, 네이버, 다음, 광고, 유투브, 게임 등등

10) 집념을 발휘하자
- 자기가 선택한 분야에서 남다른 성과를 올린 이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단순히 재능만으로 그런 성과를 올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을 묘사할 때면 늘 ‘끈기 있는’, ‘근면한’, ‘열정적인’,’장애물 앞에서도 굽히지 않는’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곤 했다. 236
+ 나는 내가 집념이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없지도 않다. 뭔가 어쩡쩡한 느낌이다. 분명한 건, 운동선수들이 미친듯 보여주는 것 같은 집념은 나에겐 없다. 그걸 일상에선 벤처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볼 수 있는데, 정말 자신의 일에 푹 빠져서 지내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2가지 마음이 든다. 우선 대단하단 생각을 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경이로운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다른 생각도 든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 나는 일에 빠지고 싶지 않다. 난 그렇게 절박하게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다. 그저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하고 싶다. 이게 그저 나의 ‘책임 회피’인지, 아니면 ‘고집’인지, 그것도 아니면 ‘자기다움’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집념이라는 단어와 난 잘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쓸데없는 집념도 생긴다. 집념을 발휘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뭐 그런? ㅋㅋㅋㅋ

- 어린 시절 신동 소리를 듣고 자란 이들 대부분은 성인이 된 뒤에 훌륭한 업적을 이루지 못한다. 어릴 때 거둔 성공 때문에 인내심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246
+ 어릴 때 성공이 너무 없어도 그걸 찾아나가는게 쉽지 않다. 나를 보면 된다. 뭐든 적절한게 가장 중요하다. ㅋㅋ 

3. 삶의 16가지 영역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
11) 사명 선언과 교훈
- 심오한 가치관을 통해 생긴 목표는 억지로 주어진 목표나 의무감 때문에 받아들인 목표보다 달성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앞에서 확인했다. 255
+ 그렇지. 달성 가능성은 결국 지속성에서 결판이 난다. 지속적이려면 가치관과 맞아야 한다. 가치관과 맞지 않게 몇번은 살아갈 수 있지만, 매일 매일은 살기 어렵다. 

- 활발한 영적 삶을 추구하는 것과 깊은 만족감, 행복, 안정된 결혼 생활, 약물 또는 알코올 남용 위험 감소 등이 서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260
+ 활발한 영적 삶이 반드시 ‘종교 생활’은 아닐 것이다. 나는 종교적이면서 영적이지 않은 사람도 많이 보았고, 종교적이지 않으면서 영적인 사람도 많이 본다. 예를 들면, 자유롭게 춤을 추는 사람들이 그렇다. 얼마 전에 춤 테라피를 연 적이 있는데, 정말 좋았다. 나는 그러한 예술가들이 영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삶의 만족도도, 진정성도 높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종교를 다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반드시 종교를 다닌다고 다 영적이고 윤리적인 것은 아니다. 오늘 있었던 일인데 잠깐 수다를 떨어보자. ㅋㅋ 스벅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옆 자리에 성경 공부하는 남자 2명이 앉아서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건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아무도 음료를 시키지 않고 그냥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카페에 자리가 넉넉하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이 자리가 없어서 둘러보다가 돌아가는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2명의 남자는 자신들의 이야기에만 빠져있었다. 테이블은 이미 2개를 차지해서 4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해 놓은 상태에서, 음료를 주문하지도 않고 성경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적어도 나에겐 뭔가 부조리해 보였다. 짧은 시간도 아니고, 거의 3-4시간을 앉아 있으면서 말이다. 음료를 시키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물론 하나님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도 중요한 것이 아닌가? 되려 하나님은 주위 사람들과 잘 지내라고 하지 않으셨는가? 종종 우리나라 기독교 (특히 보수 기독교)를 보면 그런 기본적 배려마저 사라진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될 때가 많다. 

12) 행복의 성배
-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과 탄탄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은 남들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본인에게 중요한 목표를 세워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265
+ 친밀함의 주요 논지 

- 워윅 대학교 연구원들은 기혼 남성이나 여성의 경우 그 배우자가 삶에 만족할 경우 본인의 행복 지수도 훨씬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일례로 배우자의 생활 만족도 점수가 30% 증가하면 실업처럼 힘겨운 일도 완전히 잊을 정도가 된다고 한다. 271

- 콜로라도 대학교 연구진은 물질적인 소유물보다는 인생 경험이 투자했을 때 더 오랫동안 유지되는 기쁨과 만족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 소유물은 우리의 진정한 본질과 유리된 채 항상 ‘그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과 일체감 또는 자부심을 느끼기 어렵지만 경험은 곧바로 우리의 일부가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276
+ 그렇다. 소유가 아니라 경험이다.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해졌다. 사귀고 싶은 사람과 관계 맺고, 원하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선 돈을 적당히 벌어야 한다. 많이 갖기 위해서가 아니다. 더 많은 경험을 위해서다. 

13)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의 목표
- 운동은 두뇌 기능을 극대화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몸이 건강해질수록 정신도 건강해진다고 한다. “실험을 통해 운동이 항우울제만큼이나 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래티는 운동이 뇌를 자극하고 식물을 쑥쑥 자라게 하는 미라클 그로라는 비료처럼 뇌에 다량의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덧붙였다. 279
+ 운동은 나의 평생 과제다. 어릴 적부터 운동과 담을 쌓으며 지냈던 나로썬 그 오랜 습관을 떨쳐 버리기가 참 어렵다. 반복해서 언급하게 되는 이 태극권을 내 평생 운동으로 삼고 싶은 이유 중 하나도, 결국 하나 정도의 운동은 마스터하고 싶어서다. 하지만 나에게 구기종목은 맞지 않다. 헬스도 별로. 달리기도 힘들다. 나에게 딱 맞는 운동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태극권도 물론 강점과 약점이 있겠지만, 지금까진 느낌이 좋다. 운동 하나 익숙해지기. 올해를 포함해 내년 나의 중요 과제이다. 

- 베풂을 깨달음에 이르는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는 영적 전통도 많다. … 미국인 6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하루 5달러 정도만 다른 사람을 위해 써도 행복도가 크게 높아진다고 한다. … “수입이 얼마인가와 관계없이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쓴 사람은 행복도가 높아진 반면 자기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쓴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한다. 286
+ 가족을 이뤄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베풂에 대해선 배우게 되는 것 같다. 그 영역을 확장시켜야 하겠지만, 지금의 내 능력으론 나를 포함한 3명(아내와 재원이)이 한계로 보인다. 급한 빚 좀 갚고, 재원이가 커 나가면 가족 후원 같은 것도 시작하고 싶다. 

14) 살고 웃고 사랑하자.
- 아이처럼 행동해도 별 효과가 없다면 쾌활한 이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열정이 전염되는지 보라고 충고한다. … 자기가 운영하는 피아노 교습소에 어린 학생들을 받기 시작하자 나이 든 성인들만 가르칠 때보다 훨씬 젊고 명랑한 기분을 느끼게 된 것이다. 293
+ 2달 전 이었나,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있었다. 3-4년 만에 보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었다. 내가 더 어려졌다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는 립서비스라는 걸 안다. 하지만 입가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ㅋㅋㅋ 흠흠.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들이 말하기론 내가 아이들과 함께 있어서 그 영향을 받는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그때 경험이 떠올랐다. 나 역시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의 경우, 매주 화요일 오전에는 초등학교 3-4학년 대상으로 토론 수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정말 그 녀석들과 수업을 진행하는게 왜 이렇게 재미있던지. 꼬맹이들이 쉬는 시간에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래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들과 함께 머무는 시간이 많을 수록 나 역시 힘을 받는 것 같다. 정말 그렇다. 

- 자기만의 옷 입는 방식이나 독자적인 생활 양식, 독립적인 사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창의성을 키운 이들은 행복한 사람의 특징을 많이 보인다. 이들은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고 관심사가 다양하며 성격이 쾌활하지 않은 동료에 비해 행동과 생각이 대담하다. 예일 대학교의 로버트 스턴버그는 창의성은 곧 삶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298
+ 내가 비교적 대담해지기 시작한 것은 ‘일반적으로 살지 않겠다’는 결심 이후다. 그 전까지 난 그야말로 평범하게 살았다. 창의적이지도 않았고, 대담한 선택도 없었다. 나름의 중대한 결심 이후에 자연스럽게 독립적이 되어가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다. 문제해결능력이나 창의성이 지금 그나마 키워졌다면, 아마 그 결단 덕분일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기술이 늘었다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다. 이걸 수업 시간에 가르칠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 관심 가는 분야라면 어디에든 학습 목표를 세울 수 있다. … 인터넷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주제와 관련해 원하는 것을 배울 다양한 길을 열어준다. 302
+ 이젠 정보가 없어서 못 배운다는 이야긴 정말 다 거짓말이다. 유투브만 해도 그렇다. 내가 관심있어 하는 강의는 왠만한건 다 있다. 시간이 없어서 못 보는 것이지,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다. 외국 자료를 찾기 시작하면 말할 것도 없고. 그런 의미에선 좋은 세상이다. ‘자제력’이 없는 사람에겐 최악의 세상이기도 하고. 

15)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 돈과 재산 축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불행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대인관계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 내재적 가치와 관계없는 금전적 목표를 추구하는 것보다 낫다. 306
+ 중요한 건 균형이라 생각한다. 너무 강조하지 않아도 문제다. 내가 그렇다. ㅠㅜ 뭐, 그래도 난 역시 너무 돈돈 하는 사람에게 끌리진 않는다. 돈은 수단이란 사실만큼은 명확해야 할 것 같다. 돈이 중요한 건 맞지만, 그 관점이 지나치면 가끔 돈이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게 문제다. 

- 본질적인 이유가 있어서 하는 일은 ‘안전’하다는 생각에 선택한 직업이나 부모님이 잘 어울린다며 골라준 직업보다 인생 만족도를 높여준다. 313
+ 삶의 만족도는 진짜 높다. 재정 안정성만 더 높아질 수 있다면 최고일 듯 하나, 그러면 막상 지금 느끼는 이 만족도가 유지될지는 모르겠다. 기본적으론 내가 선택한 일이기에 만족도가 높은 것이 분명하다. 만약 누군가가 나보고 반드시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강제했고, 나 역시 그것에 승복했다면 어땠을까? 지금하고 똑같은 라이프 스타일로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만족스럽지 않았으리라. 선택권이 나에게 있음을 아는 것. 그것이 자유이므로. 

- 은퇴한 남자들의 사망률이 높아지는 한 가지 이유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기 싫어하는 네오포비아 때문이라고 한다. 317 
+ 이거 진짜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은퇴한 남자들을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가까이는 우리 아버지나 장인 어른이 계시고. 그런데 정말 은퇴 이후를 준비하지 않았던 우리네 아버지들 세대이다 보니, 주어지는 시간을 감당하기가 쉬워보이지 않는다. 오롯하게 주어지는 나만을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까? 그 준비는 은퇴를 앞두고 해선 안 된다.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일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관계를 친밀하게 가꿔나가고, 자신만의 취미와 취향을 갈고 닦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 들어서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라 태극권이 마음에 드는 것일지도. 

16) 나를 만드는 주위 환경
- 행복한 가족은 대부분 ‘편안하고’ ‘따스하다’는 느낌을 주고 필요한 경우 가족 모두의 사생활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넉넉한 집을 보유하고 있다. 또 행복한 가정은 가족끼리 목소리를 높이는 일 없이 ‘평화롭다’.
+ 개인의 자유를 위해선 충분한 공간은 중요하다. 근데 서울은 너무 비싸다는 ㅠㅜ

- 앞으로 살 지역을 선택할 때는 자기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예술 축제나 미술관에 자주 가고 싶은가? 아니면 지역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싶은가? … 자신의 요구 사항을 이런 지역적 특성들과 최대한 맞춰보고 그래도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사랑하자’ ‘떠나자’ ‘고치자’ 전략을 이용한다. 328 
+ 나는 지금 살고 있는 망원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우선 시장과 한강이 나에게 가장 좋다. 날씨가 좋으면 한강에 산책나가는 재미가 쏠쏠하고, 망원 시장은 언제나 북적거린다. 그 분위기가 너무 좋다. 다만 도서관이 집에서 다소 많이 걸어야 한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뭐 15분이면 가긴 한다) 그런 점만 제외하곤 서울에선 가장 살기좋은 곳 중의 하나로 보인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 관점에서 말이다. ㅋㅋㅋ 사실 모두 자기가 사는 동네가 가장 좋다고들 한다. 

4. 승리를 만끽하자
17) 승리를 축하하자.
- 우리의 슬픔과 상실감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하고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335
+ 인사이드 아웃에서 인상깊은 장면. 슬픔이의 역할. 슬픔은 우리를 묶어주는 힘을 갖고 있다. 공감하고 공감 받는 경험은 너무나 중요하기에. 

- 다가올 휴가나 대학교 동창회, 자녀 탄생의 기쁨을 음미할 수 있는 이들은 곧 좋은 일이 생기리라고 믿기 때문에 그 순간 쾌활한 기분과 행복 지수를 느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 결과 이들은 자기가 꿈꾸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된다. 345
+ 우린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서 영향을 받는다.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뤄가는 사람이 행복한 이유는 아마 그 과정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기 때문일 것이다. 목표에 한발짝 다가갈 수록 자신의 더 나은 미래가 가까워지게 되고, 그 미래가 현재의 나에게 힘을 준다. 그러한 선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물론,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느낄 좌절에도 담담해져야 겠지만. 언제나 인생은 계획보다 크니까. 

18) 과속 방지턱에 부딪히다
- 모든 복잡한 문제에는 간단한 해답이 있게 마련인데 그것은 잘못된 답이다. / H.L 멘켄 363
+ 나는 이렇게 수정하고 싶다. 모든 복잡한 문제에는 간단한 해답이 있다.
하지만 그 해답에 이르는 길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쉽게 이른다면, 그건 잘못된 답이다. 

- 이런 연구 중심의 방식은 삶의 질을 평가하고 최적의 목표를 세워 노력하며 회복력과 적극성, 집념, 희망을 품게 해주는 모든 부분에서 자기 삶을 통제할 수 있게 해준다. 370
+ 연구 중심의 방식. 나에게 그리 익숙한 방법이 아니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완전히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나는 더욱 그렇다. 사실 참고는 많이 한다. 강의할 때도 사용하고.. 하지만 실험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편은 아니다. 워낙 심리학 관련 실험이 이렇게 저렇게 뒤집히기도 하고, 하나의 실험의 결과가 일반화되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존경을 표하는 실험들도 있다. 인생 종단 연구라고 하는, 10년 - 20년에 걸쳐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심리학 연구를 볼 때면 그렇게 장시간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는 추진력에 감탄을 표한다. 진심으로 나는 그러한 끈기와 지속적인 노력을 내것으로 만들고 싶다.  




독서 후 성찰 

나에게 이 책은 ‘불편한 친구’ 같은 책이다. 왜냐? 목표를 세우는 것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막상 그런 것들을 강조하는 사람들이나 책을 보면 불편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나는 목표를 강조하고 성공을 강요하는 식의 강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이 책이 전적으로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다소 방대한 자료들과 사례들, '이러니 이러하다. 그러므로 이래야 한다’식의 일반화된 어조가 그리 편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심지어 나는 <20대에 꼭 해야할 50가지 것들> 뭐 그런 제목의 책도 거의 안 읽는다.) 하지만 미덕도 있었다. 목표와 관련한 워크시트는 꽤나 도움이 되었고, 사회적 관계, 명상, 목표설정을 비롯한 긍정심리학의 다양한 논지를 한권에 담아 내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균형있는 제안을 한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선생님이 이 책을 권하신 느낌도 있고. 허긴, 나의 색안경을 벗고 보면 이 책에는 문제가 없다. 목표가 아닌 지나친 과정 주의자로서의 나의 맹점이 드러나게 해줘서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건, 나 역시 '목표를 세우고 이뤄야 한다!' 라는 주장을 좋아하진 않지만 돌아보면 내 삶은 ‘목표를 세우고, 이루기 위해 노력할 때’ 분명 만족스러웠다는 것이다. 그것이 명확해졌다. 다시 말해, 내가 싫어하는 것은 ‘해야 한다!’는 식의 강요이지, ‘목표의 중요성’이 아니란 이야기다. 목표는 중요하다. 그것은 나 역시 부정하지 않는다. 삶의 단락을 나누기에도 (눈에 보이는) 목표는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작년에 내가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매달 ‘심톡’을 여는 것이었다. 그 작은 목표를 꾸준히 이뤄가면서 기쁨을 느꼈다. 올해 나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매일 매일 ‘성찰 일지’를 적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뤄가는 것이 나에겐 만족이다. 이런 식의 눈에 보이는 목표를, 하나하나 채워가는 목표를 나는 좋아한다. 내가 싫어하는 목표가 이런 것이다. 뭐랄까. 3년안에 연봉 1억을 넘긴다! 라는 식의 목표들. 일상이 아닌 뜬구름을 잡으려는 목표들. 많은 이들이 그렇게 다소 세속적인 목표들을 무의식적으로 쫓는 모습이 나에게 영향을 많이 미쳤나 보다. 아무런 죄 없는 목표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1) 아마추어 문화 인류학자가 된다. 왠지, 요즘 들어서 문화 인류학이 끌린단 말이지.
2) 공동체 혹은 마을 이장이 된다. 작은 공동체의 회의를 진행하거나, 아이들 교육을 돕고, 공부하는 삶을 살고 싶다. 
3) 책을 쓴다. 다만 다양한 대상을 염두하고 싶다. 어떤 책은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서, 어떤 책은 대중을 위해, 어떤 책은 나를 위해 쓰고 싶다. 
4) 탁월한 성찰 & 토론 게임을 디자인한다. 그냥 요즘에 하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쉽게 시작하지만, 마스터하긴 어려운 게임을 만들고 싶다. 
5) 태극권 고수가 된다. 시작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오랫동안 하고 싶은 운동이다. 10년쯤 지나곤 사람들도 가르치고 싶다.  

책을 읽는 중에 자유롭게 떠오른 5가지 목표다. 나는 이게 좋다. 생각만 해도 신나는 목표. 그저 머릿 속에 자유롭게 떠오르는 목표. 신성한 사명감을 갖는 것도, 아니면 그것을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심각함도, 처절한 절실함을 가진채 눈에 핏발 서는 것도,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자유롭게 유랑하면서, 이런 목표도 해보고, 저런 목표도 이뤄나가면서 살아가고 싶다. 인식형의 틀에 박힌 전형적 생각임을 알지만, 그래도 그러고 싶다. ㅋㅋㅋ 위에 세운 목표들은 그러한 내 삶의 방향에 부합하는 목표들이다. 이 중에서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2번을 고른다. 공동체 혹은 마을 이장이 되는 것. 마치 마을의 훈장 선생님 같은 분이 되고 싶다. (무섭지 않은!) 조선시대 훈장 선생님들은 그 자체로써 하나의 철학자라고 한다. 나름의 사상적 토대가 분명하고, 자신만의 색깔도 고유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혼자 글도 쓰고, 사람들과 교육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필요할 때는 사회적 실천도 주저 없이 하는, 그런 어른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 나의 목표는 어쩌면 그런 진짜 어른이 되는 것. 하나로 압축될 수도 있겠다. 

그러기 위해, 2016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시간은 한정적이고, 쓸 수 있는 자원도 제한이 있다. 어른 같은 어른,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내년에 가장 집중해야 할 하나의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 실은 나도 영남 누님이나 선생님처럼, 그리고 몇몇 와우들처럼 나만의 독서 모임을 만들고 싶다. 사실 2015년 초에 시작하려고 했었지만, 우선 순위의 조정으로 (가족과의 시간을 늘리고자, 그리고 와우 광땡을 시작하면서)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제대로 하고 싶었고, 이번에 와우를 들으면서 선생님의 노하우도 많이 배우고 싶었다. 어떻게 그 오랫동안 이끌어나갈 수 있었는지 말이다. 그 과정에서 나의 고집과 나태함을 많이 보았고, 무엇보다 내공의 부족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내년에는 나도 하나의 작은 실험을 시작하고 싶다. 내가 원하는 학습 공동체의 형태가 되기 까진 몇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시작하고 싶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궁극적으론 인디언 코뮨 같은, 학습과 삶과 성찰이 어울려서 서로가 가르치고 배우는 그런 학습 공동체 마을을 만들고 싶다. 선생님이 강조한 로컬 브랜드처럼, 나는 사람 수 만큼 다양한 학습 공동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유너머는 수유너머로써, 와우는 와우로써, 심마니는 심마니로써,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학습 공동체 브랜드들이 쏟아져서,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서로 돕고, 연대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아직은 어렴풋하지만, 뭐 어떠랴. 시작하면서 더 분명해지지 않을까. 그래, 그게 나의 내년 목표다. 그 첫 발자국!    







저자에 대하여 

- 로이 바우마이스터 : 현재 프랜시스 에피스 석좌교수로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그의 연구는 자아와 정체성, 자기조절, 대인관계에서의 거절, 소속 욕구, 섹슈얼리티와 젠더, 공격성, 자아존중감, 의미, 자기표현 등 다양한 주제를 포괄한다. 미국과학정보기구가 가장 많이 인용한 심리학자 중 하나로 선정한 세계적인 심리학자이다. 실제로 로이 바우마이스터를 검색하자, 다양한 곳에서 인용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생각에 관한 생각’이나, ‘철학을 권하라’라는 책에서도 이 심리학자의 실험과 연구를 접할 수 있었다. 자제력과 관련해서는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명성을 지닌 학자라고 생각된다. 지은 책으로는 외국에서 21편 이상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의지력의 재발견’ 과 ‘소모되는 남자’가 번역되어 있다. ‘소모되는 남자’는 남녀 차이에 대한 사회진화적 해석이란 부제가 달려 있는데, 그의 연구분야 중 ‘섹슈얼리티와 젠더’ 분야가 발휘된 저서가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선 그를 알아내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 책의 특징상 (앞서 파울로 코엘료와는 달리) 저자 개인적 생각이 많은 책도 아니다. 거의 대부분 실험과 사례 중심으로 되어 있고, 물론 주장이긴 하지만 그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더 의미있는 책이라 주관적 저자조사도 쉽지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가 ‘사회심리학의 대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 심리학이란 사회적 행동에 관한 여러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사람들의 생각, 느낌, 행동이 실제로 존재하거나 상상되거나 암시되는 다른 사람들의 존재에 의해 어떻게 영향 받는지를 과학적으로 연구한다고 한다. 프로이트나 융처럼 ‘무의식’에 집중해서 연구를 진행하기 보단, 입증 가능한 실험을 통해 ‘자아와 정체성’ 그리고 ‘소속 욕구를 비롯한 관계성’에 대해서 밝히려고 노력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 역시 상당히 의미있는 분야와 실험이란 생각이 들었다. 

- 존 티어니 : 뉴욕 타임스에 ‘발견’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미국과학진흥회와 미국물리학회에서 주관하는 상을 받았다. 그는 전문 과학저술가로서 로이 바우마이스터의 연구를 글로 옮기는데 도움을 준 저자라고 생각된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을 해보면 대부분 ‘의지력의 재발견’과 관련한 내용이 뜨지만 간혹 그가 ‘뉴욕 타임즈’에 쓴 칼럼이 인용되기도 한다. 



가슴에 남는 글


0. 서론
- 당신이 성공을 무엇이라고 규정하든 거기에는 보통 두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심리학자들이 인생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개인적 특성을 구분할 때 지속적으로 발견하는 이 두 가지 요소는 바로 지적 능력과 자기 절제다. 9
+ 조금은 비판적으로 보자. 자기 절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인 자기 성찰과도 맥락이 닿아있는 말이고, 이 책 전반을 통해서 강조하는 부분이니까. 하지만 지적 능력이라? 그게 인생에 있어서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지적 능력이 어떠한 부분을 말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다중 지능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우리의 지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발달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특히 지적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사람도 음악적 지능이나 미술적 지능은 뛰어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것들 역시 지적 능력의 일부라고 표현하면 뭐 말은 되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는 지적 능력은 책을 보고 글을 쓴다는 식의 능력을 생각하는 모양이다) 

- 그들은 의지력 향상이 더 나은 삶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개인과 사회를 통틀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기 절제를 못한 데에서 비롯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강박적 소비와 대출, 충동적 폭력과 학업 성적 부진, 직장에서의 게으름, 술과 마약의 남용,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만성적 불안과 폭발적 분노가 바로 그러한 예다. 부족한 자기 절제는 또한 온갖 종류의 개인적 비극으로 이어진다. 10

 - 현대인은 어느 때보다 많은 유혹에 시달린다. ... 이메일이나 페이스북을 체크하고, 잡다한 기사를 읽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느라 일은 뒷전일 때가 허다하다.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사람은 보통 하루에 12개가 넘는 웹사이트를 뒤적인다. ...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깨어 있는 시간의 약 4분의 1 - 적어도 하루에 4시간 정도 - 을 욕망과 싸우며 보내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11
+ 현대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순간적 충동’은 더 가속화 되는 것 같다. 나만 해도 그렇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보고, 페북을 켠다. 하루 종일 무슨 강박처럼 뉴스를 확인하고, 귀에는 이어폰을 꼽는다. 요즘 들어 이런 내 습관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걸을 때는 그냥 걸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아이폰에는 휴대폰 사용 시간을 기록하는 앱을 깔았다.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는 나마저도 이럴 진대 정말 현대인은 ‘욕망과 싸워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관점에 심리학자들은 전통적으로 회의적이었다. 프로이트파 학자들은 성인의 행동 대부분은 무의식적 힘과 그 과정의 결과라고 보았다. ... 의지라는 측면은 너무나 하찮아서  현대 성격 이론에서는 언급하거나 고려할 가치조차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19
+ 사실 심리학이야 말로 뭐라고 단정짓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심리학을 전공한 다른 분에 의하면 우리가 하는 행동의 대부분이 무의식에 근거한 행동이라고 하는데 듣다 보면 그 말도 맞는것 같다. 의지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의식을 무시해도 안 되지 않을가. 이건 마치 본성과 양육 둘 다 중요한데, 하나를 강조하기 위해서 나머지를 무시해선 안 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 자기 절제가 부족한 사람은 알코올이나 마약에 빠지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정적으로토 가난해지기 쉬운 것으로 드러났다. ...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자기 절제력이 낮은 아이는 감옥에 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 더 이상 명확한 결론은 있을 수 없었다. 즉 자기 절제야 말로 삶의 성공을 위한 핵심적인 힘이며 열쇠인 것이다. 25

- 뇌가 커진 것은 물리적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것보다 더 중요한 생존, 즉 사회적 삶을 위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뇌가 큰 동물일수록 크고 복잡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했다. ... 인간은 영장류 중에서 전두엽이 가장 큰 동물인데, 이는 우리가 가장 큰 사회 집단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며, 이것이 아마도 인간에게 자기 절제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26
+ 큰 뇌는 사회적 집단을 구성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말. 그 말에 공감한다. 현대 철학에서 ‘타자’가 중요시 되는 이유도 그런 의미일 듯 싶다. ‘존재론’에서 ‘관계론’으로.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다시 읽고 싶어진다. 

- 의지는 현재의 상황을 일반적 패턴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을 포함한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운다고 건강이 위협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한번 헤로인에 손을 댄다 해서 중독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 의식적인 자기 절제는 여기에서 비롯되며, 그것이 삶의 모든 측면에서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28
+ 한번만. 이번 한번만. 이라고 외치는 사랑이야 말로 중독된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그 한번을 극복하는 것이 중독을 이겨내는 법이다. 

1. 의지력은 하나의 은유 그 이상인가
- 의지력도 계속 사용하면 피로를 느끼는 근육과 같은 것일 수 있다. ... 바우콤은 장기간 노동이 부부를 지키게 할 수 있다고 보았다. ...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정점에 달할 때 결혼 생활도 위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파악한 것이다. 즉 직장에서 모든 의지력과 에너지를 다 쏟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가정에서 고통을 받는다는 얘기다. 36-37
+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직장에서 엄청난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사람이 집에 와선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기는 요원한 일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선 ‘정신적 여유가 있는 낮’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까라면 까’위주의 직장 문화에선 더욱 요원한 일이고. 나는 그것엔 참으로 감사하다. 어제도 사실 일이 많아서 12시간 정도를 계속 일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내가 선택한 일이고, 스트레스를 그렇게 받는 편이 아니라 집에 가서도 별로 까탈스럽게 굴지 않아도 되었다. 재원이랑 언제나 잘 놀아줄 수 있는 아빠가 되어서 감사하다. 

- 자아가 고갈된 사람은 현저한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대신, 모든 일에 더욱 강하게 반응했다. ... 자아 고갈은 그러므로 이중의 타격을 초래한다. 즉 의지력이 약화되고, 갈망은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중독과 싸우는 사람에게는 이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 이를테면 마약 중독 치료를 받는 환자는 자신의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지력을 너무 많이 사용하므로 자아 고갈이 더욱 강하고 길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런 상태에서는 마약에 대한 욕구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45
+ 신기하게도, 무언가를 이겨내기 위해선 지금 의존하고 있는 것들에 더 강하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 참 안타까운 악순환이다. 

- 사람들은 의지력을 많이 쓰면 쓸수록 그에 다른 유혹에 더 쉽게 굴복했다. 원하긴 하지만 “정말 그러면 안 돼”라는 식의 갈등을 동반하는 새로운 욕구에 직면할 때, 한 번 욕구를 억제한 사람은 다음 욕구에 더 쉽게 굴복했다. 연달아 유혹에 노출될 때 특히 그러했다. 49
+ 한번 욕구를 억제하고 나면, 한번은 굴복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그 ‘정도’다. 욕구에 현명하게 굴복당할 수 있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생산적인 시간이 되지 않을까? 나의 경우, 요즘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엄청나게 올라오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11월에는 뭔가 바쁨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되려 10월보다 더 바쁜것 같은 착각이 생길 정도다. 그래서 책을 읽고 싶단 생각이 강해지지만, 욕구를 계속 미루고 있다. 다음 주에는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제발. 

- 우리에겐 사용함에 따라 소진되는 일정한 양의 의지력이 있다. / 우리는 모든 종류의 과제를 수행할 때 똑같은 양의 의지력을 사용한다. ... 점심에 디저트를 먹지 않기 위해 참다 보면, 직장 상사의 끔찍한 머리 모양을 칭찬할 수 있는 의지력이 소진되고 만다. 52

- 자아 고갈 연구에 기초한 일반적인 지침을 소개하고자 한다. ... 이를테면 한 번에 한 가지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것이다. 당신이 한 가지 이상의 자기 계발 목표를 세웠다면 보존된 에너지를 끌어올림으로써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겠지만, 그 에너지가 고갈된 후에는 더 큰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 살면서 커다란 변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동시에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할 경우 약화될 가능성이 많다. ... 금연과 다이어트와 금주를 동시에 실행하려는 사람은 셋 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55
+ 내가 10월 프로젝트에 실패한 이유가 여기 있는 것 같다. 나는 9월 자제력 프로젝트의 성공을 빌미로 더 큰 성공을 거두고자 했다. 친밀함 프로제트 (하루에 한명에게 연락해 보는 것)을 야심차게 시도 했지만 5일만에 포기하고 말았다. 그 포기했단 생각이 나에게  또 스트레스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10월은 그저 조용하게 지나갔어야 했다. 지난 번 프로젝트를 연장하는 것 이외에는 판을 더 벌리지 말았어야 했다. 왜냐면 너무나 일이 많았으니까. 의지력을 이미 충분히 쓰고 있는데, 더 끌어내고자 했으니 나는 고갈되었고, 아예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말았다.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은 마치, 전쟁을 여러 나라와 벌이는 것과 같다. 전선을 확장하는 것은 곧, 망하는 지름길이다. 

2. 의지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 포도당과 자기 절제의 연관성은 저혈당증 환자에 대한 연구에서 다시 등장했다. 연구자들은 저혈당 환자들이 평균적인 사람에 비해 집중과 부정적 감정 조절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성격 연구자들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보통 같은 또래보다 충동적이고 폭발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 스트레스를 극복하려면 자기 절제가 필요한데, 몸이 뇌에 충분한 양의 연료를 공급하지 못하면 그런 일이 힘들어진다. 62-64
+ 주위에서 당뇨병 환자를 본적이 없는데, (아, 우리 할머니가 당뇨병이셨지만) 그렇구나.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 포도당 없이는 의지력도 없었다. ... 몸은 자기 절제를 하는 동안 포도당이 필요하므로 달콤한 먹을거리를 갈망한다. ... 일상생활에서 자기 절제가 많이 필요한 사람일수록 단것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진다. 70
+ 내가 그래서 그런가? 나는 강의를 마치고 나오면 언제나 습관적으로 편의점에 들어간다. 초코바나 우유 같은 걸 자주 사먹는 편이다. 워낙 단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예전에는 ‘달콤한 향’이 나오는 캔슬을 사온 적도 있다. 그 냄세를 맡으면 스트레스가 약간 해소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랬나보다. 

- 연인과 로맨틱한 유럽 여행을 떠났다면, 오후 7시가 넘어 성벽으로 이뤄진 중세 도시에 도착해 빈속으로 호텔을 찾아 헤매는 일은 가능한 한 피하라. 자동차는 자갈 깔린 미로를 헤쳐 나갈지 몰라도 당신의 관계는 끝장날 수 있다. 78
+ 이 부분 읽으면서 엄청 웃었다. 왜냐? 진짜 경험했었던 일이니까. 2013년 결혼을 마치고 이탈리아로 신혼 여행갔을 떄 일이다. 베니스에서 피렌체로 넘어왔을 때, 이미 저녁 시간이었다. 아내는 당이 떨어지면 워낙에 예민해지기도 하고, 나 또한 배가 고픈 상황이었다. 호텔을 찾아서 헤매는데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을 세워놓고, 주소를 물어가면서 찾았지만 워낙 외진 곳에 있어서 그런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다 결국 아내의 화가 폭발했고, 나 역시 화내는 그 모습에 폭발했다. 우리는 화가 난 상태로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식당을 찾아 들어가고, 주문을 했다. 화가 풀린건 한참 후다. 티본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조금씩 말을 하기 시작했고, 나올 때는 다시 사이가 좋아졌다는 ㅋㅋ 그때가 떠올랐다. 

-  당분으로 인한 일시적 에너지 상승은 고갈 느낌이 더욱 강해지는 하강기를 동반하며,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 지속적인 자기 절제를 위해서는 저혈당 지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채소나 견과류, 사과, 블루베리, 배 같은 과일이나 치즈, 생선, 고기, 올리브 오일 그리고 ‘좋은’ 지방분을 함유한 음식이 여기에 해당된다. 즉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생리전증후군의 증세도 가벼워진다. 당분이 높은 음식과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을 과일과 채소, 통밀 등으로 교채하자 탈출 시도나 폭력 행위를 비롯한 여러 문제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80
+ 무슨 책을 보느냐 보다 무엇을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 말에 공감이 되었다. 내가 가장 신경쓰지 않는 것. 먹는 것과 움직이는 것. 언제나 그 부족함을 지적은 하지만, 행동은 더딘 나다. 설탕이 아니라 ‘좋은 음식’이 포도당에 좋은 대안이 된다는 건 기쁜 소식이다. 이 글을 보지 못했다면, 설탕을 계속 탐식하는 나를 너무 쉽게 용인하는 일이 벌어졌을 테니. 

- “피로할 때는 잠을 자라” ... 수면 결핍은 포도당 활성화 과정을 방해하고 단기적으로는 자기 절제력을 잃게 하며 장기적으로는 당뇨의 위험을 높인다. 최근의 연구에는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한 직장인은 비도덕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81
+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6-7시간은 자려고 하는데, 그건 정말 잘하는 것 같다. ㅋㅋ

3. 체크리스트의 간략한 역사
- 자기 절제의 첫 번째 단계는 분명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 하지만 우리 대부분이 안고 있는 문제는 목표의 결핍이 아니라 과잉이다. 우리는 하루 종일 어떤 장애물도 없이 달성하기 어려운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84-85

- 통제 집단인 경우 조가 커피숍에 앉아 생각하는 ‘미래의 시간’은 보통 일주일가량의 미래인 데 비해, 헤로운 중독자의 경우에는 겨우 한 시간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 이러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사고의 지평은 모든 종류의 중독자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 단기적인 생활 태도는 중독성을 불러올 가능성이 많으며, 중독에 빠져 빠른 보상에만 집중함으로써 삶의 관점이 또다시 좁아진다. 93
+ 이 실험도 재미있었다. 미래의 시간이 다 다를 수 있구나. 중독에 걸린 사람은 정말 오늘만 사는 것 같긴 하다. 삶의 관점은 좁아지고, 이런 말만 반복하겠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뭐, 하고 싶은거 하고 죽어야지. 그건 아주 놀라운 합리화다. 사실 그런 사람일수록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난 생각한다. 되려 진짜로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뭐’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하루를 허투로 보내지 않는다. 오늘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오늘을 산다. 가짜로 오늘만 사는 사람과 진짜로 오늘만 사는 사람의 차이는 이처럼 크다. 

- 프랭클린의 결로은 이렇다. “전체적으로 내가 그토록 열망하던 완벽함에 한 번도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 노력 덕분에 더 행복하고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었다.” 96
+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에도 나오는 말. 

-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이어야 할까? .... 연구자들은 매일매일의 계획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실험에 임했다. 하지만 이들의 생각은 틀렸다. 학습 습관이나 태도에서 월별 계획을 세운 학생들이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다. ... 월별 계획은 일일 계획보다 장기적으로 잘 실천되었으며, 실험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았다. ... 일일 계획의 또 다른 문제는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 인생이란 계획대로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럴 떄 우리는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월별 계획은 조정이 가능하다. 96-97
+ 지난 번에 와우 수업 때 계획의 변증법을 하면서 나 역시 이런 결론에 이르른 것 같다. 한달 텀이 참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하나씩 행동만 설정하고, 한달에 전체 목표 달성을 체크하고, 일년 단위로 장기적 목표 체크하기. 

- 인간의 기억은 완성된 일과 완성되지 않은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일까? ... 이 연구를 비롯해 수십 년 동안의 실험을 통해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즉 끝마치지 못하거나 완성하지 못한 일은 마음속에 계속 떠오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그 일을 완성하거나 목표를 달성하면 마음속에 남았던 이러한 미진함은 사라진다. 108
+ 나도 왠만한 건 완결 짓고자 한다. 완결을 지을 때 그 머릿 속 깨끗함은 정말 내 삶에 힘을 준다. 하지만 뭔가 미진하게 남아있으면 힘을 뺀다. 완결을 맺는 것! 그게 중요하다. 나에게도, 나의 머릿 속 뇌에게도. 

- 지속적으로 머리를 어지럽히는 생각은 무의식이 끝내지 못한 임무를 끝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었다. 무의식이 의식에게 당장 일을 끝내라고 잔소리하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무의식이 의식에게 ‘계획을 세우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스스로 계획할 수 없는 무의식은 그 대신 의식에게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그리고 기회에 대한 계획을 세우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일단 계획을 세우면 무의식은 의식을 더 이상 채근하지 않는다. 111
+ 모든 일을 완결할 수 없다면 이후에 어떻게 하겠단 계획 세우기! 그것도 아주 좋은 팁이다. 내가 하는 방식이 있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재미있는 글을 많이 볼 때가 있다. 그럼 그걸 읽고 있는게 아니고 그저 링크만 복사해서 모아 놓는다. 하루 정도 시간이 생길 때 링크를 찾아서 스크랩을 많이 하는데 그럴 때 보면 중요한 자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자료도 있다. 그렇게 한번에 모아서 처리하면 훨씬 더 시간을 처리할 수 있단 생각이다. 일단 중요한 일이 아닌 건, 미루자. 그리고 한번에 처리하자. 

4. 결정의 피곤함
- 결정의 피곤함에서 비롯된 문제는 CEO의 경력뿐 아니라 지친 판사 앞에 끌려나온 흉악범의 형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 ... 지칠 때까지 쇼핑을 하다 보면 의지력도 감소하기 마련이다. 현실적인 면에서 이 실험은 장기간 쇼핑의 위험성을 보여주었다. 122

- 판단은 힘든 정신적 영역이다. 판사는 연이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때마다 이들의 뇌와 신체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의지력의 핵심 성분인 포도당을 소모한다. ... 의지력과 결정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결정하는 것 자체가 의지력을 고갈시키기 때문에 더욱더 결정하기가 어렵다. ... 그래서 결정을 유보하거나 회피할 구실을 찾는 것이다. 이때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은 때때로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 즉 죄수를 그냥 감옥에 가두는 것이다. 129
+ 그래서 중요한 결정일수록 ‘피곤할 때’ 내려선 안 된다. 의지력이 고양되었을 때 내리는 판단과 소진되었을 때 판단은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기에. 그리고 분명히 피곤할 수록 소극적이 되는 건 분명하다. 직장인들이 직장을 잘 그만두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 같다. 직장을 그만두기 위해선 엄청난 ‘도전 정신’과 ‘결단’이 필요한데, 평소 일에 치이다 보면 그런 결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이 모이지 않을 것 같다. 하루 하루 먹고 사는데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회사로부터 나를 보호해야 할 것이다. 

- 영리한 마케팅 담당자는 이러한 결정 피로감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 ... 당신의 충동 조절력이 가장 약해지는 시점에 사탕이 보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137
+ 캬. 그래서 마트에 그렇게 사탕이나 콜라가 많이 보이는 구나. 유혹에 넘어가지 못하고 몇번 집어 넣은 적이 있는데, 이젠 속지 말아야지. 이런게 마케팅이라면 참 마케팅하는 사람들은 나쁘다. 그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을 독립시키지는 못할 망정 더 의존하게 만들다니. 

- 단기적인 보상에 대한 유혹을 견디는 것은 부자가 되는 비결일 뿐 아니라 문명의 발달한 비결이기도 하다. 인류 최초의 농부가 곡식을 바로 먹어버리는 대신 밖으로 나가 씨를 뿌리기 위해서는 대단한 의지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137
+ 장기적 관점, 관계적 시야가 아니라면 어찌 씨를 뿌릴 수 있었을까? 처음에 그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동물이나 곤충들 중에서 ‘사회적 집단’을 가진 무리들은 모두 ‘미래’를 준비한다. 벌도 그렇고 개미도 그렇다. 사회와 개인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그게 ‘의지력’과 어떤 관계가 있는걸까? 재미있는 주제다. 





5. 돈은 다 어디로 갔는가
- 자아인식은 어떤 도움이 될까? 가장 탁월한 해답은 심리학자 찰스 카버와 마이클 샤이어의 핵심적인 통찰로부터 나왔다. 즉 자아 인식이 자기 조절을 돕기 때문에 ‘진화했다’는 것이다. ... 거울이라는 존재가 사람들의 모든 행동에 커다란 차이를 가져왔다. 거울을 통해 자기 모습을 보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기 보다 자신의 가치관을 따르는 경향이 커진 것이다. ... 거울은 사람들이 좀 더 열심히 실험에 몰두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또한 누군가가 어떤 일에 대한 의견을 바꾸라고 강요하자 거울 앞에 있는 사람은 여기에 저항하고 자기 의견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147
+ 거울은 사람을 멈추게 만든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모습과 자아 이미지를 비교하게 한다. 자기 성찰이 바로 그런 매커니즘에서 펼쳐진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거울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사람은 자신의 영혼을 불러오게 되고, 그러한 조건에서 우린 자신의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아차린다. 우리에겐 거울이 필요하다. 그 거울을 깨끗하게 닦고, 자주 불러오는 것은 우리의 숙제다. 

- 그는 5시 30분에 일어나 커피를 마신 다음 목소리를 가다듬기 위해 전날 쓴 원고를 30분 동안 읽었다. 그리고 두 시간 동안 30분 동안 책상 위에 놓인 시계를 보면서 글을 썼다. 그는 25분마다 250단어를 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했다. 쓴 단어를 일일이 헤아려 확인한 것은 물론이다. 트롤럽은 “시간이 흐르자 자동적으로 250단어가 튀어나왔다”고 회상했다. 148
+ 명장들에게서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습관. 일정한 시간을 규칙적으로 나에게 선사하기. 바쁘단 핑계로 가장 못하고 있는 나의 부덕. 

- “천재 작가라면 이런 집필 방식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난 한 번도 나 자신이 천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천재라고 생각해도 이 같은 속박을 택했을 것이다. 불복종을 허락하지 않는 법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 이는 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는 것과 같은 힘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작아도 매일 하다 보면 헤라클레스가 단숨에 해치운 일 이상을 이룰 수 있다.” 149

- “나는 내 문학 경력을 통틀어 한 번도 창작 작업에 늦은 적이 없다. ‘모방’에 대한 불안에 시달린 적도 없다. 필요한 시기보다 훨씬 빨리 완성한 원고가 항상 내 책상 안에 들어 있었다. 이 모든 것은 날마다 그리고 매주 작업한 분량을 꼼꼼하게 기록한 조그마한 일기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올해 나에게 영향을 미친 단어 중에 하나가 ‘치약’이다. 아마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거 같은데, 짜면 쭉 나오는 치약이 되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존재가 되는 것. 그러한 몸을 만드는 것이 올해 하고 싶었던 일 중의 하나였는데 아직 멀었지만 작년보단 나아졌다고 본다. 예전에는 글을 쓸려고 딱 앉으면 무슨 말을 써야 할지 꽤 시간이 걸렸는데 그래도 이젠 뭐라도 무슨 말이라도 주절주절 거리는 힘은 생겼으니까. 

- 이런 종류의 비교는 당신이 자신만의 자료를 다른 이들과 공유할 경우 더욱 그 힘이 커진다. ... 견고한 심리학적 원칙, 즉 “공공 정보는 개인적인 정보보다 효과적이다.”는 원칙을 실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다른 이가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쓴다. ... 게다가 한 사람이 아닌 온 세상이 당신의 행동이 알려진다면 변명은 더욱 어려워진다. 157
+ 나에게 이러한 채널은 바로 ‘블로그’다. 블로그에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 일상과 이런 저런 생각들을 공유한지 몇 년이 되는데 그게 꽤 큰 ‘나침반’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정말 그렇게 살고 있나? 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걸 실천에 옮기는지 지켜보는 눈이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분명 도움이 된다. 

6. 의지력은 강화할 수 있는가
- 예상 외로 가장 훌륭한 결과는 올바른 자세를 연습한 집단에서 나왔다. 아주 귀찮은 충고는 예상보다 훨씬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부정한 습관을 극복함으로써 학생들은 의지력을 강화할 수 있었고, 자세와 상관없는 다른 과제들도 더 잘해낼 수 있었다. ... 특히 성실하게 충고를 따른 학생에게 발전은 더욱 두드러졌다. 169
+ 하나의 의지력이 다른 영역에서도 발휘될 수 있다는 점. 예를 들면 운동하던 사람들이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도 다른 영역에서 두각을 보일 때가 있는데, 아마 그런 힘이 아닐까.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훈련’에 익숙해졌고, 자기조절력도 향상되었을 거라 예측해 볼 수 있다.

- 한 분야에서의 자기 절제 훈련이 삶의 모든 부분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 비싸고 신선한 음식이나 건강한 음식 대신 돈을 아끼기 위해 싼 식료품의 유혹에 굴복할 것이라는 연구자들의 예상은 여기서도 빗나갔다. 오히려 이들은 전체적인 자기 절제력이 향상되어 건강한 식료품이 기꺼이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175

- 놀라운 의지력을 소유한 블레인조차도 자기 절제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처리할 때는 우리와 똑같은 문제에 직면한다. 즉 며칠이나 몇 주 동안이 아닌 몇 년에 걸친 꾸준한 자기 훈련이라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인내심에서 비롯된 기술이 필요하다. 181
+ 의지력은 주의 훈련으로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의력 또한 한계는 있다. 이후에 언급되겠지만, 가장 강력한 의지력 훈련은 바로 ‘정체성’과 ‘관계’의 힘이 아닐까. 올바른 자아이미지가 갖추어진 상태에서 주의를 강화시키는 간단한 훈련들을 거듭하는게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7. 어둠의 심연에서 스스로 벗어나기
- 글을 쓴다는 행위는 일종의 선체적 예방 조치로써 스탠리가 의지력을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용한 전략이었으며, 이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한 전략의 핵심은 자신을 도덕적으로 묶어두는 것이다. ... 대중적 페르소나를 창조한 스탠리는 스스로 그에 맞는 삶을 강요했다. 194
+ 자신의 자아 이미지를 형성하고, 그게 도달하기 위해서 부단 애를 쓰는 것. ‘자아와의 간격'이 지나치거나, ‘가짜 자아 만들기’에 혈안 되지만 않는다면, 그 방법은 좋다고 본다. 하지만 여기서 ‘가짜 자아’를 만들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절제를 발휘하는 삶은 고통이다. 자기 절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짜 자아’와 ‘가짜 자아’를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이 아닐까. 그러한 바탕 위에 절제를 발휘할 때 더 빛날 수 있을 것 같다. 

- 어떤 교수들은 준비가 될 때까지 자료를 수집한 다음 한꺼번에 집중적인 에너지를 발휘해 1-2주 몰아서 집필했다. 또 다른 교수들은 꾸준한 속도로 하루에 1-2쪽씩 집필하고, 어떤 이들은 그 중간의 방식을 취했다. 몇 년 후 교수들을 추적해 본 결과, 보이스는 그들의 지위가 현격하게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루에 1-2쪽씩 꾸준히 집필한 교수들은 업무적으로 상당히 훌륭했고 대부분 종신교수가 되었다. 하지만 이른바 ‘폭풍 집필’을 한 교수들은 성과가 훨씬 나빴다. 많은 이들이 중간에 자리를 잃었다. 따라서 젊은 작가와 촉망받는 교수들에게 하고 싶은 충고는 이러한 결과와 다르지 않다. 즉 매일 집필하라. 204
+ 이런 맥락의 단락은 나에게 참 중요하다. 매일 하는 것의 소중함을 매일 매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그의 접근 방식에는 자기 절제의 올바른 원칙이 있었다. 즉 고귀한 생각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 종교적인 사람들이 자기 절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보이고, 스탠리 같은 무신론자들이 다른 종류의 초월적 개념이나 극기 훈련 등을 통해 힘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스탠리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자신이 ‘신성한 사명’을 부여받았다는 강한 믿음이었다. 212
+ 앞서 말했지만, 나는 이 부분이 바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단계가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장발장이 자신이 누구임을 고백했을 때라던지, 자베르를 살려줄 때라던지.. 그런 선택에 순간에서 엄청난 결단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르게 형성된 자아 정체성은 결정을 돕는다. 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돕는다. 

8. 알코올 중독자 에릭 클랩튼과 메리 카의 금주에 성스로운 존재가 도움이 되었을까
- AA 역시 분명하고 성취 가능한 목표를 성취하도록 회원들을 돕는다. ... 또한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혹은 매일 연락하는 후원자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또한 강력한 모니터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 AA에 대해 좀더 긍정적으로 설명하면, 모임이 사회적 도움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 AA모임에 만나는 사람들 자체가 12단계나 신에 대한 믿음보다 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즉 사람들이 바로 신인 것이다. 224
+ 정체성 보다 한 단계 위의 수준이 있다. 바로 ‘관계성’이다. 나는 누구와 관계 맺고 있는가? 그들은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나는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인간은 결국 가장 강력한 사회적 동물이며, 관계 속에서 다양한 자아를 출현시킬 수 밖에 없다. 직장에서 아무리 힘들어도 아버지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은 '아내와 아기'가 주는 힘이고, 내가 힘들 때 날 무너지지 않게 만들어 준 것도 바로 ‘가족’이 주는 힘 때문이다. 우리는 각기 떨어져있지만 깊숙한 곳에선 서로 연결된 군도처럼 존재한다. 홀로 떨어진 섬이란 없다. 

- 연구자인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와 제임스 파울러는 습관 개선에는 전염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담배를 끊이면 나머지 한 사람도 끊을 확률이 크게 높았다. ... 혼자 사는 사람들은 계속 흡연하는 데 반해, 대부분의 비흡연가와 생활하는 흡연자는 담배를 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비만 연구에서도 사회의 영향을 이와 비슷하게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229
+ 아마 '행복은 전염된다'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것일 것이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사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이 사실은 사실 엄청난 비밀을 밝히고 있다. 나의 변화는 내 주변의 변화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것. 나는 세상에, 세상은 나에게 의존하는 관계라는 것. 그리고 나는 그 모든 변화의 시작점이자 주체라는 것. 외부란 없다는 것. 하나하나가 너무도 중요한 앎들이다. 그 앎을 내 삶으로 체화시키고 싶다. 나의 변화로 주위가 변화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싶다. 

- 중요한 것은 종교가 자기 절제의 핵심적인 두 가지 메커니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의지력과 모니터링 기능 향상이 바로 그것이다. ... 독실한 신자들은 기도하기 위해 일상적인 활동을 멈추는 자기 절제 훈련이 생활화되어 있다. ... 종교는 또한 행동을 모니터링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는 자기 절제에서 또 다른 중심적인 단계 중 하나다. 신앙심 깊은 사람은 때때로 누군가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 그들은 대체로 다른 사람의 시선에 예민하다. 즉 자신이 속한 공동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다. 교회에 규칙적으로 참석하는 사람이라면 공동체의 규범이나 규칙에 따라 행동을 조절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230 - 233
+ 나는 교회를 다니진 않지만, 교회 시스템은 극찬하는 편이다. 밥 먹기 전에 기도하는 것도 얼마나 좋은 자기 절제 ‘습관’인가. 일주일에 한번 모이는 것도 그렇고, 그 안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도 모두 모두 너무도 훌륭한다. 물론 그 시스템을 악용해서 오로지 ‘친목질’에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훌륭하다. 그리고 이건 종교성을 떠나서 모든 영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도움이 되는 구조이자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런 모델을 꿈꾸고 있고. 

- 심리학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혹은 인맥을 쌓기 위해 종교 활동이 참여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신앙인에 비해 자기 절제력이 그다지 높지 않음을 발견했다. 234
+ 어디에나 존재하는 예외들. 

9. 강한 아이로 키우기
- 대체로 자아는 높은 자존감의 덕을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대가는 오만함이나 자만 같은 부작용을 감당해야 하는 타인이 치르는 경우가 많다. 247
+ 이 단락은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일단 번역에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존감’은 사실 맥락적으로 보면 ‘자신감’에 가깝다고 본다. 자존감과 자신감은 천지 차이다. 여기서 부턴 내 생각이지만 일단 말해본다. 자존감은 ‘비교로 인한 우월감’에 기반하지 않는다. 그건 자신감의 영역이다. 자존감은 오로지 ‘자아 효능감’에 기초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믿을 때 자존감은 향상될 수 있고, 예를 들면 ‘뭐라고 하나라도 잘 하는’ 아이들은 그 영역에서 만큼은 ‘자아 효능감’을 발휘하고, 그것은 자신을 지켜주는 자존감 형성을 돕는다. 나의 경우엔 ‘책 읽는 것’이었다. 운동도, 음악도 못하는 내가 만약 책 까지 안 읽었더라면 나는 아주 낮은 수준의 자존감에 허우적 거렸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감의 뉘앙스는 좀 다르다. 자신감은 ‘타인으로 오는 효능감’에 가깝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내가 이렇게 책을 읽고 있는데, 다른 애들은 나보다 못 읽는걸 본다. 그럴 때 ‘자신감’이 생긴다. 아, 내가 이렇게 잘 읽는구나! 라는 오만함과 자만도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존감과 자신감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여기선 같이 쓰인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 자존감은 ‘오만 혹은 자만’과 어울리는 단어도, 개념도 아니기에. 

- 아시아 일부 문화권에서는 일찍이 미국이나 다른 서구 문화권에 비해 자기 절제라는 덕목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 미국 토박이 엄마들의 고나심사는 자녀의 자존감을 고취하는 것이었다. 반면 중국 엄마들이나 ‘중국식 자녀 교육’을 자신의 책 <타이거 마더>를 통해 열렬히 변호한 에이미 추아는 이런 주제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253
+ 이 단락은 정말 비판할 점이 많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타이거 마더’는 애착 육아 관점에선 빵점의 책이다. 관점이 다르다는 말이다. 일단 육아 자체가 정답이 없다. 뭐가 좋으니 뭐가 안 좋으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애착도 마찬가지. 하지만 자기 절제에 방점을 찍는 육아가 다른 육아에 비해서 더 좋다라고 말하는 건 어패가 있다. 자기 절제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이해해볼 수는 있지만, 균형잡힌 설명은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알기에 ‘정서적인 공감과 배려’를 존중하는 방식이 아이의 자존감을 더 길러준다고 알고 있고, ‘엄격함과 훈육’을 기반으로 한 타이거 맘은 되려 아이의 자존감을 해치고, 심하게는 자녀에게 의존하는 ‘헬리콥터 맘’을 양산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고 들었다. 일부 뉴스에서도 아시아계 미국인의 성공은 강업적 양육이 아니라 가족 차원의 노력과 자녀의 호응이 결합할 때 나오는 성과라고 하면서, 단순히 ‘양육’에의 편향성은 일축했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의 관점만 이야기하는 건 좀 아쉬웠다. 

- 부모가 반드시 지켜야 할 세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바로 엄격함과 민첩성 그리고 일관성이다. ... 연구자들은 가혹한 처벌이 문제 해결에 예상 외로 효과적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 오히려 처벌 속도가 더 중요한 요소로 밝혀졌다. 256
+ 이 부분은 상당히 공감했다. 속도와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라는 것. 하지만 그게 정말 어렵다는 것. ㅠㅜ

- 보상과 관련해 가장 강력한 논쟁은 심리학자들이 과잉 정당화 효과라고 일컫는 것으로서 요컨대 보상 때문에 놀이가 일로 변한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좋아하는 일에 보상을 받기 시작하면 그 일을 돈을 벌기 위한 노동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 우리는 이 논리에 찬성할 수 없다. 첫째, 성적에는 이미 외부적 보상의 성격이 있다... 둘째,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잘 하는 것은 성인에게 중요한 요소이므로 성적을 잘 받아서 돈을 받는 것도 어찌 보면 성인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일 수 있다. ... 돈은 가치를 상징한다. 263
+ 책을 읽으며 가장 화가 났던 부분이다. ‘성적을 잘 받아서 돈을 받는 것도 어찌 보면 성인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일 수 있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는 속으로 ‘헐’이라고 외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모든 것이 화폐로 교환될 수 있다는 ‘의심없는 인식’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란 책에서도 보상과 처벌이 주는 부작용을 책 내내 이야기 하고 있고, 나 역시 초등학교를 돌아다니면서 그 부작용을 수 없이 목격하고 있다. 나는 수업할 때 상품이나 보상이 없다. 가장 잘 하면 크게 박수를 쳐줄 뿐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계속 나한테 뭘 달라고 한다. 상품 없냐고 한다. 왜 상품이나 보상이 그들을 움직이게 해야 하나? 그 즐거움은 학습의 즐거움을 뺐는다. ‘과정’을 보지 못하고 ‘결과’만 보게 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렇게 주장할 수 있는지. 솔직히 말하면 이번 단락은 책 전체적인 신뢰성 마저도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아쉬웠다. 마지막 문장도 헐이다. ‘돈은 가치를 상징한다’ 무슨 소리인가? 언제 돈이 가치를 상징한 적이 있었는가? 돈은 가치 판단의 매개체가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음을 저자에게 꼭 말하고 싶다. 

10. 다이어트에서 최악의 상황
- ‘아무렴 어때 효과’라고 일컫기도 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보통 하루에 섭취하는 최대 칼로리에 대한 일정한 목표가 있다. 그런데 실험실에서 마신 큰 밀크셰이크 두 잔처럼 예상치 못한 이유로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그날의 다이어트를 실패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늘은 이미 마음속으로 다이어트에 실패한 날이라고 여기므로 그다음엔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284
+ ㅋㅋㅋ 웃기다. 나도 그럴 때가 있다. 이미 망한 날은 완전히 더 망가뜨릴 때가 있는데, 그걸 전문 용어로 '아무렴 어때’라고 한다니.. 

- 이들은 과체중 때문에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다이어트는 신체를 내부가 아닌 외부의 신호에 의존하도록 만든다. ... 결국 언제 먹고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신호 체계가 무너지고 만다. 특히 일정한 양을 정확하게 먹어야 하는 다이어트를 할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287

- 계속되는 유혹에 저항하려면 잃어버린 의지력을 되찾아야 한다. 하지만 의지력을 재충전하려면 포도당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영양학적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290
+ 재미있는 역설적 관계. ‘포도당’ 중독을 벗어나기 위해선 ‘포도당’이 필요하다는 사실. 그 해답은 사실 앞서 나왔던 거 같다. ‘건강한 음식’이 답이라는 것. 포도당 섭취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면 그나마 해답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 매일 체중을 재는 사람들은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것을 훨씬 성공적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 ... 왜 수감자들은 살이 찔까 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 연구하던 중 아주 단순한 관찰과 감독 조차도 확연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죄수들이 허리띠를 하지 않고 몸에 달라붙는 옷 또한 입지 않기 떄문이다. 297
+ 거울이 없으면 누구나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어떤 실험 중에 이런 것도 기억난다. ‘권력의 사다리’를 올라가면 갈 수록, 공감 능력은 더 줄어든다는 것. 왜냐하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주위 사람들이 ‘거울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관리 감독을 받지 않으니, 자제력은 더욱 무너지고, 게다가 결정해야 할 일은 많기에 의지력 소모는 크다. 올라갈수록 망가지기 쉬운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견제받지 않는 조직은 반드시 부폐하고 만다는 사실을 잊어버려선 안 될 것이다. 

- 디저트를 거부하는 데는 의지력이 필요하지만, 마음에게는 “절대 안돼”라고 말하는 것보다 “나중에”라고 하는 편이 훨씬 부담이 적은 것이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갈망도 줄거들고 실제 섭취도 줄어든다. 304




11. 결론 : 의지력의 미래 
- “우리는 관리자와 직원들에게 일주일에 간단히 세 개 정도의 목표를 세우라고 합니다. 세 개 이상의 목표를 세우면 안 되고, 세 개 미만이라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매주 지난 주에 한 일을 확인하면서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이번 주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를 각각 세 개씩 정하지요. 자신이 세운 목표 중 하나나 두 개 정도만 달성하고 나머지는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목표를 끝마치지 못한 상태에서는 다음 목표로 건너뛰지 못합니다. 이런 방법은 단순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것을 엄격하게 지키도록 해줍니다.” 321
+ 아주 좋은 전략이다. 하기로 한 것을 하지 않을 때는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 나도 이렇게 해야 겠다. 

- TV쇼가 너무 재미있게 일에 집중할 수 없다면, 나중에 다시 시청하겠다는 마음으로 녹화해두라. ... 나쁜 습관을 미룰으로써 나중엔 그 일의 특별한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324

- 그는 매일 아침 체계적으로 작업했다. 챈들러는 전문 작가라면 최소 하루에 네 시간 정도는 자신의 일을 위해 시간을 비워둬야 한다고 믿었다. ... “글을 쓰든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마라. ... 그러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326
+ 이것도 좋은 전략이다. 아예 시간을 비워두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글을 쓰든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가 얼마나 힘들어진 세상인가? 그걸 지킬 수 있다면 정말 대박이다. 일단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자기 절제의 여러 가지 장점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은 바로 의지력이 강한 사람은 무엇보다 이타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자선 단체에 더 많이 기부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갈 곳 없는 사람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 내면의 절제는 타인에 대한 친절함으로 이어진다. 332
+ 포커스란 책이 있다. 감정 지능으로 유명한 다니엘 골만이 쓴 책. 그 책에서 ‘주의력’과 ‘공감’ 관계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들이 많다. 세세하게 다 기억이 나진 않지만 결론은 이러했다. 결국 사람은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만큼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의력’은 사실 ‘자기 절제력’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주의가 산만한 사람일수록 장기적으로 보기가 어렵고 절제도 힘들다. 그리고 그런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주의를 기울이기도 어렵고, 더불어 공감어 어렵다고 한다. 참 생각할수록 우리의 삶, 모든 영역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게 아닐까 싶다. 




독서 후 성찰

나에게 이 책은 좋은 타이밍에 읽은 ‘선물 같은 책'이다. 왜냐? 최근 들어 나의 의지력(자기 절제력)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시점이었고, ‘명확한 분별력’이 없었기 때문에 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일도 적지 않았기 떄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의지력’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이런 종류의 책도 오랜만에 읽어본다. 이런 종류라고 하면 뭐랄까. 수많은 연구와 사례들로 이루어진 양질의 자기계발 책을 말한다. 최근에 기억나는 책들은 ‘습관의 힘’, ‘스위치’, ‘드라이브’ 등이 있다. 예전에는 사실 이런 종류의 책들을 많이 읽었었는데 말이지, 작년인가 부턴 정말 좋다고 알려진 책들만 드문드문 보는 편이다. 다시 한번 느꼈다. 역시 책은 편향되게 봐선 안 된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이런 연구 결과 및 객관적 데이터가 가득한 책을 보니 되려 시원해지는 느낌도 받았다. 물론 과학의 한계가 있기에 100% 객관적 진리를 실험을 통해 발견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가설과 실험에 기대어 진리에 접근하겠다는 자세’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접근을 지지한다. 

중간 중간 글에서도, 그리고 수업축제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9월을 상당히 만족스럽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 까닭을 찬찬히 돌아보면, 역시 ‘의지력의 발휘’와 ‘모니터링’이 한몫 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루에 하나씩 정하고, 그것을 하는 것. 아주 간단한 실험이지만, 그것이 지속되면서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면서 나는 즐거움을 느꼈다. 내 의지력이 발휘되고 있다는 사실도 기뻤고, 수업에 나왔던 지식을 실천에 옮긴다는 사실도 성취감을 주었다. 그렇게 9월이 끝나고 10월이 왔다. 나는 더욱 고양되었고, 특히나 친밀감을 읽고 너무나 감명을 받은 터라 판을 키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프로젝트를 하나 더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이름하야 ‘친밀함 프로젝트’. 내가 정말 어려워하는 과제를 스스로에게 주었다. 하루에 한명을 떠올리고, 가급적 연락하기. 의도도 좋았고, 아주 훌륭한 프로젝트란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시기였다. 10월 들어서 나는 더욱 바빠진 일정을 보낼 수 밖에 없었기에.. 

10월에 원래 주어진 수업 일정은 32개였다. 꽤 많은 수업이지만, 그래도 초반에는 괜찮았다. 이미 일정이 나와있었던, 예상 가능했던 수업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변화든 예상 가능할 때는 스트레스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10월 7일, 아는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갑작스런 캠프 일정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또 하나의 소식. 예산 문제 때문에 11월부터 초등학교 수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 이런 일들이 동시에 펼쳐졌다. 나는 고민해야 했다. 원래 11월, 12월에 하기로 했던 곳에서 수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 어느 정도 타격이 생기기에, 내 힘이 닿는한은 최대한 힘을 써봐야 했다. 그래서 오는 강의 요청은 왠만해선 막지 않았다. 그렇게 3일이 추가되었다. 일정이 없는 와중에 3일이면 별로 커 보이지 않지만, 나름 빡빡한 일정에서 그나마 숨을 돌릴 수 있는 3일이 사라지니, 나도 나름대로 신경이 쓰였나 보다. 그렇게 이런 저런 일정이 변경되면서 성찰일지와 자기절제 프로젝트도 꼬이기 시작했다. 친밀함 프로젝트는 시작도 못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10월 중순부턴 아예 신경을 끊고 살아가기 시작했고, 수업 중 왔다 갔다 하면서는 게임 방송이나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마 자아가 고갈된 상태가 많았을 것이다. 성찰 일지도 올해 중에선 가자 많이 밀렸다. 한번 쓰는 것을 놓치기 시작하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 에라이 될 대로 되라지. ‘아무렴 어때’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전반적 이야기들이 더욱 쏙쏙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허긴 10월에는 유난히 ‘단것’도 많이 사먹은 것 같다. ㅎㅎㅎ 그렇게 정신 못 차리고 있다가 10월 말이 되어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어느 정도 바쁜 일정이 사라지자 ‘성찰’이 시작되었다. 사실 성찰보단 ‘반성’을 더 많이 했다. 중간 중간 분명 깨어있을 수 있는 시기도 있었음에도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은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내 의지력의 빈약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아직 2-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만한 의지력은 기르지 못한 것이다. 그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책에서 말하는 요지를 나름대로 정리해 보자. 의지력은 은유가 아니다. 분명히 실제적인 힘에 가깝다. 온갖 유혹이 가득한 현대 사회에서 ‘의지력’을 보존하는 건 필수에 가깝다. 그렇담 의지력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우리의 뇌에서 오고, 뇌는 ‘포도당’을 필요로 한다. 당분은 에너지 상승을 가져다 주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한 음식’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자기 절제의 시작은 ‘목표 설정’이지만, 중요한 것은 ‘적절한 목표’다. 자기 절제의 적은 ‘결정’이다. 결정의 피곤함은 우리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꼭 기억해야 할 사항이다. 이처럼 ‘의지력’은 우리 삶에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 힘을 어떻게 키울 수 있는가? 저자는 3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거울 - 정체성’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수록 의지력을 발휘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둘째 ‘습관’이다. 한 분야의 의지력은 다른 분야로도 확장되기에 사소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주효한 전략이다. 마지막 ‘관계’다. AA그룹처럼 자신의 의지력을 체크하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굉장한 힘이다. 인간은 결국 혼자서 스스로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구성하기에 더욱 그렇다. 

뭐, 아쉽지만 그럴 때도 있다. 언제나 인생은 계획보다 크기에, 좌절하지 말자. 아니, 되려 감사하게 생각하자. 지금이라도 돌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에 말이다. 나의 한계를 분명히 알고, 그로부터 가능성을 도모하는 행동은 더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리라 확신한다. 이러한 교훈을 얻은 것이 11월 초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11월에 새롭게 시작하는 훈련이 있다. 바로 태극권 훈련이다. 자세가 좋지 못한 까닭에 예전 부터 태극권을 배우고 싶었는데, 11월 중순부터 일정이 그나마 여유가 생기므로 약간 무리해서라도 운동을 시작하고 싶었다. 주의력을 기르고, 자세를 바로 잡음으로서 전반적인 자제력이 길러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 지속하는 훈련은 ‘자기 조절력 프로젝트’다. 좀 더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스마트폰 시간을 체크하는 앱을 깔기도 했고, 일부러 홈 버튼을 누르지 않기 위해서 (자각하기 위함임) 새로운 기능을 설정하고 있다. 또 하나의 작은 습관도 정했다. 걸을 때는 음악도, 팟케스트도 듣지 않고 그냥 걷기로. 언제나 뭘 하면서 걸어가다 보니, 걷는 것 그 자체에 대한 즐거움이 사라졌단 생각이 들어서 그런 조치도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소소하게 일상을 바꿔가는 느낌이 참 좋다는 걸 느낀다. 책은 다 읽었지만, 나의 의지력을 재발견하는 시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저자에 대하여 

주관적 저자조사 
이번에도 같은 저자다. 이번에는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저자에 대한 글을 써볼까 살짝 고민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책 연금술사를 읽고 파울로 코엘료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주인공’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조언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지난 번엔 순례자의 곁을 지키는 페트루스를 통해 드러내었다면, 이번에는 살렘의 왕, 크리스탈 가게 주인, 영국인, 낙타몰이 꾼, 연금술사, 그리고 성장하는 산티아고 자신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그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그의 주장을 잘 드러내는 문장을 몇 가지 추려 보고 연결해 보기로 했다. 

“어쨌든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임무지.” “자네의 삶이 자네가 자아의 신화를 이루며 살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일세.” “마크툽.”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지금 당장 저곳으로 가지 않는 거죠?” “지금은 잘 시간이니까.” “밤새 자네를 기다렸어. 그는 첫별이 뜰 때 나타났지. 아제껏 당신을 찾아다녔노라고 말했지. 그러자 그가 납을 금으로 변하게 해본 적이 있느냐고 묻더군. 내가 배우고 싶었던 게 바로 그거라고 대답했지. 그랬더니, 직접 한번 해보라는 거야. 그게 다였어.” “그대의 용기를 시험해본 것이네. 용기야말로 만물의 언어를 찾으려는 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니.”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부터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그대가 이미 알고 있던 것을 깨우쳐주었을 뿐이지.” “만일 내가 미리 일러주었더라면, 그대는 정녕 피라미드를 보지 못했으리니. 어땠나? 아름답지 않던가?” 

그는 말한다. 삶은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 사실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고. 하지만 우린 서둘러서도 안 된다고. 누군가에게 의지해서도 안 된다고. 직접 해야 한다고. 용기야 말로 우리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가혹한 시험을 이겨내야, 자아의 신화를 이룰 수 있다고. 그리고 그걸 해낼 수 있는 힘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설사 보물을 발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 꿈을 이루어내는 과정이 이미 우리에게 충분한 보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파울로 코엘료는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자아의 신화를 살 수 있다고. 나도 살고 있으니 당신도 살라고 말이다. 그 말을 듣고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그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이다. 나도 그러하고 싶다. 




가슴에 남는 글

1부

- “저 녀석들은 이제 내게 너무 익숙해져서 내 일과시간을 훤히 꿰뚫고 있지.” 산티아고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어쩌면 그 반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티아고 자신이 양들의 일과에 익숙해진 것인지도 모를 일이니까. 20 
+ 나에게도 첫 번째 도약은 분명히 있었다. 매번 언급하는 2009년의 사건, 내 전공을 포기하면서 한번 나의 길로 도약했던 사건이 바로 그 도약이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온지 벌써 5년이 지났다. 이제 나의 일과시간은 내 주위 사람들에게, 심지어 나에게도 꿰뚫어지고 있다. 어쩌면 그 도약 역시 익숙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 “양치기들이 책을 읽지 않는 건 책보다 양들이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때문이겠죠.” 
산티아고가 대답했다. 22
+ 책보다 양들이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는 말을 나는 믿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그 거대한 세상을 다 말하지 못함에도, 나의 채널은 대부분 책에 머물러 있었다. 그나마 올해 들어서 좀 더 넓은 세상을 만지고, 맛보고, 듣고, 보려고 애쓰지만, 아직은 머물러 있다. 나의 두번째 도약은 아마 ‘책’을 넘어서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 “아버지, 저는 세상을 두루 여행하고 싶습니다."
“… 하지만 우리 중에 떠돌아다니며 살 수 있는 사람은 양치기밖에 없어."
“그렇다면 전 양치기가 되겠어요."
아버지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버지는 주머니를 하나 건네주었다. 스페인의 옛 금화 세 개가 들어 있었다. 
“언젠가 들에서 주운 거란다. 네 이름으로 교회에 헌금할 생각이었지. 이것으로 양들을 사거라. 그리고 세상으로 나가 맘껏 돌아다녀. 우리의 성이 가장 가치 있고, 우리 마을 여자들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 배울 때까지 말이다.” 아버지는 축복을 빌어주었다. 27
+ 훌륭한 아버지다. 자식이 떠난다고 할 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적절한 도움을 주고, 축복을 빌어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이자 용기가 아닐까? 나의 여정에 빗대어 볼 때도 가장 큰 지지는 부모님으로 부터 나왔다. 그렇다고 우리 부모님이 내가 하는 걸 다 이해하고, 격려하고, 도와준 것이냐? 그건 아니다. 아직도 내가 뭐 하면서 뭘 가르치면서 지내는지 명확하게 아시리라 생각친 않으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내 스스로 판단한다고 했을 때 절대 막으시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나의 길을 미리 정하시거나, 간섭하시지도 않았다. 학창 시절에 공부할 때도 그랬다. 억지로 무언가를 시키시거나, 공부로 스트레스 주는 경험은 거의 없었던거 같다. 혹시 있었다 하더라도 내가 그런 유사한 기억이 거의 없는 걸 보면, 없었던 것으로 간주해도 좋을 듯 하다. 어쨌든 그것으로 다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명과 암이 있다. 사실 옛날에는 다 그랬지만 청소년기에 나는 우리 부모님의 관심과 보살핌이 조금 부족한 편이라고 느꼈다. 20대에도 부모님과 사이가 좋았다고 말하긴 어렵고. 나이가 들고 요즘 들어서 사이는 확실히 더 좋아졌다. 관심이 적어도, 넘쳐도 모두 문제다 문제.)  

- “꿈을 풀이해달라고 온 게지. 꿈이란 곧 신의 말씀이지. 신이 이 세상의 언어로 말했다면 나는 자네의 꿈을 풀어줄 수 있어. 그러나 만약 신이 자네 영혼의 언어로 말했다면 그건 오직 자네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다네. 하지만 어느 쪽이 됐건 복채는 내야 해.” 34
+ 나의 꿈은 다른 사람에 의해 이해될 수 없다는 말. 얼마 전에 꿈에 대한 워크샵(심톡)을 준비하면서 꿈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꿈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그거더라. 세상에서 오직 나밖에 모른다는 것. 그렇다. 내가 꾼 꿈을 다른 누구에게 설명을 할 순 있지만, 그 사람에게 경험시켜 줄 수는, 보여줄 수는 없는 법이다. 꿈이야 말로 철저히 개인적인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꿈을 해석하는 것도 자기 자신일 수 밖에 없다. 요즘 자고 일어나서 가급적 꿈 일기를 적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아 글을 쓰면서 인식된다. 요즘 꿈에 선생님을 비롯한 와우가 자주 출현한다는 사실을 ㅋㅋ 이건 무슨 메시지일까 해석 중이라는 사실을 ㅋㅋ 

- 그는 이 마을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 친구를 사귀는 일은 여행의 큰 즐거움이었다. 늘 새로운 친구들과의 새로운 만남. 하지만 그렇게 만난 친구들과 며칠씩 함께 지낼 필요는 없었다. 항상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있으면 그들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버린다. 그렇게 되고 나면, 그들은 우리 삶을 변화시키려 든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바뀌지 않으면 불만스러워한다. 사람들에겐 인생에 대한 나름의 분명한 기준들이 있기 때문이다. 39
+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있으면 그들은 서서히 우리 삶을 차지한다. 이 말은 정말 공감했던 말이다. 나의 경우 커뮤니티에 속했다가, 그곳을 떠난 경험이 몇 번 있다. 꽤 깊이 관여했던 적도 있고, 근처에 머물렀다가 아무도 모르게 쏙 빠져나온 적도 있지만, 어쨌든 몇번의 경험을 통해 인식한 바가 있다. 그것은 바로, 커뮤니티가 주는 명와 암이다. 우선 좋은 점은 굉장히 많다. 우선 나의 관심사에 대해 나눌 때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이곳에선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게 된다. 그리고 나의 어떤 이야기도 이 사람들은 수용해줄 수 있다. 게다가 커뮤니티에는 참 착한 사람도 많고, 능력자도 많다. 그들에게 이런 저런걸 배우면서 성장하는 즐거움은 말도 다 할 수 없다. 그 공통의 정체성과 친밀함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점이 아닐까. 하지만, 빛이 강한 만큼, 그늘도 있다. 우선적으론, 하나의 프레임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프레임은 안에서는 ‘프레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결코 볼 수 없다. 물고기는 물을 인지할 수 없는 것처럼. (하지만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순간 뭔가 커다란 프레임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 커뮤니티는 하나의 공통의 목적을 공유하게 되는데, 그것을 추구할 때는 둘 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내가 다른 생각을 하거나, 그 목적이 내 삶에서 힘을 잃게 될 때 그들 역시 내 삶에서 쉽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 내가 목격한 진짜 문제는 사실 이것이 아니라, ‘리더’에게 의존하는 모습이다. 사이비 종교처럼, 어떤 집단이든 견제할 만한 세력이 갖추어 지지 않을 때 리더는 괴물이 된다. 그건 그의 잘못도 아니다. 되려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시는 사람을 추종하기에 바쁘고, 시간이 지나면서 비판하는 목소리는 차츰 사라지는 것. 마치 종교집단화 되는 것. 그런 것들을 많이 봤다. 그리고 가장 슬픈때가 있다. 바로, 떠날 때다. 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해 버린 커뮤니티가 사라질 때, 나는 나의 한쪽 팔과 다리를 내놓은 것과 같은 상실감과 슬픔을 느꼈다. 아마 밀접한 관계를 이루던 커뮤니티에서 한번 쯤 탈퇴해 본 분이면 공감하시리라. 그 상실감은 쉽게 달래지지 않더라. 

-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게 이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
“어쨌든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임무지.” 46
+ 요즘 이 아름다운 말이 참 많이 악용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쓰리다. 특히 현 우리나라 최고 통수권자이자 반인반신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로 유명한 박근혜는 이 말을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어디에서도 남발함으로써 그 권위를 떨어뜨렸다. 언제나 메시지보단 맥락이 더 우선하고, 더 중요하다. 미디어가 컨텐츠를 좌우하듯. 어쨌든 나는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한다.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하는 사람의 눈에는 모든 것이 기회로 보인다. 지나 다니는 것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기 시작하고, 만나는 사람들의 의미도 재조정된다. 그러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얻는 혜택은 바로 ‘경험치의 축적’이다. 예전에는 쌓이지 않았던 경험치가 그때서야 쌓이기 시작한다. 사람과 사건의 만남이 쌓이고,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서, 레벨업을 한다. 그리고 한참 동안의 시간이 지나면 결과가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것을 어쨌든 삶에서 이루어낼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되리라. 그 간단한 자연법칙을 굳이 신화하하고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여지를 만드는 것을 나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렇게 자신의 내적 욕망을 따라서 사는 사람들의 표정은 주로 밝다. 주위 사람들의 기분은 좋아진다. 그러니 더욱 꿈을 이루어내는 과정은 과속화 될 수 밖에. 이걸, 단순히 우주의 마음이라고 표현하면 뭔가 아쉽다. 

- “저 사람도 어릴 때 떠돌아다니기를 소망했지. ... 어리석게도 사람에게는 꿈꾸는 것을 실현할 능력이 있음을 알지 못한 거야.” ...
“결국, 자아의 신화보다는 남들이 팝콘 장수와 양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린 거지.” 49
+ 자아의 신화를 사는 것의 반댓말은 ‘자아의 신화를 부정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중도는 없다고 본다. 가까워 지거나 멀어지거나. 둘 중의 하나다.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본다. 사실, 자신의 진짜 자아와 하나가 되어서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은 드물다. 다들 각자의 미션과 숙제를 해결하면서 가까워지고자 아둥바둥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실은, 아예 저멀리 도망가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인다. 그 주된 원인은 아마 ‘내가 어떻게 보일까?’라는 질문일 것이다. 내가 어떻게 보일지,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쓰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자아의 신화는 멀리 도망가는 것이 아닐까. 물론 차라리 강하게 도망가다가, 강한 반동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아의 신화를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비방하는 것이다. 마치 이런 느낌. 나는 숙제를 안 풀고 있는데 너는 왜 푸는 거야? 짜증나네. 같이 망치자. 일로와~ 내가 망가뜨려주마~ 뭐 그런 느낌? 

… “왜 제게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거죠?”
“자네가 자아의 신화를 위해 살려고 하기 때문일세. 그런데 지금 자네는 포기하려 하고 있어."
+ 음. 이 대목이 나에게 걸린다. 굳이 비유를 들자면, 산티아고가 양치기를 선언한 것은 나에겐 전공을 포기했던 일로 연결된다. 나는 내 자아의 신화를 살려고 했다. 분명히. 하지만 산티아고는 이내 양치는 일에 익숙해졌고, 다시 꿈을 꾸긴 꾸지만, 이제는 그냥 머물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다. 나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번의 도약이 있었지만, 이제는 나도 이 삶이 익숙해졌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다. 안정이 필요한 시기이긴 하다. 삶에는 각자 거쳐야 할 단계가 있는 법이기에. 물론 내가 포기하려 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늦지 않게 앞으로의 방향을 정해야 겠단 생각은 분명하게 하게 된다. 올해는 자아의 신화를 살기 위한 전초전이었다면, 앞으론 정말 본격적인 전쟁이다. 

- 산티아고는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바람의 자유가 부러웠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자신 역시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떠나지 못하게 그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자신말고는. 양들, 양털 가게 주인의 딸, 그리고 안달루시아의 평원은 그에게 단지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가는 과정들에 불과했다. 56
+ 사실, 나를 막는 것은 없다. 내가 몇번 경험한 것이, 결단의 힘은 세다. 내가 결단하면, 기필코 이루겠다고 하면, 그것에 맞춰 세상이 재배열되는 경험을 몇번 한 적이 있다. 나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가족이 생기면서 책임감이 더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몸이 무거워진것도 맞다. 예전처럼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마음대로 하는 것? 이제는 정말 쉽지 않게 되어 버렸다. 사실 그것이 나의 성장을 돕는 길이기도 할테다. 욕망 추구에서 어느 정도 의무 추구로 나를 옮겨가는 것. 그것이 나에겐 고유성을 넘어서 탁월성을 향해 가는 중요한 신호란 생각도 들기에. 익숙해지는 것을 경계할 뿐, 그것이 무엇이든 경험해 보는 건 괜찮다. 

- “… 만약 자네가 처음으로 카드 놀이를 하게 된다고 치세. 자넨 틀림없이 따게 돼. 바로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거지.”
노인이 말했다.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죠?”
“자네의 삶이 자네가 자아의 신화를 이루며 살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일세.”57
+ 초심자의 행운! 나에게도 초심자의 행운이 있었다. 몇번 기억나지만, 가장 극적이어던 시기는 바로 2013년 7월이다. 바로 심마니스쿨을 만들었던 시기. 내 생애에서 가장 수입이 적었던 시기. 나는 그때 한 달에 80만원인가? 벌고 있었다 ㅋㅋㅋ 하지만 그해 10월엔 결혼을 해야 했고, 필요한 자금은 턱도 없이 부족했다. 생활비가 모자라서 대출도 받고 있었고, 세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암튼 막막한 상황임에 분명했다. 뭔가 열심히 해보고 싶었지만, 한동안 일거리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이 지속되자 나는 어느덧 결단을 내렸다. 이렇게 있을 수 만은 없었기에 . 나는 선언했다. 앞으로 3달 동안 700만원을 벌겠다고. (왜 그러한 액수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대담한 목표를 정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실제로 다 합쳐서 거의 7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벌게 된 것이다. 아는 코치님이 함께 프로그램을 디자인해보자고 해서, 전국을 돌며 캠프를 하기도 했고, 다른 분 도움으로 새로운 코치분들을 만나기도 했었다. 암튼 2013년 여름, 나름대로 바쁘게 돌아다닌 결과로 나는 내가 원했던 돈을 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당시 나에게 그런 일이 없었다면 버틸 수 있었을까 싶다. 아마 그 행운이 없었다면 난 몇 개월 이후 아마 그냥 취업을 택하지 않았을까. 먹고는 살아야 하니 말이다. 나에게 그 경험이 지속되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진 않았다. 방학이 끝나고 2학기 들어서는 다시 수입이 줄어들었고, 결혼식을 기점으로 힘든 시련이 견뎌내야만 했었다. 하지만, 나에게 분명 초심자의 행운이 있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그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참 감사하다. 

- “보물이 있는 곳에 도달하려면 표지를 따라가야 한다네. 신께서는 우리 인간들 각자가 따라가야 하는 길을 적어주셨다네. 자네는 신이 적어주신 길을 읽기만 하면 되는 거야.” 58
+ 나는 표지를 잘 읽어내지 못한다. 그리 예민하지 않은 편이다. 굳이 하나의 표지라고 한다면 나는 ‘사람’을 본다. 사람도 잘 보지 못했었지만, 그대로 뼈저린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은 늘어난 편이다. 어떤 사람과 함께 나아가야 할지, 어디서 멈춰야 할지. 그것을 읽어낼 수만 있어도 삶의 어려움을 꽤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은 데 있도다.” 62
+ 정말 감탄했던 대목이다. 작년에 비해서 훨씬 더 눈에 들어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왜냐? 내가 지금 균형을 잘 잃어버리는 상태라 그런가보다. 나는 주로 주위를 보느라 숟가락은 잘 안 보는 것 같다. 분명 몰입해야 할 주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것들에 관심을 뺏기느라 집중을 못 한다. 탁월하다고 할 만한 결과도 없고. 그저 꾸준히 하는 것이 성과라면 성과이지만, 그리 만족스럽진 못하다. 기름 두 방울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잊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의 내공이 필요할까. 참 부족감이 많이 느낀다. 

- 하지만 장터에는 아무도 없었고, 고향에서도 멀리 떨어진 낯선 곳이었다. 울음이 터져나왔다. 신을 불공평했다. 오직 꿈 하나만 믿었던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보상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72 
+ 초심자의 행운은 영원하지 않다. 나에게도 지금 산티아고의 기분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경험이 있다. 바로 2013년 2월, 예전에 머물던 교육 회사를 퇴사하고 난 시점이다. 2년간 영업 사원 일을 마치고, 나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가르치는 일)을 찾아 1년 동안 미친듯 일하게 된다. 보수는 되려 예전 직장보다 더 적었고, 안정성은 하나도 없었던 일이었지만,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란 생각 때문에 정말 최선을 다 했었다. 일요일은 제외하곤 모두 일을 했을 정도로 시간을 많이 보냈고, 정성도 쏟았다. 그리고 정말 잘 될 수 있겠다는 희망도 느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이루어 지지 못했다. 여기서 다 말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어쨌든 회사를 나오게 되었고, 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더 슬펐던 것은 1년 동안 쏟아부었던 내 열정이 모두 의미가 없어져버리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었다. 그 시점에 내가 본 영화가 ‘파이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울었다. 파이가 처한 상황이 내가 처한 상황과 별 다를바가 없어 보였기에. 정말 그 때 내 심정은 이랬다. 오직 꿈 하나만 믿었던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보상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 "나 자신의 결정을 따르기로 약속했었지.” 
그는 스스로에게 확인하듯 말했다. 어쨌든 보석들은 노인의 보살핌이 계속될 거라고 말해주었고, 그의 믿음은 힘을 얻었다. 산티아고는 텅 빈 시장을 다시 한번 바라본 후, 조금 전 느꼈던 절망을 털어냈다. 이곳은 더이상 낯선 곳이 아니었다. 새로운 세계였다. 따지고 보면, 이것이야말로 그가 원하던 일이었다. 그는 진정 새로운 세상을 알고 싶어했다.
...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이 세상은 도둑에게 가진 것을 몽땅 털린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야.’ 75-76
+ 새로운 세상은 없다. 새로운 눈이 있을 뿐이다. 어떠한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모든 것은 뒤바뀐다. 지금 내가 그렇다. 사실 올해 12월까지 1년 동안 계약한 학교가 있다. 목요일에는 매주 수업을 하기로 되어 있었기에, 나도 별 다른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예산 문제로 인해 그만 10월까지만 수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갑작스럽긴 했지만, 누군가의 잘못이나 탓할 문제는 아니었다. 그저 그런 상황이 벌어진 것 뿐이었다. 정해진 일정과 수익이 사라졌지만, 나에게 가능성의 공간과 시간이 열린 것도 사실이다. 이 시점에 무엇을 해야 할지. 지금 정말 고민 중이다. 나에게 11월과 12월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시기다. 나는 지금,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다. 

- 산티아고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노인과 똑같은 일을 자기도 할 수 있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건 어떤 사람이 자신의 자아의 신화와 가까이 있는지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알아보는 일이었다. 78
+ 나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자아의 신화와 가까이 있는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그 자연스러움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우선 그 사람의 인상과 목소리를 들어보면 어느 정도 파악되기도 한다. 다소 조급하거나 외부의 시야를 의식하는 사람의 눈은 다소 돌출되어 있고, 목소리는 떠 있을 때가 많다. 하지만, 그저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눈이 다소 들어가 있고 (깊다고 표현해야 할까) 목소리도 차분하더라.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는 이 정도로 구분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건 오랜 시간 ‘함께 있어보는 것’이다. 관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2부

- “그런데 아저씨는 왜 지금이라도 메카에 가지 않는 거죠?” 산티아고가 물었다.
“왜냐하면 내 삶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바로 메카이기 때문이지. 이 모든 똑같은 나날들, 진열대 위에 덩그러니 얹혀 있는 저 크리스탈 그릇들, 그리고 초라한 식당에서 먹는 점심과 저녁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바로 메카에서 나온다네. 난 내 꿈을 실현하고 나면 살아갈 이유가 없어질까 두려워.”
...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꿈을 보는 것은 아니었다. 94
+ 정말 그렇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꿈을 보는 것은 아니다. 나의 방식은 나에게만 옳다. 다른 사람에게 내 방식을 적용할 때, 그건 억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얼마 전에 아내와 살짝 다툰 적이 있다. 아내는 먹는 것이나 입는 것, 분위기에 예민하다. 그래서 일년에 한번은 꼭 호텔 뷔페에서 밥을 먹기로 약속했었다. 뭐, 나도 맛있는 것 먹는 건 좋지만, 그 비용이 너무 비싸면 스트레스가 있는 편이다. 관련해서 아내와 대화하다가 나도 모르게 계속 ‘꼭 그래야 할까? 다른 데 돈을 쓰면 되지 않을까?’란 입장을 내세우게 되었던 것 같다. 아내가 이런 말을 했다. ‘여보는 내가 이런데 돈 쓰면 아까워 하는거 같다고.’ 나는 솔직히 말해다. ‘솔직히 어느 정도 아깝단 생각을 한다고’ 그런데 아내가 나의 정곡을 찔렀다. ‘그런데 여본 교육비나 책 사는 건 아깝단 생각하냐고. 나는 그 돈이 아깝단 생각을 한다고. 하지만 뭐라고 하지 않지 않냐고’ 맞다. 그 말이 맞았다. 허긴, 지금까지 썼던 교육비만 모았어도 소형 차 한대는 살 수 있었을 나다. 각자 그 기준은 다 다르다. 아내도 교육비와 책값으로 돈을 다 쓰는 내가 답답할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믿어주고 별로 스트레스 안 주는 편이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미안했다. 가끔 아내에게 엄청난 통찰력을 볼 때가 있다. ㅋㅋ 그리고 돈을 더 많이 벌어야 집안의 평화가 오겠단 생각도 했다. 서로 다른 그 가치들을 어느 수준까진 만족시키려면 현실적인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  

- 순간, 그는 커다란 기쁨을 느꼈다. 그는 언제든지 양치기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다시 크리스털 장수가 될 수도 있었다. 이 세상엔 어쩌면 다른 보물들이 더 많이 숨겨져 있을지도 몰랐다. ... 그의 손에는 여전히 우림과 툼밈이 쥐어져 있었다. 그 두 개의 보석 덕분에 그는 보물을 찾아가는 길로 다시 들어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자아의 신화를 살아가는 사람 곁에 항상 있다네.”
늙은 왕은 말했었다. 111
+ 나도 가끔 최악의 상상을 한다. 그러면 뭔가 가벼워질 때가 있다. 이러다 뭣도 안 되면 다시 취업하면 되지 뭐. 허긴 최악의 경우가 직장생활이라고 생각해보면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최악은 아니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기 싫으면 더 열심히 일하면 되는 것이다. 언제든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위안을 준다. 그리고 아직 끝난 것도 아니다. 난 아직 굻어죽지 않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할 정도로 주위의 상황이 도와주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조금만 더 부지런해지고, 힘을 쌓으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결정이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어떤 사람이 한 가지 결정을 내리면 그는 세찬 물줄기 속으로 잠겨들어서, 결심한 순간에는 꿈도 꿔보지 못한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116
+ 앞서 말했지만, 결단은 힘이 세다. 게다가 나의 온 존재를 건 결단은 분명 내 인생의 트랙을 바꾸어 놓는다. 2009년에 내가 결단한 것은 이것이다. 난 절대 엔지니어로 돌아가지 않겠다. 그 결단은 실제로 작동했다. 아직까지 어쨌든 버티고 있으니. 하지만 이제 2번째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그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 예감, 어머니가 자주 입에 올리던 말이었다. 그는 ‘예감’이라는 것이 삶의 보편적인 흐름 한가운데, 그러니까 세상 사람들의 모든 이야기들 속에 그럴 수 밖에 없는 어떤 방식으로 펼쳐져 있는 것임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천지의 모든 일이 이미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마크툽.” 127
+ 마크툽. 예전에 슬럼독 밀리어네어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 영화에서 주인공은 온갖 고초를 겪고 퀴즈쇼에 나간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그러한 고초를 겪으면서 경험했던 모든 경험이 퀴즈쇼에서 정답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만약, 주인공이 미리 엔딩을 알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렇담 당시에 경험들이 그렇게도 힘들었을까?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트툽에는 그런 힘이 있다. 지금 경험하는 세상에 새로운 의미부여를 하게 만들어 준다. 이 또한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받아들이자. 라는 적극적 의미에서의 수용을 하게 한다. 하지만 양이 있으면 음도 있는 법. 지나친 결정론자. 혹은 운명주의자들은 ‘현실을 바꿔나가는 것’에 회의적인 경우도 많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되, 바뚤 수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바꿔나가는 변증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크툽은 그러한 지혜 위에서만 자신의 가치를 빛낼 수 있을 것이다. 

- 선생은 대상의 행렬을 좀 더 눈여겨보셔야 할 것 같군요. 행렬은 비록 수없이 길을 돌아가긴 하지만 언제나 한곳을 향해 가니까요.”
“자네야말로 책을 더 많이 읽도록 하게. 그 점에서라면 책과 대상의 행로는 똑같은 것이니 말이야."

- 산티아고는 달과 흰 모래사막을 바라보며 얼마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난 대상 행렬이 사막을 건너는 것을 쭉 지켜봤어요. 대상 행렬과 사막은 같은 언어로 이야기해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사막은 대상 행렬이 자신을 건너갈 수 있도록 허락하는 거겠지요. 사막은 대상 행렬이 자신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나는 곳마다 끊임없이 시험을 해요. 만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면 대상 행렬은 오아시스가 있는 곳까지 가게 되겠지요.” ...

말없이 있던 영국인은 입을 뗐다. 
“이제부터는 나도 행렬을 좀더 주의깊게 지켜봐야겠군."
그러자 산티아고가 대꾸했다. 
“나는 선생이 갖고 있는 책들을 읽어야겠어요.” 135
+ 산티아고가 감각형이라면, 영국인은 직관형이 아닐까. 나는 전형적인 직관형이다. 나의 부족한 지식을 채우기 위해선 오로지 독서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독서가 나를 더 지혜롭게 만들어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절반만 맞다. 나는 책이 아닌 세상을 더 봐야 한다. 세상을 본 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내눈에 잘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보려고 애쓰고 있다. 마지막 장면은 산티아고와 영국인이 서로를 존경하는 ‘지혜’가 어울려졌던 명장면이 아닐까 한다. 

- 산티아고는 그릇을 닦으며 머릿속에서 온갖 잡념을 몰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불꽃을 바라보는 일과 다르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도 연금술을 배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점차 확신을 갖게 되었다. 138
+ 일상에 몰두하는 사람은 잡념이 사라지게 된다. 내가 요즘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도 역시 ‘잡념’이다. 스마트폰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리고 마니, 요즘 나의 일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계속 쳐다보고 있는 내가 싫어질 지경이지만, 그 습관 만큼은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그 일상의 자각 상태를 놓치고 싶지 않다. 예전처럼 다시 명상이라도 해야 할까보다. 

-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는 거야. 저 사람의 방식과 내 방식이 같을 수는 없어. 하지만 우리는 제각기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길이고, 그게 바로 내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지.’ 142
+ 그렇기 때문에 우린 더 겸손해야 한다. 각자의 삶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쉽게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그 사실만 잊지 않아도 절반은 성공이다. 

- “저기가 오아시스요."
낙타몰이꾼이 별 있는 쪽으로 가리키며 그에게 말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지금 당장 저곳으로 가지 않는 거죠?"
“지금은 잘 시간이니까.” 145
+ 잘 때는 자야 한다. 해가 뜨면 걸어야 한다. 자신의 흐름을 잘 아는 것은 ‘자아의 신화’를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첫 번째 단계가 아닐까. 구본형 선생님이 새벽을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었던 것 처럼, 우리에게도 자연스러운 흐름이 필요하다. 창의성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이기에. 

- 산티아고는 자신의 보물을 생각했다. 그가 자신의 꿈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어려움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늙은 왕이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불렀던 것도 더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자아의 신화를 추구하는 사람의 끈기와 용기를 시험하는 시련뿐이라는 것을. 그 때문에 그는 서두를 수도, 초조할 수도 없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신이 그의 앞길에 준비해놓은 표지들을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었다. 153
+ 서두르지도 말고, 초조해 하지도 말라는 말. 나에게 자주 해주고 싶은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1-2달 정도의 단절적 시간이 필요하다. 방향 점검을 위해선 가고 있는 길에서 멈춰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곤 지금 가고 있는 길로 계속 갈 것인지, 어느 속도로 갈 것인지, 아니면 방향을 살짝 바꿀 것인지. 좀 쉴 것인지. 그 결정은 멈췄을 때 가장 잘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지금 내 상황이 그러하다. 나의 끈기와 용기를 시험하는 시련이 날 조금씩 조르고 있고, 나는 이제 좀 더 예민하게 세상이 나에게 주는 표지들을 읽어야 할 시점이다. 표지를 읽자. 삶이 주는 신호를 보자. 

- ‘초조해하지 말자.’ 그는 속으로 되뇌며 다시 한번 다짐했다. 
‘낙타몰이꾼이 얘기한 대로, 먹을 때는 먹기만 하는 거야. 그리고 길을 떠나야 할 때는 떠나는 거고.’ 154

- 그녀의 검은 눈동자와 침묵해야 할지 미소 지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그녀의 입술을 보는 순간, 그는 지상의 모든 존재들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만물의 언어’의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난해한 부분과 맞닥뜨렸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158
+ 순례자에서 읽었던 ‘사랑’과 ‘열정’에 대한 내용이 갑자기 다시 떠오른다. 가장 본질적 변화는 결국 사랑에서 온다. 사랑은 무언가를 변화시키는 힘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도 결국 그렇더라. ‘사랑’이 있는 관계는 오래 지속되고, 변화한다. 하지만 ‘사랑’이 없는 관계엔 변화도, 지속성도 없다. 

- 영국인은 사막을 응시하고 있었다. 
“밤새 자네를 기다렸어. 그는 첫별이 뜰 때 나타났지. 아제껏 당신을 찾아다녔노라고 말했지. 그러자 그가 납을 금으로 변하게 해본 적이 있느냐고 묻더군. 내가 배우고 싶었던 게 바로 그거라고 대답했지. 그랬더니, 직접 한번 해보라는 거야. 그게 다였어."
산티아고는 잠자코 있었다. 가엾은 영국인은 자신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듣기 위해 그 먼길을 여행한 셈이었다. 산티아고는 자기 역시 늙은 왕에게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래요! 한번 해보세요."
“그럴 참이었어. 지금 당장 다시 시작해야지.” 161
+ 나도 많은 스승을 찾아서 돌아다닌 편이다. 그리고 나만의 스승관이 생겼다. 내가 생각하는 스승은 이것이다. ‘진리’라고 여겨지는 말을 쉽게 내뱉는 사람일수록 스승이 아니다. 확신하는 사람일수록 스승이 아니다. 자신(스승)처럼 살아가라고 말하는 사람일수록 스승이 아니다. 자신이 말하는 것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애쓰는 사람일수록 스승이 아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스승이 아니다. 반대로, 제자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스승이다. 제자들이 실은 자기 자신의 스승이었음을 알게 하는 사람이 스승이다. 참된 스승은 나도 모르니,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스승관과는 반대로 세상은 이런 사람을 스승으로 여기지 않는다. 고기를 잡아주는 사람을 참된 스승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스승은 결코 제자들이 스스로 해낼 수 있는 힘, 그 자발성을 빼앗아선 안 된다. 그래서 가끔은 되려 거칠고, 불편해야 한다.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 나는 당신 꿈의 일부이고, 당신이 자주 얘기하는 자아의 신화의 일부이기도 해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이 여행을 계속하길 원해요. 당신이 찾는 그곳으로 말예요. 만일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그렇게 하세요. 하지만 그전에 떠나야 한다면 당신의 신화를 향해 떠나세요. 사막의 모래언덕을 바람에 따라 변하지만, 사막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랍니다. 우리의 사랑도 사막과 같을 거예요.” 164 
+ 사랑은 자아의 신화의 일부다. 파티마의 참 멋진 대사였다. 

- 낙타몰이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산티아고가 하는 말을 이해했다. 대지는 갖가지 표정으로 세상의 어떤 일이든 알려줄 수 있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책을 아무렇게나 펼쳐도, 사람의 손을 들여다보거나 새들의 비행을 바라볼 때도, 카드놀이를 할 때도, 그게 무엇이든 간에, 우리 모두는 의미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사물들은 그 어떤 것도 스스로 드러내지 않았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며 만물의 정기를 꿰뚫어보는 방법을 발견해낸 것은 바로 사람들이었다. 169
+ 이 부분은 주역을 공부하는 사람들, 예전에 천지의 기운을 읽은 사람들의 메시지와 다를 바가 없다. 예를 들어, 세월을 낚았다는 강태공이나, 하늘의 떨어지는 별을 붙잡았다는 제갈 공명과 같은 사람들. 그들 대부분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삶의 신호’를 읽어내는 것이라고 들었다. 다시 말해, 굳이 어떤 도구에 의존하지 않아도 ‘눈과 귀를 열면’ 세상이 미리 말해주는 신호를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에서 쓰나미가 오기 전, 수 많은 곤충들과 동물들은 미리 그 신호를 읽고 산으로 도망갔다고 했는데, ‘눈과 귀가 먼’ 인간들은 전혀 그러한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이런 사례가 위의 글을 뒷받침하는게 아닐려나. 참고로 신기한 것이 재원이가 희안하게 재체기를 할 때가 있는데 어른들 말씀이 그럼 그 다음 날 비가 온다고 한다. 아기 때 우리는 그러한 신호에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진짜 신기했다. 

- "미래는 신께 속한 것이니, 그거을 드러내는 일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오직 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네. 그럼 난 어떻게 미래를 짐작할 수 있을까? 그건 현재의 표지들 덕분이지. 비밀은 바로 현재에 있네.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면, 현재를 더욱 나아지게 할 수 있지. 현재가 좋아지면, 그 다음에 다가오는 날들도 마찬가지로 좋아지는 것이고."
+ 앞서 말했듯, 미래는 현재에 와 있다. 내가 아직 그 신호를 읽어내지 못할 뿐. 

“신께서 미래를 보여주실 때라네. 신께서는 단 한 가지 이유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미래를 잘 보여주시지 않아. 한 가지 예외란 바로, 미래가 바뀌도록 기록되어 있을 대를 말하지.” 
늙은 점쟁이가 말했다. 171-172

- “우리 상인들이 그를 사서 이집트로 데리고 왔었네. 그때나 지금이나, 꿈을 믿는 자는 꿈을 해석할 줄도 안다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지.” 176 
+ 꿈을 믿는 자는 꿈을 해석할 줄도 안다. 꿈을 꾸는 자는 다른 꿈꾸는 자들을 알아볼 줄도 안다. 뭐든 스스로 경험이 되면, 다른 경험에 대한 비평이나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 집을 떠나온 후로 그는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았다. 내일 죽게 될 지라도, 그의 두 눈은 다른 양치기들이 본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보지 않았는가. 그는 그게 자랑스러웠다. 180
+ 분명 내가 내 삶을 살아가면서 더 치열하게 살아온 것은 맞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본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란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어느새 초심을 잃고 벌써 부터 나태해지려는 내 모습에 자꾸 경종을 울리게 된다. 탁월함을 위한 필연적 수고를 종종 잃어버리는 내가 안타깝다. 

- “그대의 용기를 시험해본 것이네. 용기야말로 만물의 언어를 찾으려는 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니.” 그 순간 산티아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사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진실을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먼길을 걸어왔다 해도, 절대로 쉬어서는 안 되네. 사막을 사랑해야 하지만, 사막을 완전히 믿어서는 안 돼. 사막은 모든 인간을 시험하기 때문이야. 내딛는 걸음마다 시험에 빠뜨리고, 방심하는 자에게는 죽음을 안겨주지.” 183
+ 용기야 말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용기 중에서도 최고의 용기는, ‘한 걸음’ 더 내딛는 용기다. 바람이 불어도, 더워도, 비가 와도, 쓰러져도 그 어떤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한 걸음 더 내딛으려고 하는 자, 그 자가 가장 용기있는 사람이 아닐까. 

- “사람이 어느 한 가지 일을 소망할 때, 천지간의 모든 것들은 우리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뜻을 모은다네.” 189

- “병사가 전투를 앞두고 휴식을 취하듯 그대도 쉬게. 하지만 그대의 마음이 있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게. 그대의 여행길에서 발견한 모든 것들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을 때 그대의 보물은 발견되는 걸세.” 190
+ 순례자를 읽으면서 각오를 품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내가 발견한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해 보기로 했다. 거기서 내 보물을 발견해 보고 싶다. 앞으로 11월과 12월 동안 내 주위에 있으면서도  미처 돌아보지도 못했던 나의 보물을 찾으러 가야 겠다. 

- “제가 이곳에 남기로 한다면요?"
“그후 일어날 일을 그대에게 말해줌세. 그대는 오아시스의 고문이 될 걸세. ... 이 년째 되는 해, 그대는 보물의 존재를 기억하게 될 것이네. 표지들은 집요하게 보물의 존재에 대해 말하기 시작할 테고, 그대는 그것을 잊으려 무진 애를 쓸 걸세. ... 삼 년째 되는 해에도 표지들은 그대의 보물과 자아의 신화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할 것이네. 그대는 밤마다 오아시스를 배회하고, 파티마는 자신이 그대의 길을 가로막았다는 자책감으로 번민하는 슬픈 여인이 될 것이네. ... 사 년째 되는 해, 표지들은 그대를 떠날 것이네. 그대가 들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부족장들은 그걸 알아차리고 그대에게서 고문의 자리를 빼앗아갈 걸세. ... 명심하게. 사랑은 어떤 경우에도,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한 남자의 길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네.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만물의 언어를 말하는 사랑, 진정한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지.”
196-197
+ 자아의 신화를 찾으러 가는 길은 멈출 수 없다. 가장 두려운 것은 표지들이 나를 떠나는 것이다. 내가 둔감해지는 것이다. 그것만큼은 참을 수 없다. 비록 그렇게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끝까지 듣고자 노력하고 싶다. 표지가 나를 먼저 버릴지언정, 내가 표지를 먼저 버리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다. 

- “그렇다면 금을 만들려다 실패한 다른 연금술사들은 뭐가 잘못되었던 거죠?"
“그들은 단지 금만을 구했네. 자아의 신화, 그 보물에만 집착했을 뿐 자아의 신화를 몸소 살아내려고는 하지 않았지.” 206 
+ 내가 보상을 싫어하는 이유를 잠깐 하고 싶다. 나는 청소년들은 대상으로 주로 이런 저런 강의와 워크샵을 한다. 헌데, 이런 경우 많은 주위의 코치님들이나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편으로 ‘당근과 채찍’을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본다. 아이들에게 어떤 미션을 주고, 가장 빨리 하는, 혹은 가장 잘하는 팀에게 선물을 주는 것. 그것은 꽤 효과적인 방법이긴 하다. 당장은 아이들의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키니까.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보상’을 내건 경험이 손에 꼽는다. 초반에 뭣도 모를 땐 다른 코치님들 따라서 몇번 해보기도 했지만 그게 나와는 안 맞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로 인해 얻는 것도 있고 잃는 것도 있다. 잃는 것은 ‘환호성’이다. 게다가 학생들이 보상과 관계 없이 흥미를 보이게 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얻는 것도 있다. 바로 ‘진정성’이다. 아이들의 가짜 반응이 아닌 진짜 반응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운이 좋아서 흥미를 동하게 하는데 성공만 한다면, 정말 아이들에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예전에 봤던 책 ‘드라이브’에서도 외재적 보상이 내재적 보상(의미추구)를 방해한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연금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 “아무도 자기 마음으로부터 멀리 달아날 수는 없어. 그러니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드는 편이 낫네. 그것은 그대의 마음이 그대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그대를 덮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야.”

‘내가 때때로 불평하는 건, 내가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야. 인간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지. 인간의 마음은 정작 가장 큰 꿈들이 이루어지는 걸 두려워해. 자기는 그걸 이룰 자격이 없거나 아니면 아예 이룰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지. ...’ 마음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211
+ 그렇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걸 두려워한다는 말이 공감이 된다. 내가 지금 그런 상황이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 마음이 자주 귀를 열어줘야 겠다.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은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의 마음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까. 

- ‘그래, 무언가를 찾아가는 매순간이 신과 조우하는 순간인 거야. 내 보물을 찾아가는 동안의 모든 날들은 빛나는 시간이었어. ... 보물을 찾아가는 길에서, 나는 이전에는 결코 꿈꾸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했어.’ ... 그날 오후 내내 그의 마음은 평온했고, 그는 아주 편안하게 잠들었다. 다음날 눈을 뜨자, 그의 마음을 만물의 정기로부터 나온 이야기들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모든 행복한 인간이란 자신의 마음속에 신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고 마음은 속삭였다. 213
+ 그래, 무언가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사실 모든 보물이 녹아 있는 것이다. 그 생각이 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 불행히도, 자기 앞에 그려진 자아의 신화와 행복의 길을 따라가는 사람은 거의 없어. 사람들 대부분은 이 세상을 험난한 그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세상은 험난한 것으로 변하는 거야. 그래서 우리들 마음은 사람들에게 점점 더 낮은 소리로 말하지. 214 

- “피라미드가 있는 방향으로 계속 가게. 그리고 표지들에 주의를 기울이게. 그대의 마음은 이제 그대에게 보물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으니.” ... “누군가 꿈을 이루기에 앞서, 만물의 정기는 언제나 그 사람이 그 동안의 여정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시험해보고 싶어하지. ...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부터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215-216
+ 가혹한 시험은 곧 ‘탁월한 결과’와 같고, 초심자의 행운은 곧 '차가운 현실’과 동의어다. 시험과 결과는 동전의 양면이고, 행운과 현실 (혹은 불행)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래서 우린 일회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유일한 지침이 있다면,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것이 아닐까? 지금 나에게도 필요한 마음이란 생각이 든다. 그저 걸어가기. 행운이 오든 시험이 오든 관계 없이 그저 걸어가기. 

- “마음은 언제나 사람들을 도와주나요?”
그가 다시 연금술사에게 물었다.
“주로 자아의 신화를 살아가는 사람들만 도와주지. 하지만 어린아이들, 술취한 사람들, 노인들도 도와준다네.” 220
+ 내 생각에 마음은 자신에게 귀를 열어주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 "진정한 연금술사들을 나는 알고 있네. 그들은 실험실에서 틀어박힌 채 자신들도 마치 금처럼 진화하고자 노력했지. 그래서 발견해낸게 ‘철학자의 돌’이야. 어떤 한 가지 사물이 진화할 때 그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도 더불어 진화한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었던 걸세. ... 끝으로, 오직 금만을 찾으려는 자들이 있었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그 비밀을 찾아내지 못했어. 납과 구리, 쇠에게도 역시 이루어야 할 자아의 신화가 있다는 걸 잊었던 걸세. 다른 사물들의 자아의 신화를 방해하는 자는 그 자신의 신화를 결코 찾지 못하는 법이지.” 223
+ 주위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나 자신이 변화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다. 내가 변화하기 위해선 주위를 변화시키기 위해 애써야 한다. 내가 요즘 진로 교육을 하다가 든 생각은 이렇다. 나의 꿈, 나의 강점, 나의 가치관을 찾고자 애쓸 시간에 차라리 내 주위 친구들의 강점과, 꿈, 가치관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란 생각. 언제나 그렇듯 ‘나’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나’를 발견하지 못한다. 왜냐면 찾고나 하는 ‘나’는 결코 가만히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관계’ 속에서 출현하는 존재다. ‘너’가 없이 홀로 존재하는 ‘나’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해선 되려 타인의 신화를 찾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 그런 자만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제서야 그 빛을 보고 다른 사람에 변화하게 될 것이다. 변화는 내부에서 시작되지만, 내부의 변화를 촉발시키는 것은 오히려 외부다. 그게 내가 요즘 드는 생각이고, 진로 교육의 방향성이다. 

- “자아의 신화를 사는 자는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고 있다네. 꿈을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하나,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일세.” ...
“만일 제가 해내지 못하면요?” 
“그대 자아의 신화를 살다가 죽게 되는 것이지. 자아의 신화가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르고 죽음에 이르렀던 무수한 사람들보다는 훨씬 낫네.” 230
+ 나는 아이들과 '토끼와 거북이’ 토론을 주로 하는 편이다. 짧은 이야기지만, 그 안에 중요한 이야기는 정말 다 들어있다. 여러 가지 질문과 토론이 이어지고, 나의 마지막 질문은 이것이다. ‘만약, 너희들이 거북이라면 토끼에게 시합을 신청할래?’란 질문. 아이들 대부분은 그런 무모한 짓을 안 한다고 말한다. 질 것이 뻔한데 뭐하러 신청하냐고 말한다. 뭐 그럴싸한, 아주 논리적인 대답이다. 하지만, 그러던 중 한 아이의 대답이 내 마음을 움직인 적이 있다. 그 아이가 그랬다. ‘나는 거북이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왜?’ ‘만약, 졌다고 하더라도 그 거북이는 거북이들 중에선 유일하게 토끼와 대결해 본 거북이잖아요.’ 심쿵했다. 맞는 말이었다.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탓에, 나는 이후에 아이들에게 모두 이 말을 한다. 아이들도 역시 끄덕거린다. 맞다.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는건 그런 의미가 있다. 죽더라도, 실패하더라도, 거기까지 갔다는 사실, 무언가에 흠뻑 취했었다는 경험. 그것이 의미가 있다. 그것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올 것이다. 그럼 되었다. 더 바랄 것이 뭐가 있을까?

- 만물이게는 저마다 자아의 신화가 있고, 그 신화는 언젠가 이루어지지. 그게 바로 진리야. 그래서 우리 모두는 더 나은 존재로 변해야 하고, 새로운 자아의 신화를 만들어야 해.” 
… ‘바로 그게 연금술의 존재 이유야.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 거지. 납은 세상이 더 이상 납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납의 역할을 다 하고, 마침내는 금으로 변하는 거야. 연금술사들이 하는 일이 그거야.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떄,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진다는 걸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주는 거지.’ 241-242
+ 우리가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떠난다는 것은 단순히 ‘자아의 발견’이 아니다. 실은 ‘새로운 자아의 발견’이 맞는 말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더 나은 존재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과정이 바로 삶이기에. 나는, 우리는 그렇게 계속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두려운 것 역시 거듭나지 못하는 것이기에. 

- “스승님, 고맙습니다. 스승님은 제게 만물의 언어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대가 이미 알고 있던 것을 깨우쳐주었을 뿐이지.” 246
+ 참된 스승이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코치’도 이러한 사람이고, 심마니스쿨이 지향하는 선생님도 바로 이런 모습이다. 뭔가 덧대거나 뺴는 것이 아닌, 온전한 그 모습 그대로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주는 존재들. 공간을 만들어주는 존재들. 

- 내가 믿고 있는 이 땅의 속담이 있지. ‘한 번 일어난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두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다시 일어난다.’ 250
+ 아무리 중요한 것이든 한번 일어난 것은 괜찮다. 넘어가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사소한 것이든 무엇인가를 나도 모르게 반복하고 있다면, 그 반복은 내 삶을 지배한다. 내 삶을 만드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습관’이니까. 

- “아닐세” 그는 바람결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만일 내가 미리 일러주었더라면, 그대는 정녕 피라미드를 보지 못했으리니. 어땠나? 아름답지 않던가?” 264
+ 살아서 꼭 한번쯤은 직접 사막을 건너고 싶다. 피라미드를 보고 싶다. 허긴 지난 번 순례자를 보면서는 순례길을 걷고 싶었는데 말이지. ㅋㅋㅋ

- 그는 배낭 속에서 우림과 툼밈을 꺼냈다. 그 두 개의 돌은 언젠가 아침 무렵의 장터에서 꼭 한 번 사용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그 돌들 말고도 얼마나 많은 표지들이 그의 여로를 밝혀 주었던가. 자아의 신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삶은 얼마나 자비로운지 새삼 신의 뜻에 고개가 숙여졌다. 265
+ 토템이 하는 역할이 있다.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힘. 산티아고에게 우림과 툼밈이 있다면, 나에겐 어떤 토템이 있나. 모르겠다. 지금 하나 떠오르는 건, 내가 군대에서부터 적어온 수첩? 허긴 나에게 보물 1호는 바로 지금까지 내가 써온 수첩들이다. 2012년까지도 나는 아날로그 수첩을 써왔다. 2013년 이후엔 거의 에버노트를 중심으로 옮겨오면서 자취를 감췄지만, 그 이전까지의 수첩들은 분명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아날로그 수첩을 다시 써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 분주히 뛰어다녔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는 나날이었다. ... 내 인생의 그 다음 6년간을 지배한 것은 지독한 회의 였다. 그간 나를 사로잡았던 신비의 언어들은 모두 거짓인 것 같았다. ... 나는 이 절망의 바다에서 비로소 신의 음성에 귀기울이게 되었다. 우리가 마음 깊이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마침내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 이었다. ...

“그럼 세번째 부류는요?"
“연금술이라는 말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으면서도 연금술의 비밀을 얻고, 자신의 삶 속에서 ‘철학자의 돌’을 발견해낸 사람들일세.” 270-271
+ 내가 마음 깊이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마침내 내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라는 말이 가슴을 울린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아킬레스 건은 사실 바로 ‘이기심’이다. 나는 이기적이다. 시간을 쓰는 것도, 돈을 쓰는 것도 철저히 이기적이다. 굳이 좋게 표현하면, 욕망 추구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의미있다고 여겨지는 가치에는 돈이나 시간을 아주 호화롭게 쓰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여기는 것에는 스쿠르지보다 더 인색하고 못 됐다. 가까운 사람들을 챙기는 것이나,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도 인색하고, 심지어 아내나 가족에게도 그런 편이다. 어쩌면 내가 간절히 하고 싶은 것은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주저하고 있는 까닭은 이 ‘이기심’이 저항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빤히 보이기 때문에 나의 공간과 시간이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그래서 슬퍼할 과거의 내가 있다. 하지만 새로운 나, 더 발전된 나는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균형을 이루고, 내가 진짜 원하는 그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거부하는 내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앞으로 계속 거부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조만간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 

- 위대한 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그것은 하루하루 자아의 신화를 살아내는 세상 모든 사람 앞에 조용히 열려 있었다. 272
+ 진리로 가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길이다. 이 교훈은 순례자와도 겹친다. 그리고 어쩌면 파울로 코엘료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 아닐까 싶다.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말은 곧 그 주인공은 ‘바로 너’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자 고통이기에. 그렇게 자아의 신화를 찾으러 가는 우리 모두는 결국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필수 조건은 ‘하루 하루’ 자신의 일상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아닐까.  







독서 후 성찰

지난 번에 이어서 또 파울로 코엘료다. 사실, 나는 순례자와 연금술사의 내용과 흐름이 아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는 둘 다 자아의 신화를 찾으러 가는 여정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연금술사가 비교적 좀 더 쉽고, 편하게 기술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 선생님은 타고난 직관형 작가가 감각형의 묘사 능력을 습득한 결과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순례자는 내가 잘 모르는 용어들이 많아서 책을 읽는 내내 멈칫멈칫 하는 것에 비해서, 연금술사는 대체로 쉬운 용어로 구성되어서 잘 넘어간다. 순례자보다 훨씬 편하게 볼 수 있는 책이면서도, 메시지와 감동은 그에 못지 않은 훌륭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몇 가지 내 생각을 적어본다.

우선, 주인공을 보자. 나는 순례자의 주인공(이름이 뭐였더라)이 좀 더 파울로 코엘료의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연금술사의 산티아고는 되려 파울로 코엘료가 살고 싶었던 삶 혹은 수많은 경험 이후에 더욱 탁월해진 자아의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쩌면 지금 현재 시점에서의 파울로 코엘료일 수도 있고. 어찌보면 연금술사의 영국인과 순례자의 주인공, 그리고 파울로 코엘료 자신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 셋은 몇몇 공통된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산티아고는 정말 탁월한 성장형 주인공이다. MBTI로 표현하면, 처음에는 내향성 그리고 감각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양들을 돌보며, 그저 이리저리 여행하고 숙고하는 모습에서 나는 내향형의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산티아고는 이후 자아의 신화를 이루고자 무의식이 주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되고, 좀 더 큰 도전에 직면한다. 양들을 팔고, 사기도 당하고, 크리스탈 가게에서 일도 한다. 이후 사막을 걸어가면서 ‘만물의 정기’를 느끼게 되고, 자신이 꿈꿨던 피라미드에 결국 도달하게 된다. 끊임없이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을 변모하고자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말해서 귀를 닫고, 자신에게 몰두하려 했던 내향적 모습에 비해, 시간이 지날 수록 산티아고는 세상에 자신을 열고, 더 느끼고, 함께 존재하고자 노력한다는 것. 그러한 열림에서 나는 외향형의 장점을 느꼈다. 

산티아고에게는 감각형의 성향도 보인다. 이것은 그의 탁월한 고유성이기도 하다. 아마 추측컨대 파울로 코엘료는 상당한 직관형으로 느껴진다. 영국인도, 순례자의 주인공도 모두 강한 직관형이니까. 하지만 그것으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고 느낀 파울로가 아마 자신이 가장 지혜롭게 생각하는 내면의 자아를 불러낸 것이 산티아고의 모습으로 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산티아고를 감각형 성향으로 추측한 까닭은 직관형보다 좀 더 경험주의적이면서도, 세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느낄 줄 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국인과의 대화 <말없이 있던 영국인은 입을 뗐다. “이제부터는 나도 행렬을 좀더 주의깊게 지켜봐야겠군.” 그러자 산티아고가 대꾸했다. “나는 선생이 갖고 있는 책들을 읽어야겠어요.”>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은 전형적인 감각형의 모습이었다. 처음에 자신의 꿈을 부정했던 것도 그러한 모습이고. 하지만 산티아고는 이내 자신을 받아들이고, 감각형과 직관형의 탁월함을 취한다. 꿈을 외면하지 않고 꿋꿋하게 걸어가는 모습도 그렇고, 자신이 지나친 모든 경험에서 의미의 연결고리를 발견해내는 모습도 그렇다. 내가, 아니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을 산티아고라는 캐릭터에서 보았다. 그러나 실은, 산티아고는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삶을 통해 우리는 우리들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다. 그의 영웅적 삶은 우리에게 커다락 자극을 준다.

그렇다. 이 책은 사실 영웅의 이야기다. 조셉 캠벨의 명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자신의 시련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주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영웅의 용기다.” 산티아고는 바로 이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일단 나부터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가 펼쳐졌다. 그러니 적어도 나는 이 말에 공감할 수가 있다. 우리의 삶도 영웅의 여정과 비견될 수 있기에. 나 역시 이번 연금술사에 나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한번 넣어보았다. 이 글로 인해 내가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나의 신화를 살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글을 다 적은 지금, 나는 어떤 인식의 변화를 이루어냈을까? 분명해진 것은 이것이다. 나는 지금 양을 치고 있다는 것.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산티아고의 열망처럼, 나 역시 그 열망 하나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는 것. 첫 번째 도전은 이루었다. 하지만 이제 남은 건 새로운 종류의 게임이다. 나는 이제 살렘의 왕과 노파를 만나서 대화하고 있다. 아직 양을 판 것은 아니다. 아마 다음 미션은 ‘자유’가 아니라 ‘관계’라고 생각된다. 더 어렵고, 더 힘든 도전이 예상된다. 산티아고가 사막길을 걸어간 것 처럼, 나는 나의 길을 걸어가야 할 시점이다. 삶의 신호과 표지를 읽어내는 것, 행운과 불행을 담담하게 여기는 것, 책과 세상을 모두 품는 것, 사랑과 열정을 그 추진력으로 삼는 것, 만물의 정기와 하나가 되는 것,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숙제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세상은 나의 발걸음만을 기다릴 따름이다. 





저자에 대하여

1. 주관적 저자조사
오랜만의 저자조사다. 일단, 개인적으로 느끼는 파울로 코엘료를 적어보기로 한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건 역시나 <연금술사>를 통해서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던 시기 (아마, 내가 군대에 있을 2004년쯤 일 것이다.)에 나도 읽었다. 당시 내가 책을 읽을 때 무슨 생각으로 읽었는지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저 마구잡이로 읽어 내려가던 시기라 읽은 후 적어놓은 흔한 감상문도 하나 없다. 다만 예의 그 신비로운 분위기는 그때도 꽤 마음에 들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름 책이 마음에 들어서였을까. 뒤 이어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그리고 <11분>도 읽었다. 거기까지 였다. 내가 파울로 코엘료 책을 읽은 건. 연금술사보다 공감하기 어려운 그의 나머지 전작들 때문에 나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전역 이후로 그를 다시 찾지 않았다. 그 후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다곤 알고 있었지만 (흐르는 강물처럼, 브리다 등등) 잃어버린 흥미가 다시 동하진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내가 그를 다시 만난 건 다름 아닌 작년 이맘때다. 어느 날, 집을 나가려고 하는 순간 서재에서 ‘연금술사’가 눈에 확 들어왔다. 약간의 쉼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나는, 근 10년만에 그 책을 다시 펼쳐들었다. 그리고 2-3일 정도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와.. 이런 내용이었구나. 그랬구나. 나는 이 책을 읽은 것이 아니었다. 10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연금술사가 나에게 들어왔던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최근 몇년 동안 조셉 캠벨의 책을 읽어서, 더 재미있에 읽혔을 수도 있고, 내 삶의 변화가 원인일 수도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자연스럽게 몇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내가 진행하던 심톡에서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라는 주제의 워크샵을 만들기도 했다. 산티아고가 걸었던 길을 다시금 다 함께 걸어가 보고 싶었으니까.  

이번 책 <순례자>의 경우, 사실 작년에 연금술사를 읽고 나서 바로 구입했었다. 초기작이라 왠지 더 많은 상징과 은유가 있을 것 같은 기대로 책을 펼쳤다. 그렇게 읽던 것이 작년 11월쯤이었나, 처음에는 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연금술사>처럼 쉽게 빨려 들어가진 않더라. 1/3정도를 읽고 나선, 일단 덮어두었다. 재미있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몰입되었던 것도 아니라서. 올해 초 와우를 시작하면서 순례자를 도서 목록에서 봤다. 내심 좋았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읽어보자고 때를 기다렸다. 그렇게 다시 읽은 순례자는 나에게 여전히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리 낯설지도 않았다. 사람마다 공감되는 지점은 다 다르겠지만, 나는 특히 주인공의 마스터, 페트루스가 전하는 내용이 참 좋았다. 마치 고대의 전언 혹은 비전을 전수받는 듯한, 그런 느낌. 20대의 내가 읽었다면 어떻게 읽었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나는 파울로 코엘료를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사유했을지 여기서 발견할 수 있었다.  실제 그의 삶을 보면, 1970년대 히피 운동도 열심히 하고, 연금술을 비롯한 신비주의적인 행보도 많이 걸었는데, 그런 경험이 모두 이 책의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순례자를 읽으며, 그리고 파울로 코엘료를 조사하며 한 가지 느낀 점은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그의 시행착오적 삶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특히 순례자 첫 부분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오만으로 인해, 그대는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서 검을 찾아야 하네. 버범한 것에 대한 미혹으로 인해, 그대에게 이미 풍성히 주어졌던 것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 투쟁해야 할 것이야.” 어쩌면 20대 중반에서 후반까지, 나도 영적인 것에 심취해서 살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당시 나는 더 특별한 내가 되고자 애썼고, 영적으로 깨어나고 깨달음을 얻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으니. 그 당시 내가 갖고자 했던 검이 바로 ‘깨달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 이후 ‘삶의 지혜로운 조율’ 덕분에 오만했고, 미혹에 빠졌던 나는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서 검을 찾기 위해 부단히 투쟁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그의 삶에 더 많은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긴다. 내 삶의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하듯. 아, 그나마 <흐르는 강물처럼>이란 책에 작가 자신의 일상적 체험과 만남이 기록되어 있다고 하니, 한번 사서 들여다 보고 싶다. 현재 그는 프랑스령 피레네 마을에서 아내와 함께 살면서, 활쏘기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소설을 구상하기 위한 여행을 끊임없이 다닌다고 하는데, 참 부럽다. 그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부러운 것이 아니다. 그가 자신의 삶을 살고 있음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것이 부럽다. 

2. 객관적 저자조사
저자조사는 주로 위키 백과를 많이 참고 했다. 파울로 코엘료는 1947년 8월 2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중산층 기독교 집안 출신으로, 1954년에는 예수회 학교에 입학했다. 어린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고등학교때는 시, 연극 경연대회에 참가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가 기술자가 되기를 원했고, 어머니는 그가 작가의 길을 걷는것을 보고 낙담하였다. 부모님과의 마찰은 계속되었고 그의 청소년기는 우울증과 분노의 연속이었다고 하는데, 정신과 치료를 받기위해 세번이나 병원에 입원했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실험적인 연극의 감독과 배우로서 연극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1970년부터 그는 히피 운동에 뛰어들어 활동했으며, 1972년에 음악가 하울 세이샤스를 만나게 되는데 이들은 브라질 록음악에 큰 영향을 미치는 파트가 된다고 전해진다. (록 음악 특유의 저항정신에 공감했으리라고 예측된다.) 이후 작고가로 활동하기도 하고, 1974년 군부독재 시절, 체제전복 혐의로 수감되는 고초를 겪는다. 이후 극단에서 극작가 및 연극연출가로 일했고 기자로 전업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소설가에 대한 꿈은 버리지 못했다. 

그 이후 코엘료는 영국의 밀교 신봉자와 교류를 하고 소시에다지 아우테르나치바라고 불리는 철학의 추종자가 되기도 한다. 다양한 영적탐구의 매력에 빠진 그는 동양 종교에 빠져들고 세계여행도 한다. 1982년 그의 첫 번째 책 <지옥의 기록>이 출간되었지만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그리고 1985년에 두 번째 책인 The Practical Manual of Vampirism (직역:흡혈귀의 실용 매뉴얼)이 발간되었다. 문단의 주목과 대중의 흥행 모두 실패했다. 이 책은 낮은 퀄리티로 발간되어 나중에 파울로 코엘료의 말을 빌리자면 " 신화는 재미있지만 책 자체는 형편없다 " 라고 하였다고 한다. 당시 코엘료는 영적 체험이나 신비주의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삶의 전환점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의 조언에 따라 1986년 38세로 음반회사 중역을 그만두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스페인의 성지순례로 유명한 산티아고의 길을 걷는 순례자의 여행을 하게 된다.

그 700마일에 달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기록한 작품이 1987년에 발표된 <순례자>이다. 이듬해인 1988년에는 연금술에 빠져 현자의 돌을 찾아 나섰던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연금술사>가 출간되면서 18개국에서 40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사실 이 책은 초기엔 아주 천천히 팔렸다고한다.) 많은 비평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중 최고의 작가로 불린다. 특히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삶의 본질적 접근을 신비로운 필체로 담아내는데, 작품으로는 다음과 같다. <브리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악마와 미스프랭>, <11분>, <오 자히르>, <포르토벨로의 마녀>,<승자는 혼자다>, <흐르는 강물처럼>, <알레프> 등이 있다. 그의 저서들은 73개의 언어로 168개국에서 1억 3500만부 이상이 팔렸다. 이로써 파울로 코엘료는 2009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한편, 1996년 브라질에 비영리단체 '코엘료 인스티튜트'를 설립한 그는 빈민층 어린이 및 노인을 위한 자선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 밖에도 유네스코 산하 '영적 집중과 상호문화 교류' (주제도 참 코엘료 답지 않은가) 프로그램의 특별 자문위원을 비롯해, 2007년 국제 연합 평화대사, 2008년 유럽 연합 문화 간 대화의 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코엘료는 현재 프랑스령 피레네의 마을 (대안학교로 유명한 피레네 학교 그 근방인가?)에서 화가인 아내와 함께 살고 있으며, 작품을 집필하지 않을 때는 활쏘기에 매진하며 지내고 있다. 그리고 소설을 구상하기 위한 여행을 끊임없이 다닌다고 전해진다. 주관적으로도 그렇지만 객관적으로도 참 부럽구만. 



가슴에 남는 글

16
"자신을 속이는 그대의 손을 거두게! 성전의 길은 몇몇 선택된 자들의 길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길이네! 그대가 지니고 있다고 믿는 힘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이야.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없는 힘이기 때문이지! 그대는 검을 물리쳤어야 했네. 그랬다면 검은 그대에게 전해졌을 것이야. 그대의 순결한 마음에 말일세. 하지만 내가 염려했던 대로. 지고의 순간에 그대는 미끄러져 추락하고 말았네. 탐욕으로 인해. 그대는 또다시 자신의 검을 찾아 길을 떠나야 할 것이야. 오만으로 인해, 그대는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서 검을 찾아야 하네. 버범한 것에 대한 미혹으로 인해, 그대에게 이미 풍성히 주어졌던 것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 투쟁해야 할 것이야.” 
+ 지고의 순간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건, 인간의 보편적 특성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 탐욕과 미혹은 인간이 가진 어쩔 수 없는 본성에 가깝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삶이 가르쳐주는 교훈’을 세겨 들으려는 자에겐 몇 번의 기회가 더 찾아온다. 자신의 욕심에 눈이 먼 자들도, 몇 번이고 부딪치면서 깨지면, 시야를 넓힐 수 있게 된다. 나 역시 욕심을 부렸던 적이 있고, 그때 마다 삶은 나를 가르쳤다. 그래. 진짜 변화는 삶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눈이 바뀌는 것이다. 이미 풍성히 주어졌던 것을 되찾는 방법은 바로,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탐욕과 미혹에 가려진 눈을 순수한 열정과 세상을 향한 겸허함으로 뜨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세상 모든 순례자가 배워야 할 경험이 아닐까. 

26
난 좀더 차분해져 있었다. 설사 검을 되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산티아고 순례는 궁극적으로 나 자신을 찾도록 도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설사 인생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삶은 궁극적으로 나 자신을 찾도록 도울 것이라는 것. 나는 그것을 확신한다. 그리고 인생의 목표는 사실 나 자신을 찾는 것, 다른 사람의 자신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 말고는 없지 않을까. 글이 상당히 관념적이라 그런지 나도 계속 이렇게 관념적인 글이 나온다. ㅋㅋ

37
성전에서는, 악마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하나의 영일 뿐이다. 그는 .. 물질적인 것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난 그와 나눈 단 두 마디 말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날 위해 검을 대신 찾으러 가겠다고 말했다. 
+ 악마의 2가지 특징이 참 와닿았다. 첫 번째, 악마는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나는 매 순간 깨어 있어야 한다. 방심하는 내 옆엔 언제나 악마가 서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두 번째, 악마는 나와 거래하고자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이러한 악마의 속성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광고는 간편하고, 신속하고, 나와 거래를 원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채워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사랑은 다이아몬드로, 행복은 아파트로, 자녀 교육은 과외로 대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본질적 가치들은 보이지 않는 영역에 놓여있지만, 악마들이 사는 곳은 바로 ‘눈에 보이는 영역’과 ‘보이지 않는 영역’ 그 사이다.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현혹시키는 것은 악마들의 일이며, 그에 반응하는 것은 우리의 탐욕과 미혹이다. 결국 공동창조다. 얻기 쉬운 것에 넘어가지 말자.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말자. 빠른 것에 시선을 뺐기지 말자.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 

40-41
인내와 통찰력을 가지고 탐색하는 사람이라면, 삶이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 속에서 예외 없이 그 의례들 모두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페트루스의 말은 옳았다. 진정한 앎이 돈과 시간에 여유가 있어 값비싼 책을 사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신의 부당한 처사일 것이다. 
“지혜로 향하는 진정한 길은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해야 합니다. 첫째, 그 길은 아가페를 포함해야 합니다. 그다음으로는, 살아가면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혜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는 것이죠. 써보지 못한 검이 녹슬어버리고 마는 것과도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길이어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말이죠.”
+ 지혜로 향하는 길은 3가지 가치를 품고 있다. 사랑, 실용성 그리고 보편성. 참으로 잘 정리된 개념이다. 누구나 갈 수 있어야 하고, 그렇기에 그것은 삶과 붙어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랑. 이것은 좀 더 이야기하고 싶다. 예전 강신주의 강의였나. 이렇게 말했었는데, 꽤 공감되었다.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 철학이 아니라고. 실은, 사랑하면 알게되는 것. 그것이 철학이라고 말했다. 사랑이 먼저다. 지혜는 사랑 뒤에 따라오는 부속품에 가깝다.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저절로 그것에 대해서 탐구하고, 파헤치고, 서서히 닮아간다. 그러고 보니, 지혜로 도달하는 길은 참으로 열린 길이구나.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누구든, 도달할 수 있는 길이구나. 사랑은 어디에서 있으니. 

51
자신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조금씩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가고, 구하는 자에게 삶이 관대하게 베풀어주는 수많은 축복을 답례로 받아들이면서 말이죠. ... 주위의 모든 것은, 불안하지만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평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평화는 여전히 계속 자라나고 생성되는 과정 속에 있었다. 세상은 알고 있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 정체는 없다. 우주는 생명은 언제나 진보하거나 퇴보한다. 내가 멈추면 나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뒤로 가는 것이다. 언제나 조금씩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회에 나온게 2009년이다. 이제 7년이 되었다. 사회에 나와서 하나 배운 것이 있다면, ‘버티기’다. 주위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상관없다. 그저 일단 내가 가야할 길에 서서, 버티면 된다. 흔들릴 때면 내 자리로 돌아오면 된다. 그리곤 그저 걸어가면 된다. 친구들이 있으면 함께, 없으면 혼자 걸어가면 된다. 그렇게 버티면 된다. 된다라고 말하긴 아직 짧은 시간이지만, 아직까진 되더라. 앞으로도 지금처럼 버티자. 

54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이죠. 특히 부분에 도취되어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망각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 이 부분을 읽는데 참 걸리더라. 지금 내가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것 같아서 말이다. 물론, 전체적인 궤도에서 그리 많이 벗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 그것을 지금 하나씩 이뤄가는가? 그 부분에선 잘 모르겠다. 그깟 욕 좀 먹으면 어떤가. 내 목소리를 더 내고, 더 활발하게 활동을 해야 하나. 아니면 일단 조금씩 실력을 기르고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들을 충실하게 해 나가야 하나. 세밀한 경로에서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수업을 한지 이제 3년 정도가 되니까, 수업을 준비하고 실천에 옮기는 (어느새 익숙해져버린) 내 모습에 실망하기도 하고 말이다. 

57
“어떤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길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목표에 도달하는 최선의 방법을 가르쳐주는 건 언제나 길이기 때문이죠. 길은 언제나 우리가 걸은 만큼 우리를 풍성하게 해줍니다. ... 삶의 목표를 가질 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와 그 길을 어떻게 나아가느냐에 따라, 그 목표는 더 나은 것이 될 수도 있고 더 나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람의 두번째 의례가 매우 중요한 건 그래서입니다. 우리가 매일같이 습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들 속에서, 너무 익숙한 것이라 무관심해진 우리가 알아보지 못했던 신비를 발견하는 훈련이죠."
+ 이 두 번째 훈련은 참 좋더라. 일상에서 잠시 흐름을 멈추고 가만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때가 있는데, 그러면 새로운 정보들을 접하게 된다. 어젠 집에 들어오는 길이었다. 순례자를 읽어서인지, 가끔 여기에 나오는 ‘람’의 훈련을 할 때가 있는데 어제가 그랬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주위를 낯설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들려오는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저 천천히 존재했다. 버스가 올 때까지 잠시 그러고 있었는데, 정말 여행객이 된 느낌을 받았다. 잠시 동안이지만 급속 충전이 된, 그런 기분 좋은 충만감이 내 몸을 감싸고 돌았다. 익숙한 광경를 새롭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전이 되더라. 짧은 여행을 다녀 온 느낌. 

60
점차 차분해져가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또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긴장했을 때는 저항하던 상상력이 호의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눈앞에 있는 작은 마을을 바라보며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 상상력은 긴장하거나 바쁠 때 작동하지 않는다. 앞서의 경험도 그렇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일상의 흐름을 급히 붙잡지 않을 때 우린 하나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창조해낸다. 그것이 인간이 가진 힘이다. 그 힘이 사라진 이유는, 너무나도 빨라진 바쁜 일상 때문이 아닐까. 신화와 이야기가 사라진 도시. 너무나 안타깝다. 

61
당신이 신의 모습을 보기를 원하는 곳에서, 당신은 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신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 해도 달라질 건 하나도 없습니다. 당신의 뜻이 선한 것이기만 하다면 말이죠.  
+ 나의 뜻은 선한가. 내면의 양심에게 물어보는 것. 내가 생각하는 신은 결국 거기에 있다. 누구라도, 보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보게 되는 것이 신의 얼굴이다. 

77-79
"인간은 결코 꿈꾸기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육체가 음식을 먹어야 사는 것처럼 영혼을 꿈을 먹어야 살 수 있으니까요. 살아가는 동안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실망하고, 충족되지 못한 욕망 때문에 좌절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지요. 하지만 그래도 꿈꾸기를 멈춰서는 안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이 죽어버리고, 아가페가 들어갈 자리가 없게 되니까요. ... 어느 편이 옳고 누가 진실을 쥐고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양편 모두 ‘선한 싸움’을 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꿈들을 죽일 때 나타나는 첫번째 징후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내가 살면서 알게 된 사람들 중 가장 바빠 보였던 사람조차 무엇이든 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 피곤하다고 말하고, .. 하루가 너무 짧다고 끊임없이 불평을 하지요. 그들은 사실 ‘선한 싸움’을 벌일 자신이 없는 겁니다. 꿈들이 죽어가는 두번째 징후는, 스스로에 대한 지나친 확신입니다. 삶이 우리 앞에 놓인 거대한 모험이라는 것을 보려 하지 않는 것이죠. 그리고 스스로 현명하고 올바르고 정확하다고 여깁니다. 아주 적은 것만 기대하는 삶 속에 안주하면서 말이죠. ... 마지막으로, 그 세번째 징후는 평화입니다. 삶이 안온한 일요일 한낮이 되는 것이지요. ... 젊은 날의 환상은 내려놓고 개인적이고 직업적인 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실상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고 있지요. 우리 자신의 꿈을 위해 싸우기를 포기한 겁니다.” 
+ 꿈을 죽일 때 나타나는 징후들. 내가 그렇게 하고 있진 않은지 반성이 된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떠들고 다니는 건 아니지만, 매번 시간에 조금씩 쫓기는 것도 사실이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로 내 일상을 채워나가는 것, 그리고 그것에 익숙해지는 것을 경계해야겠다. 두 번째 자기 자신에 대한 지나친 확신, 이것도 중요한 신호다. 요즘 내가 조금 그런 느낌이다. 강의를 한지 3년이 되니, 이제 더 이상 앞에 나가서 떨지는 않는다. 떨지 않는 것은 양면성을 가진다. 새로운 것을 전할 때의 미묘한 흥분과 떨림도 강의 초반보단 확실히 떨어진다걸 의미한다. 이젠 내가 전할 메시지도 어느 정도 비슷하고, 프로그램도 유사한 경우가 더 많다. 나름대로 매번 조금씩 바꿔보려고 노력하지만, 큰 틀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어쩌면 이제 나 스스로 나의 틀을 깨고 나와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지막 징후, 평화. 아직 개인적 성취도 이루지 못한 나이기에 이 징후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평화라는 적은 강력해 보인다. 그렇기에, 나는 그저 걸어가야 한다. 내 꿈을 살아 숨쉬게 하는 것도, 죽이는 것도 결국 나의 양발에 달려있다. 

96
"한 시인이 말했지요. 어떤 사람도 섬이 될 수 없다고. 선한 싸움을 이끌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겐 친구가 필요하지만, 친구가 멀리 있을 때는 고독을 자신의 중요한 무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단호하게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주위의 모든 것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모든 것 속에서 당신이 ‘선한 싸움’을 이끌어 승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나타나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는 오만한 전사가 될 것이고, 그 오만함은 결국 우리 자신을 파괴하고 말 것입니다. 너무나 자신만만한 나머지 전쟁터의 합정들을 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 친구는 필요하다. 하지만 친구가 멀리 있을 때는 고독을 자신의 무기로 만들면 된다. 그럼 된다. 걱정할 것 없다. 그리고 진리에 도달하는 길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다. 그 길엔 분명 나를 기다리는 (아직 만나지 못한) 친구와 스승, 그리고 제자들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104
“그리스도는 부정한 여인은 용서했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는 저주했어요. 나 역시 그저 좋은 사람이나 되려고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지금의 나는 열매를 맺는 것에 별 관심이 없는 무화과나무가 아닐까. 나 역시 그저 좋은 사람이나 되려고 이러고 있는 것은 아닌데 말이지. 때가 되면 열매는 자연스럽게 열리는 것이지만, 그 때를 촉진시키는 것, 튼튼한 뿌리를 갖고 물과 양분을 최대한 빨아 올리는 것은 나의 몫이다. 스스로를 재촉하진 않되, 게으르지도 말자. 일단은 뿌리와 줄기를 튼튼히 만들자. 

122
"종종 우린 선을 보여주려고 하고 삶이 관대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생각이 악마의 것인 양 거부합니다. 아무도 삶에게 많은 걸 바라려고 하지 않아요.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선한 싸움’을 이끌고 싶어하는 사람은 세상을 무궁무진한 보물로 바라봅니다. 누군가 발견해서 차지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보물을 대하듯 하는 거죠.” 
+ ㅎㅎㅎ 삶은 관대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선 한번 정도는 나락으로 떨어져야 하지 않을까. 내가 그렇다고 엄청난 고난과 고통에 빠진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요즘 젊은 사람치고 아주 조금은 고생을 해 본 바에 의하면 그렇더라. 삶이 안전하다는 사실, 그 사실 하나만 확신하는 데에 3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내가 아직 굶어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 (심지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는 사실)이 세삼 놀라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나는 삶이 우리에게 관대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사실 오늘 갑작스런 소식을 들었다. 원래 예정되었던 11월 12월 강의가 예산 문제 때문에 취소되었다는 사실 말이다. 예전 같았음 당황하기도 하고, 갑작스런 일정 변경에 속상하기도 했을 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되려 기대된다. 한 쪽 문이 닫혔으니, 이제 다른 쪽 문은 어떻게 열릴까? 하고 말이다. 모든 위기는 곧 기회임을 이젠 진정으로 믿는다. 

123
“당신은 보상을 찾아서 지금 여기 있습니다. 감히 꿈을 꾸며, 그 꿈을 현실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당신의 검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검에 도달하기 전까지 확실하게 알아야 해요.” 
+ 검은 가진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어떠한가. 나는 내가 원하는 수준 혹은 경지에 도달하고 나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내가 진정 관심있는 것은 딱 하나다. 함께 성찰하고, 공부하는 것 그렇게 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거 이제 슬슬 시작해야 겠다.

136
“우리는 자신의 세계관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끊임없이 애쓰지요. 자신과 생각이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세계관이 진실이라고 확신하게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 “하지만 당신 역시 나를 설득하려고 애쓰지 않습니까. 페트루스. 나를 산티아고 순례길로 안내하면서요.” 그는 나를 차갑게 응시했다. “나는 단지 당신에게 람의 의례들을 가르쳐주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삶의 진실이 길 위에 있음을 마음속 깊이 깨닫지 않고는 결코 검에 도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는 손가락으로 별들이 또렷하게 보이는 하늘을 가리켰다. “은하수는 콤포스텔라까지 이르는 길을 안내해주죠. 어떤 종교도 모든 별을 한데 모을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우주는 거대한 빈 공간으로 변해버려 그 존재 이유를 잃고 말 겁니다. 각각의 별, 그리고 각각의 인간은 자신만의 공간과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요. 초록색, 노란색, 파란색, 하얀색, 혜성, 유성, 운석, 성운, 고리 모양의 각기 다른 별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위의 문구를 읽는 순간, 요즘 한창 논의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쟁이 떠올랐다. 그래서 위의 문장을 조금 바꿔 보기로 했다. 의미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시대, 다양한 해석을 공존시키는 것이 중요한 이 시대에 어찌 ‘교과서 국정화’라는 주제가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는건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가 없지만, 일단 그래도 내 생각을 쓴다. “역사는 미래까지 이르는 길을 안내해주죠. 어떤 역사가, 역사관, 혹은 어느 국가도 모든 역사를 한데 모을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과거는 거대한 빈 공간으로 변해버려 그 존재 이유를 잃고 말 겁니다. 각각의 역사가와 역사관, 그리고 해석은 자신만의 시각과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요. 순환적 역사관, 진보적 역사관, 맑스의 유물론적 역사관, 랑케의 실증주의 사관, 콜링우드의 상대주의 역사관, E.H.카의 통합적 역사관 등 각기 다른 사상과 사상가들이 우리 곁에 존재하는 것처럼.” 나라가 개판이 되기 전에, 뭐라도 해야겠다.

148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를 말하고 천사의 말까지 한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전할 수 있다 하더라도, 온갖 신비를 환히 꿰뚫어보고 모든 지식을 가졌더라도, 산을 옮길 만한 완전한 믿음을 가졌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 그에 의하면, 낚시는 인간과 세상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속 노력한다면, 그것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목표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신이 우리를 얼마나 도와 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시간이 걸리는 행위를 해보는게 좋습니다. 선승들은 바위가 자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하지요. 내 경우는 낚시하는 걸 좋아하는 거고요.” 
+ 강태공이 떠오른다! 낚시로 세월을 낚았다는 그도 이런 마음이었겠지. 주역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더라. 주역은 결국 ‘때’에 관한 학문이라고. 나에게 알맞은 때를 미리 알고, 그것에 대비하는 지혜를 기르기 위함이 주역의 진짜 목적이라고. 자신의 때를 알기 위해 세상을 바라보고, 바위가 자라는 소리를 듣고, 낚시대를 던지는 것. 얼마나 충만한 느낌인가? 그에 비해 눈에 핏발이 서도록 자신과 타인을 끊임없이 밀어붙이고 자극하는 지금의 현대 사회는 얼마나 소모적이고 슬픈가. 

154
"아가페는 전적인 사랑입니다. 그 사랑을 경험하는 이를 소멸시키지요. 아가페를 경험했거나 느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사랑 말고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가페는 예수께서 인류를 위해 품었던 사랑이기도 하죠. 그 사랑은 너무 커서 천체를 뒤흔들었고,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았습니다. ...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사랑 앞에서 다른 것들은 그 중요성을 잃습니다. 아가페를 경험한 이들은 오직 사랑에 소멸되기 위해서만 살았습니다."
+ 사랑은 경계를 허문다. 경계가 없어진 자들만이 세계를 뒤흔든다. 그 힘은 결코 두려움으론 도달 할 수 없다. 사랑 앞에선 다른 것들은 그 중요성을 잃어버린다는 말이 오늘따라 참으로 와 닿는다.    

156-158
당신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취할 수 있는 모든 유익한 것은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사랑을 체험했을 때만 그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 당신과 나처럼 람의 의식을 행하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다른 형태로 나타난 아가페를 경험합니다. 열정이 그것이지요. 고대인들에게 열정은 접신했을 때의 무아지경이나 황홀경을 의미했지요. 열정은 하나의 생각이나 대상을 향한 아가페입니다. ... 이런 특별한 힘은 적절한 순간에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주죠. 목표를 이룬 우리는 스스로의 능력에 놀라게 됩니다. ‘선한 싸움’을 이끄는 중에 다른 어떤 것에도 미혹되지 않고 열정에 이끌려 목표에 도달하게 된 덕분이죠. 열정은 대개 우리 삶 초반부에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 시기에 인간은 아직 신적인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 천국이 어린아이들의 것이라고 한 예수의 말씀은, 열정의 형태로 나타나는 아가페를 두고 한 말입니다."

“우리는 존재의 위대함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세속의 일들로 내면의 열정이 빠져나가버리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입니다. ... 열정이 궁극의 승리로 가능케 하는 중요한 힘이라는 걸 알지 못하기에, 그것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버리는 걸 그냥 보고만 있는 겁니다. 그렇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놓친다는 것은 깨닫지 못하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자신이 느끼는 권태와 패배를 세상의 탓으로 돌려버리죠."
+ 아가페와 열정.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부분 중에 하나다. 무언가에 순수하게 미친 상태, 그 몰입 경험이 나에게 주는 엄청난 행복이 이런 이유 때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서 말한 바대로, 그렇게 나 자신에게 몰입할 때는 어떤 가치도 그 순간 만큼은 중요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 순수한 열정의 힘이 참으로 값지구나. 란 생각을 한다. 최근에 나는 언제 이러한 경험을 해보았나? 돌이켜 보니, 강의할 때 매번 그런 것은 아니나, 종종 아이들과 깊이 닿아있단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도 아주 몰입도가 높고. 또 정신없이 책을 보면서 ‘아하’하는 순간들, 좋았던 문구를 옮겨적으면서 다시 ‘아하’하는 순간들도 떠오른다. 대화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서 갑자기 글감이 떠오르고, 정신없이 아이폰에 글을 쓸 때의 경험도 좋았다. 지금 돌아보니 그때가 나에겐 ‘열정과 몰입’의 순간이었다.  

178
오늘 당신이 대면해야 될 적은 다른 종류입니다. 당신을 망가뜨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가장 좋은 동반자가 될 수도 있는 가상의 적이죠. 죽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인간은 살아 있는 것들 가운데 다가올 죽음을 자각하는 유일한 종입니다. 그런 이유로, 그리고 오직 그 이유만으로, 나는 인간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느낍니다. ... 그럼에도 나약한 존재인 인간은 가장 확실한 사실인 자신의 죽음을 부인하려고 하죠. 바로 그 죽음이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을 실현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준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말입니다. 
+ 죽음은 삶에서 가장 가치있는 것들은 실현시키도록 돕는다. 나의 ‘진짜 문제’를 발견하도록 돕는다. 죽음 앞에서 나는 더 깊어지고, 또한 더 가벼워진다. 2월에 죽음에 대한 와우 숙제를 하면서 참 좋았는데, 벌써 10월이 되니 가물가물하기도 하다. 죽음에 대한 인식은 중간중간 업데이트를 해줘야 할 것 같다. 

185
오늘 아침 내가 심장마비로 죽었더라면 다시 보지 못했을 이 작은 것들이 갑자기 커다란 의미가 되어 내게 다가왔다.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들은 저 하늘의 별들이나 지혜가 아닌, 바로 그들이었다. 
+ 내가 살이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들은 그 동안 책으로 본 수 많은 지식과 정보가 아니다. 친밀함에서도 나왔듯, 나와 눈을 보며 애정을 나눈 가까운 사람들이다. 더 친밀해지는 것이 곧 더 생생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187
거절당할 것이 두려워 두세 명의 여자들에게 구애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 떠올랐다. 나중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여러 번 포기한 것도 기억났다. 깊은 회한이 몰려왔다. 산채로 매장당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사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던 나 자신에 대한 깊은 후회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충만한 삶을 즐기는 것일진대, 나는 무엇 때문에 거절당할까 두려워하고 하고 싶은 일을 훗날로 미루었던 것일까? 
+ 세상에는 확실한 것이 없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내가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 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을 만고의 진리다. 두려워말자. 지금 아무리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해도, 죽음은 올 것이고, 지금 아무리 삶을 두려워한다고 해도, 나는 삶을 살 것이다. 어차피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이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그저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 양심이 가리키는 일을 차근차근 해 나가자. 

190
몇 분 전 내가 경험한 그 죽음은 나의 친구이자 조언자였다. 나로 하여금 남은 삶의 단 하루라도 비겁하게 살지 않을 것을 결심하게 한. 이제부터 그는 페트루스의 안내와 충고보다 내게 더 큰 도움이 될 터였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훗날로 미루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 그가 내 손을 잡고 분명히 말해주었다. 다른 세계로 떠나야 할 순간이 왔을 때, 가장 큰 죄악과 함께 가서는 안 된다고. 그것은 후회라는 죄악이었다. 
+ 삶에서 저지를 수 있는 유일한 죄악은 지나온 자신의 삶을 후회하는 것이 아닐까. 

194
세상을 정복했으나 자신 안의 ‘선한 싸움’을 이끌어본 적이 없는 이들을 불쌍하게 여기소서. 또한 ‘선한 싸움’에서 승리했지만 세상을 이기지 못했기에 삶의 갈림길에 머무르는 이들도 생각하소서. ... 펜과 붓과 악기와 도구를 들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그러나 하찮은 것들 안에 영감을 쏟아넣기 위해 펜과 붓과 악기와 도구를 손에 들고 자신이 다른 이들보다 더 낫다고 믿는 이들을 더욱 불쌍히 여겨주소서. 

신은 신비한 물약 정도로, 인간은 충족되어야 하는 원초적 욕망만을 지닌 존재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을 측은히 여기소서... 하지만 맹신하는 자들, 실험실에서 수은을 금으로 변화시키려 하거나 타로카드의 비밀이나 피라미드의 능력을 이야기하는 책들에 둘러싸여 지내는 이들을 더욱 더 불쌍히 여기소서.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사람 ... 사무실에 자신을 가둬놓고 고독한 권력으로 조용히 고통받는 이들을 불쌍히 굽어보소서. 하지만 언제나 손을 벌린 채 자비를 베푸는 사람, 오직 사랑으로만 악을 이기려고 하는 사람들도 측은히 여기소서. 
+ 이 대목은 정말 그냥 넘어갈 것이 하나도 없었다. 비록 다 옮겨적진 못했지만,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면서 읽었다. 지금까지 와우 수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할 만한 ‘변증법’을 이렇게 잘 설명한 대목이 없는 것 같다. 참 지혜로운 말이다. 맞다. 자신의 선한 싸움을 이끌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선한 싸움을, 선한 싸움에선 이겼지만 세상을 이기지 못한 사람은 세상을 이겨야 한다. 미리 두려워하는 것, 과소평가하는 것도 죄지만, 오만한 것, 과대평가하는 것도 죄다. 오로지 이기적인 것도 죄지만, 오로지 이타적인 것도 죄다. 무엇이든 치우치면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그건 지혜로운 행동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이 내포한 ‘양극성’을 두루 판단하고 ‘변증법’의 지혜를 실천하는 것이 삶이란 순례길에 머무는 우리들의 중요한 숙제가 아닐까.  

207
"당신이 지금까지 배운 것 그것을 실제로 적용했을 때만 의미가 있는 겁니다. 잊지 마십시오. 내가 이미 수없이 말했듯, 산티아고 순례길은 평범한 사람들의 길이라는 것을. 삶을 살아가면서도, 순례를 하는 중에도, 지혜란 우리가 장애를 극복하도록 도와줄 때만 그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두드릴 못이 없다면 망치는 그 존재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못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지요. 망치는 목수의 손에 쥐어져 그 기능을 발휘하도록 사용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 배운 것을 적용했을 때만 의미를 가진다. 백번 넘게 듣는 말이면서도 들을 때마다 끄덕이는 말이다. 고대 원주민들 사회에선 누가 가장 영웅으로 인정되었을까? 어디선가 본 글이었다. 정답은 바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건 즉, 지혜로운 사람을 뜻하는 것이리라.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다양한 삶의 지혜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노인들이 자연스래 존경되었던 시대이기도 하고. 암튼 배운 것을 적용하는 것에 게으른 나에게 경고한다. 나가서 직접 해봐라. 말만 하지 말고. 

207
“검을 가진 자는 검이 칼집에서 녹슬지 않도록 끊임없이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 
+ 참 아이러니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검을 가진 자는 계속해서 검을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검은 언제나 적을 요구한다. 검에게 있어서 적은 그저 단순한 대상이 아니다. 어쩌면 검의 본질은 바로 ‘적’이 아닐까. 적이 있기 때문에 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검이 있기 때문에 적이 있는 것이 아닐까. 삶은 대부분 역설로 가득차 있는데, 이 경우도 그렇다. 

211
“알았소? 일단 결심을 하고 나면, 문제는 놀랄 정도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겁니다.” 
+ 2013년 2월, 당시 회사를 그만두고 내가 내린 결정은 결혼이었다. 직장도 없는 상태에서, 일단 올해 말에 결혼은 하기로 했다. 그 결심을 내리고 나서 문제가 놀랄 정도로 해결되었을까? 그건 아니다. 물론 그 정도로 쉽게 결혼하게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국 나는 결혼했고, 지금까지도 살아가고 있다. 결단에는 놀라운 힘이 있다는 것. 나는 그것에 엄청나게 동의한다. 2011년에도 한번 느낀 적이 있다. ‘비합리적인 선택’이 얼마나 나에게 힘을 주는 지. 논리적으로나 합리적으론 승락해선 안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내가 하겠다고 하면, 내가 온 존재로 결정하고 나면 세상은 그에 맞춰서 새롭게 재배열된다. 그래서 앞선 결론에 우린 다시 도달하게 된다. 세상은 안전하다. 하지만 안전을 갈구하는 자에게 세상은 결코 안전하게 머물러주진 않으리라.

227
그렇다고 해서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하고자 하거나,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처럼 새들과 대화하려고 할 필요는 없어요.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한다면, 시장의 야채 장수도 신성한 광휘의 불꽃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 우리 엄마가 가끔 나에게 하는 말이 있다.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았어.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어.’ 나는 안다. 우리 집안을 지탱하기 위해 엄마가 품고, 삭혔을 수 많은 인내를. 평생을 우리 집와 나, 그리고 누나를 위해 온 몸을 바치신게 우리 엄마다. 어릴 때는 물론 이런 생각도 못 했지만, 아이를 낳고 세상을 살아나가면서 엄마와 아버지의 대단함을 세삼 다시 느낀다. 지혜로 향하는 길, 그 길은 자신의 삶을 후회없이, 온전하게 살아온 누구에게나 열려 있음을 기억하자. 

230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먼저 나쁜 결정이 어떤 것인가를 인식하는 겁니다.” 
“당신이 세울 수 있는 최악의 가정은 무엇이겠습니까?"

251 - 253
“적은 우리의 약한 면에 대한 상징입니다."

“그것은 신체적 고통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지만, 승리에 대한 성급한 확신이거나, 전투가 필요 없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포기해버리려는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적은 우리에 대한 승리를 점칠 수 있을 때 비로소 싸움을 시작합니다. 자만심으로 인해 우리 스스로가 무적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순간이 바로 그때지요. 싸움을 할 때 우리는 항상 자신의 약한 면만을 방어하려고 하지만, 막상 적이 공격하는 곳은 우리가 방심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가장 믿고 있는 곳 말이죠."

“적은 아가페를 이루는 한 부분입니다. 그는 검을 사용하는 우리의 손과 의지, 그리고 용도를 시험하기 위해 존재하죠. ... 그 의도는 실현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싸움을 피해 도망간다는 것은 최악의 사태인 것이죠. 싸움에서 지는 것보다 더 나쁜 겁니다. 패배를 통해서는 무엇이든지 배울 게 있지만, 도망을 간다면 적의 승리를 선언하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얻을 게 없으니까요.” 

“적이 ‘악’을 의미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적은 늘 존재하는 것입니다. 검이 칼집 속에서 녹슬지 않게 말이죠.” 
+ 적의 공격은 나의 약한 면을 파고들지 않는다. 나의 가장 강한 면을 찌른다. 이 표현이 왜 이렇게 와닿았을까.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다. 내가 강하다고 느끼는 강점일수록, 우린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게 된다. 운전을 배운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연수를 담당하던 선생님이 그랬다. 나처럼 차를 처음 모는 초보는 오히려 사고를 잘 내지 않는다고. 오히려 운전에 자신감이 좀 생긴, 경력이 좀 되는 사람일수록 사고 낼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고. 당연하다. 적은 그 부분을 파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내가 완전히 정점에 이르렀을 때, 자만했을 때, 주위가 보이지 않을때, 그때서야 적은 비로소 싸움을 시작할 것이고 나는 패배할 것이다. 잊지 말자. 

254
“삶은 신비로운 산티아고 순례길보다 언제나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요.” 
“하지만 삶이 가르쳐주는 것을 우리가 그다지 신뢰하지 않을 뿐이죠.” 
+ 삶은 최고의 스승이지만, 그의 제자는 드물다. 눈 밝고 귀 열린 자들만이 그를 오로지 참된 스승으로 삼고 정진한다. 

256
“우리가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깨어 있을 수 있다면! 하지만 우리는 아직 인간에 불과하고, 자신의 말소리조차 들을 줄 모르는 존재들이지요. ... 소리에는 모든 것이 씌어 있죠. 인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귀 기울여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삶이 우리에게 매 순간 아낌없이 주는 조언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만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겁니다.” 
+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 현재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 현재에 존재할 수 있는 사람. 순간에 깨어있는 사람. 일상을 금처럼 여기는 사람. 평범한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 자신을 성찰할 줄 알며, 타인을 공감할 줄 아는 사람. 

274
다만 한 가지만 말해주겠습니다. 스스로를 지혜롭다고 믿는 이들은 명령을 해야 할 순간에는 우유부단해지고, 복종해야 할 순간에는 반항적이 되지요. 명령을 내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명령을 따르는 것은 불명예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결코 그렇게 행동하지 마십시오. 
+ 앗, 나도 이 부분에서 걸렸는데 딱 짚어준다. 명령을 해야 할 순간은 분명히 옴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저주저한다. 그리고 복종도 마찬가지. 그건 빼도 박지 못할 나의 어리석음의 단면을 보여준다. 명령을 내리는 것도, 따르는 것도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받아들이자. 

278
당신이 앞으로 마스터가 된다고 해도, 당신이 걷는 길은 신에게로 이끄는 수많은 길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내 아버지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 ... “언젠가는 내게서 메시지를 받게 될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안내한 것처럼 산티아고 순례길로 누군가를 안내하라는, 그때 비로소 당신은 이 여행의 위대한 비밀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지금 당신에게 말로만 알려주고자 하는 비밀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몸으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비밀은 바로 이것입니다.” 한참 만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 비로소 배울 수 있다는 것. ... 당신을 가르치면서 나는 진정으로 배울 수 있었던 것이지요. 안내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비로소 나 자신의 길을 찾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 따라서 비밀은 단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매일의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도 솔로몬 왕처럼 지혜롭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처럼 강인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이번처럼 특별한 모험에 참여하게 될 경우에만 그 사실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죠.” 
+ 이번 대목도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 중의 하나다. 정말 완벽한 안내자처럼 보였던 그가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사실에 나도 놀랐다. 그리고 공감했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 비로소 배울 수 있다는 것. 어쩌면 누군가를 진정으로 가르치고 싶다는 그 순수한 마음이 그를 지혜롭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나역시 그러한 순수한 열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까지 나는 이 말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내 인생을 걸어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가르치고, 그의 길의 안내자가 되어야 겠단 생각을 한 적은 없으니 말이다. 그저 아이들과 수업하는 것은 좋지만, 이 정도 수준은 아니니까. 조건 없이 나의 배움을 나누는 것. 시간이 없다는 핑계, 경제적 여력이 안 되서 어렵다는 핑계는 이제 내려놓고, 조만간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겠다. 마침 시간도 나의 편이 되어 주었으니. 

307
내가 얻어야만 하는 것에 골몰하고 있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내게 줄 수 있는 최선을 베풀었다. … 내가 세상사를 잊은 채 온 신경을 내 검에 집중할 때마다, 그는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나를 현실로 다시 데려왔다. 그런 일은 순례길을 걷는 내내 되풀이되었다. 
+ 삶은 편법을 허용하지 않으니까. 삶은 선행학습도 용서치 않는다. 경험해야 할 것은 오롯히 경험할 뿐이다. 

310
설령 검을 찾지 못한다한들 내 인생에서 실제로 달라질 게 뭐가 있단 말인가? ... 검은 하나의 결과일 뿐이었다. 그것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보다는 그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가 더 중요했다. 나는 그 검을 실제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야 했다. ... 내 검의 비밀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얻는 모든 성취의 비밀과 마찬가지로,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것이었다. 검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 인가가 바로 그것이었다. 
+ 만약, 나에게 완벽한 지혜와, 충분한 시간, 그리고 넉넉한 돈이 주어진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그것을 생각해 보았는가? 얼마 간은 순수하게 공부할 것 같다. 돈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하지만 그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나는 결국 돌아올 것이고, 몇몇 사람들과 함께 배움을 나누고 인생을 나누는 모임을 만들어서 놀 것이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더 모인다면 돈도 충분하겠다, 학교를 만들어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운영은 나의 몫이 아니다. 그건 더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나는 여전히 자유롭게 살아갈 것이다. 하루 중 얼마의 시간은 수업을 하고, 얼마의 시간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삶. 그 삶이 내가 살아가고 싶은, 나의 검으로 내가 만들고 싶은 그런 목표다.

321
당신께서는 우리 중에 내려와 우리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가르쳐주셨지만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당신께서 권능과 영광이 모든 사람의 것임을 보여주셨지만, 우리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큰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신의 아들인 당신께 등을 돌리고자 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기가 너무나도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이 신이 될까 두려워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328
나는 검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그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스터는 내게 검을 내밀었고, 나는 그것을 받았다. 
+ 받을 자격이 된 사람은 받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더 받았다고 미안해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덜 받았다고 아쉬워 하지도 않는다. 자격을 갖추는 것만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내가 참 좋아하는 명언 중에서 짐론이 말했던 것이 있다. “사람은 추구할 때 가장 성숙한 모습을 보입니다. 추수 때야말로 수확량이 적어도 투덜거리지 않고 수확량이 많아도 미안해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죠.” 나는 수확을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이 페트루스가 건내는 검을 순순히 받는 그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저 남은 것이라곤 농사를 후회없이 짓는 것일 뿐이다. 그러고 보면, 농부란 직업은 참으로 성스러운, 명예로운 직업이다. 순례자의 삶과 가장 비슷한 삶이 아닐까. 

338
그는 말했다. 우리를 신께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닿게 해주는 것은 열정이지, 수백 수천의 고전을 읽는 것이 아니라고. ‘비밀 의식’이나 ‘심오한 교리를 따르는 입문식’이 아닌, 삶이 기적임을 믿으려는 의지가 기적을 낳는 것이라고. 
+ 지금보다 더 젊은 시절, ‘비밀 의식’이나 ‘심오한 교리를 따르는 입문식’과 같은 것들을 참으로 좋아했었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보려곤 하지 않았고, 나의 시선이 향한 곳은 오로지 저 위였다. 삶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고통이었으므로, 나는 그곳을 피해 영적인 경험과 책으로 도망갔다. 그곳에선 그나마 좀 더 나은 척하는 나의 자아를 맞이할 수 있었기에. 만약, 내가 이 책을 20대 그때 읽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었을까? 아마 예측컨데 그렇진 않았으리라. 그 당시의 나는 아마 이 책에서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장면만 편집해서 읽었을 것이리라. 어쩌면 내가 가진 생각을 더 강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 그래서 인생은 참으로 살아봐야 아는 것 같다. 지금의 나의 인식 또한 미래의 내가 보면 ‘한숨을 푹푹 쉬는.. 떠올리는 게 창피한..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 삶이 가르치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나 자신을 깨뜨리며 나아간다면 참 좋겠다.



독서 후 성찰 


책을 다 읽었다. 리뷰를 적고 소감을 말하려는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나는 이 책을 다 읽은 것이 맞는가? 앞서 저자조사에서 말한 것과 같이, 나는 분명 연금술사를 10년 전에 읽었지만 사실 읽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눈으로 책에 있는 글자를 읽은 것일 뿐. 내가 그 책을 읽게 된 것은 작년이다. 내 삶이 산티아고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이제 그의 글과 문자들이 나에게 스며 들어오기 시작한것이다. 이 책도 그저 읽는 책이 아니다. 아마 파울로 코엘료의 가장 큰 힘은 ‘새로운 시각’를 구성하는 힘이며, 이 새로운 시각을 사람들에게 장착하는 것이 예술과 문학의 힘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이 책 <순례자> 역시 그 목적에 충실하다. 나는 분명 이 책을 읽었지만, 아직 내 눈이 바뀐 것은 아니다. 나에겐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선 책에서 제시한 몇몇 '람의 의례'를 습관해 해야 할 것이다. 마스터가 되는 길은 오로지 고도의 ‘체계적 숙련’ 이니까. 

이 책의 내용은 영웅의 여정과 비슷한 행보를 따른다. 안전지대를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스승을 만나고, 자신의 적을 만나게 된다. 적과의 대결에서 패배한 주인공은 결국 시련에 빠지고, 훈련을 거듭한다. 결국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손에 있었다는 아주 고전적인 지혜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지혜는 세상에 또 없다.)를 얻고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이 이야기는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의 특징은 보편적인 이야기를 통해 저마다 각자의 특수한 상황을 대입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은 신비와 기적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에게 이 이야기는 그저 순례길을 걸은 누군가의 것으로 들리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삶에 비춰볼 때, 이 책은 가치있다.  

그래서 중요한 대목은 이것이다. 이 평범한 이야기는 나에게 와서 어떻게 특별해졌는가? 한번 살펴보자. 내가 얻은 질문이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가장 먼저 옳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최악의 결정을 먼저 생각해 보라는 것.” 이 질문은 나에게 지금 상황을 잠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에게 있어 최악의 결정은 무엇일까? 반복되는 것이다. 나는 매해 다르게 살고 싶다. 나에게 있어 최악은 내년이 올해와 같은 것이다. 사실 올해는 나에게 나쁘지 않았다. 재원이를 만났고, 와우를 통해서 성찰도 더 풍부해졌고, 일에서도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넉넉하진 않지만 어렵지도 않게 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최악은 올해가 반복되는 것이다. 나는 매년 달라지고 싶다. 또 하나 더 있다. 나에게 최악의 결정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어떤 목소리도 내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탐색해 나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더라. 놀라운 질문이었다. 

두 번째 질문은 이것이다. “비밀은 바로 이것입니다.” 한참 만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 비로소 배울 수 있다는 것. 너무나 자명한 이야기라 입이 아플 지경이지만, 그럼에도 나에게 주는 깊은 인식의 전환이 있었다. 그게 바로 놀라운 이야기의 힘인가 보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더 깊이 알게 해주는 것. 그리하여 사실은 몰랐음을 인식시키는 것.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다소 오만한 생각이란 느낌이 들고, 다만 나도 이제 슬슬 이제 공부해나가려는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줘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애초에 올해 초 계획이었다가, 시간의 부족 탓으로 지연된 계획이 있었다. 바로 나다운, 그러면서도 혁신적인 '학습조직'을 만드는 것. 그 일을 슬슬 준비해야 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이상 미루지 말자. 

마지막 질문이다. "내 검의 비밀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얻는 모든 성취의 비밀과 마찬가지로,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것이었다. 검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 인가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 말을 바꿔보자. 만약, 내 삶이 앞으로 3년 남았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결단하자. 앞으로의 나의 길은 앞으로 3개월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한번 더 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올해까지도 잘 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앞으로 또 하고 싶지는 않다. 새로운 영역으로 나를 확장해야 한다. 그 어느 곳에도 내가 정착할 곳은 없다. 결단하자. 앞서 말했던 학습조직은 더는 늦춰서는 안 되겠다. 이번 겨울에 추진하자. 그리고 남은 3개월 동안 내가 강의했던 모든 자료를 글로 정리해보자. 그리곤 잊어버리자. 좀 더 내가 하고싶은, 다루고 싶은 주제로 나를 옮겨놓자. 지나온 배는 불 태워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배를 탈 자격이 생기기에. 우선 자격을 얻자. 그리고 나의 검을 떳떳하게 받자. 두려워하지 말자.  





[옮겨적기]

1부
1. 섹스는 친밀함이 아니다
- 당신이 아는 이들 중에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진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인가? ... 그들 삶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친밀함에서 생겨나는 진정한 경험들이다. 그들 곁에는 언제나 인생을 함께 살아갈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있다. ... 친밀함이란 행복의 필수조건이다. 이것 없이도 우리는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없이는 결코 진정한 삶을 살아갈 수가 없다. 17
+ 내가 과거에 잘 알지 못했던 것, 그것이 바로 관계의 힘이다. 관계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아가고 있는, 그리고 실현하고자 애쓰는 나에게 이 책은 참으로 잘 정리된 ‘관계의 바이블’같은 책이다. 그렇다. 내가 아는 이들 중에서 정말 행복해보이는 이들은 돈이 많은 이도, 지식이 많은 이도 아닌, ‘좋은 관계’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학식이 뛰어나거나, 탁월한 성과를 올리더라도 그 사람 저변의 관계가 무너지는 경우에 나는 그리 부러워하거나 존경하지 않는다. 이 관계의 친밀함은 행복의 필수조건이 아니라 사실상 동의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 인생이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이다. ... 어떤 사람과 진실로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로 하여금 당신 자아의 모든 면을 보여주고 함께 나누는 것이다. 우리는 기꺼이 가면을 벗고, 숨겨둔 무기를 내려놓은 채 겸손하게 우리의 삶으로 이들을 안내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의 장점과 단점, 허물, 결점, 약점, 재능, 능력, 성취 그리고 잠재력은 또 무엇인지 우리에 관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우리가 다른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인 까닭이다. 친밀함이란 과연 무엇인가? 이는 성숙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온전히 줄 때 우리들은 그 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19
+ 친밀함이란, 자신을 성숙하게 드러내는 과정. 이 말이 참 와닿는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자기 인식’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낀다. 자신을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지, 자기 내면의 다양성을 얼마다 인식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타인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도 좌우되니 말이다. 결국 자신의 모든 면을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현명하게 주위 사람들에게 표현하고, 그들이 자신의 새로운 면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삶이 내가 원하는 삶이고, 지향점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듯.

- 친밀함이란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른 이들로 하여금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기억하기 쉽게 한다. 또한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우리가 분별력을 잃지 않게 도와준다. ...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나눌 때에만 이것이 자신만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사람 하나 없이 생을 마치게 될 것이다. 21
+ 친밀함이란,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 정의도 참 좋다. 위의 말과 합치지만, 자신을 깊이 인식하고, 그 배움을 타인과 이야기하는 과정을 통해 친밀함이 쌓인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내면을 알게 되기도 하니까. 내가 심톡이라고 명명한 워크샵도 결국 서로의 그 ‘속 깊은 대화’를 끄집어내기 위함이니까. 

-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 친밀해질 수 있는 첫 번째 단계는 바로 자신에게서 친밀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 그렇다면 어찌해야 자신과 함께할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까? ... 자신이 강점과 약점을 모두 지닌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만이, 우리는 자신을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의 결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가식적인 삶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 자신의 함께하는 것을 편안하게 여기는 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오직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밖에 없다. 자고로 고독할 때, 모든 인간은 최고의 성과를 이뤄내는 법이다. ... 고독하고 고요할 때, 우리는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다. 24
+ 최근에 퍼실리테이션 하는 지인과 대화하다가, 내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 탁월한 퍼실리테이터의 조건에는 2가지가 있다고. 하나는 ‘진실함'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다양성에 대한 이해’라고. 문득 떠오른 답이었지만, 이후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진실함이란, 앞서 말했듯 자신이 가진 다양한 측면들을 인식하고자 애쓰고, 또 그것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진실함은 자연스럽게 ‘다양성’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힌다. 왜냐? 사실 우리 안에는 정말 많은 장점과 단점이 살고 있기에. 쉽게 말해 어마하게 위대한 자아에서 더 없이 치졸한 자아까지 함께 공존하며 산다. 위대한 자아는 ‘나’로서 인정하는 것은 쉽지만, 치졸한, 미친, 변태같은, 인색한, 느려터진, 게으른, 무력한, 자책하는, 금지된 것을 꿈꾸는 자아까지 ‘나’라고 인정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진실함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가식적인 삶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가식적인 사람은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하나로 아우를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관계를 잘 맺기 위해선 자신과 진실해지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결국,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 고독한 시간과 타인과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하나다. 동전의 양면으로 봐야 한다. 구분될 수는 있지만 분리될 수는 없다. 

- 친밀한 인간관계는 우리를 진실하게 만든다. 우리 자신을 제대로 보고 알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거울이 되어주는 까닭이다. 고립되어 혼자 있으면, 우리는 온갖 종류의 그릇된 확신을 갖게 된다.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에서 우리를 꺼내줄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들이다. ... 이렇듯 친밀함은 진정한 자아를 비추는 거울이다. 날마다 일상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대화는 우리가 때로 만들어내고 믿는 자신에 대한 환상을 깨드려준다. 26-27
+ 존경합니다. 파커 파머 선생님. 홀로됨과 커뮤니티에 대해선 언제나 그분께 빚을 지고 있다. 더 없이 명쾌한 정리였기에.  

- 문제는 우리가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 우리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두려워한다. 특히 자신에 대해 알게 되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 바로 이 두려움에서 엄청난 기만이 생겨난다. 또한 이 두려움이 끝없는 자식의 원인이 된다. ...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서는 절대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받을 수 없다. 드러내지 않으면, 결코 친밀함을 경험할 수 없다.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에 인색하면, 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28-29
+ 그렇다. 친밀함의 문제는 사실 ‘관계’가 아니다. 관계를 가로 막는 것은 상대가 아니다. 실은 ‘나 자신’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받아들여지지 못할까봐 두려워하는 내 안의 자아’가 모든 친밀함을 가로막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피터드러커가 했던 말을 나는 거의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 말만은 너무나 머릿 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아주 짧다. 그는 ‘소외된 기업은 소멸한다.’거 했다. 이것은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두려워하면 할 수록, 우린 자신으로부터 소외될 것이며, 타인과 멀어질 것이며, 결국 ‘진짜 삶’으로부터 소멸 될 것이다.  

-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쳐버리지 않으면, 일생 동안 외로움이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 친밀함이라는 고난 속에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은 까닭에 우리들은 친밀함의 결여로 공허해진 인생의 한 부분을 무엇으로든 메우려 애쓴다. 바로 여기에서 중독이 생겨난다. 어떤 이는 술의 힘을 빌려 인생의 공허감을 채우며, 어떤 이는 쇼핑을 하고, 또 어떤 이는 약물에 손을 대기도 한다. ... 모든 중독은 건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허전함을 채우려고 할 때 생겨난다. ... 중독은 우리들을 자기중심적인 환상세계 속으로 깊숙이 밀어넣는다. ... 중독은 우리들의 환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믿음에 확신을 심어준다. 31-32
+ 중독과 친밀함에 대한 글을 쓰게 해준 문구다. 얼마 전에 이러한 맥락으로 글을 썼고, 와우에도 공유했었다. 글을 쓴다는 건, 그 주제에 대해서 그나마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긍정적 ‘반사 효과’를 낳는다. 그것을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 글을 쓴다는 건, 그래서 참 권할만한 일이다. 나도 올해 조금씩 경험하면서 깨닫는다. 

- 정서적 친밀함은 서로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되며,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가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서 활짝 꽃피운다. ...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 첫 번째 목적은 최고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서로를 돕는 것이다. ... 이 공통의 목적이 바로 정신적 친밀함의 근간이다. 37
+ 자신과 상대의 최고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 모습에 도달할 수 있도록 자신과 상대를 섬기는 것. 그리고 그 역시 이러한 마음을 먹는 것. 우리가 도달 할 수 있는 최고의 관계가 아닐까. 

- 친밀함은 보다 나은 자신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여정이다. 이는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는, 그래서 세월이 지나야 깨달을 수 있는 성숙한 방법이다. 무엇보다도 육체적인 영역을 비롯해 어느 한 가지만으로는 친밀함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41
+ 깊은 친밀함은 마치 오래된 나무와 같아서, 긴 세월이 걸린다. 하지만 그 관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나무가 자라기 위해선 적당한 햇빛과 양분, 그리고 충분한 수분과 공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그 시간이 나무를 단단하게 만든다. 관계도 그러하다. 그렇기에 되려 서둘러 친밀해지는 관계는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대나무는 빨리 자라지만, 그 속은 비어있지 않은가? 단단한 관계에는 왕도가 없다. 

2. 공통의 관심사만으로는 부족하다
- 왜 그토록 소중했던 우정이 지속되지 못한 것일까? 사람들은 왜 헤어질까? 이는 훌륭한 질문들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질문이 있다. 이것은 바로 무엇이 사람들을 계속 만나게 하는가이다. 단순히 함께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 사람들은 왜 헤어지는가? 이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혹은 공통의 목적을 상실했거나, 공통의 목적이 가치를 잃었기 때문이다. 43-44
+ 굉장히 중요한 대목이었다. ‘무엇이 사람들을 계속 만나게 하는가?’라는 질문은 내가 기존에 던져본 질문이 아니다. 이 질문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정말 그랬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공통의 목적’임을 이제야 깨달았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잘 사귀던 연인들이 잘 헤어지는 구간이 있다. 바로 결혼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는 시기. 그 시기에 많은 연인들은 헤어진다. 왜냐? 기존의 목적(서로를 알아가는 것)은 이미 그 가치를 충분히 달성했기에, 이제 새로운 목적 (함께 살아가는 것)이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공통의 목적 앞에서 많은 이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Go하거나 Stop한다. 이처럼 관계에서의 중요한 분기점은 분명 ‘새로운 목적’이 만들어내는 결과임에 틀림없다.  

- 우리들의 본질적인 목적은 가장 나은 자신이 되는 것이다. .. 좋은 친구란 무엇인가? 텅빈 종이 위에다 당신 친구들의 이름을 적어보라. 모두 적었거든 가장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당신을 도와주는 이들의 이름 옆에 표시를 해두어라!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이름의 다른 쪽 옆에다 가장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당신이 도움을 주고 있는 이들에게 표시를 해라. 바로 이것이 당신을 훌륭한 친구로 만들어주는 까닭이다. 45
+ 나는 내 오랜 친구들에게 좋은 친구일까? 그렇지 않다. 나 먹고 살기 바쁘단 핑계로, 솔직히 친구들에게 많은 관심을 들이지 못했다. 최근에 가까워진 사람들에겐 비교적 ‘가장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지만, 그 전에 나의 옛적 친구들에겐 정말 무심한 편이었다. 어쩌면 그들과는 이러한 목적을 공유한다고 생각하지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 허긴,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스스로 판단한 나의 잘못이 가장 큰게 아닐까.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 인간관계란 ‘당신과 나의 것’에서 ‘우리들의 것’으로 가는 여행이다. 이는 서로 다른 두 존재가 공통의 목적 아래 하나가 되는 위대한 통합니다. ... 가장 고결하고 오래도록 지속되는 목적은 가장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도록 서로를 돕는 것이다. 55

- 당신의 주변 사람들이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마라.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는 그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원칙을 이해하기 위해 힘껏 노력해라. 그리고 당신이 진정 자아를 스스로 소중히 여기고 지킬 수 있게 되었거든,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진정한 자아로부터 멀어지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도와라. 당신이 스스로 자아를 저버린다면, 과연 이 세상 누구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60
+ 주변 사람들이 진정한 자아로부터 멀어지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돕기 위해선, 나부터 붙잡아야 한다. 나부터 멀어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삶을 ‘말하지 말고 보여줘야 한다’. 그게 첫 번째 시작이다. 

3. 훈련하지 않으면 사랑도 없다
- 튼튼한 뿌리를 가진 나무는 어떤 폭풍이든 견딜 수 있다. 인간관계도 다르지 않다. 폭풍이 당신의 인간관계를 강타할 때, 튼튼한 뿌리를 가진 당신이라면 당당하게 폭풍과 맞서 싸울 수 있을 것이다. 63
+ 그렇다. 그래서 시련과 고통은 ‘관계의 성숙’을 위한 비료에 가깝다. 그런 어려움 없이 저절로 자라나는 관계는 없더라. ‘전우애’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심지어 아기와 엄마와의 관계도 적용된다. 자연출산을 위해 공부하러 다닐 때 누가 그러더라. ‘엄마에겐 미안하지만, 힘들고 어렵게 낳아야 그만큼 아기에 대한 애정도 생기는 법이라고. 아기도 마찬가지고.’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너무 쉽게 재왕절개 수술을 선택하는 엄마들이 참 많다. 그런 현상이 나는 정말 안타까울 때가 있다. 세상 모든 것엔 ‘양면성’이 있다는 사실을 꼭 깨달았으면 한다. 

-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경외심 가득한 눈길로 바라본 적 있는가? 최근에 그 사람이 없으면 당신의 삶이 어떻게 될지 생각하느라 잠시 걸음을 멈추어본 적이 있는가? ...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간의 비범한 경이로움을,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능력을 소유했다는 신비를 묵상할 때, 우리는 자연스레 경외심을 느낀다. 72
+ 나에겐 이런 사람이 있는가? "그 사람이 없으면 당신의 삶이 어떻게 될지 생각하느라 잠시 걸음을 멈추어본 적이 있는가?” 이러한 질문도 사실 나에게 낯선 질문이다. 평소에 이런 질문을 하면서 살지 않는 내 모습을 본다. 

- 인간은 훈련을 통해 성장한다. 훈련은 삶이 행복을 위해 요구하는 대가이다. ... 훈련 없이는 지속적인 행복을 느낄 수 없다. 훈련은 삶을 충만하게 하는 방법이다. ... 우리가 가장 온전하게 살아 있는 때는 언제인가? 바로 훈련이 있는 삶을 받아들일 때이다. 사람은 훈련을 통해 비로소 성장한다. 훈련은 우리들로 하여금 현대 대중문화의 쾌락 속에 빠지지 않게 하며, 우리들의 모든 면을 정화시킨다. 훈련은 우리를 노예로 만들거나 숨 막히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상하지 못한 높이로 날아오르게 한다. 75
+ 이번에 훈련의 힘을 느낀 경험이 있다. 지난 8월 와우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자기조절력 향상’을 위해 권하신 방법이 있다. 하루에 하나씩, 하고 싶은 것을 적고 다음 날 그걸 실제로 하고 체크하는 것. 생각만으론 아무것도 알 수 없으니, 직접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시행한지 벌써 17일이 지났다. 나름 훈련이라고 하면 훈련인데, 꽤나 많은 것을 배웠다. 우선 매일 목표를 세운다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참 별거 아님에도 불구하고, 처음 며칠을 성공하니 묘한 성취감이 생겼다. 그리고 매일 목표를 인식하면서 행동을 하니, 어느 정도 나 스스로가 바로잡히는 것도 느껴졌다. 9월 한달의 전체적인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훈련의 힘이 이런 것이다. 처음에 익숙치 않아도, 그것을 습관화 시키면 내가 더 쉽게, 많은 것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돕는 힘. 결국 우리가 원하는 온전한 삶은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 온전함을 위해선 ‘훈련이 있는 삶’을 받아들여야 한다. 

- 자유는 선하고 진실되며 고귀하며,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인격적인 힘이다. 자유는 매 순간에 가장 나은 자신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훈련 없는 자유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자유는 우리가 삶이라 부르는 경험의 중심일까? 그것도 아니다. 삶의 근본은 사랑이다. ... 사랑은 가장 나은 자신이 되려고 애쓰면서 자신을 아끼고, 가장 나은 자신이 되고자 노력하는 다른 이를 돕고, 당신이 이 세상에 온 이유를 깨닫고, 이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당신에게 주어진 숙제이다. 그러나 사랑하려면 당신은 먼저 자유로워야 한다. ... 당신 자신을 누군가에게 온전히 주기 위해서는 우선 스스로를 소유해야 한다. 자신을 소유하는 것이 바로 ‘자유’이다. 77
+ 연결지어 보자. 삶의 근본은 사랑이고, 사랑을 위해선 자유로워야 한다. 그리고 훈련 없는 자유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내가 사랑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기 위해선 훈련이 요구된다. 원칙에 기반해서 살고, 그것을 내 삶으로 시키는 것. 사랑과 자유라는 두 거대한 가치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앞서 말한 ‘자기조절력 훈련’이다. 

- 문제는 우리가 훈련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 사랑하기 위해 우리는 자유로워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도 자주 노예가 되고 만다. 사랑은 약속이다. 하지만 노예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약속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훈련 없는 사람의 약속을 절대 믿지 마라. ... 훈련은 자유의 증거이고, 자유는 사랑의 전제 조건이다. 인간관계의 모든 영역에 훈련이 스며들게 하라. 78
+ 이 말이 참 인상깊다. ‘훈련 없는 사람의 약속을 절대 믿지 마라.’ 훈련이 없으면 신뢰를 쌓지 못하고, 신뢰하지 못하면 ‘온전한 관계’는 불가능하기에 올바른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 역시 사소한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을 믿지 않는 편이다. 프로젝트 수업을 할 때도, 작은 약속도 꼭 지켜야 함을 강조하는 편이다. 그게 모든 삶의 기본이다. 기본기 없이 응용은 불가능하다. 

- “사랑하지 않는데, 어떻게 사랑할 수 있나요?” “사랑은 동사입니다. 당신이 말한 사랑의 느낌이란 사실 사랑이라는 동사의 열매이지요. 그러니 그녀를 사랑하세요. 그녀에게 헌신하세요. 당신을 희생하세요. ... 그녀에게 공감하세요. 그녀에게 감사하세요. 그녀를 지지하세요. 기꺼이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80

- “당신은 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지 못하는 거야?” 우리들은 상대방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야만 하는 것일까? 물론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때, 우리는 또한 그들이 변하기를 원한다. ... 서먹함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그것은 서로의 본질적인 목적을 위해 함께 노력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 ... 사랑은 변화다. 인간관계는 우리들이 변화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이어야 한다. 81
+ 사랑은 변화를 이끈다. 사랑은 공통의 목적을 이뤄내는 원인이자, 서로를 더 나아지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다. 사랑만이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 사랑만이 그 사람의 깊은 곳에 숨겨진 ‘더 나은 자아’를 불러낼 수 있고, 그 자아를 발현시킬 수 있다. 이런 비유가 있더라. 내 안에 다양한 자아가 있고, 그 자아들을 총괄하는 ‘대표 자리’도 하나 있다는 것. 단, 그 대표 자리에 정해진 자아만 앉는 것이 아니기에, 주로 외부와의 마주침에서 ‘대표 자아’는 바뀐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란 존재는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마주치는 것에 의해서 ‘끄집어내지는 것’인 것이다. 주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느낄 것이다. 집에 도착했을 때의 나와, 회사에 들어갈 때의 나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이 논리는 존재론이 아닌 관계론에 가깝다. 난 잘 모르지만, 가장 유명한 비유로는 ‘프루스트’가 있더라. 프루스트가 홍차와 마들렌과 마주하는 순간, 그의 ‘내면에 깊숙히 잠든 자아’가 불러내지고, 그 자아가 대표 자리에 앉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도 비슷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있을 때 우린 ‘지금의 나’보다 분명 '더 나은 자아’를 불러온다. 그리고 그 자아로 살아가면서 우린 내 안에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하며 놀란다. 예를 들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꽃다발을 들고 거리를 뛰어가는 ‘자아’는 평소엔 볼 수 없다. 하지만 사랑은 그 자아를 불러내고, 그 자아를 키운다. 용기 없는 사람이 용기를 낼 수 있게 하는 힘, 그 변화의 원천은 바로 사랑이 아닐까. 

4. 친밀함은 우리를 진정으로 살게 한다
-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일들의 대부분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것이다. 친밀한 인간관계는 우리를 진정으로 살게 한다. 93
+ 살이 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차이, 친밀함. 

- 인간관계는 성장하거나 죽는다. 중간은 없다. ... 당신 삶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모든 인물들을 목록에 기록하라. ... 당신은 어떤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한지 판단해야 한다. 당신은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 속에 합당한 시간과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어떤 인간관계는 기꺼이 정리해야 한다. 95
+ 어쩌면 생명의 본질이 그렇지 않을까. 성장하거나 쇠퇴하거나. 기계는 변함없지만, 생명은 상승 아니면 하강뿐이다. 관계도 하나의 생명에 가깝다. 물을 주고, 가꾸면 커지고, 방치하면 작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듯’ 관심을 갖고 이행해야 하는 것이 바로 ‘관계’가 아닐까? 

-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다.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다. 미움은 인간관계의 일부만을 허물어뜨릴 뿐이지만, 무관심은 인간관계 전부를 파괴한다. ... 무관심이 가득한 곳에서는 목적을 찾아볼 수 없다. 목적이 없는 것, 바로 이것이 무관심의 목적이다. 97
+ 공통의 목적이 사라진 상태, 무관심. 이 공허함을 채우고자 사람들은 ‘욕망’을 추구하고, ‘중독’에 이르는게 아닐까. 자신의 목적이 없으니, 타인이 쫓는다고 생각하는 대상을 무의식적으로 쫓아가면서 위안을 느끼는 것에 다름 아니리라. 

- 대개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과 우리들이 실제로 삶을 사는 방식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열정과 목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예외다. ... 당신이 특별한 인간관계를 가지려 한다면, 당신은 먼저 그들에게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서 우선권을 줄 결심을 해야 한다. 삶은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이끌기 마련이다. 당신이 주의를 기울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당신의 삶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무럭무럭 자라날 것이다. 103
+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실제로 그렇게 살지 않는다면,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만 못 하다. 중요한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진짜 중요하게 실천하는 것이 우리에겐 중요하다. 

- 오늘날의 가장 큰 미신 중 하나는 시간이 가장 가치있다는 것이다. ... 시간은 우리가 가진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이 아니다. ...다른 사람보다 24시간 내에 훨씬 더 많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일까? 시간이 아니라 활력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활력은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고려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어떤 사람들이 당신을 활기차게 하는가? 훌륭한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들은 나를 북돋는다. 비범한 일을 한 사람들은 나에게 활기를 준다. 109
+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다. 핵심은 ‘에너지’다. 에너지 발전소에서도 언급된 내용인데, 참 많이 공감하게 된다. 사실 나도, 시간과 성과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편이다. 단기적 성과는 시간과 연관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 성과는 대부분 ‘관계’와 연관된다. 

2부
1. 첫 번째 단계, 진부함
- 이 단계에서 우리들은 표면적인 상호적용과 스쳐 지나가는 만남, 그리고 무의미한 교환을 경험한다. 사회적 만남이 진부함을 나누는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러한 관계는 친교라고 부를 수 없다. 125
+ 요즘 이러한 무의미한 관계는 거의 없어졌다. 그러다보니 진부한 이야기는 참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다. 그것도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 듯. 

- 진부함은 대화를 시작하기에 참으로 훌륭한 도구가 된다. 하지만 대화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머문다면, 진부함은 피상적이고 표면적인 것으로 변해 친밀함에 대한 우리들의 갈증을 달래줄 수 없게 되어버린다. 126 진부함은 언제나 안전하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진부함에 집착한다. 128
+ 처음 대화를 열기에 진부한 이야기만큼 좋은 것도 없지만, 대화를 지속하기에 진부한 이야기만큼 나쁜 것도 없다. 

- 진부함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벗어다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근심 걱정 없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기이다. ... 그것은 미리 세워둔 계획없이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다. .십대 자녀가 당신에게 좀 더 마음을 열기 바란다면,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말고 그저 오후를 함께 보내보라. 131

-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일들은 그처럼 다급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잠에서 깨자마자, “난 오늘 급히 운동해야 해”라고 말한 적이 있는가? 당신은 다급하게 운동하지 않는다. 언제나 급히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는 까닭이다. 당신의 비서에게, “오늘 약속을 모두 취소해요. 오늘은 마음의 양식이 되고 내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혀줄, 정말 좋은 책을 급히 읽어야 하거든요.”라고 말한 적이 있는가? ... 가장 중요한 일들은 촌각을 다툴 만큼 급하지 않다. 133
+ 중요한 일은 촌각을 다투지 않는다는 표현이 참 좋았다. 그렇다. 가끔 재원이랑 장시간 놀 때가 있는데, 초반에는 종종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단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왜냐면, 너무나 빨리 그냥 하루가 흘러가버리니까. 급한 일이 밀려있을 때, 읽고 싶은 책을 읽지 못하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것 틀린 생각이었다. 재원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촌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다행히 이젠 쬐금 철이 들어서, 재원이랑 함께 보내는 시간을 온전히 즐겁게 보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가장 만족도 높은 일 중의 하나다. 중요한 것은 급하지 않다는 것!

- 가장 중요한 일들은 시간을 다툴 만큼 급하지 않은 까닭에, 우리들은 이를 우리 인생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우리들은 이것을 반드시 해야 할 일로 가득한 시간표 안에 포함시켜야 한다. 괴테도 말하지 않았던가. “가장 중요한 일들이 보잘것없는 일들에 의해 좌우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134
+ 참 역설적이다. 나에게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선, ‘효율적 존재’가 되어야 한다.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법을 배워야, 되려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기에. 다시 말하면,'효율적인 존재'가 되어야 진정으로 원하는 ‘비효율적 존재’로 살 수 있다. 효율과 비효율 역시 동전의 양면이다. 그 안에서 변증법의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  근심 걱정 없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것의 예를 들어볼까. 만일 당신이 아내에게, “다음 주 금요일 오후 시간을 함께 보냅시다. 무얼할지는 그때 정하도록 하고.”라고 말했다고 치자. 당신은 아내와 함께 시간은 보내기로 했지만, 목적을 세우지는 않았다. 이것이 바로 근심 걱정 없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다. ... 일주일에 한번, 2시간씩. 한달에 한번, 하루종일. 삼개월에 한번, 주말에. 이를 시도해보라. 136
+ 이번 8월 방학 때 마침 그렇게 시간을 내었다. 아내와 재원이를 위해서 평일 이틀 오후 시간을 온전히 내주었다. 이것도 프리랜서이기에 가능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막 쉬운 일도 아니었다. 왜냐? 일상은 언제나 긴급히 해야 할 일들로 가득했기에. 나 역시 이 시간을 내주기 위해서 다른 시간을 더 부지런히 활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그렇게 아내와 보낸 오후는 참 좋았다. 앞으로도 종종 ‘근심 걱정 없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도록’ 평소 시간관리를 잘 해야 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 그 하루는 오직 나만의 날이었다. 우리 형제들은 돌아가면서 자기만의 날을 가졌다. 그런 날을 얼마나 자주 가질 수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아마도 1년에 한번 정도 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날들은 내게 더할 수 없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모두가 시간의 포로가 되어버린 문화 속에서, 우리들이 진심어린 관심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에게 우리의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이다. 139
+ 참 좋은 사례다. 나중에 재원이와 꼭 하고 싶은. 

2. 사실
- 일반적인 사실의 설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루하고 단조롭게 느껴지게 된다. 모든 훌륭한 인간관계는 역동적인 협력관계다. 지루하거나 단조로운 것과는 거리가 멀며, 창조적이고 흥미진진하다. 143

-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의 가치가 있다. 지적으로 자극하고, 타고난 호기심을 발동시키며, 배움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힘을 지녔다는 점이다. ... 두 번째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배움에 대한 우리들의 자연적인 열망을 일깨우고 교육을 받은 이래로 잠들어버린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회가 된다. 144-145
+ 사실은, 특히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사실은 진부함보단 훨씬 더 앞으로 나아간다. 적어도 우리의 호기심은 자극하니 말이다. 하지만 사실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잡학다식한, 하지만 인간적인 애정이 안 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그런 이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가 이런 새로운 지식들로만 대화를 이어나가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는 있지만, 자신의 ‘가치관’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고 아직 그 단계는 친밀함으로 가기위한 ‘중요한 관문’을 아직 건너지 못한 것이다. 

3. 의견
- 친밀함을 향해 떠난 여정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장애물이 바로 의견이다. ... 의견이란 서로 제각각이기 마련이어서 그 결과 종종 논쟁에 이르기도 한다. 바로 여기서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147
+ 의견이 중요한 분기점이란 말에 백퍼 동의한다. 의견부턴 어렵다. 

- 우리들은 모두 깊이 있는 친밀함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우리들은 모두 친밀함에서 오는 기쁨을 만끽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들은 두렵다. ... 당신과는 완전히 다른 의견을 가지고 이를 표현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평화로울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당신이 큰 지혜와 비범한 자기 인식의 상태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149
+ 의견을 드러내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와 상응한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일견의 두려움을 가져다 준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주장에 반대하는 것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그러한 두려움과 무서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타인의 의견을 듣는 것은 진정 놀라운 도약이다.  

- 이 단계에서 우리들은 비로소 공동 목표와 목적의 실질적인 중요성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들의 본질적인 목적이 가장 나은 자신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두 사람이 이 목적을 추구하기로 서로 동의했다면, 상당 부분의 논쟁과 불협화음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 공동 목표를 찾지 못한 경우에 대부분의 토론은 의견 대립이나 논쟁으로 변하고 만다. 149 

- 이러한 동의 없이는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결국 두가지 운명에 처하게 된다. 사실이나 진부함의 단계처럼 지극히 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관계로 후퇴하거나, 끝도 없는 전쟁이 벌어지는 사이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151
+ ‘더 나은 서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동의 없이는 의견의 부딪침은 그저 갈등일 뿐이다. 사실 어제도 나는 아내와 약간의 갈등이 있었는데, 그 핵심에 ‘더 나은 모습’이 되는데 필요할 것 같은 조언이 있었다. 문제는 아내는 아직 그 조언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서둘렀음이 분명하다. 가끔 적절한 타이밍에 ‘더 나은 우리가 되기 위한’ 조언을 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도 있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되려 역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목적’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시기와 장소’를 판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센스’이자 ‘삶의 지혜’가 아닐까. 

- 친밀함의 세 번째 단계를 완전히 습득하는 비밀은 용인에 있다. 받아들여졌다는 느낌이 들 때, 우리들 모두는 자신을 꽃피울 수 있다. ... 장벽과 방어막은 비판과 평가로부터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 때만 제거된다. 인간관계의 정수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비판과 평가가 두려울 때, 우리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용인은 우리에게 자신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준다. 157
+ 어떤 의견도 괜찮다는 마음. 그 마음이 준비되기 위해선 우선 내 안에서 ‘수 많은 자아’를 인식해야 한다. 내 안에 강하게 부정하는 모습(그림자)을 자극하는 의견은 분명 갈등과 분열을 가져다 주는 것이 사실이다. 내 안의 수 많은 그림자를 인식하고 있고, 그들을 용인하는 수준에 이르러야, 타인의 의견에도 ‘손쉽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진짜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선 내 안의 수 많은 자아로부터 먼저 ‘리더’가 되어야 한다. 가장 먼저 나를 폭발하게 만드는 내 안의 모든 '역린’을 들여다보고, 그들과 먼저 화해하는 것이 중요할 듯 싶다. 그 자아들과의 관계를 잘 맺은 사람이 타인과의 관계도 잘 맺는 법.

- 우리들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이해하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그리고 용인이 가진 엄청난 힘을 간과한다. 용인이란 과연 무엇인가? 이는 단순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대방을 우리가 원하고 상상하는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밀어붙이는 것이다. ... 우리들의 삶에서 생겨나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용인할 수 없는 데서 생겨난다. 158
+ 어쩌면 내가 아내랑 싸운 것은 아내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끼워 맞추는 것이 좌절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4. 꿈과 희망
- 친밀함의 네 번째 단계는 인생의 다양한 측면에 담긴 당신의 희망과 꿈이 무엇인지 아는 과정이다. 또한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꿈을 드러내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받아들여 줄 것이라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꿈을 털어놓는다. 165
+ 꿈과 희망을 전한다는 건, ‘내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나는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사람들과 곧잘 나누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어떤 꿈을 꾸고 사는지,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삶의 이야기를 한번이라도 나눈 상대는 내 안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 사람과 단 한번 이야기했다고 해도, 그 사람은 나를 아는 사람이고, 나 역시 그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반면, 아무리 자주 보는 사이라도 서로의 ‘삶의 이야기’를 공유하지 않은 상대는 서로 안다고 볼 수 없다. 나는 이 구분을 결혼식 때 알게 되었는데, 그 전에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주면서 결국 이렇게 구분 되더라. ‘내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과 나누지 않은 사람들로. 그리고 아무리 ‘사회적으로 가까운 관계’라 하더라도 내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사람들에겐 청첩장을 잘 안 돌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예를 들면 학교 후배들이 그랬다. 분명 사회적으로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친밀'하다고 느끼진 않았다. 내가 그 당시에 그런 이야기를 주로 하지 않은 탓일터. 생각해보면 나는 졸업 이후에 삶의 괘도가 많이 바뀌었음을 다시 인식한다. 학창시절의 나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을 인식한다는 것은 당신의 꿈을 아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일단 서로의 쑴에 대해 알게 되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도울 것인지 결정해야만 한다. ...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을 때 인간관계는 더없이 역동적으로 변모한다. 166
+ 서로 인생의 방향을 알게 된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이다. 

- 우리는 기쁨의 지연을 고통과 연관 짓는다. 그리고 고통을 나쁜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실수이다. 유명한 스포츠맨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라. 이들을 다른 운동선수들과 다르게 만든 것은 더 많은 고통을 견뎌내는 힘이다. 왜 그런 것일까? 그들은 더 많은 고통을 견딜 수 있도록 훈련을 거듭한다. 크게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모두 고통과 친숙하기 마련이다. ... 당신은 고통을 적으로 여기지만, 그들은 고통을 친구로 삼았다. 168
+ 이 말에 동의한다. 그리고 니체가 떠오른다. 그는 고통스러워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말세인’이라고 불렀지 아마. 그리곤 위버맨쉬를 선언했다. 아무리 봐도, 니체는 사람을 고양시키는 참으로 탁월한 재주를 가졌다. “나 너희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치노라. 사람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너희는 사람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지금까지 존재해온 모든 것들은 그들 이상의 것을 창조해왔다. 그런데도 너희는 이 거대한 밀물을 맞이하여 썰물이 되기를 원하며 사람을 극복하기보다는 오히려 짐승으로 되돌아가려 하는가? 사람에게 있어 원숭이는 무엇인가? 일종의 웃음거리 아니면 일종의 견디기 힘든 부끄러움이 아닌가. 위버멘쉬에게는 사람이 그렇다. 일종의 웃음거리 아니면 일종의 견디기 힘든 부끄러움이다.”

- 가치 있는 꿈들은 모두가 만족을 늦출 것을 요구한다. 훌륭한 인간관계 속의 꿈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 인간관계의 본성은 얻는 것이 아니고 주는 것이다. 길고 긴 여정 속에서 누군가를 돕는 것이다. ... 그렇다면 만족을 미룰 줄 아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 방법을 터득했을까? 그들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내일의 만족감이 깃들어 있다. 169
+ 예전에 ‘호모 코뮤니타스’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엔 '기브 앤 테이크'를 읽으면서, 이 ‘증여론’에 대해선 좀 더 고찰해 보고 싶다. 나아가 모스까지!

- 사람들이 만족을 잠시도 늦추려 하지 않는 까닭은 단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꿈을 가슴에 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 꿈은 시간에 관한 우리들의 시야를 확장시킨다. 170
+ 한번 더 니체다. "춤추는 별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해 사람은 자신들 속에 혼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5. 느낌
- 우리들의 느낌을 제대로 알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친밀함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177
+ 여기서도 순서는 중요하다. ‘나를 먼저 알고, 상대와 나눈다.’ 공감 이전에 자기인식이 먼저다. 그리고 자기인식이 깊어지면 공감의 대상도 넓어진다. 

- 친밀함의 다섯 번째 단계의 도전 과제는 상처받을 각오를 하는 것이다. 무기를 내려놓고, 가면을 벗고, 스스로 상처받을 각오를 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느낌을 털어놓지 않는다면, 우리들은 친밀함에 이를 수 없다. 178
+ 앞서 말했던 상처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이제 턱 밑까지 도달했다. 이것을 뛰어넘어야 한다. 

- 가장 성공적인 정신요법은 무엇이든 얘기할 수 있는 사람과 맺어가는 인간관계이다. 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 어린아이처럼 자신에 관한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는 인간관계 말이다. ... 친밀함은 위험을 수반한다. 때로는 버거울 정도지만, 우리들은 이를 감수해야만 한다. 적어도 한 사람에게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때, 우리들은 충만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179
+ 이 사람 앞에선 나를 온전히 드러내어도 괜찮겠다는 마음을 들게 하는 사람은 참 드물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 친밀함은 상처받을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주요한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181
+ 상처 입을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상처 입은 사람의 가시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을 수 없다. 찔리고, 피나고, 고통스러워도 끌어앉고자 하는 사람만이 그 사람의 내면에 접근할 수 있다. 나와 아내는 이 과정을 부단히도 많이 겪었지 아마. 서로 많이도 아팠지만, 그랬기에 지금의 우리가 되었지 아마. 

- 우리의 내면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탐험하고 싶어 하는 세계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허락할 때만 그들은 그 세상 속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그들이 우리의 내면세계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그들은 ... 그 세계를 여행할 수 없다. 187

- 느낌의 단계에서는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동시에 자신에게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들은 친밀함의 일곱 번째 단계를 준비할 수 있다. 195
+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게 차라리 더 쉽다. 나의 내면은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6. 결정, 두려움 그리고 실패
- 친밀함의 여섯 번째 단계는 이른바 감정적인 무방비 상태에 관한 것이다. ... 중요한 의미를 지닌 누군가에게 자신의 결점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도록, 비로소 모든 무기를 내려놓고 가면을 벗는 것이 바로 친밀함의 여섯 번째 단계이다. 199
+ 그림자가 등장했다. 나의 그림자를 대면하고, 상대의 그림자를 끌어앉는 것. 정말 어렵고 중요한 단계. 

- 자신의 결점과 두려움, 실패를 받아들이고 이것의 주인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것의 희생양이 되기 때문이다. ... 자신의 결점과 두려움과 실패에 대해 제대로 알면 우리들은 역동적인 선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202
+ 인식하기 전에는 인식되지 않은 것이 나를 지배한다. 인식하는 순간, 나는 그것으로부터 힘을 되찾는다. 참된 인식은 이처럼 중요하다. 

- 역동적인 선택의 주인공이 되는 첫걸음은 우리들의 결점과 두려움과 실패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다. 203
+ 내 삶의 관객 자리에서 내 삶의 플레이어이자 창조자가 되는 순간. 

- 어느 순간 당신은 최고의 자아일 수 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당신은 가장 나은 자신을 저버릴 수도 있다. 205
+ 앞서 몇번 언급했던 ‘내 안의 수 많은 자아’이론과 흡사하다. 

- 우리들은 자신을 기만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이로 인해 우리들의 성격이 왜곡된다. 친밀함은 우리들을 이러한 자기기만과 왜곡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친밀함이 그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들 자신의 어두운 일면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은 계속해서 어두운 면을 숨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숨기면 숨길수록 어두운 면은 더욱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된다. 206
+ 자기기만에 대해선 말할 것도 없다. 이 기만을 넘어가지 못하면 결국 ‘자기 합리화’와 ‘관계의 단절’이란 악순환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정말 재미있게 본 책이 ‘상자밖의 사람들’이다. 자기기만이 낳는 치명적 결과들. 

- 우리들은 자신의 이야기 중 좋은 것과 좋지 않은 것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과 정직하게 나누려고 시도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친밀함이 쌓일 수 있다. 209
+ 요즘 선생님의 영향 때문인지, 어떤 일이 일어나든 양면성을 인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더라. 사건이나 사람, 그리고 사물을 총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조급해하지 않을 수 있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양면성을 인식하지 못할 때 되려 맹목적이 되거나, 서두르게 되더라.  

 - 용서는 모든 인간관계의 주요한 구성요소이다. 우리가 자신의 한계에 대해 더 많이 인식할수록, 다른 이의 한계에 대한 인내심 또한 더욱 커지게 된다. 이처럼 성숙되면, 스스로 다른 이를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나게 된다. 때로 진정한 장애물은 다른 이를 용서하는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용서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210
+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용서되지 못한다. 

7.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
- 친밀함의 일곱 번째 단계는 서로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얻을 수 있도록 서로 돕는 것이다. ... 당신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당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이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216
+ 이 친밀함의 단계는 사실상 정말 깊은 수준의 자기인식 능력을 요구한다. 보통의 경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평생 알아내지도 못하고 죽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 이유는 결국 훈련부족이다. 선생님의 말마따나,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내기 전에, ‘지금’ 원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테스트해보고, 훈련하는 과정을 통해 근육이 길러지기 마련이기에. 하지만 그 근육이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내게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정말 멀고먼, 요원한 길이다. 작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큰 약속도 지킬 수 없고, 작은 필요도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은 큰 필요도 알아낼 수 없다. 그건은 진리에 가깝다. 

- 인간관계 속에서 서로의 행복이 그토록 중요하다면, 우리들은 왜 좀 더 집중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우리가 너무 산만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현혹당했기 떄문이다.’라는 말이 더 적당할지도 모른다. 무엇에 의해 현혹당했다는 말인가? 우리들의 지적인 욕망에 의해 현혹당했다. 때로 우리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은 약간은 단조롭고 지루해 보이는 데 반해, 우리들의 욕구가 훨씬 더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218
+ 필요와 욕망을 구분하고 있다. 사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 일수록 ‘돈’으로 교환되지 않는 것이 많다. 물과, 공기, 땅. 햇빛, 지혜, 관계, 사랑, 진리 등등 이런 것은 굳이 돈이 없이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돈-자본’이란 신을 모시는 뿌리깊은 ‘물신화’ 사회가 되었다. 모든 가치는 돈과 연결시켜서 생각하게 만든지 오래고, 게다가 미친듯 소비하지 않으면 굴러가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사회가 만들어낸 ‘혁신적 발명품’이 ‘욕망’이다. 게다가 욕망은 모두 돈과 연결되어 있다.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보이는 물건들로 대신할 수 있다고 믿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 시대 광고의 역할이다. 사랑은 다이아몬드로 대변되고, 자유는 자동차로 환생한다. 사람들은 사랑과 자유를 위해 ‘돈’의 노예가 되어야 하는 상황. 그게 우리 사회가 아닐까. 필요가 아닌 욕망을 추구하는 사회. 하지만, 진짜 필요는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마치 바닷물을 영원히 들이켜야 하는 미친 갈증만이 가득한 사회. 그게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 인간관계가 싹트고 자라고 꽃피우고 번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요구되는가? 이를 위해서는 우리들의 관심이 불필요한 욕망의 추구에서 진정한 필요의 추구로 옮겨져야 한다. 220
+ 필요와 욕망을 구분하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 힘. 가치와 상품을 분별해 내는 힘. 우리가 배워야 하는 그 균형점. 

- 서로의 진정한 ‘필요’를 알고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이것이 바로 친밀함의 일곱 번째 단계이다. ... 이 단계가 우리에게 주는 지혜를 온전히 이해한 되에야 우리들은 자신의 불필요한 욕구를 추구하는 것을 멈추고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을 추구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할 수 있다. 서로의 진정한 필요를 추구하는 두 사람의 협력이야말로 생활 속에서 친밀함이 구체화된 모습이다. 224

3부
1. 위대한 인간관계를 회피하는 열 가지 이유
-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사랑을 원한다고. 하지만 이들은 사랑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한다. 230
+ 그렇다. 우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랑을 피한다. 그러면서 사랑을 갈구한다. 참 역설적이다. 

- 1) 공동 목표를 세우지 못한다. ... 당신이 지금 존재하는 이유는 가장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서다. 또한 이러한 본질적 목적은 모든 인간관계에 공동 목적을 제공한다. 231

- 2) 무엇이 위대한 인간관계를 만드는지 분명히 정의 내리지 못한다. ... 자신이 무엇을 찾아 해매는지 알지 못한다면, 당신은 그 무엇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231

- 5) 믿지 않는다. ... 우리들의 삶은 수천 가지의 사소한 믿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우리들의 삶을 움직인다. 신뢰가 없으면 두려움이 생긴다. 이는 너무나도 자연스런 반응이다. 두려움은 신뢰의 부재에서 빚어진 결과이다. 235

- 7) 일관성이 없다. .. 대부분은 계획을 일관성 있게 지켜나가지 못해 실패한다. ... 승리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원칙과 고된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진정한 성공을 거둔 이는 없다. 빈스 롬바르디. 237

- 8) 책임감이 없다. ... 사람들이 위대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는 여덟 번째 이유는 이들이 자신의 인간관계에 대한 책임감이 없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들은 서로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친밀함이란 서로의 일에 열중하는 것이다. 238
+ 내가 가장 많이 극복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자기인식이나 경청 같은 건 나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의 일에 지혜롭게 간섭하고, 관여하는 것을 어려워 하는 나다. 서로의 일에 열중하는 것보단 아직은 나의 일에 열중하는 편이기도 하고. 리더로서 너무나 모자란 나의 성향을 본다. 그렇다고 억지로 책임감을 확장하고자 애쓰고 싶진 않다. 깊은 자기인식과 타인이해는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타인에의 영향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를 인도할 것이기에. 점진적 자기확대를 추구할 뿐이다. 급한 것은 원치 않는다. 

- 엄청난 시련은 때로 우리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친밀함의 끈들을 훨씬 더 튼튼하게 한다. 위대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부부나 연인들은 단 한번도 고난을 경험한 적이 없는 이들이 아니라 고난이 닥쳤을 때 둘이 함께 용감하게 맞서는 이들이다. 241
+ 앞서 한번 언급했던 전우애. 나와 아내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극복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긴 연애기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사건을 극복하면서 ‘관계의 근육’을 단련시켰기에. 

2. 위대한 인간관계의 설계
- 명심해야 한다. 당신이 구하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 묘사할수록, 당신의 인간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는 사실을 말이다. 247

- 사람들이 자신의 이상적인 파트너가 반드시 갖추길 바라는 자질들의 예를 들어보자. 정직, 능력, 패션감각, 신선함, 유머감각, 활발함, 박식함, 열린 마음, 호기심, 배려 등등. 가능성은 수도 없이 많다! 이중에서 당신 가장 원하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자질은 무엇인가? 248
+ 내가 가장 양보할 수 없는 자질은 바로 ‘배우려는, 성장하려는 의지’다. 그것이 없으면 나는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다. 종종 이런 사람들을 만난다. 자기 인식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 같은 경험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꿈꾸는 사람들, 나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조언을 너무나 쉽게 무시하거나, 혹은 말로는 받아들이지만 전혀 삶에서 반영이 안 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힘이 빠진다. 그 사람이 현재 어떤 모습이건, 어떤 위치에 있던, 얼마나 배웠건 그건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나아지려고 하는가?’이다. 이 자세만 갖춘면 된다. 그럼 함께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나아갈 수 있다. 그 조건이 서로에의 신뢰를 낳고, 신뢰가 변화된 행동을 유도하고, 그 행동이 존재의 변화를 낳을 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 다음의 질문에 답하라. 
당신의 파트너가 지닌 장점 열 가지는 무엇인가?
당신의 파트너가 가장 나은 자신이 되는 것을 어떤 방식 열 가지로 확인하고 싶은가? 
당신의 인간관계에서 세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인가?
이러한 변화들이 당신의 인간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당신의 파트너도 이러한 변화로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이러한 일들을 긍정적인 방법으로 말한 적이 있는가?
당신의 파트너가 어떤 식으로 가장 나은 자신이 되길 바란다고 생각하나? 열가지 예를 들어보라. 

-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보라. 주요한 인간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 말이다. 256
+ 음, 옛날엔 ‘자유’라고 진지하게 대답했을 것 같은데, 이젠 아니다. 이젠 ‘관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 나는 가끔씩 독자들에게 책 읽는 것을 잠시 멈추고, 뭔가를 써보라고 청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채 10%도 되지 않을 것이다. 260
+ 올해 들어서 가장 잘한 것이 있다면, 역시 ‘꾸준히' 행동한 것이다. <희망의 인문학>을 읽고 성찰적 삶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그것을 실천해 옮기기 위해 매일 성찰일지 적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고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말 배운 것이 많다. 나역시 책을 읽는 것에 비교해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게을렀는데, 이번 기회에 특정 행동을 '꾸준히 하는 것'의 즐거움을 알았다. 핵심은 ‘꾸준함’이다. 꾸준함만이 유일하게 변화를 현실화시킨다. 

-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은 누군가에게 온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줄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덜 사용되는 인간의 능력이기도 하다. ...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 힘을 쏟을 때, 우리들 스스로도 반짝인다. 
+ 그렇게 반짝거리며 살고 싶다. 소중한 사람들과 기꺼이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말이다. 




[리뷰]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이도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했더랬다. 그 과정에서 나는 역시 외향형(E)임을 다시 확인한다. 보통의 책들은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많이 다룬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책은 나도 좀 읽어본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친밀함’이란 주제로 ‘그 깊이와 단계’를 다룬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더 놀라운 것은 ‘친밀함의 단계’가 그리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꽤나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개념이라 추천하기 더욱 좋았다. 한 두번 이야기했더니 주위 사람들도 금방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런 책은 그래서 값지다. 누구나 무의식중으로 알고 있는 ‘암묵적’ 개념이나 지식을 ‘명시화’해서 유익을 주는 일. 그 일은 내가 잘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기에 더욱 공감되었다. 

사실 이 책과 관련해서 글을 한번 썼기 때문에, 리뷰를 쓰는 것이 머뭇거리게 된다. 썼던 내용을 반복할 필요는 없는데, 그렇다고 억지로 쓰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사실 진짜 쓰고 싶은 내용은 앞서서 왠만큼 썼던 것 같다. 아, 그래 이 책을 읽으며 변화된 나의 인식을 마지막으로 공유하고 싶다. 우선, 책읽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나는 지금까지 책 그 자체에 많이 몰두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나에게 중요한 것은 책이 아니라 책을 통한 배움이다. 마찬가지 의미에서 경험이 아니라 경험을 통한 배움이 중요하다. 배움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고,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변모하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하나의 매개체에 불과할 뿐, 그 본질은 아니다. 

올해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준 책이 많다. 확실히 그런 느낌이 든다. 3년 전에 본 책보다 작년의 책이 좋고, 작년에 본 책보다 올해 본 책이 좋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올해 읽는 책보다 내년에 볼 책이 더 기대된다. 10년 뒤에 볼 책, 아니 죽기 전에 볼 책은 하물며 어떨까. 올해 적어도 지금까지 나에게 가장 '좋은 책'은 아니지만 가장 '영향을 미친 책'은 분명해 보인다. 그건 바로 '희망의 인문학'이다. 그 책에서 언급된 몇개의 구절 때문에 나는 본격적으로 성찰해 보리라 마음 먹었고, 실제로 2월 이후론 하루도 빼먹지 않고 일지를 쓰고 있다. (더불어 와우를 통해 성찰의 중요성을 확고히 하게 된 것도 큰 변화 지점이다.) 책을 읽는 사람을 100명이라고 할 때 그 책을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10명 남짓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실천을 자신의 태도로 바꿔서 삶을 변화시키는 사람은 1-2명 정도 되려나. 그 맛을 본 사람은 삶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일년에 한번이라도 그러한 변화를 자신의 몸으로 경험한 사람은 10년 뒤의 자신이 기대되기 시작할 것이고, 지금 당장의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관계적 측면’에선 하나의 분기점이 될 만한 책이다. '관계를 위한 훈련’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해준 책이기 때문이다. 마치 ‘희망의 인문학’이 ‘성찰 훈련’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하나의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관계를 위한 훈련과 훈련을 위한 관계.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탁월하고 행복한 삶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다짐한다. 지금 쓰고 있는 성찰일지처럼, 한달에 한번 정도 내 주변 사람들을 맵핑하고, 그들과 어떤 공동 목표를 이루고 있는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주기적으로 체크해보겠다고.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이 같거나,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에선 적극적으로 활동해 보겠다고. 이 관계 맺음에 대한 훈련이 지속되고,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훈련을 위한 관계도 만들어지리라 믿는다. 그렇게 모두 함께, 탁월한 삶으로, 더 자기다운 삶으로, 더 우리다운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만약 그런 훈련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책은 그저 올해 내가 읽은 책 중의 하나일 뿐이리라. 책을 의미있게 만들거나,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오로지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 그것이 올해 가장 큰 배움이라면 배움이다.  




[옮겨적기]
책을 펴내면서
- 이 책의 지은이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는 나의 어머니이다. 그녀는 20년에 걸친 투병 끝에 끝내는 암에 굴복하고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의 일이다. 나의 어머니가 품었던 목표는 소박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재능을 맘껏 발휘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5
+ 사실 MBTI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가 정말 많이 배운다. 엄마와 딸이 함께 ‘공동 창조’한 결과물이 MBTI구나. 이렇게 대를 이어서 ‘지켜야 할 가치 혹은 신념’을 가꿔온 사람들은 정말 존경스럽다. 명문가의 조건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다만 그러한 가치에 개인이 희생되어선 안 될 것이지만. 나도 재원이와 함께 공동 작업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그렇담 얼마나 즐거울까? 

-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인간관계를 새롭게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이 세상을 향해 행동하고, 이 세상에 반응하고, 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저마다 다 다르며, 그 방식에는 절대로 우열이 없다는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5
+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다를 뿐, 절대 우열이 없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우리들은 자신들이 인식하는 방식을 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의 방식은 옳고, 다른 방식은 틀리다고 판정짓길 좋아하는 것 같다. 애니어그램을 비롯한 이런 성격유형 검사는 그러한 우리들의 맹점을 적절하게 지적한다. 

- 이사벨 마이어스는 심리학자의 훈련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융의 이론을 해석하고 쉽게 다듬는 작업에 인생 후반부를 몽땅 바쳤다. 건강하고 평범한 보통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성격적으로 제아무리 독특하다 하더라도 저마다 지극히 정상이라는 점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 방법이 다를 뿐이지, 결코 비정상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7

- 이 책의 바탕에는 이런 전제가 깔려 있다. 즉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재능을 갖고 있으며, 저마다 일상의 삶에서 쉽게 동원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정신적 도구를 한 세트씩 갖고 있다는 것이다. 7

- 훗날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가 될 문항들을 1943년에 처음 공개했을 때, 그들은 엄청난 벽을 실감해야 했다. 학계로부터 이중의 반대에 봉착했다. 우선, 두 사람 모두 심리학자가 아니었고, 심리연구에 어울리는 분야의 학위도 없었다. 심리 연구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심리학과 통계학, 혹은 테스트 구성 등에 공식적인 훈련을 전혀 받지 않았던 것이다. 9
+ 주목한 점은 이것이다. ‘심리학자의 훈련을 받지 않았음에도’라는 말. 내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문장도 저것이다. 나는 전문적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내 전부를 걸고, 인생을 바친다면, 불가능한 것도 없다. 자기 분야라고 하는 것이 애초에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던지는 분야가 곧 자기 분야이며, 아무리 그 저항이 거세더라도 시간이 자기편임을 믿고 그저 행하는 것 뿐이다.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도 결국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재능을 가졌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그 모든 저항들을 뛰어넘었던 것이다. 

- 이사벨 마이어스는 심리학계가 자신의 노력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인정을 하지 않아도 결코 낙담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그녀는 지표를 개발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질문들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그렇게 하여 얻은 테스트 결과를 놓고 타당성과 신뢰성, 반복성, 통계적 중요성을 분석하는 작업에 더욱 매진했다. 9
+ 세상의 저항도 양면성이 있다. 그것이 가져다 주는 이점은 ‘정교화’다. 그녀는 세상에 저항에 현명하게 대처했다. 나 역시 그래야 한다. 지금은 힘을 키우는 시기다. 더 깊이 공부하고, 더 빨리 습득하고, 더 자주 테스트해보고, 더 진정성있게 내면화 해야 한다. 그래야 오래 간다. 저항을 낮추는 것은 나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 MBTI가 결국 세상에 증명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자.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면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삶이 달라지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10

1. 마이어스 브릭스 성격유형 이론
1) 사람들의 성격이 저마다 다 다른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명백하게 대조를 이루는 두 가지 인식 방법이 장착되어 있다. 한 가지는 우리가 오감을 통해 직접적으로 사물을 자각하게 되는 감각이다. 다른 한 가지는 무의식에 의한 간접적인 인식인 직관이다.  무의식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지각에 실어 놓은 아이디어나 연상들을 구체적인 무엇인가로 해석하는 것이 직관이다. 33
+ 그리스인 조르바가 감각형의 좋은 예시가 아닐까? 삶을 그 자체로 맛보고, 진하게 냄세맡고, 생생하고 보고, 뜨겁게 만지고, 열렬히 듣는 조르바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반대 지점에 내가 있다. 삶을 생생히 살아가기 보단 좀 거리를 두고 있다는 느낌? 삶과 나 사이에 ‘수 많은 개념’들이 존재한다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아무래도 내가 가진 것보다 다른 이들이 가진 것이 더 부럽다. 시셈이 난다. 

#인식의 두 가지 방법
- 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명백히 대조를 이루는 두 가지 인식 방법이 장착되어 있다. 한 가지는, 우리가 오감을 통해 직접적으로 사물을 지각하게 되는 감각이다. 다른 한 가지는 무의식에 의한 간적적인 인식인 직관이다. ... 감각보다 직관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직관이 제시하는 가능성들을 추구하는 일에 몰두하기 때문에 현실을 똑바로 바라볼 여유를 갖지 못한다. ... 선호하는 인식 방법이 끊임없이 쓰이다 보면 그 정신작용은 점점 더 통제 가능하고 더욱 믿을 수 있는 것이 된다. 33-34
+ 선생님이 말씀하신 내용 중에 감각형은 과거의 것에 근거해서 판단을 내리고, 직관형은 가능성에 근거해서 판단을 내린다고 했다. 그래서 감각형은 아무래도 자신에 대해서 비관적이고, 직관형은 낙관적이라고. 생각해보니 그렇다. 나 역시 현실에 근거해서 판단을 내리는 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순간 순간 오류도 많이 범한다. 꼼꼼하지 못하다. 특히 견적서를 쓰거나, 세금계산서를 보낼 때 나는 실수가 많다. 감각형인 아내에겐 정말 쉬운 일들이, 나에겐 너무나 어렵다. 그래서 아내에게 나중에 이런 일이 많이지면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다. 감각형이 세밀한 작업에 능한 판면, 직관형은 큰 그림은 잘 보지만 그런 것들은 참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함께 해야 한다. 

#판단의 두 가지 방법
- 사람들의 판단에도 근본적인 차이가 보인다. ... 한 가지 방법은 사고를 이용한다. 객관적인 발견을 목표로 잡고 논리적인 정신작용을 벌이는 방법이 그것이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감정이다. 사물이나 일들에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가치를 부여하면서 그것들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 아이디어들이 일관성을 보이고 논리적인가부터 따지는 독자라면, 그 사람은 사고를 동원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 그 아이디어들이 재미있거나 재미없다거나, 기존의 아이디어를 지지하거나 위협한다는 것부터 생각하는 독자라면, 그 사람은 감정을 동원하고 있다. ... 감정은 선호하는 아이는 자라면서 인간관계를 다루는 일에 더 뛰어나게 될 것이다. 반면에 사고를 선호하는 아이는 자라면서 사실과 아이디어들을 조직하는 일에 더 뛰어날 것이다. 35-36
+ 감정을 선호하는 아이는 관계를 다루게 되고, 사고를 선호하는 아이는 아이디어를 조직한다. 나는 사고와 감정을 헷갈려했다. 아무래도 관계에 능하지 못했던 나의 어릴 적 모습이 계속 오버랩되는 모양이다. 그리고 비교적 강한 감정형들 사이에선 사고형의 역할을 도맡아 하는 편이기도 하고. 하지만 이제 나는 내가 감정형이란 사실을 안다. 첫 번째 근거로는 ‘프로그래밍’이 있다. 내가 공대를 다니다 보니,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시간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참 어려워했다.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에는 관심이 많은 반면, 그러한 기계와 소통하는 일에는 영 잼병이었다. 별로 하고 싶지도 않았고. 두 번째 근거로는, 내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버릇이 있다는 점이다. 학창시절에도 내 앞에 있는 선생님에 대한 염려 때문에 꽤 열심히 눈도 맞추고 끄덕거리면서 수업을 듣는 편이었다. 지금도 그래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는 눈을 똑바로 보면서 끄덕거리는 편이다.  

# 인식과 판단의 결합
- 감각 + 사고 ST
이 유형은 사실들과 관련한 결정을 내릴 때 객관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접근한다. ... 따라서 그들의 성격은 실용적이고 실제적인 경향을 보인다. ... 경제학과 법률, 외과수술, 경영, 회계, 생산 38
+ 감각과 사고가 만나면 정말 실제적이고 분석적인 일이 떠오른다. 회계나 법률, 외과 수술 맞다. 그런 쪽 이들과 잘 어울리는 느낌. 

- 감각 + 감정 SF
그들은 사물에 대한 사실적인 정보보다는 사람에 대한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그러므로 그들은 사교적이고 다정한 경향을 보인다. ... 소아과, 간호, 교직, 사회복지, 물건을 파는 일, 미소를 잃지 말아야 하는 서비스 직종 39
+ 감각과 감정이 만나면 역시 직접 대면하는 일이 떠오른다. 교직, 간호, 사회복지. 그런 분야가 역시 SF가 잘 맞겠구나. 

- 직관 + 감정 NF
그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나 새로운 진실과 같은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 그들은 열정도 있고 통찰력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언어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예가 많으며, 자신들이 보는 가능성과 그 가능성에 부여하는 가치를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한다. 그들은 사람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줄 창의성이 요구되는 직종에서 성공과 만족을 얻을 확률이 높다. ... 교직, 설교, 광고, 카운슬링, 임상 심리, 정신의학, 글쓰기 39
+ 직관과 감정이 만난다면 어떨까. 확실히 직접 대면 보다는, 좀 더 ‘언어’를 활용한 대중적인 모습이 기대된다. 일어난 일 그 자체보다, 그 일에 대한 의미를 더 잘 부여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러한 면이 다른 사람들에게 변화를 촉진하는데 영향을 미칠거라 기대하기도 하고. 나의 경우에 역시 이런 쪽이라 볼 수 있구나. 교직, 설교, 임상 심리, 정신의학, 글쓰기도 꽤 와 닿았다. 

- 직관 + 사고 NT
그들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기는 하지만 그 가능성에 접근할 때에는 객관적인 분석을 동원한다. 그들은 이론적인 가능성을 선택하고 인간적인 요소를 경시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 과학적 연구, 컴퓨터, 수학, 복잡한 금융, 기술 40
+ 직관과 사고의 조합. 나는 전략가가 떠오른다. 실제적인 연구보단 좀 더 실험적인 연구들도 떠오르고. 과학자들이나 컴퓨터 공학, 수학자들. 대학으로 따진다면 MIT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와는 거리가 있는 분야이고, 장소이다. 

# 외향 - 내향 선호
- 내향적인 사람들의 관심은 개념과 아이디어의 내면 세계에 있는 반면에,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과 사물의 외부 세계에 더 많이 개입되어 있다. 그러므로 상황이 허락할 경우에 내향적인 사람은 아이디어에 대한 인식과 판단에 관심을 모으는 한편, 외향적인 사람은 인식과 판단을 외부 환경에 집중하기를 즐긴다. ... 직관+감정형 사람들을 보자. 이들 중에서 내향적인 사람은 영구적인 진실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통찰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발휘할 것이다. 반면에 외향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며 자신의 영감을 실천에 옮기기를 간절히 원한다. 42
+ 마지막 문장에 인상깊다. 직관 + 감정인 경우, 내향성을 가지면 영구적 진실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통찰을 천천히 발휘한다. 특히 인식형은 더욱 그럴 것이다. INFP, 선생님이 그러한 경우다. 하지만 외향성을 가진다면 조금 다르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며 자신의 영감을 실천에 옮긴다. 만약 판단형이라면 더욱 빠를 것이다. ENFJ, 영남 누님이나 유진 누님, 세린이 그러한 강점을 가졌다. 나는 어떨까? ENFP 즉,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자 하는 성향은 그대로 가지지만, 판단형보다는 좀 더 고려하는 편이 아닐까. 실제로 그렇게 느끼기도 하는 편이다. 스스로를 행동력 없다고 보는 편이기에. 

# 판단 - 인식 선호
- 주변의 세계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선택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 어떤 결론에 도달하려 할 때, 판단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은 판단의 태도를 이용하는 동안에는 당분간 인식적인 태도를 차단해야 한다. 모든 증거가 다 모아졌다는 식이다. ... 거꾸로 인식의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은 판단의 태도를 차단해버린다. .... 이 선호는 자신의 삶을 통제하며 사는 판단적인 사람과, 자신의 삶을 그냥 사는 인식적인 사람 사이에 뚜렷한 차이를 엮어낸다. 44
+ 판단은 인식을 억압하고, 인식은 판단을 억압한다. 어쨌든 서로가 서로를 억압하는 건 마찬가지다. 나의 경우, 판단을 억압하는 편이다. 그것이 좋을 경우도 있다. 특히 사람에 대해선 빨리 판단하는 것보다 천천히 두고보는 것이 나을 때가 많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그러다보니 행동이 느리다. 그리고 오랫 동안 두고보다가 하기로 한 것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정말 많다. 공감에 대해서 공부하고, 뭔가 써보겠다고 마음 먹은지 1년이 넘어간다. 그 동안 중간 중간 자료를 모이고, 생각은 많이 하지만 결국 결단을 내리지 못했고, 아직까지 만들어낸 결과물도 없다. 그런 단점은 꼭 극복하고 싶다. 인식형을 위한 훈련으로 계획을 세우고, 그걸 반드시 이루라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나에게 필요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 지배적인 정신작용의 역할
- 일부 사람들은 지배적인 정신작용이 있다는 아이디어에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자신은 4가지 정신작용 모두를 골고루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융의 입장은 다르다. 만약 그런 식의 불편부당한 정신작용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정신작용 모두가 대체로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 놓여 있을 것이고 ‘원시적인 상태’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똑같은 일을 처리하는 방식들이 서로 반대여서 그 중 어느 하나가 우선권을 잡지 못할 경우에는 서로가 서로를 간섭하기 때문이라고 융은 설명한다. 48
+ 모두가 뛰어나다는 것은, 아무것도 뛰어나지 않다는 뜻이다. 마치 매뉴가 너무 많은 식당에는 좀처럼 신뢰가 가지 않는 것처럼. 

- 그러나 한 가지 정신작용 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사람들이 균형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번째 정신작용의 적절한 발달이 필요하다. ... 외향적인 사람들을 예로 들어보자. 그들의 지배적 정신작용은 사람과 사물로 이뤄진 외부 세계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그럴 경우 보조 정신 작용은 그들의 내면의 삶을 돌보아야 한다. 그런 내면의 삶이 없다면 외향적인 사람은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며, 균형 감각이 뛰어난 사람의 눈에는 그 사람의 삶이 피상적인 것으로 비친다. 50
+ 성숙도가 여기서 좌우된다. 보조 정신 작용을 사용하기 위해선 자신의 고유성을 먼저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으로서 바로 설 수 있는 사람만이, 자신을 뛰어넘어 탁월함의 경지에 이른다. 그때서야 보조 정신 작용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애니어그램도 똑같다. 자신의 유형을 넘어가는 것은 성숙도에 달렸고, 성숙해지게 되면 자신이 가진 맹점을 직면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어쩌면 모든 성격유형이나 기질의 공통점이 아닐까.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확장하고, 결국 타인과 시너지를 내는 것. 의존과 독립을 넘어 상호 의존으로 나아가는 길 말이다. 

2. 4가지 선호가 성격에 미치는 영향
3) 성격의 비교와 발견에 유익한 성격유형 일람표들
- 저항의 기질이 강한 유형인 사색가들이 왼쪽과 오른쪽을, 판단의 유형들이 맨 위와 아래를 각각 차지하면서 성격유형 일람표를 벽처럼 애워싼다. 보다 ‘온화한’ 유형들은 그 안에 파묻혀 있다. 저항적인 선호 2개 모두를 갖춘 완고한 마음의 ‘사고-판단’ 형들은 네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75
+ 나는 비교적 온화한 유형이구나.

- 예술가가 되기를 원하고 다른 사람에 게의치 않고 창조하기를 희망하는 미술 전공 3학년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적극적인 자기선택을 보여주는 4가지 유형은 모두가 IN 유형이다. 직관은 창의성에 유익하고, 내향은 바깥세계로부터의 독립에 유익하다. 92

- 상담사 교육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도표에서는 자기 선택이 NF형에 국한되는 것 같다. ... 그 이유는 쉽게 이해된다. 직관과 감정의 결합만으로도 상담을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관의 영역은 가능성들을 보고, 감정의 영역은 그 직관의 활동을 배로 효율적으로 만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을 내놓는다. 상담에서 추구되고 발견되는 것이 바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가능성이 아닌가. 96

- 로스쿨 학생들의 성격유형을 분석한 결과는 매우 명쾌하다. 법의 본질적 요소는 사고다. 사고+판단의 결합이면 더 바람직하다. ... 경찰은 79%가 감각형이다. 그들은 구체적인 상황을 하나하나 다룬다. 거기서는 말이 결정이나 행동만큼 중요하지 않다. 경찰 중에는 로스쿨 학생들에 비해 판단형이 많다. 감정 유형은 그보다 더 많다. 98-101

4) 외향 - 내향 선호의 영향
- 외향적인 사람들의 행동은 외부 상황에 바탕을 두고 있다. 만약 사색가라면 외부 상황을 비판하거나 분석하거나 조직하려 들 것이고 감정형이라면 그 상황에 옹호나 반대의 입장을 밝히거나 그것을 누그러뜨리려고 노력할 것이다. 감각형이라면 상황을 즐기거나 이용하거나 성격 좋다는 듯이 꾹 참아내려고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직관형이라면 그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할 것이다. 어떤 경우는 외향적인 사람은 외부 상황에서 출발을 한다. 102 
+ 난 적당히 분석하고, 반대하는 편이긴 한데. ㅎㅎ 그리고 그 상황을 바꾸고자 노력한다 ENF가 맞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시작점이다. 그것이 외부에서 온다는 것이다. 내가 그렇다. 내면의 깊숙한 곳에서 영감이 떠오르는 것보단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고, 연결지으면서 영감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나의 모습에 가깝다. 세밀히 나 자신을 성찰하지 못했다면 알아내지 못했을 나의 특징이다. 

- 내향적인 사람들은 훨씬 깊숙한 곳에서 시작한다. ... 내향적인 사람들의 활력이 주로 자신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어떤 사태에 대해 ‘올바른 아이디어’를 갖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 그런 여유 때문에 내향적인 사람이 취하는 행동이 긴 안목으로 보면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104

- 내향적인 사람들의 강점 한 가지는 그들에게 고유한 일관성, 즉 그들의 눈에 비치는 것처럼 종종 덧없기도 한 외부 상황으로부터의 독립이다. ... 외향적인 사람들이 자기 일의 범위를 넓히고, 자신의 결과물을 세상에 일찍이 보이고, 자신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관계와 활동을 키워가려는 경향을 보이는 한편, 내향적인 사람은 그와 정반대의 접근법을 취한다. 자기 일에 더 깊이 침잠하면서 내향적인 사람들은 그 일이 끝났다고 선언하거나 공개하기를 꺼린다. 106
+ 이런 부분에서 나에게 어느 정도의 내향성도 느껴진다. 특히 결과물을 충분히 익혀서 꺼내놓으려는 자세는 (물론 진짜 외향형들에 비해선 턱도 없겠지만) 나에게도 있다. 내 나름대로의 깊이는 추구하려고 하고, 그렇게 하고자 애쓰는 편이다. 정말 좋다면 자연스럽게 알려질 것이라 기대하는 성향도 강하다. 내향성 특유의 폐쇄성도 있는 편이라, 작업할 때는 연락을 잘 안 받는 편이기도 하다. 

5) 감각 - 직관 선호의 영향
- 직관보다 감각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현실에 관심이 많다. 반면에 감각보다 직관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성에 관심을 둔다. ... 감각형들은 인식의 바탕을 다섯 가지 감각에 둔다. ... 말이나 글을 통하여 다른 사람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오는 것들은 자신의 감각보다는 믿을 만하지 않다. ... 직관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사물에 대한 감각의 보고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 ...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프로젝트, 모험, 발명, 그리고 더 나아가 창조적인 예술이나 종교적 영감, 과학적 발견 등 고상한 예까지 실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110
+ 직관형이 좋아하는 것들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프로젝트, 모험, 발명, 그리고 더 나아가 창조적인 예술이나 종교적 영감, 과학적 발견. 나는 골수 직관형 맞다.  

- 직관형 사람들의 비율은 교육 단계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 중에는 그 비율이 실업계 고등학교에 비해 배가 높으며, 대학교에 들어가면 더 높아진다. 엄선된 학생들만이 다니는 대학에서는 그 비율이 훨씬 더 높아진다. 내셔널 메리트 스칼리십 결선 진출자 중에서는 83%가 직관형이었다. ... 평균적으로 볼 때, 감각형의 아이들이 직관형의 아이들보다 공부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 111
+ 우리 나라의 자료는 없나? 한번 비교해보고 싶다. 어느 정도 이런 성향이 있을 것 같긴 한데 말이지.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분석이었다. 

- 감각을 선호하는 유형들은 글을 읽을 때에도 건너뛰는 법이 없으며, 대화에서도 사람들이 이 주제 저 주제로 옮겨 다니는 것을 싫어한다. ... 감각형의 아이들은 직관형 아이들보다 조심성이 더 많이 때문에 대체로 간단한 계산에는 정확하다. 그러나 대수나 글로 제시되는 문제에 이르면 무엇을 계산해야 하는지를 몰라 어려움을 겪게 된다. 115
+ 아내가 학창시절에 수학을 참 잘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중엔 학원에서 수학도 가르쳤다. 그 이유에는 감각형 특유의 꼼꼼함이 발휘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넘기면서 수학이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는데, 나는 되려 고등학교 오면서 수학에 발동이 걸린 편이다. 직관형의 강점이 발휘된 것이겠지. 하지만 점수는 그리 높지 못했다. 개념은 잘 이해하는 편이었지만, 실제로 문제를 풀면 항상 실수를 반복하는 편이 있기에. 당시에 내가 나의 강점과 약점을 인지했다면 실수를 좀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6) 사고 - 감정 선호의 영향
 - 융 학파 심리학자 욜란드 야코비는 사고는 ‘진실이냐 거짓이냐’라는 관점에서 평가를 하고, 감정은 ‘동의할 만한가 동의할 만하지 않은가’라는 관점에서 평가를 한다고 말한다. ... 사고는 기본적으로 비인격적이다. 사고의 목표는, 생각하는 사람 본인이나 다른 사람들의 성격이나 바람과는 동떨어져 있는 객관적인 진실이다. ... 인간의 동기들은 특별히 인격적이다. 그러므로 인격적인 가치가 중요한 사람을 동정적으로 다룰 때에는, 감정이 보다 효율적인 도구이다. 121
+ 만약,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사고와 감정을 헷갈리지 않았을 것 같다. 사고는 비인격적이고, 감정은 인격적이다. 라는 비교가 참 와닿았다. 그런 측면에서, 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편이 아니다. 그럴려고 노력은 하지만, 결국 인격적인 가치를 더 높게 쳐 버린다. 

- 남녀 성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유일한 선호가 바로 ‘사고-감정’이다. ... 여자들은 덜 논리적이고, 가슴이 더 따뜻하고, 더 약삭빠르고, 더 사교적이고, 덜 분석적이고, 일들을 더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통한다. 이 모든 것들은 감정의 특징이다. 남녀 불문하고 감정 유형들은 이런 특징을 보일 것이다. 122
+ 보통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내 주위의 남자들도 사고형이 더 많이 보인다. 나도 감정형이긴 하지만, 감정형 + 여자 보다는 다소 사고형의 성향이 강하지 않을까 싶다. 

- 사색가들은 객관적인 일을 다룰 때 가장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그들은 객관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는 일들을 가장 잘 다룬다. ... 사색가 “이것이 진실이다.” 감정형 “나에겐 이것이 소중해” 124

7) 판단 - 인식 선호의 영향
- 판단 유형들은 사람의 삶에는 의지가 작용하고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믿는다. 반면에 인식 유형들은 삶을 경험되고 이행되어야 할 무엇인가로 여긴다. ... 판단은 그 단어가 암시하는 단호함으로, 지속적으로 결론에 도달하려 한다. 판단은 굳이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일들의 결말을 보기를 정말로 좋아한다. .... “당신은 ... 를 해야만 한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분명히 판단 유형이다. 125
+ 내가 정말 좋아하지 않는 말이 “해야만 한다”라는 단어다. 특히 강사들 중에 그런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난 귀를 닫는다. 압박하는 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밀어붙이지도 못한다. 그래서 어떤 조직의 리더 역할도 생각보다 못 한다. 내가 하면 너무 느슨해진다. 적절하게 ‘해야만 한다’고 말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 인식 유형들은 그런 일은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어떤 사람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줄 것이다. ... ‘무엇을?’ ‘왜?’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관심은 결코 끝을 모른다. 인식 유형들은 자신들이 결론을 꼭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될 때까지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으며, 심지어 그런 입장에 놓일 때조차도 결론을 짓지 않을 때가 간혹 있다. 127

- 균형이 잘 잡힌 사람들은 언제나 판단을 받쳐줄 인식력과 인식을 받쳐줄 판단력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판단 유형의 재능으로는 이런 것들이 꼽힌다. 체계적인 일 처리, 질서정연한 정돈, 계획적인 삶, 한결같은 노력, 권위의 행사, 확고한 의견, 관례의 수용. 인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재능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즉흥성, 열린 마음, 이해, 관용, 호기심, 경험을 향한 열정, 융통성. 133
+ 지난 번에 판단형과 인식형의 양면성에 대해서 다룬 적이 있는데, 여기서도 언급된다. 그렇다. 나는 계획적이고, 체계적이고, 한결같은 노력을 기울여 사는 모습을 배워야 한다. 

3. 성격유형의 실용적 의미 
10) 반대 유형을 적절히 활용하라. 
- 예컨대 사색가들은 감정형의 사람에게서 논리의 부족을 간파할 것이며, 그 사람이 논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그의 판단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 실제로 보면, 감정형 사람의 감정은 사색가의 사고보다도 훨씬 더 노련한 판단이 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때가 그런 경우이다. 196

- 이상적으로 말하면, 성격유형이 서로 반대인 사람들은 사업이나 결혼처럼 공동으로 수행하는 일에서 서로를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문제를 놓고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접근이 이뤄질 때, 반대의 시각이 없을 경우에 자칫 보지 못하고 넘어갈 것까지 노출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반대의 정도가 지나치게 강할 경우에는 두 사람이 함께 일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197
+ 아내는 내향, 감각, 감정, 판단형이고, 나는 외향, 직관, 감정, 인식형이다. 하나를 제외하곤 하나도 같지 않다. 게다가 아내의 감정형에 비하면 나는 사고형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로 그 격차도 크다. 그래서 나는 아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만약 아내가 나와 비슷한 성격유형이라면 알지 못했을 나의 맹점들을, 아내이기 때문에 더 잘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아내는 하기로 한 것은 해야 한다. 안 하면 불안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신혼 초만 해도 우리 집은 매일 매일이 청소와의 전쟁이었다. 아내는 베란다 창문 틀까지 매일 닦을 정도로 청소에 예민했고, 나는 베란다 창문 밑에 때가 있다는 사실도 모를 정도로 둔감한 편이었다. 이 문제로 정말 오랫동안 우린 부딪쳤다. 특히 나는 왜 꼭 매일 이렇게 청소를 해야 하는지, 그 시간이 아깝지 않냐고 주장했고, 아내는 이게 보이지 않냐고, 매일 닦지 않으면 더 더러워진다고 항변했다. 우리가 부딪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지금은 알지만 그 당시엔 이런 날 이해 못해주는 아내가 다소 원망스럽기도 했다. 아내고 그랬을 것이고. 지금은 현명하게 조율해서 거의 싸우지 않는 편이다. 일주일에 1번 닦는 것으로 지혜로운 결론을 내렸기에. ㅎㅎㅎㅎㅎ

- 각 성격유형이 겪는 어려움은 그 유형의 사람들이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정신작용이 이뤄지는 분야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 분석은 감정 유형보다는 사고 유형의 사람에게 더 쉽게 다가올 것이며 ... 또한 외향적인 사람보다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더 쉽게 느껴진다. .... 사색가도 아니고 내향적이지도 않은 사람들의 경우에 그 다음으로 분석에 좋은 것이 바로 가능성과 관계를 발견하는 막강한 도구인 직관이다. 직관은 빠르면서도 눈부신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하지만 ‘직관 + 감정’ 유형들은 현실성을 결여할 가능성이 크다. 199
+ ‘직관 + 감정’ 유형들은 현실성을 결여할 가능성이 크다. 공감된다. ㅋㅋㅋㅋ 

- 사색가들은 해야 할 말이 있으면 간결하게 한 마디 툭 하고 만다. 반면 외향적 감정 유형들을 보면 마치 종점이 없는 것 같다. 206

- 비록 크로스오버가 매우 유익할지라도, 가장 선명한 미래의 비전은 직관에서만 나오고, 가장 현실적인 실용성은 감각 유형에서만 나오고, 가장 명쾌한 분석은 사색가에서만 나오고, 사람을 가장 노련하게 다루는 기술은 감정 유형에서만 나온다. 208
+ 탁월함을 위해서 왼손을 연습할 수는 있겠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오른손만큼 자유롭게 쓸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배운다. 각자의 고유성을 바탕으로 해서 성장해야 한다.  


11) 성격유형과 결혼
- 남편과 아내의 성격유형이 서로 다를 경우에는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갈등의 뿌리를 이해하게 되면, 불화를 줄이거나 아예 없앨 수도 있다. ....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차분히 생각할 기회인 침묵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런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협조가 필요하다. 213
+ 앞서 들었던 사례처럼, 결혼 초기에는 정말 많이 부딪쳤지만, 그래도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인정하고, 발견하면서 확실히 갈등이 줄었다. 지금은 거의 다투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적절한 침묵 시간을 지키고, 화가 가라앉은 이후의 다툼은 금방 사그라지더라. 결혼을 통해 정말 관계에 대해서 많이 배우는 중이다. 

- 커플 사이에 비슷한 선호가 한 하나에 그치지 않을 때조차도 두 사람이 상대방을 이해하고, 평가하고, 존경하기 위하여 필요한 노력을 쏟기만 하면 그 결혼생활은 경이로울 정도로 훌륭할 수도 있다. ... “만약에 아내가 나와 똑같다면, 우리 둘의 삶은 따분하기 짝이 없었을 거야!” 216

- 물론 결혼생활을 영위하다 보면 문제가 여러 가지 일어날 수 있다. 파트너의 결점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점은 아마 파트너가 가진 가장 존중할 만한 자질의 뒷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중요한 것은 상대방 성격의 훌륭한 점을 제대로 평가하고 그에 대한 존중의 뜻을 전하는 것이다. 217
+ 아내가 가진 가장 큰 미덕과 결점은 사실 같다. 그건 바로 ‘감정의 기복’이다. 화를 낼 때 정말 순식간에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미덕도 있다. 정말 순식간에 화가 사라진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앞부분에 초점을 둘 때는 사실 그런 강점은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왜 이렇게 빨리 화를 내지?’가 나의 주된 관심사였으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화가 빨리 사라지는 것과 화를 빨리 내는 것은 동전의 양면이란 중요한 사실을. 

- 감정 유형의 사람은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사색가를 만나면 누구나 말을 많이 하는 존재가 되기 쉽다. 그 사색가가 말을 아끼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색가들은 지나치게 인간미 없게 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219
+ 조심하자. 

12) 성격유형과 조기 학습
- 성격유형과 교육의 관계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대부분의 학문 분야에서 직관 유형들이 명백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직관 유형은 자연스럽게 고등교육으로 끌린다. ...  무의식적 능력을 사용하는 많은 예들을 보면 일상적이기보다는 창의적이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왜’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질 때, 그들은 자신의 의식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중이다. ... 그런 요청은 직관에 의해 이뤄진다. 225
+ 내가 강한 직관유형이라 그런가. 정말 고등교육에 자연스럽게 끌리고 있다. 철학, 역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 좋고, 또 결과를 떠나서 배움 그 자체로 삶이 만족스러울 때가 많다. 이러한 점에선 나는 참 직관형이길 다행이다. 

- 무의식이 새로운 정보를 조직하기 위해 사용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통찰은 ‘특별한 일이 일어난 뒤에는 꼭 어떤 일이 일어난다’는 깨달음이다. 우리 집 아기는 생후 2주일이 되기도 전에 자신이 포근한 담요에 싸이기만 하면 곧 젖을 빨게 된다는 것을 배웠다. 230
+ 육아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일관성’이라고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다른 일이 일어난다는 연관성을 아이들이 알게 되면, 자신이 상황을 통제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그렇게 되면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주 양육자의 일관성 있는 양육 태도라고 한다. 어느날 이랬다가 어느날 저랬다가 왔다갔다 하면, 아이들은 ‘정보를 조직해내지 못하게 되고’ 결국 양육자와도 불안정애착을 맺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13) 성격유형과 학습 스타일
- “교직에 따르는 가장 당혹스런 일 하나는, 폴에게 주기 위해 피터에게서 강도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 중 특정 집단을 제대로 가르쳐보기 위해 무엇인가를 계획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당신은 본의 아니게 또 다른 학생 집단을 배척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38
+ 양면성을 최대한 기억하면 이런 오류를 좀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감각과 직관 유형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생각만으로도 어렵다. 

- 상징을 소리로 바꾸는 일은 직관을 선호하는 내향적인 아이들에게 가장 쉽다. 초등학교 1학년 때에는 ‘내향 + 직관’ 유형의 아이들이 상징을 가장 빨리 이해하며, 더러는 그 공부를 즐기기까지 한다. 그러나 '외향 + 감각’유형의 아이들은 직관이나 내향성을 최소한으로만 동원하는 탓에 상징이 너무나 혼란스럽게 느껴지고, 그 때문에 학교에 가는 일 자체에 실망을 할 수도 있다. ... 그들의 실패는 낮은 IQ 아니면 정서적 어려움 탓으로 돌려질 것이다. ... 처음 학교에 시작할 때 아무도 그 아이들이 소리와 상징의 명백한 의미를 배우도록 도와주지 않은 것이 그 원인인 것이다. 244

- 직관 유형의 학생들이 단어를 의미로 번역하는 속도가 다른 유형의 학생들에 비해 엄청 빠르다. ... 감각 유형의 학생들은 이해의 신속함보다 이해의 건전성을 더 믿는 것이 그들이 지닌 성격적 강점의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그런 성향은 버려져야 할 것이 아니라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246
+ 나의 경우가 그렇다. 글을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이다 보니, 그렇지 않은 친구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빨리 많은 책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읽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직관 유형의 학생은 법칙과 이론, 즉 왜 그렇게 되는지에 흥미를 보인다. 감각 유형의 학생은 실용적인 응용, 즉 ‘무엇을’ ‘어떻게’에 관심이 많다. 대부분의 과목은 이론적인 측면과 실용적인 측면을 갖고 있으며, 그 중 한 측면을 강조하여 가르쳐 질 수도 있다. 249
+ 나는 그래도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느 정도 법칙도 나에겐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실용성이 없는 지식을 막 추구하진 않는다. 이론과 실용의 균형을 이루고자 노력하려고 한다. 

- 우연의 결과인지, 아니면 선택의 결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감각 유형 학생들의 과반수가 판단 유형이다. 만약에 그 학생들이 판단 유형의 강점을 갖고 있다면, 그들은 마감일을 잘 지키고 맡은 일을 잘 마무리 한다. 이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51
 
14) 성격유형과 직업
- 안정적이고 안전한 미래를 선호한 5가지 유형은 모두가 감각 유형이다. ... 감각 유형들은 직업의 본질보다는 직업의 안정성에 관심이 더 많았다. 직관 유형의 사람들은 창의적인 무엇인가를 함으로써 직업 자체에서 성취를 이루기를 원했다. ... 사고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무생물이나 기계류, 원칙 혹은 이론들을 다루는 일을 더 훌륭하게 처리한다. ... 감정 유형의 사람들은 사람이 개입되고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일에서 능력을 더 잘 발휘한다. 254
+ 직업의 안정성은 나의 기준이 결코 아니다. 그랬다면 이런 일을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사고형이 기계나 이론을 다루는 일을 더 잘한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나는 사고형이 아니다. 사람이 개입되는 것이 역시 좋다. 나는 직관형이고 감정형 맞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런 측면에서 직업도 잘 선택했다고 느껴진다. 감사하게도. 

- 직관 + 감정 유형의 사람들은 사실보다 가능성을 더 좋아하고, 그런 사실들을 인간적인 따스함으로 처리한다. ... 상담을 공부하는 학생과 창의적인 작가의 샘플에서는 76%와 65%가 직관 + 감정 유형이었다. ... 직관 + 사고 유형의 사람들은 또한 가능성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지만 그것들을 객관적인 분석으로 다룬다. ... 연구 과학자들 중에서는 77%가 직관 + 사고 유형이었다. 257
+ 상담과 작가. 모두가 마음에 드는 키워드다. 

-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더 많이 기울이고 더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을 다룰 때 적극적으로 일을 한다. 259

-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 중에는 외부 세계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내면의 창의적인 충동을 따를 수 있는 내향 + 직관 유형이 유난히 많다. 치료사의 대부분은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 데 미술을 이용하는 일을 좋아하는 외향 + 감정 유형이다. 이 두 집단 사이에는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다. 하나는 창의성을 지향하고, 다른 하나는 인간을 지향한다. 267
+ 내가 아는 예술가가 한명 있는데 내향형에 직관형 맞다. 그런 점은 참 이 책의 뛰어난 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임상을 했길래 이토록 정확한 수준의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을까? 세삼스럽게 마이어스 모녀에게 감동을 받는다. 

-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4가지 정신작용을 연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감각을 동원하여 모든 사실들을 두루 파악하고, 직관으로는 가능한 해결책을 모두 더듬고, 사고를 동원하여 각 행동이 부를 결과를 예측하고, 감정을 동원하여 인간적인 차원에서 각각의 결과가 어느 정도 바람직한지를 가늠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273
+ 전인적 인간이란 이런 것인가? 

4. 성격유형 발달의 역학
15) 성격유형과 정신적 성숙
- 성격유형 발달의 본질은 인식과 판단의 발달이며, 그것을 적절히 이용하는 방법의 발달이다. 적절한 인식력과 판단력을 확보하게 되면 성숙이 훨씬 쉬워지게 마련이다. 279

- 마지막 단계는 오직 자신의 성격유형을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성숙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사람에게만 나타난다. 유형 발달의 완성을 추구하면서, 그 사람들은 자신의 유형에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결점을 직면하게 된다. 그러면 그들은 가장 잘 발달된 정신작용의 가치를 포기하는 일 없이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예전에 무시했던 제 3, 제 4의 정신작용의 가치를 깨닫고 그것을 가꾸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최종적으로 자신의 성격유형을 초월하기에 이른다. 이런 성장은 분명히 존경할 만하다. 그렇지만 만약 그 자신이 자신에게 최선인 정신작용 2개의 발달을 완전히 이루기 전에 그런 성숙을 꾀하게 된다면, 그런 노력은 오히려 그 사람이 발달을 꾀하지 못하게 만들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281
+ 고유성을 충실히 지켜나가면서, 탁월함을 추구하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마지막 단계는 찾아온다. 나의 경우 지금은 고유성을 발견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부끄럽게도 나는 내가 ENFP 적 성향임을 이제서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앞으로 당분간은 고유성을 마음껏 펼쳐보는 것이 숙제다. 나의 기질을 충분히 살려보자. 그렇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차근차근 나의 탁월함도 드러나게 되리라. 

16) 성격유형의 훌륭한 발달
- 판단이 없는 인식은 등뼈가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이고, 인식이 전혀 없는 판단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다. 외향성이 결여된 내향성은 비실용적이고, 내향성이 결여된 외향성은 천박하다. 

- 판단적 성향이 강한 외향성의 사람 : 인식력이 불충분하여 판단적인 성향이 특히 강한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인식력 부족을 결코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 그들은 사람들과 상황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그들은 편견과 관습, 정형화된 태도, 그릇된 생각과 같은 가설에 의존한다. 293

- 인식적 성향이 강한 외향성의 사람 : 그들은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 판단력을 결여한 탓이 그들은 자신이 맞고 있는 곤경을 확실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그것을 회피하려 든다. 그들은 일 자체를 하나의 어려움으로 여기는 경향을 보인다. 293

- 각 정신작용은 또한 부적절하게도 사용될 수 있다. 그런 예로는 이런 것들이 있다. 어떤 문제로부터 사소한 오락거리로 관심을 돌림으로써 감각을 즐겁게 해주고, 전혀 노력이 필요 없는 불가능한 것들을 상상함으로써 직관에 굴복하고, 어떻게 하면 무결점의 옳은 판단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지를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떠올림으로써 감정에 근거한 판단에 빠져들고, 어떤 문제와 관련하여 반대되는 관점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비판함으로써 사고를 근거로 한 판단에 굴복하는 것이 그런 예들이다. 296
+ 각각의 유형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이런 결과가 있겠구나. 내가 사실 그랬다. 특히 직관형이 지나쳐서 비현실적인 꿈을 꾸었던 경험이 많은 편이다. 현실을 생각하지 않고, 떠돌아다니던 시절이 생각난다. 

17) 성격유형의 발달을 막는 장애물들
- 만약 부모가 자녀들의 성격유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그 아이들은 자신이 딛고 설 발판과 자신의 모습으로 온전히 남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302

- 유형의 발달을 막는 더 분명한 장애는 선호하는 정신작용이나 태도를 연습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 외향적인 아이들은 사람과 행동을 멀리하고 ... 직관적인 아이들은 일상의 사실적인 일들에 얽매어 지내고, ... 인식적인 아이들에게는 밖에 나가 놀며 무엇인가를 발견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303
+ 이 정도로 치밀하게 아이들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 교육 과정이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관심 갖는 편이 아니라. 참 어렵다. 아이들 기질과 맥락 안에서 적절한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교육은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 

18) 어린이의 유형발달을 위한 동기부여
- 응석받이로 큰 아이들은 자신이 뭔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배우지 않는다. 그 아이들은 자격을 갖추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 ... 다른 한쪽 극단에는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억압당하고, 격려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자리 잡고 있다. ... 응석받이로 큰 아이나 주위의 격려를 받지 못하능 아니나 똑같이 유형의 발달에 필요한 자극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인식과 판단은 유치한 수준에 머물게 된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면, 심리적 성숙은 이루지 못한 가운데 육체적 성숙이 찾아온다. 307
+ 애착도 지혜가 필요하다. 지나친 애착 관계는 응석받이를 만든다. 물론 애착 자체가 부족해도 문제이다. 아이들을 온전하게 성장시키기 위해선 정말 변증법의 지혜가 필요하다. 애착과 방관의 변증법. 

- 어린 시절에 꼭 필요한 것은 자신의 품행과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 아이들은 나쁜 짓보다는 옳은 일을 찾아 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삶의 현실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자신의 품행에서 옳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한다. ... 이것이 판단의 시작이다. 308

- 아이들이 노력으로 얻는 만족은 그들에게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 예를 들면, 감각적인 아이에게는 추가의 즐거움이나 소유물이, 직관적인 아이에게는 특별한 자유나 기회가, 사색가에게는 새로운 존엄이나 권위가, 감정 유형의 아이에게는 더 많은 칭찬이나 우정이 호소력을 지닐 것이다. 312
+ 아내에겐 정말 선물이 중요하다. 특히나 적절한 칭찬과 함께하는 선물은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반대다. 나에겐 자유가 중요하다. 그리고 인정이 필요하다. 서로 기질을 잘 알아야 원하는 것도 충족시켜 줄 수 있겠구나. 

19) 성격유형을 새롭게 가꾸는 일은 인생의 어느 시기든 가능하다. 

- 유형의 훌륭한 성취는 자신의 재능과 그것의 적절한 활용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이를 불문하고 이룰 수 있는 것이다. 314
+ 누구나, 언제나, 어디에서나 자신을 발견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나도 확신한다. 

- 어떤 상황에서는 이 정신작용이 저 정신작용보다 더 적절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유형의 발달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이다. ... 유형을 활짝 꽃피우기 위해서는 먼저 다른 세 가지 정신작용을 감독하면서 인생의 중요한 목표를 세우는 지배적 정신작용에 탁월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318
+ 나에게 지배적 정신작용은 무엇일까? 직관이 아닐까? 그 부분에서 일단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무엇을 연습하고 탁월함을 단련해야 할까? 그런 질문도 생긴다. 

- 모든 일에는 인식을 하는 때가 있고 판단을 하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인식과 판단은 차례로 일어난다. 사실, 가장 건전한 결정은 감각과 직관 모두에 바탕을 둔 것이다. 319

- 감각 유형은 그 상황에 대한 명확한 정보들을 알고 있으며 ... 직관 유형은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우회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가득하며 ... 사고 유형들은 원칙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그 계획에서 결함이나 모순을 지적해내고 ... 감정 유형들은 조화에 관심이 많다. 그들은 각 유형이 모두 체면을 구기지 않을 타협점을 추구한다. 323
+ 어벤져스 팀을 만들기 위해선 모든 유형이 조화롭게 존재해야 한다. 결국 우린 다름으로써 서로와 갈등하고, 다름으로써 서로에게 기여할 수 있는 존재다. 참 고난하지만, 재미있게 디자인되었다. 

- 가장 성공적인 절충안은 각 유형이 갖아 중요하다고 여기는 강점을 아우르는 것이다. .. 감각 유형의 사람들은 그 해결책이 실행 가능한 것이 되기를 원하고, 사색가들은 그것이 조직적인 것이 되기를 원하고, 감정 유형의 사람들은 그것이 인간적인 측면에서 동의할 수 있는 것이 되기를 원하고, 직관 유형의 사람들은 해결책의 진화와 개선을 위한 문이 열려 있기를 원한다. 이 모든 것들은 합리적인 욕구이다. 331



[전체 리뷰]
나는 나를 잘 몰랐었다. 책을 읽고, 와우 수업을 하면서, 그리고 틈틈히 사람들을 관찰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면서 주로 한 생각이 이것이다. 나는 나를 잘 몰랐었다.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스도 어쩌면 처음엔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작업을 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한다. 하다보니 자신의 고유성에 눈을 뜨고, 탁월함을 발견하게 되고, 나아가 위대한 유산을 남기고자 한 것이 아닐까. 라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이번 기회를 통해서 나의 고유성에 좀 더 가깝게 도달하게 되어서 참 기쁜 시간이었다.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 보단 어쨌든 알게 되었다는 발견의 기쁨이 더 크기에)

이 책의 미덕은 ‘방대한 조사’와 ‘원리에 대한 설명’이다. 지난 번 책이 다소 ‘읽기 쉽게’ 쓰기 위해서 몇몇 소중한 맥락을 생략한 책이라면 이 책은 ‘읽기는 다소 어렵지만’ 앞서 빼먹은 맥락을 지혜롭게 잘 배치하고 있다. 게다가 엄청난 조사에 근거했기 때문에 직업과의 연관성이나, 전공과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나의 성격유형과 지금 내가 일하는 방식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도 신기했다. 만약, 내가 원래 전공대로 엔지니어링으로 갔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나의 강점이나 성격유형은 전혀 살릴 기회가 없었을까? 아님 그 안에서 나름의 살 길을 찾아서 지금처럼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인생은 참 모를 일이다.  

리뷰를 마무리하면서, 한 가지 나에게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었다. 이 두명의 모녀가 헀던 작업처럼, 평생에 걸친 나만의 작업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 그것이 무엇일지는 모르지만, 어렴픗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있다. 그 작업은 아마, 많은 그리고 다양한 정보들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고 (E), 현재보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둔 주제일 것이다. (N) 사물 보다는 사람의 삶을 더 낮게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 일 것이며 (F), 그 탐색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주 장기적 프로젝트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P) 그래. 나는 다양하게 관계 맺길 원하고, 인간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그 노력을 그치지 않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필연적 부작용들도 예상된다. 관계성을 추구하다가 깊이에의 추구를 잃어버릴 지도 모르고 (E), 현실에 바탕을 두지 않아서 많은 이들의 저항을 받을 수도 있으며(N), 객관성을 잃어버린채 방황할 수도 있다. (F) 그리고 언제 마무리 해야 할지도 모르고, 면밀하면서 체계적인 계획이 빠진, 아마추어의 작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P) 앞서 가능성을 열었다면, 이번 인식을 통해서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 그 시작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이뤄나가는 모습에서 비롯될 것이리라. 그리하여 마이어스의 작업처럼 평생을 건 나만의 작업을 시작할 수 있기를. 언젠가 올 그 순간을 위해 그에 맞는 몸을 만들 수 있기를, 고대하고 염원하리라. 아니, 준비하리라.  






옮겨적기
1. 16가지 성격만 알면 사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1) 나는 어떤 사람일까? : 성격 유형의 원리
- 사람마다 외모가 다르고 체구가 다르듯이, 모든 사람은 나름대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유난히 닮은 꼴인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기본적인 심리적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선천적인 성격이나 유전자 지도를 고려할 때, 즉흥적인 행동마저도 이해될 수 있는 것이며, 때로는 예측가능한 것이다. 17
+ 모든 사람은 독특하다. 그 어느 누구도 같은 사람은 없다. 헌데, 또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은 비슷한 점을 공유한다. 굳이 분별해 보자면, 각자의 이야기는 다 다르지만, 각자의 캐릭터와 성격은 다 비슷하다. 아니 비슷하다기 보단, 몇 개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다. 이것은 학교에서 수업할 때도 느껴지는 부분인데, 각 반마다 이상하게 닮은 꼴 캐릭터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몇몇의 우등생이 있고, 몇몇의 사고뭉치들이 있다. 그리고 수업 내내 몰래 그림 그리고 딴 생각하느라 바쁜 아이들, 책장 밑에 책을 깔아놓고, 틈만 나면 책을 보는 아이들, 다른 친구들 의견에 따라가는 아이들, 혹은 여론을 주도하는 아이들. 그런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각 반마다 펼쳐진다. 그런 비슷한 장면을 볼 때 마다 나는 재미있게. 즉, '인간에겐 보편성과 특수성이 동시에 존재한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 상황에 따라서 본래의 성격마저 변하는 것은 아니다. ... 사람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가장 편안한 길을 찾아 거의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18
+ 왼손과 오른손 비유가 가장 적절해 보인다. 나 역시 그렇다. 지금까지 가장 익숙하게 써 왔던 것을 쓰는 것. 성격도 마찬가지다. 내 안에 다양한 자아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낸 녀석이 또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도 그 녀석만 불러선 안 된다. 그 녀석을 제외한 나머지 녀석들도 나의 관심이 필요하다. 한번씩 불러줘서 놀아줄 필요가 있다. 서로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야 한다. 그래야 갖가지 상황에서 모두 대응할 수 있게 되기에. 회복탄력성은 아마 내 안의 자아들이 모두 좋은 관계를 맺고 있을 때, 가장 잘 발휘되는 것이 아닐까? 내 안의 여러 자아들이 힘을 합치면 어떤 상황도 대응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무개 중심축을 내 안에 다양하게 배치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중심축이 하나인 사람은 그것이 무너질 때 너무 위험하기에. 

- 성격유형은 이런 방법으로 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거나, 이 방법이 저 방법보다 낮다고 말하는 접근법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선천적인 강점과 잠재된 약점을 인식하고 분명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우리가 어떤 면에서 비슷하고 어떤 면에서 다른지를 말해줌으로써, 우리의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적극 활용하도록 도움을 준다. 19
+ 분명히, 이러한 성격유형은 ‘차이’를 발견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유용하다. 나의 경우, 처음 이러한 성격유형을 공부했던 것이 ‘애니어그램’이다. 나는 참고로 5번 유형인데, <애니어그램의 지혜>라는 책에서 나의 유형을 읽고, 또 읽고 하면서, 나에 대해서 정말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나보다 더 나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우리가 주관적인 경험과 체험으로 이해하는 성격의 한계를 이러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성격 유형이 보완해주는 게 아닐까? 특히 서로 ‘다름’에 대해선 이런 유형의 덕을 많이 볼 수 밖에 없다. 이런 유형을 알기 전에 나는 주로 ‘당연히 다 이렇게 생각해야 하는게 아닌가?’라고 생각했었다면, 유형을 알고 나선, '그들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좀 더 이해가 넓어지게 되었다. MBTI도 그렇다. 

- 성격유형의 이론적 근간을 이루는 기본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융이 70년 전에 처음 사용했던 개념이다. ... 그런 분류를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본 틀을 갖추어놓은 사람은 미국의 두 여류학자, 캐서린 브리그스와 그녀의 딸 이자벨 마이어스였다. ... 이 도구를 마이어스-브리그스의 유형지표(MBTI)라 불렀다. 19
+ 칼 융은 이러한 분류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을까? 그것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조셉 캠벨에게도 영향을 많이 준 학자이고, 나 역시 ‘집단 무의식’이나 ‘원형’이란 개념을 좋아하지만, 아직 칼 융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해본 적은 없다. 앞으로 기회를 한번 만들고 싶다. 

- 왼손에 연필을 잡고 서명을 해보라. ...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번에는 ‘어색하거나, 어렵거나, 불편하거나, 부자연스럽다’고 느꼈을 것이다. 시간도 노력도 더 많이 필요했을 것이다. 또한 그 결과도 처음보다 훨씬 못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위의 4가지 차원에서도 더 끌리는 쪽을 활용하는 편이 훨씬 자연스런 법이다. 21
+ 왼손 오른손 비유. 적절하다. 

- 우리가 어떤 차원에 대한 편향성을 언급할 때, 그것은 선택한 것이 아니라 타고난 성향을 의미하는 것이다. .. 우리는 성격유형이 결정된 채로 태어나며, 그 유형으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 22
+ 이 부분을 비판해보자. 정말 그런가? 정말 타고나는 것인가? 저자는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나는 질문하고 싶다. 그렇다면 MBTI 유형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다는 뜻인가? 나는 잘 모르겠다. 이런게 언급하는 거라면 저자가 좀 더 구체적 증거를 말해줘야 할 것 같다. 왜냐면, 나는 한 사람의 성격유형은 본성과 양육 중에서 단 하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태어나기 전의 영향도 물론 크겠지만, 태어나고 나서 3년에서 길게는 7년 동안의 육아가 성격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힘도 크다고 나는 믿는다. 이렇게 단정적인 문장이 나올 때마다 ‘울컥 울컥’ 하는 걸 보니 나는 역시 ‘판단형’보다는 ‘인식형’이 맞는 것 같긴 하다. 참고로 이 저자는 판단형이란 생각도 든다. 단정하는 걸 좋아하는 문체다. 그리고 나는 그런게 싫다. 언젠간 조화롭게 통합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되지만. ㅎㅎ 

(1) 외향성 / 내향성
- 에너지와 관련된 것이다. 에너지를 어디에서 얻고, 어떤 방향으로 쏟느냐는 것이다. 23 외향적 성격은 ‘타인 중심적’이다. ... 주위를 끊임없이 탐색하기 위해서 외부 세계에 관심을 두는 일종의 레이더를 가진 사람이다. 내향적 성격은 ‘자기 중심적’이다. ... 레이더를 내부에 맞춘다.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외부의 도움을 청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24 외향적 사람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지만, 내향적 사람은 관심있는 일에만 전적으로 매달리기를 좋아한다. 25 외향적 성격의 경우에는 배터리가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면서 충전되는 반면에, 내향적 성격의 경우는 지나치게 교제가 많으면 배터리가 금세 소진되어 혼자 재충전할 시간을 필요로 한다. 26 내향적 사람은 머릿속에서 생각을 ‘굽는다’ 이리저리 생각하고 준비가 끝난 다음에야,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 대조적으로 외향적 사람은 마음속으로 생각을 살짝만 구워서, 곧바로 세상에 내놓기를 즐긴다. 29
+ 나는 비교적 다른 분류에 비해서, 외향 내향이 가장 어려웠다. 왜냐하면 내 안에 둘 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활용도도 어느 정도 둘 다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누가 좀 더 우세하냐고 보면 40 / 60 정도로 내향성이 우세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관심있는 일에만 매달리기, 지나치게 교제가 많으면 소진되는 현상, 이리저리 머리로 생각을 굴리고 말하는 것. 등등이 내향성이 더 우세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사실 내향적 사람은 사생활을 중시하기 때문에, 아주 절친한 친구에게만 속내를 털어놓는다.” 는 글을 보면 또 ‘나는 꼭 그런 건 아닌데’란 생각도 든다. 나보다 훨씬 더 내향적인 케이스를 만나서 그런거 같기도 하다. 내 절친 성원이와 아내의 경우 전형적인 내향형이다. 그들은 정말 인간관계가 좁고 깊다. 그에 비해서 나는 꽤 넓고 얕은 편이다. 하지만 또 전형적으로 외향적인 사람에 비하면 나는 내향적임에 분명해 보인다. 그들에 비해서 나는 정말 자기중심적이고, 레이더도 내부에 열린 편이기에. 외향과 내향이 나에겐 잴 어려웠다. 

(2) 감각 / 직관
- 나는 실제의 것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가? 아니면 함축된 의미의 관련성을 찾아보려 하는가? 32 대부분의 성격유형 전문가들은 4가지 차원 중에서 감각 / 직관의 잣대가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여준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왜냐면 이 차원은 개인의 세계관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 감각적인 사람과 직관적인 사람은 범죄와 형벌과 같은 중대한 문제에서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 직관적인 사람은 그런 사회 문제를 야기한 근본 이유를 고려한 해결책을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새롭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려 했다. ... 그런 차이에서 정치적으로 감각적인 사람은 보수적이고, 직관적인 사람은 개혁적이란 믿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 34-36 직관적인 사람이 ‘생각을 제공하는 사람’ - 더 멋진 쥐덫을 발명하려는 사람 - 이라면, 감각적인 사람은 ‘실현시키는 사람’ - 그런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사람 - 이다. 두 유형의 사람은 서로 다른 재능을 지니고 있다. 37 감각적인 사람은 현재의 순간에 전심전력을 다하기 때문에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그러나 직관적인 사람은 일에 담긴 의미를 일 자체보다 중요시한다. 38 직관적인 사람은 철학, 심리학, 사회학, 문학 등 이론적인 과목에 흥미를 갖는 반면에, 감각적인 사람은 공학, 과학, 경영 등과 같이 확실한 실체를 갖는 응용 과목에 흥미를 보인다. 
+ 앞서 외향 / 내향이 비해서, 감각 / 직관은 정말 뚜렷했다. 특히 생각을 제공하는 사람과 생각을 실현시키는 사람이라는 비교가 와 닿았다. 나는 정말 실현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거든. 감각적인 사람이 일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비해 직관적인 사람이 일에 대한 의미를 중요시한다는 비교도 좋았다. 내가 정말 ‘의미’를 중요시 여기기에. 아무리 별거 없어 보이는 일에도 ‘의미’를 잘 부여하면 나는 상관없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일처럼 보이는 일도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경우, 나는 그걸 잘 참지 못한다. 그런 내가 공학을 전공했다는 것은 참 슬픈일이다. 사실 이러한 성향은 공대에서도 드러난 편이다. 사실 나는 보이지 않는 전기장과 자기장을 다루는 ‘전자기학’은 나름 재미있게 공부했다. 그렇게 원리를 탐구하는 건 재미있었다. 하지만 매번 ‘회로이론’을 비롯한 실제로 눈에 보이는 과목들, 실험해야 하는 과목들의 경우 정말 어려웠다. 기판을 짜고, 회로를 연결하고 하는 일들을 할때 마다 나는 머저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아마 삼성전자에 취직을 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구석에서 전혀 존재감없이 구박 받으며 일만 하는 엔지니어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엔지니어는 분명 나에겐 맞지 않은 전공이었다. 그래서 "직관적인 사람은 철학, 심리학, 사회학, 문학 등 이론적인 과목에 흥미를 갖는 반면에, 감각적인 사람은 공학, 과학, 경영 등과 같이 확실한 실체를 갖는 응용 과목에 흥미를 보인다.” 이 문장이 나에게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만약, 진작에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3) 생각 / 느낌 
- 생각하는 사람은 논리적 법칙을 따른다. ... “과연 합당한 것인가?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무엇인가?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달리 말하면, 생각하는 사람은 결정을 객관화한다. ... 느끼는 사람은 상황을 개인화한다. 40 느끼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남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어떤 방법으로든 남을 돕는 것에서 만족감을 얻는다. ... 생각하는 사람이 가지는 능력의 하나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42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주더라도 정직한 것이 더 나은가? 아니면 선의의 거짓말로 얼버무리는 것이 더 나은가? 45 생각하는 사람은 논쟁을 공정하게 끌어가는 능력에 자부심을 갖는다. ... 느끼는 사람은 공명정대보다는 배려와 조화를 우선으로 삼는다. 따라서 그는 규칙의 예외적 적용이 필요한 정상참작을 요구한다. 47
+ 생각 / 느낌도 분명한 편이다. 나는 주관적으로 보는 편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는 편이다. 남을 이해하기 보다는 ‘무엇이 옳은 일인가’에 더 주목하는 편이다. 그래서 아내랑 자주 부딪치기도 한다. 이 질문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주더라도 정직한 것이 더 나은가? 아니면 선의의 거짓말로 얼버무리는 것이 더 나은가?”도 흥미로웠다. 나는 전자에 가깝다. 좀 더 공명정대하고, 좀 더 객관적일 때 나는 더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아내는 명확하게 느낌형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배려하는 것이고, 객관적이거나, 공정한 것은 중요한 편이 아니다. 아내와 자주 부딪치면서 나는 그런 것을 많이 배웠다. 그래서 어느 정도 느낌형들과도 대화가 되는 편이다. 굳이 너무 지나치게 자기 주장은 하지 않으려 한다. 코칭을 배우고, 대화를 많이 해 본 것도 느낌형들과 관계 맺는데 도움을 많이 주었다. 

(4) 판단 / 인식
- 인식한다는 것은 개방적이 되어, 정보를 계속해 받아들이고 인식하려는 분능적 충동을 가리킨다. 반면에 판단한다는 것은 일정한 정도에서 문을 닫아 결정하거나 판단을 내리려는 본능적 충동을 가리킨다. 49 판단하는 사람은 문제가 결정될 때까지 긴장감을 느끼므로, 가능한한 신속하게 마무리지으려 한다. ... 그러나 인식하는 사람은 정반대의 긴장감을 경험한다. 그에게는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압박감과 불안을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그는 가능한 한 결정을 유보함으로써 긴장감을 해소한다. 49 판단하는 사람은 결정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단 계획이 세워지면 계획대로 충실하게 밀고 나아가는 편이다. 그러나 계획이 갑자기 바뀌게 되거나 하면, 불안해한다. ... 인식하는 사람은 그러한 일정 자체를 못견뎌한다. 50 판단하는 사람은 권위를 인정하는 편이며, 계급제도를 존중하는 경향을 띤다. 반면에 인식하는 사람은 권위에 반항적인 성향이 뚜렷하며 미리 허락을 구해서 거절당하기보다는 일을 저지르고 용서를 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51 판단하는 사람은 한 가지 일을 끝냈을 때 에너지가 충만함을 느끼지만, 인식하는 사람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에너지가 분출하는 것을 느낀다. 53 조퇴나 결근에 대한 생각 ... 인식하는 사람은 그런 시간을 ‘정신건강을 위한 날’로 생각한다. 반면에 판단하는 사람은 조퇴나 결근을 규정 이상의 휴가를 즐기는 것으로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56
+ 판단 / 인식도 분명하다. 나는 인식형이다. 나는 결정을 미루는 편이다. 요즘엔 그것을 극복하고자 계획을 세우고,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그러곤 있는데 역시 나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어렵긴 하다. 사실 아내가 좋은 비교 대상인데, 아내의 경우 ‘판단형’임에 분명하다. "판단하는 사람은 결정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단 계획이 세워지면 계획대로 충실하게 밀고 나아가는 편이다.” 아내는 계획을 세우면 그대로 해야 한다. 융통성은 별로 없다. 예를 들면, 하루에 한번 청소하기로 했다면 무조건 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가끔 주장한다. 오늘은 하지 말자고, 그냥 내일 하자고. 그리고 언제나 혼난다. 그리고 아내는 권위를 인정하는 편이다. 생각보다 어른들 말을 잘 듣는다. 하지만 나는 정반대다. 절대 듣지 않는다. 그냥 내 꼴리는 대로 한다. ㅎㅎ 하지만 결근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예를 들어 아내의 경우, 내가 약속 시간에 늦게 도착하는 것에 꽤 얘민하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아내가 약속 시간에 늦게 와도 전혀 화나지 않는다. 그냥 나는 그런 시간을 책에서의 표현 처럼 ‘여유로운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리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즐겁게 기다린다. 그래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화를 내 본적이 한번도 없다. 이처럼 나는 인식형의 특성이 분명한 편이다. 

2) 자신에게 솔직하라
(1) 전통주의자 SJ
- ESTJ 논리적이고 분석적이기 때문에 이 유형은 선전적으로 리더형이며, 결정을 신속히 내린다. ... 이 유형은 철저히 조직화된 집단에서 일하기를 좋아한다. ... 전통을 고수하려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새로운 접근법을 실헌적으로 시도하는 것에 상당히 조심스럽다. 71
+ 지금부턴 16가지 유형에 대한 설명인데, 나에게 떠오르는 사람들, 그리고 와우 광땡들을 한번 씩 대입해 보기로 했다. 우선 이 유형으로 조심스럽지만, 와우광땡 송경희 누님을 떠올려 본다. 신속한 결정과, 조직화된 집단에서 적응을 잘 하는 모습, 그리고 자유주의자적인 모습 보다는 전통주의자적인 모습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누님에겐 내향보단 외향, 직관보단 감각, 감정보단 이성, 인식보단 판단이 좀 더 어울리는 것으로 보인다. 

- ISTJ 이 유형은 책임감 있고, 믿을 수 있으며, 근면하다. ... 사실적 자료에 충실하며, 모든 일을 꼼꼼하고 세세하게 계획한 다음에야 진행시킨다. ... 조용하고 진지한 성품 때문에 이 유형은 남의 방해를 받지 않고 혼자서 일하는 것을 즐긴다. 직관은 4위 기능이다. 그들은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방법은 당연히 불신한다. 72
+ 나는 이 유형으로 조심스럽게 와우광땡 정소양 누님을 떠올린다. 내향적인 성향에, 감각은 맞는 것 같다. 특히 감각이 맞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글을 쓸 때’ 매우 섬세하게 묘사하는 걸 볼 수 있는데, 그런 건 감각적인 사람이 가지는 강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뒤의 것이 좀 어려웠다. 비교적 감정보단 이성이, 인식보단 판단이 높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아직 확신은 어렵다. 꼼꼼하고, 혼자서 일하길 즐기고, 책임감 있는 모습은 딱 어울리긴 하는데 말이지. 

- ESFJ 다정하고 사교적이며 동정심 많은 이 유형에서 1위는 느낌이다. 그들은 감수성이 매우 풍부하다.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려는 욕구가 강한 만큼, 다른 사람에게서 사랑받고 칭찬받으려는 욕구도 강하다. ... 그들은 모든 문제를 자신의 문제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마음이 약해서 쉽게 상처를 받는다. ... 이 유형은 보통 매우 조직적으로 생산적인 사람이며, 일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 ... 또한 세상을 흑백론으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75
+ 이 유형으로 심마니스쿨 함께 하는 정선이가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INTP인 나와 완전 정반대의 유형이구나. 허긴 거의 반대이긴 하다. 그래서 서로 보완이 되는 좋은 파트너이기도 하고. 다정하고 사교적이며 동정심 많은 유형이라고 했는데, 딱 정선이의 성격과 같다. 그리고 모든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여길만큼 공감 능력이 뛰어난 편이고, 조직에서 생산성도 높은 편이다. 세상을 흑백론으로 파악한다고 했는데, 흑백까진 아니지만 분명 과거에 그런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요즘에는 그런 면이 많이 사라진? 그런 느낌이다. 

- ISFJ  소속감이 유난히 강하다. ... 그들은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 편이며, 본란의 잠재성이 있는 상황을 가능하면 피하려 한다. ... 휴식시간에도 감각을 동원한 취미활동을 즐긴다. 예를 들어 요리, 정원 돌보기, 그림 그리기 등 ... 이 유형은 뜻밖의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77
+ 이 유형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아내다. 내향적인 모습을 제외하곤 나와 정반대다. 실제로 나는 관념적인 대화를 주로 하는 것에 비해, 아내는 현실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나는 물건에 관심이 없지만 아내는 물건에 관심이 많다. 느낌을 중요시 여기는 것도 그렇고, 특히 판단형도 맞다. 본문 중에서 "예를 들어 요리, 정원 돌보기, 그림 그리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실제로 취미가 그림 그리기다. 뜻밖의 일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여행을 갈 때도 아내가 거의 모든 짐을 미리 챙기는 편이지만, 나는 가서 닥치는대로 해결하는 편이다. 확실히 당황스런 상황을 싫어하고, 그런 상황에서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도 다소 어려워하는 편이다. 

(2) 경험주의자 SP
- ESTP 삶은 즐거운 모험의 연속이다. ... 대부분 야외활동을 좋아하며, 광적인 스포츠팬이기도 하다. ... 그들은 많은 것에 취미와 관심을 가지며, 순간적으로 어떤 취미에라도 깊이 빠져버린다. ... 이 유형은 사교적이고 다변이며 활력이 넘치기 때문에, 웃기를 즐기고 농담을 좋아하며, 천성적으로 진지하지 못하다. 78
+ 이 유형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사실 모르겠다. 그것보단 애니어그램의 유형 하나가 떠오른다. 7번 ㅋㅋㅋ 사고 중심에 야외활동을 좋아하고, 이런 저런 것에 관심이 많은 것까지. 이 모든 특징들이 7번을 가리키고 있다. 사실 나는 이런 유형과 그리 친한 편은 아니다. 삶에서 접점이 많이 없는 편이다. 그들이 주로 가는 곳들엔 내가 안 가고, 내가 가는 곳엔 그들이 잘 오지 않을 테니.

- ISTP 완벽한 실용주의자이다. 그들은 냉정하며, 어떤 경우에나 객관적이며 침착하고, 동요하는 법이 없다. ... 현실적이면서 극단적인 실용주의자인 이 유형은 스스로 알아서 행동하는 사람이다. ... 솔직하고 정직하며 현실적이기 때문에 융통성을 찾아볼 수 없다. 80
+ 이 유형을 떠오르는 사람도 잘 없다. 아무래도 내가 STP에 대한 감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직관이 너무 강해서 (NTP)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암튼 STP라고 했을 때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어쩌면 실용주의자와 잘 만날 기회가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지명형님인가?

- ESFP 사람을 놀라게 만들고 즐겁게 해주는 것에서 삶의 기쁨을 찾는 타고난 연예인이다. ... 한가한 시간에는 사교활동이나 역동적인 취미활동에 열중하며, 이곳저곳을 들락대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 그들은 의사결정에서 객관성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느낌이나 가치관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들의 결정은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거나 혼돈에 빠질 위험이 적지 않다. 83
+ 이 유형으로 떠오른 것은 와우광땡 진경이..? 사교활동과 취미도 많은 것, 그리고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에 의미를 많이 부여하는 것. 그런 것들이 진경이를 많이 떠올리게 했다. 또 하나의 예로 내가 아는 최지은 코치님이라고 있는데, 그분도 이런 느낌이다.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 또 결정을 내릴 때 어려워하는 편인데, "그들의 결정은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거나 혼돈에 빠질 위험이 적지 않다.”는 말에서도 많은 공통점을 발견한다. 실제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옆에서 가끔 조언을 하는 편인데, 객관적으로 보는 걸 어려워하시기도 하고, 그래서 비교적 개관적인 나에게서 많은 도움을 얻는다고 말씀도 하신다. 

- ISFP 성격유형 중에서 가장 겸손하며 현실중심적인 성격이다. ...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려 하지 않는다. ... 끈기 있고 융통성 있는 이 유형은 생활을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 그들은 무대 뒤에서 조용히 일하는 것을 좋아하며, 특히 보조업무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한다. 84
+ 이 유형으로 떠오른 것은 와우광땡 영남누님..? 갈수록 확신이 적어진다. 그나마 내향적이라고 느껴지고, 감각적이시고, 사람들 관계를 우선시 여기고 암튼 그런 점들이 떠올랐는데, 확실히 모르겠다. 어쩌면 이 문장 "끈기 있고 융통성 있는 이 유형은 생활을 너그럽게 받아들인다.”는 것에서 내가 반응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남 누님의 삶을 어느 정도 들어본터라.. 그리고 겸손하며, 현실적인 성격인 것도 맞는 것 같기도 하다. ㅎㅎㅎ 아닌가? 추측이라 모든게 참 어렵다. 

(3) 관념주의자 NT
- ENTJ 선천적인 리더형이다. ...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질을 타고난 이 유형은 대담성이 필요할 때 용기를 발휘하며, 커다란 변화에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 조직적이고 생산적인 까닭에 이 유형은 열심히 일하고 어려운 과제도 기꺼이 떠맡는다. ... 때때로 이 유형은 업무와 직장생활을 균형있게 꾸려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85
+ 흥미롭게도, 이 설명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MB다. 이명박 전대통령. 조직적이고, 생산적이면서 워커 홀릭인 이 분. 가장 적절한 얘시가 아닐까? 와우를 비롯한 내 주위에선 잘 떠오르지 않는다. 외향적이면서, 관념적이며, 사고 중심, 그러면서 판단까지. 4가지 구성요소를 봐도 실질적인 비전을 던지고, 무언가를 처리하는 리더가 떠오른다. 애니어그램으로 보면 3번 유형??

- INTJ 기발한 착상과 혁신적 성향을 지닌 이 유형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독특한 재능을 보이며, 개선 방향까지도 찾아낸다. ... 때때로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대부분의 시간과 정력을 생각에 몰두하며 지난다. ... 개인적인 성향이 매우 뚜렷하기 때문에, 그들의 본심을 알기란 상당히 어렵다. 88
+ 이 유형을 듣고 떠오른 것은 와우 광땡의 유진누님? 우선 직업으론 작가들과 과학자들이 떠올랐는데, 실제로 그 두 가지 분야에서 일을 했던 것도 신기한 부분이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독특한 재능을 보인다’는 점에서이 팔방미인인 유진누님이 떠오른 것도 있고, 또 현실 보다는 이상을 추구하시는 모습도 이 유형에서 느껴졌다. 사실 P인지 J인지 헷갈리는 부분은 있다. 그래도 육아일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쓴다거나, 그렇게 자신의 말을 성실히 추구해나가시는 걸 보면 J에 좀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나머지 I와 E도 약간 헷갈리는데 그건 나도 그러니 그냥 I로 하고 넘어가기로!

- ENTP 생각으로 주변 사람을 흥분시키는 선천적인 재능을 자주 보여준다. ... 그들은 중요한 세부항목을 놓치거나, 창의성이 최대로 필요한 프로젝트의 초반부가 완결된 후에는 싫증을 내거나 ... 결실을 맺지 못한다. ... 이 유형은 생각하는 사람에 속하지만,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를 좋아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갖는다. ... 인상에 남는 낱말을 동원해서, 재담을 즐긴다. 89
+ 나는 INTP 아니면 ENTP다. 둘 중 하나임은 분명하지만, 하나를 고르기에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결실을 맺지 못하나거나,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갖는다는 것도 나와 닮았다. 재담을 즐기고,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것도 어느 정도 있다. 이걸 보면 약간 우리 아빠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E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이건 어느 정도 계발된 요소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번 강점 수업을 하면서 내가 강하다고 느낄 때 모두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나눌 때’ 였다. 그래서 나도 헷갈렸다. 혹시 E가 아닐까? 라고. 하지만 되돌아 다시 생각해봤다. 내가 강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은 어쩌면 ‘익숙한 상황’을 뛰어넘었을 때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다시 말해, 내 안의 E에 대한 기쁨을 발견할 때 강하다고 느꼈다. 그렇다고 해서 I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엔진으로 치면 주 엔진은 I이고, E라는 보조 엔진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나는 INTP에 더 가깝다고 본다. 

- INTP 독립심 강하고, 의심이 많으며, 영리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자신감에 넘치는 사람이다. ... 단순한 문제에 금세 싫증을 느끼며, 세속적인 것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생각에서나 토론에서 군더더기를 특히 싫어하며, 사소한 것이라 생각되는 것은 아예 무시해버린다. ... 그들은 폭넓은 시각을 가진 편이기 때문에 상황의 미묘한 관련성을 재빨리 파악하여 광범위한 영향까지도 생각한다. ... 그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에서 결점을 찾아내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뛰어나다. 92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INTP가 좀 더 나에 가깝다는 것은 분명하다. 글 하나하나가 나의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 핵심을 접근하는 것, 폭넓은 시각으로 보려는 것, 결점을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등등 나에 대한 설명으로써 많이 와 닿았다. 애니어그램으로 나는 5번이다. 5번의 유형과 INTP는 많이 닮은 것도 있다. 몸으로 하는 것은 어려워한다거나, 무언가를 생각하고, 자료를 축적하는 것. 그런 것들이 나의 특징이다. 그리고 아이디어의 연관성에 빠지는 것도 닮았다. 그러다 보니, 뭔가 실천하기 보다는 생각하고, 숙고를 거듭하고를 반복한다. 그게 나의 큰 단점이기도 하고 말이다.

(4) 이상주의자 NF
- ENFJ 청중이 원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포착하는 뛰어난 대중 연설가의 소질을 보인다. 인간관계를 맺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주는 능란한 언변가이기도 하다.... 이 유형은 논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워한다. ... 이상적인 인간관계를 꿈꾸기 때문에, 믿던 사람으로부터 배반감을 느낄 때 깊이 실망하기도 한다. 94
+ 누굴까? 이 유형을 듣고 떠오른 주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다. 특히 관계를 맺는데 타고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강사들 중에서도 이런 유형이 많지 않을까 싶다. 나는 어찌보면 강사라는 직업과 나의 성격유형은 잘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서 강의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만족감은 소수를 대상으로 깊은 대화를 나눌 때 온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 앞에 섰을 때 별 어려움이 없는 이유는 그들을 크게 의식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강사들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럼 한번 무대에 설 때 마다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할까? 라는 생각도 한다. 아, 글을 쓰다보니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유형이 아닐까. 배신에 워낙 민감하기도 하고, 실제로 사람을 사귀는데 능하고, 논리적 결정을 내리는데 어려워하기도 하고. 대중 연설가이기도 하고. 오. 그럴싸 하다. 

- INFJ 점잖고 온화한 성품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매우 정직하고 부지런하다. 성실함 자체로 주위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다. ... 그들의 가치관에 깊은 확신을 가지고 상황을 분인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의도와는 달리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96
+ 이 유형을 듣고 떠오른 것. 

- ENFP 가능성으로 뭉친 사람이다. ... 천성적으로 권위나 규칙을 싫어한다. ... 천부적인 재능의 하나는 ‘불가능은 없다’는 굳은 신념이다. ...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기는 하지만 현실감각은 부족하다. ... 다양한 분야의 친구를 사귀면서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끌어가는 사람이다. 97
+ 이 유형을 듣고 떠오른 것, 세린이다. 외향적으로 보이고, 직관형이고, 이성보단 감성, 그러면서 융통성 있는 모습.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지만, 현실감각이 없다는 건 잘 모르겠다. 현실감각도 있는 것 같긴 한데 ㅎㅎㅎㅎ 다양한 친구를 사귀고, 인간관계도 원만한 모습도 세린답다. 가능성에 대해서 말하고 실현시키고자 노력하는 것, 그런 것도 잘 어울린다.  

- INFP 평생토록 의미와 내적인 조화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감수성이 강하고 사려가 깊은 성격이기 때문에 이 유형은 다른 사람을 감정을 읽는 데 능란하다. ...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뛰어난 이 유형은 세상일에 관심이 많으며 특히 예술분야에 열정적 애정을 품는다. ... 주된 초점은 내면의 세계에 있다. 정신계발을 위해서 의미있는 노력을 한다. 혼자서 조용히 사색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쓰면서 시간보내기를 즐긴다. 100 
+ 이 유형을 듣고 떠오른 건 선생님? 사실 T인지 F인지 약간 혼란스럽다. 나머지는 맞는 듯 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는 측면에선 T도 많이 보이는데 그렇다면 나와 비교해 봐야 한다. 하지만 나에 비해서 훨씬 감수성이 풍부하다. 음악, 미술을 비롯한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도 그렇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는 모습에서 일단 이 유형으로 간략해서 결론을 내려봤다. ㅎㅎㅎ 맞는지 아닌지는 다음 수업 시간에!

+ 지금까지는 수업 전에 적었던 글이다. 아. 부끄럽다. 이렇게 내가 정확하지 않게 이해하고 있었다니. 완전 좌절이다.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에 그에 기반한 추측들도 다 엉터리다. 하지만 앞의 내용을 수정하고 싶지는 않다. 좋든 싫든 그것이 지금의 내 모습이니까. 하지만 분명히 한가지 느낀 점은 있다. 나는 꼼꼼하지 않다. 그래서 책을 볼 때도 듬성 듬성 보는 편이다. 쭉 보다가 마음에 드는 부분에서 멈춰서서 줄을 긋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T보다는 F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단순히 사고와 감정으로 해석되어선 안 된다. <성격의 재발견>에 의하면 사고는 객관적인 발견을 목표로 잡고 논리적인 정신작용을 벌이는 방법이며, 감정은 사물이나 일들에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가치를 부여하면서 그것들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그것을 두고 볼 때, 나는 굉장히 주관적인 편이다. 그래서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성향이 나의 기질적 이해와 만나니 좀 더 밝아진다. 그리고 나의 맹점이 잘 보인다. 부끄럽지만 한편으론 감사하다.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자, 다시 시작이다. 

2. 한눈에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는 법
1) 단서를 찾아라
(1) 외향 / 내향
- 대화 중에도 외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보다 훨씬 활기가 넘치고 정력적이다. 그들은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몸짓을 사용해서 핵심을 강조하는 습관이 있다. .... 외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보다 말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내향적인 사람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곧잘 대화를 독점하기도 한다. ... 내향적인 사람은 개인 운동을 즐기는 편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교제가 필요한 팀 스포츠를 즐긴다. 
+ 외향과 내향을 보자. 지금부턴 오로지 나에 대해서만 적어보자. 대화할 때 나는 분명 외향적인 편이다. 몸짓을 사용해서 핵심을 강조하는 것도 나의 특징이다. 나는 팔을 과도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때도 친구들이 팔 좀 그만 흔들라고 놀리곤 했다. 옛날 옛적 이야기이긴 하지만. 내향보다 외향에 좀 더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은, 반응이다. 나는 내적인 논리적인 흐름보다는 외부에 반응해서 즉각 쏟아내는 편이다. 선생님은 그걸 통찰력이라고 표현했지만, 암튼 그런 식으로 즉흥적인 반응이 뛰어난 편이다. 강의할 때도 참가자들이 답변하는 것에 즉흥적으로 피드백하는 것에 능하다. 하지만 내향적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화가 아니면 잘 참여하지 않는다. 그냥 지켜보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나의 관심사가 드러나면 대화를 독점하기도 한다. 그런 점은 T와 F중에서 F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개인 운동을 즐긴다는 점도 내향에 가깝지 않을까. 나는 유독 단체 운동을 어려워하는 편이다. 심지어 교우 관계도 그리 좋지 못했다. 관계를 맺고 싶은 욕망도 크지 않았고. 그런 점에선 내향적인 모습도 많이 본다. 아마 내가 외향과 내향을 헷갈려하는 이유로는 ‘강한 직관’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직관이 강한 편이고, 직관형이 사실상 ‘생각과 의미’를 많이 고려하다보니, 내향성이 아닐까, 그런 단순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게다가 직관에 인식형이라, 무언가를 바로바로 진행하기 보다는 시간을 끌고, 자료를 모으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일단 내향형이라 스스로를 평했지만, 다시 생각해보고 또 대화를 나누면서 음.. 외향형일 수 있겠단 생각도 이제는 많이 한다. 

(2) 감각 / 직관
- 감각적인 사람은 직설적으로 말하는 반면, 직관적인 사람은 다소 복잡하고 우회적으로 말하는 경향을 띤다. ... 직관적인 사람은 말이나 글에서 생각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을 즐겨 찾는다. 이처럼 언어에 대한 인식이 높은 직관적인 사람은 언어를 하나의 예술로 생각한다. ... 직관적인 사람은 개인적 취향에 맞추어 옷을 입는다. 감각적인 사람은 상황에 따라 옷을 골라 입는 편이다. 121
+ 감각과 직관을 보자. 나는 어떤 걸 설명할 때 다소 복잡하게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설명은 언제나 ‘상대의 이해’를 목적에 두려고 하는 편이다. 그냥 내가 아는 것만 쏘아붙이는 편은 아니다. 아마 그랬다면 아이들과 청소년 교육은 나에겐 너무 어려운 일이었으리라. 하지만 그나마 상대에 맞춰서 쉽게 설명하려는 편이다. 그런 점에선 역시 T와 F 중에 F성향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직관적인 사람은 언어에 대한 인식이 높다고 했는데, 그 점은 맞다. 그리고 나는 정말 개념적인 것을 접근할 때 즐거워한다. 요즘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정말 즐겁다. 만약 내가 예전 전공인 전자공학을 이렇게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직관보단 감각에 가까운 사람이리라. 마지막 옷에 대한 비유도 재미있었는데, 우리 아내가 전형적인 감각형이다. 아내는 하나의 옷, 예를 들면 티셔츠에 따라서 입는 치마, 신발, 가방이 다 바뀐다. 나는 그걸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대부분의 페션에 관심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입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성용 페션 잡지, 예를 들면 GQ나 에스콰이어를 봐도 나는 페션 분야는 보지도 않는다. 자동자, 엑세서리도, 다 넘어간다. 내가 보는 쪽은 주로 ‘인터뷰’나 ‘칼럼’이다. 그런 글을 읽는 건 좋아한다. 하지만 나머지 관심사에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다. 나도 참 답 없다.

(3) 생각 / 느낌
- 일반적으로 느끼는 사람은 생각하는 사람에 비해서 친절하게 행동한다. ... 생각하는 사람이 돕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제대로 눈치채지 못할 따름이다. ... 생각하는 사람은 다소 논리적 근거가 필요한 일일 때 남에게 친절을 베푼다. 129
+ 나에겐 안타까운 결과이지만, 나는 이제 인정한다. 나는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나의 주위 사람들에 비해선 비교적 논리적인 편이었다. 주위에 워낙 감정이 앞서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 언제나 논리적인 의견은 나에게 맡겨지는 편이었고, 나 역시 내가 꽤 논리적인 줄 알았다. 하지만 공부를 거듭하고, 하면서 내가 별로 논리를 신경쓰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나는 그냥 마음가는대로 공부하는 편이다. 그리고 논리를 엄청 따지는 사람들 (아마도 논리와 판단이 합쳐진 경우겠지만)이 레퍼런스나 역사를 엄청 따지고 들기 시작하면 머리가 아프다. 말도 안 되는 것들 끼리 묶어보는 것도 좋아한다. 논리적이진 않지만, 누군가에게 통찰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리라. 대학 시절에 공부했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어려워했던 것도 이젠 이해가 된다. 나는 그렇게 순서도를 만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핑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렇게 복잡한 건 싫었다. ㅋㅋ 그런 의미에서 나는 ‘생각하는 사람’ 이라기 보단 ‘느끼는 사람’이다. 사물보다는 사람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도 F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T적인 모습도 나에겐 있다고 보는데, 예를 들면, 다른 사람들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면 그냥 터놓고 말하는 편이다. 그 사람이 상처받는 다고 해도 그래도 할말은 한다. 그런 점은 T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누구의 편을 들어주는 것보다 누가 옳은지. 그런 점이 먼저 신경쓰인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은 F적 성향이 더 높다는 것이다. 

(4) 판단 / 인식
- 판단하는 사람은 현식과 전통과 관습을 중요시하는 반면에, 인식하는 사람은 전통과 관습에서 벗어나려는 자유주의자이다. ... 판단하는 사람은 결과를 중요시하는 반해서, 인식하는 사람은 과정을 강조한다. ... 인식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을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쉽게 산만해지고 딴 곳에 정신을 돌린다. 137
+ 판단과 인식은 나에겐 분명하다. 나는 판단을 내리는 걸 참 어려워한다. 이 영역도 아내가 나의 좋은 반례가 될 수 있다. 아내는 무엇이든 즉각 즉각이다. 내가 집에서 주로 ‘5분만’이라고 외치는 반면, 아내는 ‘지금 당장’을 말한다. 앞서서 판단과 인식에 대한 글을 적었지만, 그 부분과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인식형은 분명하다. 쉽게 산만해지고, 딴 곳에 정신을 돌리는 것도 나의 모습임에 분명하고, 이번에 MBTI에 대한 탐구를 하면서도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는 내 모습도 인식형과 닮았다. 사실 이렇게 애매하게 내버려두는 것을 더 좋아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나에겐 가장 재미있다. 

2) 기질을 파악하라
(1) 책임감 강하고 현실적인 전통주의자
-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 그리고 봉사이다. ... 그들은 완전히 믿을 수 있으며, 그들의 말은 곧 맹세이다. ... 어떤 기질보다 전통주의자는 권위를 믿고 존중한다. ... 안정되고 예측가능한 분위기를 지닌 직장을 선호한다. 실리적이고, 현실적이고, 논리적이다. 
+ 굳이 예를 들면 수 많은 공무원들. 예측이 안 되는 것을 가장 싫어하고, 실리적인 그들. 하지만 그 책임감은 정말 배울 만 하다. 

(2) 자유로운 행동가 경험주의자
- 삶을 솔직하게 맞이할 수 있는 자유를 소중하게 여긴다. 경험주의자는 계획가라기보다는 행동가이다. ... 그들은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기 때문에, 좀처럼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런 만큼 그들은 실용적이고 단기적인 문제의 해결사인 경우가 많다. ... 대화보다 오락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자리에 둘러 앉아 삶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기 보다는 야외로 나가 삶의 의미를 즐긴다. ... 다양하고 변화무쌍하며 매일 새롭고 다른 도전거리를 만날 수 있는 직업에서 만족을 얻는다. 
+ 굳이 예를 들면, 그리스인 조르바가 떠오른다. 현재의 순간에 충실한, 그리고 관념주의자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을 명확히 꿰뚫고 있는. 앉아서 토론하기 보다는 야외로 나가 의미를 즐긴다는 표현이 참 좋았다. 나에게 많이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고. 

(3) 독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념주의자
- 가장 독립적 성향이 뚜렷하다. 언제나 탐구열에 불타기 때문에 관념주의자는 추상적인 세계와 이론적인 개념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 관념주의자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객관적이다. 따라서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다. ... 관념주의자는 방해를 받지 않는 한, 뛰어난 의사전달자이다. 다만 외향적 관념주의나는 말에서 뛰어난 반면에, 내향적 관념주의자는 글에서 뛰어나다. ... 무엇보다 관념주의자에게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자극적인 과제가 꾸준히 필요하며, 지적 성장을위한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 나는 처음에 스스로를 관념주의자라고 생각했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다라고 스스로를 여겼기에.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음을 느낀다. 비교적 그러했던 건 사실이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면 나는 영 논리적인 편이 아니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엔 굉장히 뛰어난 관념주의자들이 많다. 주로 학계에 계셔서 일상적으로 접하긴 어렵지만 말이다. 

(4) 예술가의 영혼을 지닌 이상주의자
- 삶은 자기 발견을 위한 여행이다. 즉, 의미를 찾아가는 영원한 탐색의 길이다. ...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매우 소중히 여기며, 언제나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놀랍도록 인식해내고 감응하기 때문에, 이상주의자는 카리스마적인 언변가가 될 수 있다. ... 그들의 대화는 개인적인 관심사, 특히 인간관계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 이상주의자는 긴장감이 없는 업무 환경을 좋아하며, 그들을 좋아하고 높이 평가해주는 사려깊은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고 싶어한다. 
+ 누가 떠오를까? 우선 적으론 연지원 선생님이 떠오른다. 위의 설명이 참 선생님을 잘 설명한다고 느껴진다. 나 역시 몇몇 부분이 닮았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 긴장감없는 업무 환경을 좋아하는 것. 등등 다른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인식하는 건 모르겠다. 스스로 그런 편이 아니라고 여겨서 F가 아닌 T라고 생각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와우에서는 대체로 나를 공감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해 주는 듯 싶다. 그렇다면 참 다행인 일이다. 

5) 상대에게 빨리 다가서는 법
- 우리는 비슷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상대가 우리와 비슷하기를 원한다. ... 비록 처음 만나는 사람이지만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당신이 잘 알고 있는 친척이나 동료지만,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항상 서먹서먹한 관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221
+ 비슷한 사람과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나와 굉장히 다른 느낌이 드는 사람에게 더 흥미를 갖는다. 사실 생각해보면 아내가 나와 정반대의 기질을 가졌다. 처음에는 I가 같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F가 같다. 나머지는 다 다르다. 아마도 아내는 ISFJ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다른 점이 보일 때마다 부딪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서 나는 더 재미있다. 특히 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입장에서 나는 권한다. 가급적 다른 상대를 만나보라고. 그래야 삶의 갖가지 어려움을 헤쳐나갈 때 좋지 않을까. 예를 들면, 여행만 해도 그렇다. 준비는 아내가 거의 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준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막상 여행에 가서 다양한 상황이 닥치면 판단형인 아내보다 인식형인 내가 더 대처를 잘 한다. 즉, 여행 전에 나는 아내 덕을 보고, 여행에선 아내가 내 덕을 본다. 만약 둘 다 완전히 같은 성격 유형이라면 어땠을까? 잠시 편안 할 수는 있겠지만, 인생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모를 일이다. 그러므로 편안하다고 해서, 비슷한 사람하고만 관계를 맺는 건 지양해야 한다. 공자가 했던 말,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 이 말은 정말 진리다. 중요한 것은 다름 그 자체가 아니라, 다름을 품는 능력이다. 

- 당신과 다른 사람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3가지 법칙에 충실해야 한다. ... 상대의 동기, 가치관, 장점 그리고 약점을 파악하고, 재정의된 황금법칙을 준시해라. ... 상대가 좋아하는 대화 스타일을 파악하라. 225
+ 난 왜 이렇게 불편할까? 왠지 애니어그램이나 MBTI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수단처럼 쓰여질 때, 나는 불편하다. 왜 우리가 그 사람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춰서 ‘내가 아닌 척’을 해야 할까? 그냥 배려하겠다는 마음, 내 것을 고집부리지 않겠다는 마음만 가진 채, 자연스럽게 대화하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식의 글들. 특히 ‘접근하기 위해서... 충실해야 한다....  파악하라...’처럼 ‘처세술’ 느낌이 나는 싫다. 그것도 나의 독립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성격 때문이겠지만. 저자가 말한 그런 인위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우리가 제대로 개념을 이해하고,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따뜻한 마음만 있다면 자연스래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책 내용은 전반적으로 쉽고 좋았지만, 이런 느낌은 다소 아쉬웠다.  



[전체 리뷰]
MBTI에 대한 사전 지식이 별로 없는 편이라, 이번 책은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책을 읽은 것이 아니다.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책을 그저 넘겼을 뿐이다. 설렁설렁. 지난 번 와우 수업을 마치고 반성을 많이 했다. 아니지, 반성이 아니라 회심을 해야겠지. 암튼 지난 번 수업은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내가 반성한 것은 두 가지 때문이다. 우선 첫 번째. 나는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분명 MBTI 자체에 대해서 아직 낯선 편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너무 듬성듬성 읽었고 잘 모르는 개념도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시켜서 이해하는 척 했다. 그러다 보니, 수업 내내 내가 알고 있는 개념과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개념이 미묘하게 다르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광땡들 입장에선 꽤 답답했을 수도 있으리라. 나는 강한 직관형임에 분명하다. 그럴 수록 책을 꼼꼼히 보는 것이 아니라 대충 볼 가능성이 높다. 그건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물론 책을 보는 속도는 각자의 자유지만, 적어도 잘못 이해하고 쉽게 넘어가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읽지 않는 편이 낫다. 왜냐면, 스스로 잘못 이해하고 넘어가면서 ‘그것을 안다고, 읽었다고 착각하는 것’은 더 많은 오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에 대한 탐구라면 더욱 그런 오류는 줄여야 마땅하다. 사람이 얼마나 민감한가. 하지만 내가 분명 그 점을 놓치고 있었음을 볼 수 있었다. 지난 번 강점 혁명을 읽으면서도 그런 실수를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반복하고 말았다. 그래서 그런 지점에서 스스로에게 자책을 좀 했다. 광땡들에게 미안했고. 

두 번째, 나는 내 감정을 너무나 무시했다. 이 부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다. 광땡들이 나보고 ‘공감을 잘 한다’느니, ‘관계를 잘 맺는다’고 평했을때, 나는 스스로 계속 의심했다. 어쩌면 나는 지금 고집부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의 내 모습을 굳건히 ‘나’라고 믿고 있는 나를 본다. 지금보다 더 감정 표현이나 관계에 서투른 나. 10대에 친구들과 교류를 어려워하던 나. 아마 그때부터 였을 것이다. 감정의 소리에 귀를 막아버린 것이. 나는 내 감정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른다. 다른 사람의 감정은 잘 배려하고자 노력하는 편이지만, 나 자신의 감정은 거의 배려하지 않는다. 아니 배려라는 말 조차 사치다. 인식하는 법 자체를 거의 까먹어 버렸다. 나는 내가 어떤 기분인지, 마치 흑백 정도의 수준으로만 안다. 밝다 혹은 어둡다 정도만 비교할 뿐이다. 서운한 감정인지, 당황스러운 건지, 슬픈 건지, 화가 난 것인지 섬세하게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주위에서 자꾸 E나 F를 이야기 했지만, (그리고 지금의 나는 분명 그러한 면이 더 강하지만) 나는 그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 내가 만약 ENFP가 맞다면, 지금까지 나는 내 모습이 아닌 다른 껍질을 나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감정에 대한 인식은 최근 다른 몇몇 사람과 대화를 통해서도 인식된 것이 있는데, 암튼 결론은 이것이다. 앞으로 난 내 감정과 더 친해지고 싶다는 것. 이번 기회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반성이 아닌 회심의 기회로 삼고 싶다는 것. 그리고 내 안에 있는 탁월한 감수성을 속 시원하게 발현시키고 싶다는 것. 외부 사람들에겐 따뜻하지만, 나에게 차갑고 무심했던 것이 지금의 나라면, 앞으로의 나는 나 자신에게 좀 더 따뜻하고 관대해지고 싶다. 내 느낌을 소중하게 돌보고 싶다. 

이처럼 나는 반성한다. 아니, 회심한다. 직관형의 강점은 살리되, 감각형의 섬세함을 계발하고 싶고, 억눌렀던 감정형의 진짜 감수성을 되찾고 싶다. 마지막으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후련함’이다. 지금까지 다소 부정적인 느낌으로 적고 있다면 이젠 희망을 말하고 싶다. 이번 책을 보면서, 그리고 MBTI를 공부하면서 나는 약간의 해방감을 맛보고 있다. 어쩌면 INTP라고 생각했던 내가 실은 ENFP였다는 사실은 엄청난 반전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겐 ‘그걸 혼자 모르고 있었네’라고 볼 수도 있는 정도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억눌러온 나에게 이 사실은 분명 놀라운 통찰을 가져다 준다. 나는 생각보다 외향적이고 감성적인 사람이었던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가벼운 사람이었다는 사실. 그걸 보게 되는 게 나에게 해방감을 준다.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입었던 옷이 내 옷이 아닐수도 있겠구나. 지금보다 더 날뛰어도 되겠구나. 더 표현하고, 더 다가가도 되겠구나. 그런 후련함이 나에게 온다. 이것이 물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떠나 이러한 탐구 자체가 나에겐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다. 나를 알아가는 이 여정이 감사하다. 함께 해준, 모든 광땡들과 선생님들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혼자서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기에.  





[저자조사]

1. 객관적으로 보는 찰스 핸디
1932년 아일랜드 킬데어에서 태어난 그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니지먼트 사상가. 피터 드러커와 톰 피터스 등과 함께 세계를 움직이는 사상가 50인에 올라있다. 옥스포드 대학의 오리엘 칼리지에서 고전 문학, 역사 그리고 철학을 전공한 그는 1956년에서 1965년 동안 쉘 인터내셔널 석유회사에서 근무했다. 그후 MIT의 슬로언 스쿨에 들어갔다. 여기서 핸디는 워렌 베니스, 크리스 아가리스, 에드 쉐인, 그리고 메이슨 헤어를 만났으며, 조직과 그들의 원리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1967년에서 1995년까지 영국 런던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심리학과 교수로 임했다. 영국 최고 비즈니스 스쿨인 슬로언 프로그램을 관리하면서 1972년에 그는 경영철학을 담당하는 정교수가 된다. 1977년부터 1981년까지는 윈저성에서 세인트 조지 하우스 학장을 하며 사회 윤리학과 가치를 연구했고, 1987년에서 1989년에는 영국 왕립예술학과 회장을 역임했다. 그 과정에서 7개의 영국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게되는 그는 영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오늘의 생각’이라는 BBC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알려지게 된다. 경영과 삶에 대한 그의 견해는 수년 동안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현대 경제를 창조적으로 분석하고, 인간성 상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찰스 핸디는 이미 10년 전에 오늘날의 다양한 경제 현상 - 다국적 기업의 확산, 개인 기업의 생존 위기, 조직의 해체, 자유시장 경제의 문제점 등- 을 분석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핸디는 조직에서 독립해서 일하고 다양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에 대해 ‘포트폴리오 노동자’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핸디는 스스로를 경영의 구루라고 보는 대신 사회 철학자로 생각한다. 그는 여정히 눈먼 탐욕이 너무 많은 사람들을 자극하는 것을 한탄한다. 1994년 ‘올해의 경제 평론가상’을 수상한 <텅 빈 레인코트>를 비롯하여, <올림포스 경제학> <헝그리 정신>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코끼리와 벼룩> <비이성의 시대> 등 그의 책들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핸디 부부는 남편이 글을 쓰고 부인이 자신을 찍는 형태로 공저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젊음을 그리워하지 않는다.>를 비롯하여 최근작 <새로운 기부자들>도 부부의 합작품이다. 핸디 부분은 현대 런던과 노퍽에 살고 있다. 

2. 주관적으로 보는 찰스 핸디
- 위트 있는 똑똑한 할아버지. 피터 드러커보다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할아버지. 그런 느낌이다, 내가 보는 찰스 핸디는. 우리 집에 3권의 책이 있다. <코끼리와 벼룩>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는 이미 있었고, 이번에 와우를 하면서 <포트폴리오 인생>을 추가로 구입했다. 찰스 핸디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음에도, 그를 거의 알지 못했었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단적인 예로, 그가 인문학 공부를 기반으로 이런 통찰을 쌓았다는 것을 기존에는 몰랐다. 나 역시 올해 들어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던 터라, 반가웠다. 그리고 이번 책에서 <시스템 사고>라는 단어도 언급되었는데 그렇게 내가 가진 관심사와 연결해 보는 것도 즐거웠다. 이 분도 피터 드러커 옹과 마찬가지로, ‘구경꾼’이다. 삶을 회고하면서 마지막 장에 이런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이기적이었던 부분에 대한 반성도 빼놓을 수 없다. 결코 궂은 일에 순을 담그지 않고 가난한 사람이나 실업자와 함께 뭔가를 도모하지 않고 그저 그들에 대한 글만 썼다는 것이 아쉽다. 거리행진을 벌여본 적도 없고, 항의시위에 동참해본 적도 없다.” 그는 그런 상황을 전체적인 시각에서 조망하며, 앞으로를 예측하고 대비한 사람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피터 드러커, 그리고 나와도 공통점이라고 느껴졌다. 나야 그 언저리에 아직 들어가지도 못 하지만, 성향은 그렇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코끼리와 벼룩도 다시 꺼내들었다. 이런 말이 나오더라 '포트폴리오 생활은 당신에게 성공의 의미를 재규정하도록 요구한다. 그 과정에서 인생과 인생의 목적에 관한 그 개인의 가치와 신념이 자연히 드러나게 된다.’ 이 책을 첨 읽은게 2011년이었다. 그땐 그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 삶을 살아보지 않고선 아마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이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무엇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찰스 핸디의 삶도 그랬다. 그리고 그 독립 과정에서 나타나는 딜레마를 잘 나타내 주어서 반가웠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구나. 많은 위안이 되었다. "나는 사회철학이 나의 새로운 천직이라고 마음을 정했지만 아직은 시기가 아니었다. 대부분은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포트폴리오 인생으로 내몰린다는 말이 진정 옳다.” 에서 언급된, 삶의 우연성을 나도 공감한다. 나 역시 이 삶을 계획했던 것이 아니므로.  "명확한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사실이 더욱 불안했다. 이 새로운 찰스 핸디는 누구인가? 포트폴리오 생활자라는 말은 내가 택한 삶의 방식은 말해주지만,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담고 있지 않았다.” 찰스 핸디가 느낀 이 불안감은 나에게 크게 공감된 것은 아니다. 왜냐? 나는 이미 2015년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찰스 핸디가 살았던 시기에는 앞서서 이런 삶을 살았던 사람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 불안감은 아마 엄청난 쇼크였을터, 하지만 나는 이미 포트폴리오적인 삶을 사는 많은 선배들과 함께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구본형 선생님을 위시로 해서, 그 제자들. 그리고 다양한 프리랜서들이 이미 잘 활동하고 있고. 나는 거기서 힘을 얻는다. 

찰스 핸디의 전체적인 삶에서 가장 영향이 큰 사건은 역시 ‘아버지의 죽음’이 아닐까. 내가 보는 그는 ‘성찰하는 사람’임에 분명하다. 어떤 커다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허투로 넘기지 않고 자기 삶의 변화로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는 성찰하는 힘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 행동력은 생각하는 힘에 비해 탁월하진 않다고 느껴지지만, 자신이 말하는 것을 실천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했음이 느껴진다.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서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외, 몇 가지 더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목사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에 대해서 꽤나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종교에 대한 그의 시각은 나와도 비슷했다. 아마 철학이 그의 삶에 미친 영향이 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자신을 알리는 것에 대해서 꽤 어려워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점이 재미있었다. 게다가 그의 매니저도 같은 성향이었다니. ㅋㅋ 어디서나,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나 프리에이전트의 공통된 고민이 아닐까. 그런 점이 재미있었고, 함께 공감할 수 있었다. 피터 드러커와는 달리, 아직 살아계신 분이라 그런지 느낌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이분의 장례식은 어떤 모습일까? 갑자기 그런 질문이 떠오른다. 그는 웃으면서 눈을 감을 수 있을까? 그는 살면서 자신을 발견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까?



[옮겨적기]
1. 정말입니까?
- “찰스 핸디가 여기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제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남자는 다소 미심쩍다는 표정으로 잠시 나를 보더니 이렇게 물었다. “정말입니까?” 나는 남자에게 좋은 질문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여러 버전의 찰스 핸디가 있어 왔고, 사실 그들 모두가 마냥 자랑스러운 것도 아니니까.
+ ‘정말입니까, 당신이 정말 강정욱 맞습니까?’ 이 질문에 답하기란 참 어렵다. 내 안에 있는 정말 많은 나를 본다. 어떤 나는 자랑스럽고, 어떤 나는 부끄럽고, 어떤 모습의 나는 치욕스럽다. 그래서 성찰이 필요하단 결론에 이른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혹은 한달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나에게 묻는다. 나는 정말 나답게 하루를 혹은 한달을 보냈는가? 그렇게 되물어보지 않으면 나는 마치 영화 속 다양한 배역을 연기하듯 시간을 보내다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내 진짜 배역은 무엇이었는지를’ 물어보게 될 수도 있다.  

- 오랫동안 나는 내가 바라는 찰스 핸디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뚜렷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래도 교수 찰스 핸디의 모습이 내가 바라는 모습에 조금 더 가까웠다. … 앞으로 다른 버전의 새로운 찰스 핸디가 나타나지 않으리라고 감히 누가 장담할 것인가? … 죽기 전까지 ‘완전한 자신’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리라. 
+ 나 역시 그렇다. 앞으로 10년 뒤에 정말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잘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수업을 준비하고, 가르치고, 종종 글을 쓰고,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배우고 그러는 것이 좋지만, 앞으론 잘 모르겠다. 완전한 자신을 죽기 전에 찾을수나 있을까? 그저 도달하기 위해서 애쓰는 것이 인간이 가진 최선의 노력이 아닐까?

- 우리의 최선은 조하리의 창에서 A부분을 가능한 많이 개방하고 미지의 영역인 C를 탐험을 통해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지 말고, 스스로에 대해 정직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 내 본모습대로 살기로 마음먹으니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것처럼 얼마나 마음이 놓이든지. 
+ 남들이 모르는 내 영역은 최대한 개방하는 것은 정직과 표현이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영역을 남들로 하여금 파악하게 하는 것은 (마주치려는) 용기와 수용 능력이다. 이것을 가장 잘 도와주는 나의 우군이 나의 아내과 가족들이란 생각도 든다. 내가 모르는, 나밖에 모르는 영역을 가장 많이 공유해서이지 않을까. 

-  허미니아 아이바라 교수는 서른아홉 명의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꾼 방법을 알아보았다. … 아이하라 교수는 행동하기 전에 원하는 바를 알아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라고 주장했다. 일단 행동하고 경험하고 질문하고 다시 행동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할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 지금 생각해보면 삶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 다른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진정 어떤 사람인지, 진정 어떤 일에 재능이 있는지를 끝내 모른 채 죽는다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 준비, 조준, 발사! 아니다. 준비, 발사, 조준! 어떤 때는 ‘준비’ ‘조준’도 필요없다. 그저 오로지 ‘발사, 발사, 발사’만이 필요한 시기도 있다. 나 역시 지금 하고 있는 주된 일을 ‘준비’하거나 미리 ‘계획’해서 구상해보았던 적이 없다. 그저 경험하고 그때 발생하는 나의 감정에 충실했던 기억이 난다. 스피노자의 에티카에서 ‘코나투스’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기쁨을 마주했을 때 그 기쁨을 증가시키려는 자연스러운 힘. 혹은 슬픔을 줄이려는 힘. 그것이 코나투스다. 니체의 ‘힘에의 의지’와도 연결되는 개념이고. 암튼 나 역시 ‘천직’ 을 찾고, ‘정체성’을 발견하기 위해선 ‘옳고 그름’이 아닌 ‘기쁨과 슬픔’을 민감하게 반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기쁨과 슬픔은 타자와의 마주침에서 오기에, 그 접촉의 경험을 게을리해선 안 될 것이다. 

- 지금 쓰고 있는 이 책 자체가 나의 완전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의 일부다. 변화해온 삶 속에 등장했던 여러 찰스 핸디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배운 것들을 만나고 성찰하는 과정이 바로 이 책이다. 
+ ‘정말입니까’ 이 챕터에서 찰스 핸디는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결론을 제시한다. 이 책의 결론은 바로 최초의 질문이다. “정말입니까?” 덧붙이자면 이렇다. “당신은 정말 당신 스스로의 자신입니까?” 이 책이 그 질문에 답을 해 나가는 나름의 여정이 아닐까. 나 역시 이러한 책을 쓴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잠깐 고민해본다. 

2. 아일랜드에서의 시작
- 내 과거를 돌아보며 사람의 유년기 환경이 얼마나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지를 실감한다. 세상을 보는 방법이 하나뿐이라고 믿으며 성장하고, 이를 아무런 의문 없이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쉬운가도 깨닫기 시작했다. … 이제 나는 참으로 황당무계한 인생관을 주장하는 이가 동시에 참으로 마음씨 도운 사람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39
+ 피터드러커 자서전에서 느낀 점과 비슷하다. 찰스 핸디는 영국계 아일랜드 사람이었다. 그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 아마 적잖이 찰스에게도 전이 되었으리라. 나에게 대입해보면, 나는 1983년에 대구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그렇고, 나 역시도 대구 출신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유년기 환경이 막강하게 내 삶에 많은 영향은 미치지 않은 모양이다. 아마 그 이유로는 내가 2001년 이후에 수원을 비롯한 서울 등지에서 시간을 보냈었기 때문은 아닐까. 좀 더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혀 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할 듯 싶다. 세상을 보는 방법을 다양히 배우므로. 

- 기질적으로 나는 아일랜드 사람이 아니다. 무리를 좋아하고 위트가 넘치는 그런 사람도 아니고, 파티를 즐기는 그런 인사도 아니고, 선술집이나 바를 편안해하는 그런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고 전형적인 영국계 아일랜드인도 아니다. 총을 잘 쏘고, 사냥과 낚시를 즐기는 시골 사람 말이다. 43
+ 내가 본 찰스 핸디는 어느 쪽에도 분명히 속한 사람이 아니다. 아니 속할 수 있는 기질의 사람이 아닌 듯 보인다. 피터드러커는 스스로를 ‘구경꾼’이라고 칭했지만, 찰스 핸디는 스스로를 무엇이라 칭할까? 나는 ‘경계인’이라고 칭하고 싶다. 어디에 발을 담구더라도 한쪽 발은 다른 곳에 걸쳐져있는 그런 사람. 그래서 포트폴리오라는 삶의 모습에서 그가 가장 큰 만족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여러 경계에 동시에 속하면서도 어느 경계에도 머무르지 않는. 그런 사람을 나는 ‘경계인’이라 부른다. 

- 과연 어떤 나라가 세계화를 향한 문을 눈에 뛸 정도로 닫을 수 있겠는가? 오늘날의 아일랜드는 현대 사회의 딜리마를 보여주는 사례연구의 장이다. 47
+ 이 책을 쓸 당시만 해도, 아일랜드의 위세가 대단했는데.. 한때 켈틱의 호랑이라고 불렸으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엄청난 하락세가 온 걸로 알고 있다. 그 이후의 소식은 잘 몰랐던 터라 이번에 검색을 해 봤더니. 글쎄 다시 경제 위기 극복의 아이콘이 되었지 뭐냐. 국가 신용도는 A에서 A+로 향상되었다고 하고, 나라를 떠난 인재들은 다시 모여든다고 한다. 이리도 경제 예측은 어렵다. 그리고 아일랜드의 저력도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3. 그리스인의 지혜
- “우선 ‘진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3000자로 에세이를 제출하게.” … 여기는 내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역사와 철학을 배우고 있는 옥스퍼드 대학이었다. 49
+ 와, 진짜 멋진 숙제다. 만약 내가 이런 숙제를 대학교 때 받았다면 나는 뭐라고 썼을까? 내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원래 좋은 대학교를 별로 가고 싶어 하지도, 부러워하지도 않는 편인데, 이번엔 부러웠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는 내가 원하는 그런 모습의 대학교와 닮아 있었다. 물론 속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 내가 고전문학도가 된 것은 우정 때문으로, 말하자면 우연이었다. 열두 살 때 친구가 그리스어를 함께 배우자고 한 것이 계기였다. 50
+ 재미있는 부분이다. 12살에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을 형성하기도 하다니. 그것도 우연히 말이다. 허긴 삶에서 우연을 빼면 뭐가 남는가. 

- 어쨌거나 언어장벽을 깬 이후에는 위대한 두 문명의 역사와 철학을 파고들었는데, 그러자 좀 더 흥미가 생겼다. 역사의 매력도 알게 되었다. 역사적 사실들의 원인을 밝혀내고, 인물, 정황, 사건 사이의 얼키고 설킨 연결 관계를 드러내려 애쓰는 과정에서 즐거움도 커졌다. … 이런 사고방식이 그대로 나의 일부가 되었다. 당시에 말해준 사람은 없지만 내가 혼자서 터득한 이런 사고방식이 알고 보니 ‘시스템사고’라는 것이었다. 51
+ 시스템 사고를 여기서 만나다니! 나 역시 푹 빠져든 사고 체계다.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고, 또 피드백 루프를 통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 살피는 그런 사고 체계. 이 시스템 사고의 특징은 ‘장기적 관점’이다. 전체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단기간은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장기적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사례도 많고, 또 그러한 인과관계를 추적하다가 보면,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추리하게 된다. 그러한 사고 능력을 훈련하는 데에는 역시 역사가 최고다. 역사적 사실들과 인과관계. 그것들을 파해치고, 분석하고. 그게 바로 찰스 핸디의 힘이구나. 나도 역사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 ㅠ

- 전공 때문에 나는 언어와 논쟁을 좋아하게 되었다. 또한 일반적인 통념을 짖궂게 꼬아보고 의심해보라고, 널리 인정되는 견해에 이의를 제기해보라고, 문제 해결의 대안적인 방법을 모색하라고 배웠다. … 내가 토론이나 논쟁에서 반대의견을 잘 받아들이고 오히려 즐기는 데는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등장시켜 대화체로 기술한 저서들을 많이 읽은 탓도 크다. 56-58
+ 인문학의 힘. 

- 그러다가 교수님이 처음 보는 단어가 나왔다. “이건 모르는 단언데.” 이렇게 말씀하시더니 리델앤스콧 그리스어 대사전을 펼쳤다. “흠.. 리델도 스콧도 모르는 모양인데. 하지만 그리스 사람이었다면 이해했을 걸세. 그리스 사람들은 이 표현을 좋아했을 거야. 잘했네.” 그리고 체크. ‘여러분의 답이 더 훌륭하다면 책에 나와 있는 답은 중요하지 않다.’ 그날 내가 얻은 교훈은 그것이었다. 63
+ 이런 교수님. 너무 멋지다. 우리나라 같았음 과연 가능한 대화일까? 학점이 잘 나오기나 할까? 

- 나처럼 거기서 공부했던 라틴어와 그리스어. 로마와 그리스의 역사와 철학의 세세한 내용을 잊어버려도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옥스퍼드 인문학도는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 생각을 설득력 있고 조리 있게 표현하고, 자신의 추론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법을 배우니까. 64
+ ‘희망의 인문학’이란 책을 계기로, 인문학에 대해서 관심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헌데 이 책에서도 찰스 핸디의 놀라운 통찰의 배경이 인문학임을 알아버렸다. 지난 번 피터드러커도 거의 이런 수준의 독서를 한 것으로 보이고. 거장들은 다 공통점이 있다. 핵심은 생각의 힘을 키우는 방법에 있다. 그 힘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 좋은 책을 보고, 글에 대해서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다시 글로 쓰는 것이겠지. 

4. 보르네오에서 얻은 교훈
- 나한테는 분명 도움이 되었다. 다른 것은 다 빼고라도, 남은 평생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무엇인가는 확실히 알았다. 누군다는 이를 ‘부정적 학습’이라고 부를지도 모르지만, 나는 경험을 통해 얻은 유용한 결과라고 보았다. 77
+ 나에겐 공학이 그렇다. 평생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무엇인지는 나도 안다. 연지원 선생님도 공학 전공인 걸로 아는데, 나보다 훨씬 더 일찍 깨닫고 본인이 원한 것을 공부한 걸로 안다. 나는 미적미적, 꾸물꾸물 대다가 8년이 지나서야 분명히 인식할 수 있었고. 그럼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을 제외하곤, 마음에 드는 결과다.당시에 만약 벌컥 취업이라도 되어 버렸다면, 으. 끔찍하다. 

- 싱가포르 대학에서 석유산업의 미래에 관해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그때 나는 또 하나의 귀중한 교훈을 깨달았다. 어떤 주제를 진정으로 알고 싶다면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보라는 것이다. … 이후로 나는 새로운 청중이나 독자를 위해 강연을 하고 글을 쓰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보다 내가 더 많이 배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80
+ 다른 사람에게 가르칠 때, 내가 무엇을 제대로 알고, 모르는지 확실히 안다. 나 역시 강의에서 많이 배운다. 그리고 강의 중에 누군가가 질문했을 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면 그걸 다시 공부하게 된다. 그렇게 공부하고 난 뒤에 그 사실을 잊어버린 적은 없다. 그 정도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건 최고의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셀에서 나는 창고에 쌓여 있는 지식은 금세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배웠다. 실제 경험이 결합되지 않고 머릿 속에만 있는 지식은 증발해버린다. 82

5. 황금의 씨앗
- 아무리 좋게 말하려 해도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는 종일 시계만 들여다보는 게으른 직장인이 되었다. 칼같이 사무실을 나서면, 마찬가지로 근무시간이 끝나자마자 다른 생활을 찾아 떠나는 직원들로 엘리베이터는 이미 만원이었다. 업무가 과소하고, 책임이 너무 작아 스트레스를 받았던 경험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88
+ 나에겐 회사 생활을 했던 기간이 2년이다. (사실상 3년이지만, 마지막 1년은 회사라 보기가 어려워서 뺐다) 그때의 나는 어떤 직장인이었나? 돌아보면, 뭐 평범했다. 그리 탁월하지도, 그렇다고 막 떨어지는 그런 직장인도 아니었다. 개인적인 성취의 경험도 있었고, 학습의 경험도 잊지 못할 듯 하다. 게으름을 자주 부린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회사가 재미없던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끝나고 카페에서 책을 보고, 주말에 스터디 모임을 나가 공부를 하고, 그렇게 허기를 달래던 내 모습을 보면 나는 역시 회사 체질은 아니다. 

 - 당시 경험 덕택에 좌절한 노동자들이 보잘 것 없는 힘이라도 부정적인 힘을 행사하고픈 유혹을 느끼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뚜렷한 이유 없이 개발허가를 내주지 않던 공무원, 부리나케 뛰어가는 나를 보고 문을 닫아버리던 공항 직원… 그들은 모두 부정적인 힘을 행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중요한 존재임을 보여줄 유일한 방법이 그것이었으므로. 89

- 교육업무는 나한테 무척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직감적으로 천직을 찾았음을 알았다. 그래서 회사에서 라디베리아 지사 관리 업무를 맡기자 이를 거절했다. 센터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고 싶었다. 회사의 생각은 달랐다. 그래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로 나는 최초의 사직서를 썼다. 91
+ 나에게도 그렇다. 교육을 제외한 어떤 일도 나에게 크게 매혹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사직서를 낼 수 있었을까? 그렇게 했을 거 같긴 하다. 나 역시 몇번의 이직과 창업의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격렬하게 저항하는 편이니까. 지금도 그 경향이 더 강해졌음 강해졌지 약해지진 않은 것 같다. 

- 나는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라는 책을 공동집필했다. 창조적 정신을 가진 진취적 사업가들을 다룬 책으로 이들이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의미로 ‘연금술사’라고 불렀다. 이들 ‘연금술사’들의 삶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인생 초반에 존경하는 인물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개입의 내용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심어준 것이다. 이런 믿음과 확신이 있었기에 이들은 과감히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택해 ‘연금술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책을 쓴 다음에야 프로이드가 이것을 ‘황금의 씨앗’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알았다. 95
+ 이 책 우리집에 있는 책이다. 사진이 많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걸 찰스 핸디의 부인이 찍은 거구나. 참 멋진 공동 작업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연금술사일까? 아직은 모르겠다. 지향점이긴 하지만. 나에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인생 초반, 그 결정적인 시점에 ‘존경하는 인물’이 없었다는 점이다. 나는 20대 중반에 들어서야 스승을 찾아다녔다. 찾아 나서고도 한참을 돌았던 것 같다. 나에게 믿음과 확신을 심어준 것은 다양한 어른도 있었지만, 역시 부모님이다. 그리고 많은 책과 코칭 프로그램들. 그런 다양한 수업과 책을 통한 성현의 말씀을 통해 나를 바로 잡아 나갔던 것 같다. 젊을 때 만난 스승의 부재는 앞으로도 계속 안타까울 것 같다. 

- 토크빌은 또한 ‘돈에 대한 사랑이 그렇게 강한 나라를 본 적이 없다’고 평했다. 이 점은 나한테도 흥미로웠고 다소 충격적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해야겠다. 돈이 모든 것의 척도인 것 같았고 내가 다니는 경영대학원은 더욱 그랬다. 미국인들은 자유와 평등을 모두 원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개인의 자유를 위해서라면 경제적 평등을 기꺼이 희생할 사람들로 보였다. 그런 태도 때문에 미국은 선진국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불평등이 심한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를 바로 잡으려는 진정한 사회주의 정당이 없었다. 101
+ 라깡의 말. 우리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것. 그것은 정확히 현대 사회를 말한다고 느껴진다. 미국이 그 전형적인 예다. 세속주의의 모델. 모든 가치가 돈으로 치환된 사회. 그리고 돈에 대해서 욕망하는 것이 뭐가 그리 죄가 되느냐는 생각들. 돈에 대해서 욕망하는 것이 진정 자신의 욕망인지. 그 질문을 던지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이런 미국의 가치관은 전 세계에 주입되었지만, 가장 강하게 타격을 입은 것은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중국이 아닐까. 자본주의라는 달콤함에 빠져서 아직도 하우적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 미국에서 배운 몇 가지 교훈만은 확실히 가슴에 새겼다.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며, 충분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개인의 창의력 활용을 장려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이후 오랫동안 나는 해마다 미국에 가서 특유의 활력과 낙관주의를 보충하곤 했다. 미국에서 보낸 1년은 삶에 대한 내 태도를 바꿔놓았다. 104
+ 나는 미국에 부정적인 관점이 강한 편이지만, 그 양면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소유에의 욕구는 필연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활력, 낙천주의, 긍정성. 그런 감정은 분명 미국에서 두드러진다. 과거의 미국은 분명 그런 점에서 전 세계의 롤모델이 될만 했다. 피터 드러커도 이 점을 지적했었다. 대공황을 견뎌내면서 만들어낸 미국 특유의 분위기. 그 미덕이 지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리에게도 그런 시점이 있었다. 함께 잘 살아보자는. 지금 그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나?

6. 경영을 가르치는 학교
- 경영을 배우려고 학교에 간다는 것은 당시 영국인들에게는 이상한 발상이었다. … 한 교수는 분개하여 ‘우리 학교는 실업학교가 아닙니다.” 하고 말했다고 한다. 107
+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 우리나라 대학교들을 보면 뭐라고 할까. 한 학교는 커다랗게 이런 광고를 하는 것도 봤다. ‘공무원 사관학교’ 아무리 대학이 지성의 상아탑 역할을 저버렀기로소니 어떻게 당당하게 공무원을 생산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안타깝다. 대학은 왜 존재하는가? 

- 1년이라는 시간은 나를 위해 투자하면서 나와 가족들 말고는 누구한테도 책임을 느끼지 않고 보내는, 순전히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 하지만 과연 나는 그곳에서 유용한 뭔가를 배웠을까 자문해본다. 대답은 간단하지만 다소 역설적이다. 나는 아주 중요한 것을 배웠다. 바로 그곳에  갈 필요가 없었다는 사실을. 수업과정이 끝나갈 무렵 나는 그동안 공부한 것들의 중요한 대부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그곳에 가야 했다. … 필요할 때 쉽게 꺼내 활용하려면 무의식 속의 배움을 의식 속으로 끌어내야 한다. MIT가 내게 해준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대부분은 ‘유경험자 교육과정’을 통해 이를 끌어낸다. 115
+ 내가 대학 졸업 후, 혹은 좀 비싼 교육 프로그램을 들은 후에 하는 생각이 딱 그렇다.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이것을 배울 필요가 없었다는 사실을 배웠다는 것이다.” 대학교 졸업할 때도 나는 대학에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배웠다. 삶면서 그런 것들이 참 많다. 하지만 그 뒤에 언급되는 이 문장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그곳에 가야 했다.’ 나 역시 그 점에 동의한다. 돈을 쓰지 않았다면,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 우린 생각으론 아무 것도 알 수 없기에, 일단 저질러야 한다. 그리곤 그럴 필요 없었음을 배워야 한다. 다음에 좀 더 현명하게 행동하기 위해서. 

-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창고에 쌓아둔 지식은 아주 빠른 속도로 부패한다. 막상 사용해야 할 시점에는 창고 안에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언어를 배우려면 배운 직후 가능한 빨리 써먹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다른 것도 다르지 않다. 117
+ 그런 점에서 강사는 참 좋은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배우고 바로 써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 나는 런던경영대학원 프로그램을 MIT 프로그램만큼 훌륭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거기에 우리만의 장점을 보태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옥스퍼드에서 배운 철학적 사유를 경영대학원 프로그램에 포함시킬 방안을 찾고 싶었다. … 옥스퍼드에 MIT를 결합하면 진정 강력한 결합물이 탄생하리라고 생각했다. 123
+ 오오, 경영과 철학의 만남. 기대된다. 

7. 안티고네의 도전
- 나는 그들이 사유하는 기업인이 되기를 바랐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일상생활에서나 직장에서나 스스로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행동하고, 고용주의 지시대로 따르는 노예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주체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싶었다. 내가 그런 방향으로 이끌고 지원해주면, 이들은 소위 ‘철학자 겸 관리자’가 될 터였다. .. 그리하여 첫째 주 집단토의 자료로 문학작품인 <안티고네>를 택한 것이었다. 나는 이를 일종의 ‘명저’ 체험으로 생각했고, 이를 통해 ‘소크라테스식 사고’를 심어줄 수 있으리라 보았다. 126
+ 사유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참 드문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기존 지배구조가 단단한 이런 나라에선 ‘사유’ 보다는 ‘인맥 관리’가 더 중요한 역량처럼 보이기도 한다. 단적인 예로,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이 있다. 고용주의 지시대로 따르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그는 아직도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건을 일어나게 한 당사자는 얼마 안 되는 징역을 받았고, 회장은 벌써부터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그 누가 ‘사유하는 종업원’을 원하겠는가? 하물며 ‘사유하는 기업가’는 가능하기나 할까? 한국은 분명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 맞다. 아무리 기업에서 인문학 특강을 개최한다고 한들, 한낯 쇼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 소포클래스의 비극에 등장하는 안티고네는 테베의 통치자인 외삼촌의 명령과 본인의 양심 및 종교적 책무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 당신도 같은 처지라면 안티고네처럼 행동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가 그들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명령을 어길 만큼 소중한 신념이 있는가? 127
+ 나는 그 본부장처럼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양심에 내 몸을 던질 수 있을까? 

- 타인의 전문성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결국에는 자기 삶에 대한 통제권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넘겨주는 꼴이 된다. 129

- 당장의 사냥감을 좇는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집단의 결속이 강해지고, 승리 혹은 성공하려는 욕망 속에서 윤리나 도덕은 설 자리를 잃는다. 옳은 길 보다는 빨리 가는 쉬운 길을 택하고, 개인의 정체성과 차이는 사라지며, 옳고 그름은 유용하냐 아니냐에 따라 다시 정의된다. 136
+ 우리나라의 특징이 아닐까.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논의 보다는 무엇이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 라는 논의가 앞서는. 윤리와 도덕은 고리타분한 것이 되어버린 나라. 나는 이 모든 것이 ‘세속화(모든 가치가 자본화 되어버린 현상)’에 있다고 보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이 세속화를 이켜낼 수 있을까? 그 답은 결국 진정으로 생각하고 고민하게 하는 철학 및 인문학 교육이 아닐까? 계속 그쪽으로 마음이 간다. 

- 하지만 관리자 교육과정에서 윤리와 관련된 철학사상을 접하게 하려는 독특한 시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학생도 회사도 즉각 효과가 나타나는 교육을 원했다. 언제나처럼 실용주의자가 철학파보다 우세했다. … 나는 학생들의 요구라는 형태로 표현된 시장의 압력에 굴복했다. … 시장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가, 시장을 주도하려고 노력해야 하는가? 고객의 선택이 항상 옳은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오히려 고객에게 최선을 일러줄 수도 있는 것인가? 여론을 따라야 하는가, 아니면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행하는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가? 139
+ 나도 많이 하는 고민들. 시장의 요구, 대중의 요구에 그저 따르는 것이 답인가? 아니면 그들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끝까지 말해야 하는가? 그것은 교만한, 계몽주의적 태도가 아닌가? 하지만 그렇다고 대중의 요구에 편입하는 것은 그저 양심을 거스르는 것이 아닌가? 진짜 어렵다. 사람들이 원하는 교육과 내가 하고 싶은 교육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지혜로운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8. 아버지의 죽음
- 나는 아버지를 좋아했다. 아버지는 조용하고, 온화하고, 인정 많은 분이었다. … 아버지는 은둔자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아버지에게 약간의 실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성직자로 일한 대부분의 기간을 자리를 옮기지 않고 같은 시골 교구에 머무는 것으로 만족하시다니. … 아버지는 도대체 야망이라곤 없는 사람 같았다. 144
+ 철없던 20대에 나도 우리 부모님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 부모님은 너무 평범하다. 특별하지 않아서 불만이었던 적이 있다. 

- 거기 서서 아버지에 대해 곰곰 생각하다 문득 깨달았다. 내가 결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내 장례식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와줄까? 자문해보았다. … 내 삶과 일이 누구에게 이렇게 큰 의미를 가질 것인가? 아버지가 깊이 영향을 미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내 바쁜 일상과 소위 성공이라는 것이 어떤 가치가 있는가? 생각할수록 아버지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문제는 아버지한테 있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있었다. 147
+ 하지만 나 역시 그것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가 평생을 쌓아온 평판과 신뢰는 대단한 것이었다. 아버지는 일찌감치 회사를 나와서 친구와 함께 동업을 하며 사업을 시작한 나름대로의(?) 1인 사업가였고, 어머니는 20년 넘는 시간 동안 한 직장에서 일해 온,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삶을 살아오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안다. 나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가 되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와서 울어줄지를. 나는 그럴 수 있을까. 문제는 아버지, 어머니한테 있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있었다.  

- 나는 바쁜 일상에 빠져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존재가 되려면 먼저 진정한 자아를 찾아야 한다. 스스로 가치관과 야망을 결정하는 대신, 남의 가치관과 야망을 받아들이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잘못된 것임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깨달은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고통과 정신적 충격, 혹은 거절과 좌절 등을 경험한 뒤에 삶의 근본적인 변화를 생각한다고 한다. 나도 다르지 않았다. 147

- 내가 변화를 모색할 시기라고 권장하는 A지점은 일이 잘 돌아가는 상승기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마냥 좋아 보일 시기다. … A지점임을 짐작케 하는 실마리들은 있다. 편안함도 그 중에 하나다. 너무 편안하고 삶이나 일이 마음대로 된다 싶으면, 만족감 때문에 본인이 안전하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고 방심하기 쉽다. 그러므로 성공에 안주하는 것은 항상 위험하다. 개인의 삶에서든 사업에서든. 151
+ 좋은 비유였다. 일이 잘 돌아가는 시기일 때 오히려 새로운 일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 나로 옮겨오면, 내가 인문학 공부에 열을 올리는 것과 같다. 나는 앞으로 청소년들과 함께 철학과 인문학, 글쓰기 공부를 하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수업도 열심히 하되, 좀 더 나아가서 이런 분야로도 확대하고 싶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성찰하고 실천하는 삶을 함께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앞으로 3년 정도는 꾸준히 공부하고 싶다. 기회가 되면 철학 토론도 진행해 보고 싶고. 그렇게 나의 영역을 확장하자. 

9. 윈저성을 집 삼아
- 우리가 그런 일을 하자고 거기 있는 것일까? … 돈을 벌고 쓰는 구체적인 방법에 구애받지 않으면, 돈을 버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울 것이 없다. 하지만 여기서는 돈을 버는 방법도 쓰는 방법도 모두 신경써야 할 중요한 사항이었다. … 돈과 이윤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돈과 이윤만이 유일한 목적이 되면 외부에 이기적으로 비칠 뿐 아니라, 좀 더 표괄적인 의미의 기업의 책무,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낳는다. 163
+ 우연히, 찰스 핸디는 윈저성에 근무한 덕에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CSR을 비롯한 개념들이 기업들에게 익숙할지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얼마나 낯선 개념이었을까. 경영 구루들의 특징은 이러한 ‘윤리적 가치’에 민감했다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들을 경영 구루가 칭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가들이 무시하는 것도 사실이다. 

- 내가 포트폴리오 인생 이라는 비유를 생각해낸 것도 바로 그때였다. 점점 많은 노동자가 반강제로 소속 조직이 없는 독립 노동자로 내몰리거나, 자의로 그 길을 택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이들이 사회 구성원의 다수를 이루리라는 생각에서 나온 개념이었다. 170

- 나는 이런 현상을 ‘벼룩 경제’라고 부른다.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각종 소규모 기업과 자유로운 개인, 즉 프리랜서들로 이루어진 경제다. … 우리는 이제 산업사회가 아니라 지식정보사회에 살고 있다. 소규모 기업, 독립된 개인들이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사회다. … 우리는 이제 세상으로 나가는 젊은이들에게 세상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 171
+ 2009년 부터 <새로운 미래가 온다>를 비롯한, 다양한 미래학 책을 봤다.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도 재미있게 봤고. 그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예견했다. ‘프리에이전트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분명 가까워지고 있다. 사람들이 기대한 것처럼 한 순간에 변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이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역시 아직 우리나라는 멀었어’라고 실망했을 지도 모르겠다. 한때 1인 창조기업 이라고 한창 떠들던 정책과 개념들도 다 사라지고 말았으니. 하지만, 결국 이 시대는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우리에게 오고 있다. 취업이 어려워지고, 삶이 더 고난해질 때 어쩌면 이 시대는 더 빛을 발하는게 아닐까? 나를 고용해주는 곳은 다 사라지니, 이젠 스스로라도 고용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 말이다.  

- 프리랜서는 대체로 급여나 임금 대신 수수료를 받지만, 양자의 차이는 주요하다. 수수료는 한 일에 대해서 지급되는 돈이고, 급여나 임금은 시간당으로 지급되는 돈이다. 수수료는 일한 사람이 계산하여 청구하는 돈이고, 급여는 고용주가 계산하여 지급하는 돈이다. 173

- ‘계란 포장’은 우리 집에서 '따분하지만 수지맞는 일'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되었다. 고상한 활동에 드는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서 다소 허접한 일을 해야 하는 때도 있는 법이다. 이는 포트폴리오 생활을 하는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 … 이 사고방식에는 대부분의 생활이 일이며 어떤 것은 따분하고, 어떤 것은 돈이 되고, 어떤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일과 생활의 균형’이 아니라 ‘일의 균형’이다. 174
+ 내 주위에 가수가 있다. 하지만 그것으론 생활이 여의치가 않다. 그녀는 아이들도 가르친다. 영어도 가르친다. 그렇게 돈을 벌어서 노래를 부르고 여행을 떠난다. ‘따분하지만 수지맞는 일’은 참 중요하다. 나에게도 작년에 그런 일이 있었다. ‘취업 컨설팅’을 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돈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도 있었기에. 하기 싫은 일이라고 해도, 너무 완고한 자세를 가지고 있으면 포트폴리오 생활 하기엔 어렵다고 본다. 그런 사람은 정말 성직자 혹은 예술가를 해야 겠지. 포트폴리오 생황에서 중요한 것은 ‘가치관의 추구’와 ‘삶의 유지’가 둘 다 균형감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참 어렵다. 

10. 성 마이클과 성 조지
- 나는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문화적 기독교인’ 즉 기독교 문화에 심취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는 … 장엄한 영국 교회와 성당에 심취하고 … 많은 음악에, 그곳의 의식과 17세기 언어에 심취했다. 하지만 이런 구조물 뒤에 놓인 교회조직에는 그다지 호감을 가지지 않았다. 여느 조직과 마찬가지로 교회조직도 존재의 진정한 이유를 찾기보다는 생존에 더욱 급급해한다는 인상을 준다. 183
+ 견제를 받지 못하는 모든 조직은 결국 부패한다. 기독교나 불교도 마찬가지다. 종교 분야에 견제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 견제라는 개념이 불편한 분야라는 것. 나는 그런 것들이 아쉽다. 

- 기독교 신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되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185
+ 내 말이 그렇다. 나는 천국과 지옥이란 개념도 하나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진지하게 내세에서의 ‘천국’과 ‘지옥’을 말하는 사람을 만나면 좀 어색하다. 뒤에 찰스 핸디도 말하지만, 알지도 못하는 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바에는 지금 열심히 사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마 예수님도 내세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으리라고 믿는다. 내가 보는 모든 깨달은 자들의 공통점은 ‘지금, 여기’를 말한다는 점이다. 잠들어 있는 우리들을 깨우는 것이 선각자의 역할이라면, 예수님도 분명 그랬을 것이기에. 나는 그래서 니체의 이 말을 좋아한다.  “네가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추구한다면, 믿어라. 네가 진리의 사도이기를 원한다면, 탐구해라.” 믿기 보다는 탐구하고 싶다. 찰스 핸디도 그랬을 것이다. 

- “용기를 갖고 지금 너의 새로운 삶을 시작해라.” 그리스도 상은 나에게 말한다. 물론 이것은 나만의 해석이다. 하지만 알지도 못하는 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알쏭달쏭한 개념보다 훨씬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승에서는 적어도 뭔가 해볼 수 있으니까. 189

- 생각해보면 나는 일종의 기독교 인문주의자가 아닌가 싶다. … 톨스토이가 말했듯이 “신은 생활이다.” 우리는 바로 생활 속에서 신을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사건들 속에서 의미를 찾아 세상에 알리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보았다. 192
+ 기독교 인문주의자라는 말이 참 좋게 들렸다. 나도 기독교를 좋아한다. 하지만 몇몇 기독교인들에게서 발견되는 그 ‘맹목성’을 싫어할 뿐이다. 나는 불교도 좋아하지만, 마찬가지로 ‘맹목성’은 싫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 인문주의자처럼 어떤 종교든 뒤에 ‘인문주의자’를 붙이면 그럴 듯 하단 생각을 했다. 불교 인문주의자. 이슬람교 인문주의자. 이처럼 말이다. 

- 지식인들이 죽음을 앞두고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사례도 많이 보았다. 그간의 모든 지적 딜레마들이 일거에 해결되기 때문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정신적으로 편안해진다. 하지만 나는 태어나고 자란 아일랜드에서 종교를 맹신하고 무조건 복종한 나머지 유발되는 도덕적 독재의 위험을 목도했다. 당시 사람들은 더 이상 스스로 생각하지 않았다. 법규는 엄격했고, 사제가 사람들의 모든 행동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했다. 이는 기쁨이 아니라 두려움의 종료였다. 198
+ 최근에 니체에 대해서 공부하고 쓴 글이 있다. 여기서 니체는 기독교의 내세가 현세의 ‘힘에의 의지’를 거스른다고 보았다. 이처럼 니체는 ‘믿음’이란 개념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래서 그는 유일한 그리스도교는 오직 예수 한명 뿐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기독교는 사도 바울을 위시로한 사제들의 종교일 뿐이라고 외친다. 그의 말에 나 역시 일견 동의한다. 어쩌면 기독교의 숨겨진 메시지는 그의 말대로 ‘사랑’이 아니라 '복수’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재작년에 로마의 카타콤을 들린 적이 있다. 그곳은 어둡고, 답답하고, 음침했다. 로마 제국의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간 수 많은 초기 기독교도인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들에게 분명 ‘사랑’이 남아 있었겠지만, 불행하게도 그 곳은 ‘복수심’이 자라기 좋은 환경임은 분명하다. "지금은 우리가 비록 이렇게 지내지만, 내세에선, 하늘나라에선 ‘두고보자’는 복수심.”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나, 나는 부폐한 한국 교회나 사이비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종종 목도한다. 길거리에서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에게서도. 물론, 참다운 종교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아니다. 참다운 종교는 언제나 죄와 벌이 아닌, 현재를 이야기 하니까. 

- 신이 부정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과 행동수칙을 만들어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동안 포기했던 ‘스스로 생각하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니 모두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점점 세속화되는 세상에서 교회의 새로운 역할은 철학을 가르치는 기관이 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99
+ 교회에서 철학을 가르친다면,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함께 읽고 토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가능하기만 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11. 포트폴리오 인생
- 나는 사회철학이 나의 새로운 천직이라고 마음을 정했지만 아직은 시기가 아니었다. 대부분은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포트폴리오 인생으로 내몰린다는 말이 진정 옳다. 204
+ 나 역시 어쩔 수 없이 내몰렸다. 내 예상보다 훨씬 빨리 회사를 나오게 되었고, 막상 회사를 들어갈 마음이 없을 때 프로젝트 하나를 맡게 되었고, 그 길로 이런 삶으로 내몰렸다. 인생은 인생은 우연과 필연의 합주다. 그것이 진정 맞다. 

- 명확한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사실이 더욱 불안했다. 이 새로운 찰스 핸디는 누구인가? 포트폴리오 생활자라는 말은 내가 택한 삶의 방식은 말해주지만,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담고 있지 않았다. 206
+ 나는 애초에 명확한 정체성 자체가 없어서 그런 점에서 불안감은 없었다.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하는 상황이라. 허허허. 

- 이제 어디에도 매여 있지 않은 무소속의 찰스 핸디로서 내 처신에 따라 해를 입을 수 있는 대상도, 내가 눈치를 봐야 할 대상도 오직 나뿐이었다. 내가 진심으로 믿는 바를 말하고 글로 쓰고, 원하는 사람이 되고, 좋아하는 곳에 가고,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만 일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208
+ 나는 지금의 삶이 좋다. 내가 원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쓰고 싶을 때 시간을 쓰고, 내가 하고 싶은 강의를 하고,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기에. 경제적 안정감을 제외하곤 사실 거의 완벽한 삶의 행복이다. 물론 가끔 그 경제적 불안감이 삶의 행복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도 하지만 말이다. ㅠㅜ 그래서 정신차려야 한다. ㅋㅋ

- 무소속의 독립 생활자들은 누구나 자기 선전활동을 해야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자신 또는 내가 만든 제품을 선전하고 판매해야 하는 현실을 싫어했다. … 하지만 수요하는 것도 처음에는 인위적으로 창출해주어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깨달았다. … 대리인은 개인의 재능과 기술을 이를 찾는 고객과 연결시켜 주는 말하자면 중개인이다. 나도 밖으로 나가서 대리인을 찾았다. 하지만 문제는 나의 대리인도 자랑하고 떠벌리는 것을 싫어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나보다 소극적이었다. 211
+ 빵 터졌다. 나와 공통점을 찾아서 기쁘기도 했고. 나에겐 어떤 대리인이 있는 걸까? 그런 질문을 하기도 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이다. 강력한 에이전트가 있어서 강의를 자주 주는 편도 아니다. 지금 하는 강의는 대부분 나의 지인들이 연결해 준 것들이다. 아직까지는 감사하게 이렇게 연결 연결해서 일하고 있지만, 사실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단 생각을 한다. 그래서 강력한 마케팅 활동의 필요성도 느낀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것이 문제다. 몇년동안 그랬다. 흑흑. 

- 돈을 갖고 싶다는 이유로 싫은 일을 하는 덫에 빠지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던 ‘파우스트의 거래’로 바뀌고 만다. 216

- 해마다 9월이면, 3만 5천여 사람들이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버닝맨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네바다 사막에 모여든다. 참가자들은 축제 창안자이자 준비위원장인 해리 하비가 네바다 사막에 만들어낸, 상업성이 배제된 증여경제를 경험하게 된다. 일주일간 제공되는 모든 것이 무료다. 사람들은 자신의 서비스와 물건들을 공짜로 내놓는다. … 래리 하비는 ‘이는 현대사회의 물질과잉에 대한 일종의 반발이며,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정의하려는 작운 시도’라는 취지를 밝힌다. 224
+ 버닝맨 페스티벌! 여기서 볼 줄이야. 2012년이었나, 내가 처음 들었던 축제다. 너무너무 멋진 시도라고 느꼈고, 정말 한번쯤 가고 싶었다.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모여서 자신의 작품들을 마음껏 뽐내는 무대. 이런 분위기 너무 좋다. 

12. 부동산과 소유권
- 현금과 거처는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요소인 반면, 여기서 범위를 넓힌 자금과 부동산은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이다. 228
+ 참된 삶을 위해선 필요와 욕망을 구분해야 하지만, 자본주의는 욕망으로 유지된다. 참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 엘리자베스는 나처럼 소유에 죄의식을 갖지 않았다. 엘리자베스는 소유가 좋은 것이라고 믿었다. 뭔가를 소유하면, 거기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고 더욱 발전시킬 유인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런던 집에 세들어 사는 기간 내내 우리 집이 아니라는 이유로 집에 한푼도 투자하지 않은 것을 보면 맞는 말이다. 233
+ 굳이 나와 비교하자면, 나는 찰스와, 아내가 엘리자베스와 비슷한 편이다. 소유에 별 미련이 없는 나에 비해서, 아내는 소유에 일가견이 있다. 그리고 사실, 그런 측면에서 도움도 많이 받는다. 우리 집 인테리어나 그런 것들은 모두 아내의 덕이다. 센스있게 무언가를 꾸미고, 맞춰서 사는 것 그런 것들에 대한 도움을 받다보니, 나의 생각이 결혼 이후에 많이 바뀌게 된 것도 사실이고. 

- 소유권은 적극적인 동기를 부여한다. 말하자면 소유자의 야망을 자극하고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소유권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인 성격을 갖는다. 그러므로 소유자 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든 집단의 이익을 존중하고 지키려면, 그럴듯한 말과 선한 의지로는 불충분하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말은 무성하지만 효과적인 강제수단이 없다. 상황이 안 좋으면 선의는 사라지게 마련이므로 기업의 자발적인 선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234
+ 소유권은 적극적인 동기를 부여한다. 이 말이 참 와닿았다. 소유에 관심이 별로 없는 나라고 해도, 어떤 부분에선 굉장히 적극적인 동기를 가진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책이다. 하지만 그것이 낳는 이기적인 속성도 조심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참 어렵다. 기업들이 사실 자기들의 몸집만 불릴 뿐, 사회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도 그렇고. 

- 필요와 목적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필요를 목적으로 만드는 일은 논리적인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논리학 용어로 말하자면 필요조건을 충분조건으로 혼동하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먹기 위해서 산다면, 다시 말해 음식을 삶의 충분조건, 즉 유일한 목적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인간이 아니라 하등동물과 다를 바 없어진다. 바꿔 말하면 비즈니스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더욱 큰일 또는 더욱 훌륭한 ‘뭔가’를 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다. 기업의 존재이유, 즉 목적은 바로 ‘뭔가’에 있다. 238
+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기업이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으로 변질된다. 내가 심마니스쿨이란 단체를 기업화 시키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그것 때문이다. 처음엔 교육 기업을 만들고자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선 결국 ‘피(자본)’가 돌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정도 피가 돌기 위해선 결국 ‘상품성’ 좋은 교육을 반복해서 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고. 하지만 내가 부딪친 것은 그러한 것이 ‘나의 목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반복해서 무언가를 하는 것을 싫어하는 나의 성격인지라, 결국 심마니스쿨은 이 모습으로 남아있다. 굳이 표현한다면 연구소 같은 느낌이다. 앞으로 심마니스쿨의 목적도 결국 ‘개인의 목적’과 대치되어선 안 된다고 본다. 함께 하는 구성원이 각자 성장한다는 느낌 속에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순서가 중요하다. 개인과 조직 중에 하나를 버린다면 조직이다. 찰스 핸디도 그렇게 생각한 듯 하다. 

- 사회적 기업들은 이윤이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윤보다 목적에 강조점을 둔다. 전통적인 기업들도 언젠가 이런 시각으로 상황을 보고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41
+ 작년에 사회적기업가 리더과정을 1년 동안 들었다. 거의 MBA수준이라고 해서 정말 열심히 참석했는데, 다소 일방적인 강의 위주로 실망했던 점도 있지만 그래도 사회적 기업과 경제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어서 기뻤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데, 그 바탕에는 이러한 가치관이 나에게도 있는 듯 하다. 내가 공부해야 할 지점이다.  

- 맑스 조차도 자본주의가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사회의 성장엔진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맑스는 엔진의 소유자가 누구냐를 우려했다. 그는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장악해야 공평한 세상이 온다고 주장했다. 지금 노동자들은 생산수단의 대부분을 갖고 있다. 생산수단은 노동자들 자신에게 - 그들의 기술에, 재능에, 경험에, 지식에 - 있기 때문이다. 요즘 희소가치를 갖는 것은 돈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소유한 생산수단이다. .. 맑스가 옳았다. 희소가치를 가지고 이윤을 창출하는 사람, 내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권력을 주어야 한다. 244
+ 지식노동자에게 생산수단은 이제 모두 주어졌다. 그건 바로 노트북이다. 노트북 하나면 전 세계 어디서든, 자신의 지식을 홍보할 수도 있고, 전달할 수도 있다. 과거엔 생산 수단 자체가 값이 비쌌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자본가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그렇지 않다. (실제로 지금의 노트북을 1960-70년대에 개인이 구입해서 쓰는 것은 요원했을 터.) 누구나 지식을 생산하고 표현할 수 있다. 문제는 ‘지식’이라는 생산 원료다. 보이지 않는 것이라, 전달하고 배우기는 더욱 어렵다. 노동량에 비례해서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일정한 양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폭발적으로 쏟아낼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같은 시간에 지식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과거의 산업구조가 현대에 와서 들어맞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지식을 생산하는 것은 공장 혹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에. 

13. 주방과 서재
- 우리는 공간을 우리의 필요에 맞춰 사용하려 했다. 공간에 우리를 맞추는 것이 아니다. 236

- 나는 방방마다 놓을 수 있는 난로가 가족들을 흩어지게 한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난로가 없던 예전에는 주인, 하인, 아이, 부모 ..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굴뚝 아래 위치한 커다란 방으로 모였다. 거기 불이 있었으니까. 이어 난로가 등장했다. 모든 방을 별개의 불로 난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처음에는 아이와 부모라는 세대가 흩어졌고, 이어서 주인과 하인이라는 계층이 흩어졌다. … 각 방에 전자레인지와 텔레비전만 놓으면 하루 종일 다른 가족과 대화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함께 식사할 필요도 없다. 248
+ 좋은 통찰이다. 지금은 같은 방 안에서도 가족들을 흩어지게 하는 놀라운 물건이 있다. 스마트폰. 찰스 핸디가 지금의 집안 모습을 봤다면 어땠을까? 궁금하다. 다 같이 있지만, 각자 다른 것을 보고 있는 상황. 아내랑 나도 집에 있을 땐 종종 스마트폰을 보기 바쁘다. 재원이랑 하루 종일 놀고, 밤이 되어서야 겨우 스마트폰을 할 수 있는 입장이니 어쩔 수 없다. 그나마 우리 부부가 가진 좋은 습관은 ‘산책’이다. 같이 산책을 나가면 우린 스마트폰을 볼 수 없다. 그저 대화를 나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 가끔 진지한 이야기까지. 그렇게 우리만의 방식의 ‘난롯가’를 만들었더니, 나도 그렇고 아내도 만족이 높다. 이 파편화 된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건, 각자의 ‘난롯가’가 아닐까?

- 사무실 유지비용은 회사의 중요한 고정자산이다. 그런데 정작 사무실이 이용되는 시간은 하루의 반도 되지 않는다. … “직원들에게는 작더라도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 멋지지만 비경제적이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하지만 정말로 이럴 필요가 있는 건가? 아니면 현대적인 조직을 구시대적인 공간에 억지로 맞추면서 시대를 역행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건가? 251
+ 정말 비경제적이다. 나는 저녁 8-9시에 도심의 수 많은 빌딩들이 활용되지 못하는 것도 참 비효율적이라 믿는다. 누구는 공부하고 모일 장소가 없어서 카페를 전전하고, 누구는 그 좋은 장소를 그저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다 막아두고. 가끔 조용하게 모일 공간이 없을 때 수 많은 빌딩을 쳐다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있더라. 

- 미래의 사무실은 도시의 전형적인 클럽처럼 변모할 것이다. 클럽은 출입이 회원으로 한정되지만 회원들이 자기 것이라고 부를 만한 공간을 갖고 있지는 않다. 드물게 보이는 개인 공간은 그곳에 상주해야 하는 사람으로 한정된다. 252
+ 요즘 시도되는 ‘코워킹 스페이스’에 대한 예언이다. 정말 구루답다. 

- 우리한테는 공동공간뿐 아니라 개인공간도 반드시 필요했다. 공동공간인 주방은 함께 만나 문제를 협의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공간이다. 우리는 둘 다 어느 정도 고립이 필요한 창조적인 작업을 한다. 그러므로 각자의 작업공간이 꼭 필요하다. 반면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오히려 공동공간이 효과적이다. … 결론은 상황에 따라 공간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256
+ 동의한다. 개인공간과 공동공간. 둘 다 필요하다. 개인공간이 없으면 깊이가 없고, 공동공간이 없으면 연결과 창조가 없다. 깊이 있게 공부하고, 그것을 함께 나누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 아닐가.  

- 우리 부부는 (일년 중) 150일을 순전하게 창조적인 작업, 구체적으로는 집필과 사진 촬영, 거기에 수반되는 독서와 조사들을 겸하는 작업에 할당하기로 했다. 그리고 주로 해외 강연회로 이루어진 기업경영 관련 업무에 100일을 할당했다. 그리고 일종의 십일조처럼 30일을 자원봉사활동에 할당했다. 그래도 1주일에 하루는 무조건 쉬고 이따금 뜻밖의 휴식을 취할 수도 있는 85일이 남아 있다. 휴일의 전체적인 숫자는 지키지만 어느 요일에 쉬느냐는 우리 마음이다. … 이런 날짜 배분을 지키려면 자제력이 필요하다. 가령 강연회 등 일하는 날을 늘리고 싶은 유혹은 항상 있다. 날짜를 늘리면 곧 돈이 늘어나는 셈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집필과 사진 촬영에 투자하지 않으면 일도 곧 없어지리라는 걸 잘 안다. 이는 우리 삶의 R&D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 앞서가는 포트폴리오 인생. 강연들도 다 해외강연이고, 휴일에 대한 날짜 배분도 참 멋지다. 가장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 아닐까? 나는 20년, 아니 10년 뒤에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다. 질문을 바꿔보자. 어떻게 하면 10년 뒤에 이런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지금 내가 헌신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14. 어린이 사육장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학교의 목적 자체가 인간 본성에 반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충분히 원하면 어떤 것이든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믿음이다. 문제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부분이 우리의 흥미나 학습욕구를 자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 아이들이 잘 배우지 못한다면 그것은 부모와 학교가 아이들을 자극하고 흥미를 끌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지 아이들 탓이 아니다. … 사실대로 말하자면 아이들은 항상 뭔가를 배우고 있다. 때로 어른들이 가르치고 싶지 않은 것까지도. 274
+ 아이들은 가르칠 준비가 되었을 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배울 준비가 되었을 때 배운다. 계속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나 역시 대안교육으로 마음이 간다. 공교육에선 아무래도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러한 단체 생활에서 개개인의 흥미와 학습욕구가 채워질 수 있을까? 되려 억눌러지는 경우가 많겠지. 

- 우리가 조사한 29명 중에 3명만이 맏이였다. 학업성취를 비롯해 부모들이 맏이한테거는 일반적인 기대가 너무 커서 창조성을 발휘하기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믿이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했을 수는 있지만, 기업가나 작가 등 창조적인 사람에게 필요한 실험정신이 부족했다. 실험적인 인생을 살려면 어느 정도 자유가 필요한 법이다. 276
+ 나는 맏이는 아니지만, 맏아들이긴 하다. 하지만 한 가지 좋았던 점은 부모님이 나에게 거는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니다. 기대는 크셨겠지만, 그 기대로 내 목을 조르진 않으셨다. 기대보단 믿음이 더 크셨다. 내가 지금처럼 이런 저런 삶의 실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에는 부모님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이렇게 전공을 포기할 수 있었던 것에도, 부모님의 허용이 있으셨으니 말이다. 사실 부모님은 그 당시 굉장히 속이 상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에게 크게 뭐라고 하지 않으셨다. 내 인생에 대해서 언제나 믿고 기다리시는 편이셨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정말 행운아다. 앞으로 재원이에게도 그런 점은 꼭 물려주고 싶다. 가장 좋은 것은 이런게 아닐까. 믿고, 사랑하되 냅두는 것. 그리고 부모가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 

- 무엇보다 학교가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권위를 상징하는 종교와 공동체 어르신이 이런 역할을 대신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종교도 공동체 연장자도 권위를 상실했고, 모든 규범이 혼란에 빠져 있다. … 오랫동안 서구인의 정신세게를 지배해온 종교가 힘을 잃고 상대주의가 힘을 행사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스스로 기준을 정하고 결정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 말하자면 젊은이든 노인이든 철학을 공부해야 한다. 가족은 본보기를 통해 나름의 철학을 표출하지만 스스로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가르치기란 쉽지 않다. 가족들도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82
+ 포트폴리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힘이 바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다. 스스로 기준을 정하고 결정하는 법을 모르면 이 생활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철학’은 삶의 필수 공부라고 믿는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아이들을 위한 철학 토론부터 시작해서, 차츰 어른들을 위한 과정도 만들어보고 싶다. 신난다. 

- 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결론을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 등등. 철학에서 중요한 해답은 스스로 풀어낸 해답뿐이다. 그러므로 점수를 매기기 어렵도 등급을 정하기도 어렵다. 이런 난해한 과목에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려는 교사를 찾기도 어렵다. 284

15. 소중한 가족
- 요사이 나는 ‘동일한 여성’과 두번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아이들이 자라 각자의 삶을 꾸리게 되고 나의 부모님과 아내의 부모님, 그리고 개까지 모두 죽자 아내와 나는 갑자기 다시 한번 우리만의 삶을 꾸려갈 자유를 얻었다. … 우리가 하는 일을 결합시켜 우리의 우정, 결혼생활, 가족등 우리한테 소중한 모든 것을 지킬 방법을 찾기로 했다.  지금 아내는 내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대리인 역할을 하고, 약속을 정하고, 업무차 가는 모든 여행에 동행한다. 나는 아내의 사진과 책에 글을 써주고 최선을 다해 아내의 사진촬영을 돕는다. 294
+ 멋지다. 멋진 부부다. 이런 부분에서 피터드러커 보다 찰스 핸디의 인간적인 면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 피터드러커가 자서전에서 자신의 아내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비해, 찰스 핸디는 끊임없이 논의 된다. 그의 자식들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가정에 충실한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나의 지향점에 더 가깝다. 

- 정확히 30분 뒤에 나는 모든 것을 망각했다. 생각지도 못한 기쁨을 맛보며 사람들이 말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의미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앞으로 힘든 시간도 있을 테고, 배우고 알아야 할 것도 많겠지만 아직 머리도 나지 않아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작은 여자아이를 사랑하는 일만은 결코 변치 않으리라. 아이가 무슨 짓을 하든 혹은 하지 않든.’ 297
+ 재원이에게도 말하고 싶다. 네가 공부를 잘 하든 하지 않든, 효도를 잘 하든 하지 않든, 운동을 잘 하든 하지 않든, 잘 생기든 못 생기든, 착하든 착하지 않든,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할 수 없다고. 그게 바로 엄마 아빠의 마음이라고. 재원이랑 처음 만나는 순간 우리는 사랑에 빠졌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사랑한다고. 

- 진정한 자녀교육은 집에서, 부모가 바삐 자신들의 생활을 영위하는 동안에 이루어지는 것임을.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운 다음, 나중에 반대로 할까, 모방할까를 결심한다. 299
+ 저번에 영남 누님이 이런 말을 했다.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하는 자식 없고, 부모가 하는 대로 안 하는 자식 없다”고. ㅎㅎㅎㅎ

- 가족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 가끔 가꾸고 다져주어야 할 필요는 있지만 변함없이 우리 곁을 지키는 것이 가족이다. … 가족은 소중하며, 그만큼 자양분이 필요하다. 가족을 가꾸는 자양분의 핵심은 대화다. 의심과 질투는 침묵 속에서 활개를 친다. 우리는 기회가 닿는 대로 우리가 가족임을 감사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 무슨 구실을 대서든 거나한 식사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 함께 잘 먹는 가족이 오래 살고 함께 사이좋게 지낸다는 믿음 아래. 
+ 이 글을 읽으니, 앞서 말한 대화를 위한 산책을 가족 문화로 만들고 싶다. 재원이랑도 일주일에 몇번씩 함께 산책을 나가야 겠다. 우리가 가족임을 감사하고 축하할 수 있도록. 

16. 경영 구루가 되어 
- 나는 글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쓰는 법을 옥스퍼드에서 배웠다. 교수님 앞에서 소리 내어 에세이를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많은 종속절을 포함한 장문을 써서 읽느라 숨을 헐떡거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항상 문장을 짧게 써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곤 했다. 그것이 항상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309
+ 내 글을 소리내어 읽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 글을 보면서 그래야 겠다고 생각했다. 

-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아이디어 중에 독창적인 것은 거의 없다.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내가 이를 표현하는 언어다. 첫 책에 대한 서평을 아직까지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시작 부분이 이렇다. “이 책에는 전에 들어보지 못한 말은 하나도 없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서평은 이렇게 이어진다. “하지만 글로는 만나지 못했던 내용이다.” 평론가는 나의 의도를 완벽하게 파악했다. 조직에 대한 이미 알려진 연구결과를 언어로 정리하여, 학생들이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도록 하자는 것이 나의 취지였다. 311
+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새로운 의미 부여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내가 하는 일도 결국 어떤 개념을 사람들에게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이해시키기 위함이니깐 말이다. 지난 번 의사소통 테마와도 연결된다. 죽은 개념에 생명의 숨을 불어 넣는 것. 그것이 찰스 핸디가 했던 일이고 내가 할 일이다. 

- 조직은 기계가 아니다. 조직은 살아 있는 개인들의 공동체다. … 구성원들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며, 최선을 다하면 일의 지속성을 보장받고, 잘하면 적절한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당연히 공동체는 사명을 완수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315

- 나는 중역들에게 본인이 없을 떄 문제가 발생해도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오래,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라고 자주 물어본다. 20명 이상 나열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는 진정으로 효율적이면서 동시에 효과적이려면, 작업 단위가 20명 이하로 설계되어야 함을 암시한다. 규모의 경제를 내세우는 세태에서 20명 이하의 조직이란